저자: 이선엽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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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는 미국 당국의 신속·과감한 대응 덕분에 2008년 리먼 사태보다 위기가 최소화될 가능성이 높다. [사태 배경과 시장 상황] - SVB 사태가 유럽 크레디트스위스 위기로 번지며 불확실성이 컸고, 하루 만에 상황이 크게 달라지는 중이라 판단이 어렵다고 설명. [위기 대응의 핵심 원칙] - 위기 자체를 막기는 어렵고, 피해를 줄이는 것이 중요. - 투자자는 위기의 본질보다 당국의 대응 속도와 강도를 먼저 봐야 한다. - SVB 사례에서 당국은 아시아 시장 개장 전에 정책을 발표할 만큼 신속했고, 25만 달러 초과 예금까지 보호한 것은 과감한 조치로 평가. [리먼 사태와의 비교] - 리먼 사태는 당국 대응이 늦었고 두 차례 실수가 있었다: 첫째, 인수 시도(산업은행·영국 측 인수 등) 실패 후 파산 방치, 둘째, 구제금융안(TARP 7000억 달러)이 의회에서 처음 부결돼 시장 폭락이 컸음. - 리먼 이전 파산 은행들은 구제했기 때문에 시장 기대와 불일치했다는 설명. [의회 승인 여부가 핵심 기준] - 연준·재무부는 정부 보증 자산(국채, 정부보증 MBS 등)에 대해서는 의회 승인 없이 즉각 대응 가능. - 민간 발행 자산 지원은 의회 승인이 필요해 지연·정치적 갈등 위험. - SVB가 보유한 자산은 국채와 정부보증 MBS 중심이라 빠른 지원이 가능했고, 이것이 위기 최소화의 이유라고 설명. [코로나 시기 사례] - 코로나 때 연준과 재무부가 SPV를 만들어 의회 승인 없이 회사채 매입 등 지원책을 집행한 사례를 들어 당국의 학습 효과와 대응 능력을 강조. [투자자 시사점] - 위기 발생 시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지원책이 의회 승인을 요하는지 여부. - 의회 승인이 필요한 정책이라면 지연·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 - 손실이 실현되지 않도록 만기 보유를 전제로 한 지원(미실현 손실 문제 완화)이 은행 자산 보호에 효과적이라는 설명. [종합 전망] - 완전히 진정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대응 구조상 피해 최소화의 단초가 마련됐다는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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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리콘밸리 은행 사태를 보면, 자산의 성격에 따라 위기가 커질 수도 줄어들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실리콘밸리 은행만 놓고 보면 미국 정부가 예금자보호 한도를 넘어 모든 예금을 보장하겠다고 해서 시장이 진정되는 듯했는데, 그 불이 유럽 크레디트 스위스 위기까지 번지면서 지금 어디까지 번질지 알 수가 없게 됐어요. 저도 회사 질문을 준비했다가 하루 만에 상황이 많이 달라져서 당황했습니다. 하루 만에 번진 거니까 사흘 사이에 많은 악재가 나왔다가 해결됐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지금 이 상황을 단정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게 사실이에요.
이런 위기가 터졌을 때 위기 자체를 막을 방법은 없어요. 결국 위기를 최소화해서 시장이 받는 피해를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투자자분들이 알아둘 만한 좋은 기준이 있다고 생각해요.
첫 번째로, 위기가 발생할 거라는 걸 미리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번 실리콘밸리 은행도 관할지인 샌프란시스코 연준조차 모르고 있었으니, 한국에서 먼저 알아채고 대응했다고 말하기도 어렵죠. 그래서 위기가 터졌을 때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위기의 본질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바로 당국의 대응이에요. 사람이든 위기든 결국 얼마나 빠르고 과감하게 대응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번 사례를 보면 생각보다 훨씬 신속했어요. 위기가 터지고 아시아 금융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대응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아시아 시장의 개장조차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미국에서 25만 달러까지만 보호해도 당연히 보호는 되지만, 미국 정부는 실리콘밸리 은행뿐 아니라 현존하는 미국 은행의 모든 예금에 대해 보호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정말 과감한 조치였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되면서 일어에 따른 위기 가능성은 남아 있더라도 전체적인 위기는 많이 가라앉았고, 전환점이 됐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08년 리만 브라더스 사태와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히 보입니다. 리만 사태가 커진 가장 큰 이유는 대응이 늦었고, 두 차례 큰 실수를 했기 때문이에요.
첫 번째 실수는 파산 처리였습니다. 많은 채권자와 석학들이 리만 브라더스를 파산시키면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당시 폴슨 재무장관과 버냉키 의장은 이를 거부했어요. 리만 사태 직전에는 한국 산업은행의 인수 얘기도 있었고, 영국에서도 인수를 추진했습니다. 영국은 부실이 생기면 미국이 책임지라는 조건을 달았는데 미국이 이를 거부했죠. 대마불사는 없다, 도덕적 해이를 막아야 한다는 논리로 결국 파산시켰습니다. 그런데 그 직전에 미국의 몇몇 부실 은행들은 똑같이 구제해 줬어요. 그러니 시장은 당연히 리만도 구제해 줄 거라고 기대했던 겁니다. 그 기대를 저버린 것이 첫 번째 실수였습니다.
두 번째 실수는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리만 파산 여파로 주택담보대출 관련 파생상품들이 줄줄이 연결되면서 시장이 아수라장이 됐어요. 당국은 부실자산 구제금융 프로그램인 TARP를 제안해 7천억 달러 규모의 계획을 내놓았지만, 의회가 이를 거부했습니다. 처음 거부되면서 폭락도 가장 크게 일어났죠. 미국은 정부 보증 자산은 연준이나 재무부가 의회 승인 없이 즉각 구제할 수 있지만, 민간이 발행한 자산은 의회 승인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의회 승인을 얻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되고 불확실성이 커진 겁니다. 결국 리만 사태는 막을 수 없는 위기가 아니었음에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두 번의 기회를 날려버려 더 큰 위기로 키운 계기가 됐습니다.
이번 실리콘밸리 은행이 가진 자산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약 55%를 차지하는 MBS라 불리는 주택저당채권, 다른 하나는 미국 국채예요. 주택저당채권은 우량 대출인 프라임과 불량 대출인 서브프라임으로 나뉘는데, 프라임 관련 자산에는 정부 보증이 들어갑니다. 즉 실리콘밸리 은행이 가진 자산은 의회 승인 없이 연준이나 재무부가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자산이었어요.
만약 이번 사태에 연관된 자산이 의회 승인이 필요한 민간 자산이었다면, 위기는 생각보다 훨씬 커졌을 겁니다. 의회 심의에 시간도 걸렸을 것이고, 야당은 도덕적 해이를 이유로 모든 예금자를 보호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반대했을 거예요. 그 갑론을박 사이에 시장은 더 불안해졌겠죠.
그래서 첫 번째로 봐야 할 기준은 이것입니다. 미국 의회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정책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인지, 즉 자산이 정부 보증 체계인지 아니면 민간 자산인지를 보면 됩니다. 정부 보증 자산이라면 연준이 결정할 수 있어 대응이 빠르고, 그렇지 않으면 의회 승인 과정에서 지연과 불확실성이 생기기 쉬워요. 이런 지원책이 의회 승인을 요한다면 긴장해야 합니다. 2008년처럼 의회에서 한 번 거부될 수도 있고, 정치인들이 싸우는 동안 시간은 흘러가니까요.
코로나 팬데믹 당시 미국 정부와 연준의 대응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빨랐습니다. 지금은 뱅크런 속도도 과거와 비교가 안 될 만큼 빨라졌어요. 옛날에는 은행 앞에 줄을 섰다면 이제는 모바일로 순식간에 돈이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정부 대응도 더 빨라야 하죠.
코로나 때 가장 우려됐던 건 회사채였습니다. 소비와 기업 활동이 멈추면 기업이 망할 수 있으니, 투자등급 이하로 떨어지는 정크본드들이 추락천사라는 말과 함께 큰 공포를 불렀죠. 이때 연준은 재무부와 함께 SPV를 만들어 의회 승인 없이 회사채를 매입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해 냈습니다. 의회가 끼어들면 일이 안 된다는 걸 정확히 알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의회를 거치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겁니다.
이번 실리콘밸리 은행 사태에서도 지원 자산이 미국 정부 보증 채권 중심이었기 때문에 의회 승인 없이 신속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2008년에는 부실 자산만 따로 떼어내 보관하는 배드뱅크를 만드는 방식도 있었는데, 이번엔 훨씬 단순했죠.
또 하나 주목할 만한 묘수는 자산의 평가 방식이었습니다. 실리콘밸리 은행의 문제는 채권 가격이 떨어져 생긴 미실현 손실이었어요. 당국은 이 채권들을 시가로 평가하지 않고 만기까지 보유하면 받을 금액을 기준으로 보증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이는 예금이 빠져나간다고 자산을 헐값에 팔 필요가 없다는 뜻이에요. 은행 입장에서는 미실현 손실을 그대로 안고 가도 손실을 확정하지 않고 자산을 지킬 수 있으니, 상당히 효과적인 조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위기가 터졌을 때 투자자가 먼저 봐야 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문제가 된 자산이 정부 보증 자산인지 민간 자산인지 확인하세요. 정부 보증이면 당국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어 위기가 빨리 진정될 가능성이 높고,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면 지연과 불확실성을 각오해야 합니다.
둘째, 당국이 얼마나 빠르고 과감하게 대응하는지 보세요. 이번 사례처럼 시장 개장 전에 대응책이 나오고 모든 예금을 보호하는 수준이라면 위기가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대응이 늦고 기준이 모호하다면 위기는 커질 수 있어요.
결국 위기의 본질보다 중요한 것은 당국이 얼마나 빨리, 얼마나 과감하게 움직이느냐입니다. 이 두 가지를 기준으로 시장을 바라보면 위기 국면에서 판단을 조금 더 명확하게 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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