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권혜리기자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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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 비트코인 컨퍼런스에서 친비트코인 행보를 약속했으나, 비트코인을 미국 준비자산으로 인정하는 발언은 없었고 기대에 비해 가격은 급등하지 않았다. 미 정부는 압수 비트코인 약 21만 개(공급량 1% 내외)를 보유하며 이를 팔지 않고 비축하겠다는 방침이 언급됐다. 가상자산 업계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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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친절한 경제, 오늘도 권혜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미국 대선 후보로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상자산, 특히 비트코인에 대한 파격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지원까지 약속했다고요. 비트코인을 전략적으로 비축하고 친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어제 새벽, 미국 테네시주에서 열린 2024 비트코인 컨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나섰습니다. 유력 국가의 대통령 후보가 가상자산 행사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은 저희가 본 적이 없죠. 지금까지 미국 정부보다 관련 규제를 훨씬 완화하겠다고 말했고, 지금 정부에서 비트코인 규제를 담당해 온 고위 관리를 해고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미국 내 비트코인 채굴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확실히 밝혔고요. 지금 미국 정부는 범법자들에게서 압수한 비트코인을 21만 개, 전 세계 공급량의 1% 정도 가지고 있는데요. 이 물량과 앞으로 정부가 갖게 될 비트코인을 팔지 않고 쌓아 두겠다고도 했습니다. 전략적으로 비축하지 않는다면 중국이 선점할 거라며, 지금은 비트코인 거래를 금지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경계까지 소환했습니다.
비트코인의 어제 하루 가격 추이를 보면요. 연설 시작 조금 전에 가격 상승세가 가장 크게 나타났고, 비트코인 언급이 나올 때 다시 급등세가 보이기도 했지만 이후에 하락했습니다. 왜냐하면 사실 어제 연설 전에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미국의 준비자산으로 언급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각 나라의 중앙은행들이 대외 결제를 위해 쌓아 두는 자산, 달러 같은 기축통화나 금이 대표적인 준비자산입니다. 한마디로 전 세계가 어떤 상황에서도 믿을 수 있는 현금, 기축통화 같은 거래 수단이 준비자산이 될 수 있는 겁니다. 세계적인 위기가 와서 환율이 요동칠 때 상대 국가에 비트코인으로 줘도 되겠느냐고 했을 때 모두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만약 트럼프 후보가 비트코인을 미국의 준비자산으로 인정했다면, 그의 당선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엄청난 파장이 일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정도 발언은 나오지 않았고, 비트코인의 구체적인 위상에 대해서는 두루뭉술하게 언급하고 넘어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대가 더 컸던 만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는 모습은 나오지 않은 겁니다.
하지만 사실 전 세계 웬만한 나라들은 국가가 권위를 가지고 독점적으로 발행하는 나라별 통화의 위치를 넘본다는 철학에서 출발한 가상자산, 가상화폐를 여전히 크게 경계합니다. 특히 비트코인이 전 세계에서 미국 위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달러의 위치를 침범할 수 있다는 담론을 미국의 유력 대통령 후보가 제일 싫어할 텐데, 이 정도로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말들을 쏟아냈다는 건 작은 일이 아닙니다. 트럼프 후보는 자신이 집권하는 동안에는 미국 연준이 비트코인과 경쟁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는 일은 절대 없을 거라고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그럼 트럼프 후보가 이렇게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말을 쏟아내는 이유가 뭘까요? 한마디로 가상자산 업계의 정치적 영향력이 그 정도로 커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엄청난 돈에 엄청난 로비력이 생긴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말부터 후원금을 가상자산으로 받고 있습니다. 지금 미국 여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비트코인 컨퍼런스 초대는 거절했지만, 가상자산 업체들과 개별적으로 만나기 위해 조율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와 있습니다. 가상자산 업계는 바이든 행정부의 규제가 너무 강했다고 보고 있고, 이런 상태가 부담스럽다는 겁니다. 무소속 후보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매년 정부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550개 사겠다고 얘기하기도 했고요. 한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금 미국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다섯 배를 비축하자고 주장하며, 트럼프 후보 연설 직후에 그 얘기를 꺼내기도 했습니다. 정치의 계절에만 나타날 한시적인 모습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가상자산 업계 입김이 너무 커진 미국의 분위기가 읽힙니다. 권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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