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StockCheatKey진행자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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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등 메모리주는 사상 최대 실적에도 고점 대비 크게 하락했다. 실적 증가율은 피크아웃 징후를 보이며, 성장의 대부분이 가격 상승에서 왔다. 중국 CXMT 등 공급 확대, AI 회사 매출 집계 논란, 빅테크 설비투자의 차입 의존이 리스크로 제시된다. 반면 장기계약, 차세대 HBM4 출하, 가격 추가 상승, 낮은 PER은 강세 근거로 소개된다. 영상은 매수·매도를 권하지 않고 판단 조건 다섯 가지와 확인 시점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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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가는 6월 고점보다 51% 낮습니다. 뉴스는 사상 최대 실적이라고 하는데 주가는 반토막이 난 거죠. 오늘은 그 이유와 함께, 사이클의 끝인지 판단할 조건 다섯 가지와 확인할 날짜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실적이 최대인데 주가가 먼저 빠진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매출 사상 최대라는 뉴스가 발표될 때 주가는 이미 한참 내려와 있던 일이, 과거에 적어도 세 번 있었습니다. 사거나 팔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한국만 더 빠진 이유부터 실적, 과거 사례, 공급, 수요, 밸류에이션 순서로 살펴보겠습니다.
10월 13일 장중 SK하이닉스는 145만 원대로, 고점 298만 7천 원의 절반 아래였습니다. 삼성전자와 샌디스크, 마이크론도 사상 최대 실적 속에 고점보다 21~39% 내려와 있었습니다. 이날 하루에만 SK하이닉스는 장중 9.2%, 삼성전자는 8.6% 빠졌습니다. 코스피도 장중 6.4% 떨어지며 5,974까지 밀렸습니다.
배경은 여러 가지가 겹쳤습니다. 중국 메모리 회사 CXMT가 차세대 구조의 D램 제품을 연내 상용화하겠다고 밝혔고, 일본의 키옥시아는 휴장 후 개장하자마자 11% 넘게 빠졌습니다. 브로드컴과 인텔의 CEO는 AI 투자의 다음 제약으로 자본과 투자수익률을 꼽았습니다. 브로드컴 CEO는 AI 투자자 상당수를 카지노 손님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OpenAI 매출 보도가 더해졌습니다.
이상한 점도 하나 있습니다. 같은 날 미국의 변동성 지수 VIX는 14.8로 낮았습니다. 시장 전체가 겁에 질린 날이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하락은 반도체와 한국에 몰려 있었습니다.
시장 심리가 얼마나 약해졌는지는 ASML의 실적에서도 드러납니다. ASML은 3분기 주당순이익이 시장 예상보다 20% 높았고, 다음 분기 매출 전망도 예상을 넘었습니다. 2027년과 2028년에는 계획한 공급으로도 고객 수요를 다 채우지 못한다고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주가는 발표 전부터 빠지고 있었습니다. 나스닥은 10월 2일 이후 8% 내려왔고, 발표 전날 암스테르담에서는 하루에 4.2% 떨어졌습니다. 실적이 나오기도 전에 불안이 먼저 가격에 반영된 셈입니다.
증시로 들어올 대기 자금도 줄고 있습니다. 주식을 사려고 맡겨 둔 고객예탁금은 6월 초 139조 7천억 원에서 10월 12일 100조 4천억 원으로 약 28% 줄었습니다. 반면 빚을 내서 산 금액인 신용잔고는 8월 초 27조 원에서 33조 8천억 원으로 다시 늘었습니다. 대기 자금은 줄고 빚은 늘어난 구조라서, 주가가 더 빠지면 반대매매가 낙폭을 키울 수 있습니다.
한국 종목이 미국 종목보다 더 빠진 데에는 한국에만 있는 이유가 세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환율입니다. 원/달러 환율은 6월 말 1,542원에서 지금 1,343원으로 내려왔습니다. 원화가 강해지면 달러로 번 매출을 원화로 바꿀 때 약 13% 줄어듭니다. 증권사들이 3분기 실적 추정치를 낮춘 가장 큰 이유도 환율이었습니다. 앞에서 말한 51%는 원화 기준입니다. 주가를 달러로 다시 계산하면 낙폭이 달라집니다. SK하이닉스는 51%에서 44%로, 삼성전자는 39%에서 30%로 줄어듭니다.
두 번째는 외국인 매도입니다. 최근 20거래일 동안 외국인이 순매수한 날은 삼성전자 3일, SK하이닉스 2일뿐이었습니다. 최근 한 달 동안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순매도한 금액은 약 28조 7천억 원으로 보도됐습니다. 8월부터 시장을 받쳐 온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도 사실상 끝나 가면서, 외국인 매물을 받아 줄 주체가 마땅치 않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세 번째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입니다. 6월 한 달 동안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하나의 거래대금은 약 84조 원이었습니다. 코스피200을 따라가는 대표 ETF의 약 64조 원보다 많았습니다. 이런 상품은 장 마감 무렵 비중을 맞추려고 오르면 더 사고 내리면 더 팔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 이유입니다.
그런데 환율을 빼고 봐도 SK하이닉스의 낙폭 44%는 마이크론의 21%보다 훨씬 큽니다. 한국만의 사정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습니다.
도입에서 말한 세 번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2000년의 시스코입니다. 인터넷 붐 때 모든 회사가 사야 했던 네트워크 장비를 만들던 회사였습니다. 매출과 매출 증가율이 둘 다 오르던 2000년 3월에 주가가 정점을 찍었습니다. 증가율 정점은 그해 10월 분기의 66%였고, 매출 사상 최대는 2001년 1월 분기였습니다. 매출이 처음 줄어든 2001년 4월 분기에 주가는 이미 고점보다 79% 낮았습니다.
두 번째는 같은 메모리 업종인 2018년 SK하이닉스입니다. 지금과 가장 가까운 사례입니다. 매출 증가율 정점은 2017년 3분기의 91%였습니다. 주가는 그 후에도 8개월을 더 올라 2018년 5월에 고점을 찍었습니다. 분기 매출 사상 최대는 2018년 3분기였는데, 그때 주가는 이미 고점보다 25% 낮았고 연말에는 38%까지 내려갔습니다.
세 번째는 팬데믹 때 화상회의 수요가 폭발한 줌입니다. 줌의 분기 매출은 12분기 동안 한 번도 줄지 않았고, 3억 3천만 달러에서 11억 2천만 달러까지 계속 늘었습니다. 그런데 전년 대비 증가율이 369%에서 4%로 내려오는 동안 주가는 588달러에서 75달러가 됐습니다. 고점보다 87% 낮은 자리였습니다.
세 사례에는 공통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주가 고점과 매출 증가율 정점이 서로 1~3분기 이내에 있었습니다. 순서는 사례마다 달랐습니다. 시스코와 줌은 주가가 먼저 꺾였고, 2018년 하이닉스는 증가율이 먼저 꺾였습니다. 둘째, 매출 사상 최대라는 뉴스가 나올 때 주가는 이미 고점에서 한참 내려와 있었습니다. 사상 최대 실적은 주가의 근거가 아니라 이미 지나간 일을 확인해 주는 숫자였던 셈입니다.
하나증권 추정대로라면 SK하이닉스의 매출 증가율 정점은 올해 3분기 전년 대비 306%이고, 4분기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주가는 6월에 이미 꺾였습니다. 과거 사례에 비추면 낯선 순서가 아닙니다. 삼성전자와 샌디스크도 주가 고점과 증가율 정점이 같은 분기였습니다.
7개 사례의 분기 데이터를 맞춰 보면, 주가는 증가율이 높다는 사실보다 증가율이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변화에 더 강하게 움직였습니다. 이번 분기 증가율이 높다는 사실로 다음 분기 주가를 맞히려 하면 상관이 0.08로 거의 없었습니다. 표본이 작아서 법칙이라고 할 수는 없고, 주가는 증가율의 가속을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었다는 정도입니다.
다만 이 세 사례는 결과를 알고 고른 것입니다. 매출이 계속 늘면서 주가도 계속 오른 회사는 이 목록에 없습니다. 그러니 이것은 이런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이지, 이번에도 그렇게 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 규칙이 통하지 않은 회사도 있습니다. 엔비디아입니다. 매출 증가율은 2024년 1월 분기의 265%가 정점이었고, 그 후 1년 동안 매 분기 줄어 78%까지 내려왔습니다. 규칙대로라면 주가가 빠졌어야 합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주가는 61달러에서 133달러로 두 배 넘게 올랐습니다. 끝까지 어긋나지는 않았습니다. 증가율이 계속 내려가던 2025년 1월에 주가는 고점을 찍었고, 4월 저점까지 43% 빠졌습니다. 그리고 증가율이 50~60%대에서 멈추자 다시 신고가로 돌아왔습니다.
이 사례가 알려 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 규칙은 방향은 맞혀도 시점은 맞히지 못합니다. 둔화가 시작된 후에도 주가는 1년을 더 오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주목한 차이는 성장이 어디서 왔느냐입니다. 지금 메모리 회사들의 성장은 대부분 판매량이 아니라 가격이 올라서 생긴 것입니다. 마이크론을 보면 분명합니다. 최근 분기 D램 출하량 증가는 한 자릿수 중반이었습니다. 이 분기는 평소보다 한 주가 긴 14주짜리라서 13주로 맞추면 출하량은 거의 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D램 평균 가격은 10%대 후반 올랐습니다. 샌디스크도 전 분기보다 늘어난 매출의 약 3분의 2가 가격 효과였습니다.
흔히 이번 사이클을 AI용 HBM 사이클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올해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범용 D램 가격이었습니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HBM 가격은 1년 전보다 오히려 낮았습니다. HBM 비중이 가장 큰 SK하이닉스는 매출이 214% 늘었는데도 D램 점유율은 39%에서 26%로 내려갔습니다.
가격은 공급이 늘면 되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급을 봐야 합니다. 새 공장은 아직입니다.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양산을 앞당겼고, 용인 첫 팹의 클린룸은 2027년 초에 가동합니다. 마이크론은 뉴욕에 새 공장을 착공했습니다. 하지만 신규 팹이 의미 있는 물량을 더하는 건 2027년 말에서 2028년으로 보는 분석이 많습니다.
그 사이를 채우는 것은 중국입니다. CXMT는 올해 2분기 매출 기준 D램 점유율 10%로 세계 4위가 됐습니다. 낸드의 YMTC는 출하량 기준 14%로 처음 3위에 올랐습니다. 기존 3사의 D램 합산 점유율은 1년 사이 94%에서 87%로 줄었습니다. CXMT의 생산능력은 월 30만 장에서 2028년 말 50만~60만 장으로 늘어날 계획입니다. 다만 중국은 아직 범용 메모리의 대체재이지 HBM의 대체재는 아닙니다. CXMT의 HBM 생산능력은 월 5천 장 수준이고, 미국 장비 규제도 받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물량 대부분은 중국 내수에서 소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망도 엇갈립니다. 블룸버그 쪽 분석은 공급 부족이 올해 2분기에 정점을 찍었고 2028년에는 공급과잉 위험이 있다고 봤습니다. 반면 SK하이닉스 CEO는 2027년이 사상 최악의 공급 부족이 될 수 있다고 말했고, 트렌드포스도 2027년에 D램 부족이 커진다고 봤습니다. 정리하면, 공급이 당장 가격을 무너뜨릴 상황은 아닙니다. 다만 성장의 대부분이 가격에서 왔다는 건, 가격이 멈추면 성장도 그대로 멈춘다는 뜻입니다.
메모리 수요는 한 줄의 사슬에 달려 있습니다. AI 회사가 돈을 벌어야 빅테크가 데이터센터에 투자하고, 빅테크가 투자해야 메모리 가격이 오릅니다. 지금 이 사슬의 출발점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9월 29일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OpenAI의 연환산 매출이 700억 달러에 가깝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10월 8일 파이낸셜타임스는 OpenAI가 투자자들에게 약 500억 달러라고 알렸다고 보도했습니다. 다음 날 블룸버그는 9월 말 실제 수준은 500억 달러이고, 700억 달러는 연말 목표라고 정리했습니다.
시장은 바로 반응했습니다. 10월 8일 하루에 샌디스크는 4.9%, 마이크론은 4.8% 빠졌습니다. 엔비디아의 2.9%보다 컸습니다. 한국은 한글날 휴장 후 10월 12일에 처음 반영했고, SK하이닉스는 4.8% 내려갔습니다.
숫자가 달랐던 건 집계 방식 때문이었습니다. Anthropic은 클라우드 파트너가 판 매출을 총액으로 계산하고, OpenAI는 자기 몫만 계산합니다. 700억 달러는 OpenAI 매출을 Anthropic 방식으로 다시 계산한 값이었습니다. 실제 매출이 줄어든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런데도 시장은 메모리주를 가장 많이 팔았습니다. AI 회사의 매출이 그만큼 불투명하다는 걸 확인한 셈입니다.
이 숫자가 중요한 이유도 있습니다. OpenAI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컴퓨팅과 인프라에 약 8,560억 달러를 약정해 두었다고 보도됐습니다. 이 돈은 클라우드 회사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되고, 그 안에 메모리가 들어갑니다. 그런데 OpenAI의 분기 영업손실은 93억 달러에서 123억 달러로 커진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다음 고리는 빅테크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네 회사의 2분기 설비투자는 1,650억 달러로 87% 늘었습니다. 그런데 네 회사의 잉여현금흐름은 합쳐서 67억 달러에 그쳤다고 보도됐습니다. 벌어들인 현금을 거의 다 투자에 쓰고 있다는 뜻입니다. 모자란 돈은 빌려서 채우고 있습니다. 빅테크 5사는 올해 8월까지 채권으로 약 2,400억 달러를 조달했고, 늘어난 투자 중 빚으로 충당한 비중은 9%에서 32%로 올랐습니다. 그사이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5.24%까지 올랐습니다. 앞으로 빌리는 돈은 지금까지 빌린 돈보다 비쌉니다.
저는 투자가 멈추는 순간이 돈이 떨어질 때가 아니라고 봅니다. 빌리는 돈은 비싸졌는데 벌이가 따라오지 않을 때입니다.
여기에 짚을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AI 회사가 파는 값과 사는 값이 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대형 언어모델의 토큰 가격 지수는 100만 토큰당 2.05달러에서 0.97달러로, 두 달 반 만에 절반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같은 시기 D램 가격은 분기마다 20~60%씩 올랐습니다. 파는 값은 내려가고 사는 값은 오르니, AI 회사의 마진은 양쪽에서 줄어들고 있습니다.
반론도 있습니다. 싸지면 더 많이 쓴다는 것입니다. 구글의 월간 토큰 처리량은 1년 사이 약 7배가 됐습니다. 단가가 절반이어도 사용량이 7배면 지출은 약 3.5배입니다. 사용량이 단가보다 빠르게 늘면 메모리 수요는 오히려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OpenAI는 적자가 커졌지만 Anthropic은 흑자를 냈고, 두 회사의 매출을 합하면 한 분기에 약 75% 늘었습니다.
그래서 수요에 대한 정확한 표현은 이것입니다. 데이터센터 수요가 꺾였다는 직접 증거는 아직 없습니다. 꺾였다는 증거는 소비자 제품 쪽에만 있습니다. 샌디스크의 소비자 매출은 전 분기보다 32% 줄었고, 삼성전자 완제품 부문은 적자가 커졌습니다. 데이터센터 쪽은 꺾였다기보다 꺾일 조건이 쌓이고 있는 단계입니다.
지금 주가는 싼 걸까요, 비싼 걸까요? 여기서 숫자 두 개가 정반대를 가리킵니다.
올해 이익 기준 PER을 보면 네 회사 모두 4~6배입니다. SK하이닉스 4.1배, 삼성전자 5.1배, 마이크론 4.8배, 샌디스크 5.6배입니다. 아주 싸 보입니다. 그런데 PBR은 최근 몇 년 중 가장 높습니다. SK하이닉스 PBR은 3.9배로, 2023년 말 1.8배, 2024년 말 1.6배의 두 배가 넘습니다. 마이크론은 11.1배, 샌디스크는 14.1배입니다.
메모리처럼 경기를 타는 업종은 이익이 정점일 때 PER이 가장 낮아 보입니다. 피터 린치도 경기순환주는 PER이 낮을 때가 오히려 고점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실제 사례도 있습니다. 2018년 8월 말 마이크론의 PER은 직전 회계연도 이익 기준 약 4.6배였습니다. 그런데 다음 회계연도 주당순이익은 11.51달러에서 5.51달러로 52% 줄었고, 주가는 그해 12월까지 40% 더 빠졌습니다.
반대 논리도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ROE는 100% 안팎입니다. 자본 대비 이렇게 많이 버는 회사라면 높은 PBR이 이상한 것은 아닙니다. HBM과 장기계약 덕분에 높은 이익률이 몇 년 이어진다면 PER이 맞고, 예전 사이클처럼 이익률이 내려온다면 PBR이 맞습니다. 어느 숫자가 맞는지는 다음 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률이 유지되는지가 첫 단서가 될 것입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약세론이 강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강세론의 근거도 가볍지 않습니다.
첫째, 장기계약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7년 출하 물량의 상당수가 이미 확약돼 고객 협상이 2028년 물량으로 넘어갔다고 봤습니다. 샌디스크는 2027 회계연도 물량의 약 50%, 2028 회계연도 물량의 67%를 이미 계약했습니다. 수주 잔고는 911억 달러입니다.
둘째, 다음 제품입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플랫폼 루빈이 초기 고객 인도에 들어갔고, 한화투자증권은 2027년 1분기 대량 출하를 예상합니다. NVL72 한 대에는 HBM4가 약 20.7TB 들어갑니다. 2027년 성장 동력이 다시 HBM으로 넘어간다는 것입니다.
셋째, 가격이 아직 오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물 가격은 계약 가격보다 먼저 움직이는데, DDR5 16Gb 현물 가격은 최근 한 달 동안 9.4% 올랐습니다. 대만 난야는 3분기 D램 평균 가격이 60% 넘게 올랐고, 4분기 추가 상승을 전망했습니다.
넷째, 이익 전망입니다. 둔화를 전망한 같은 하나증권이 SK하이닉스의 2027년 영업이익을 57% 늘어난 405조 원으로 봤습니다. 이 기준이면 PER은 3배 안팎입니다. 하나증권은 3분기 발표 때 30조 원 이상의 추가 주주환원도 예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락에 베팅하는 돈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마이크론의 공매도 잔고는 전월보다 12.4%, 샌디스크는 19.6% 줄었습니다. 지금 하락은 새로운 악재보다 포지션을 줄이는 매도에 가깝습니다. 증권사 투자의견도 거의 전부 매수입니다. 다만 목표가 범위가 두 배 이상 벌어져 있고, 한국 증권사는 매도 의견을 거의 내지 않습니다. 그래서 투자의견보다 목표가와 이익 추정치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성장이 느려지고 있다는 데에는 양쪽 모두 동의합니다. 갈리는 것은 이게 사이클의 끝인지, 높은 곳에서 속도만 줄이는 것인지입니다. 그 결론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앞으로 몇 달의 숫자가 정할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 약속드린 다섯 가지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다섯 가지 중 두 개 이상이 반대 방향을 가리키면 피크아웃이라는 판단은 틀린 것입니다.
첫째, 메모리 가격 상승률입니다. 4분기에 한 자릿수로 내려오면 피크아웃 쪽이고, 다시 두 자릿수로 빨라지면 반대쪽으로 볼 수 있습니다. 10월 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3분기 확정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둘째, 2027년 이익 추정치입니다. 3분기 발표 후에도 계속 낮아지면 피크아웃 쪽, 다시 올라가면 반대쪽입니다.
셋째, 빅테크의 설비투자 계획입니다. 10월 말 빅테크 3분기 실적에서 내년 투자 계획을 동결하거나 줄이는지, 계속 늘리는지 보면 됩니다.
넷째, 미국 메모리 회사의 가이던스입니다. 샌디스크는 10월 29일, 마이크론은 12월 23일에 실적을 발표합니다. 가이던스가 시장 예상보다 낮고 소비자 매출이 더 줄면 피크아웃 쪽 신호로 봅니다.
다섯째, 중국입니다. CXMT와 YMTC가 해외 대형 고객을 확보하거나 차세대 D램을 양산하면 피크아웃을 가리킵니다. HBM 진척이 멈추거나 규제가 강해지면 반대쪽입니다.
여기에 주 단위로 하나를 더 보시면 좋습니다. 현물 가격이 하락으로 돌아서는지입니다. 현물 가격은 보통 계약 가격보다 먼저 움직입니다.
과거 사례가 알려 준 것은 하나입니다.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뉴스만으로는 주가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증가율이 빨라지는지 느려지는지, 그 성장이 어디서 왔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다음 실적 시즌이 끝나면 오늘의 다섯 가지를 같은 표로 다시 점검해 보겠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를 보유하고 계시거나 지켜보고 계신다면, 다섯 가지를 메모해 두고 10월 말 실적을 같이 확인해 보세요.
오늘 영상의 주가와 실적 숫자는 리트킷으로 직접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무료로 사용해 보실 수 있으니 고정 댓글을 확인해 주세요. 영상이 도움이 되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다음 영상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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