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효석 · 한국인
요약 보기
결론: 달러 패권은 디지털 시대에도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통해 유지될 가능성이 크며, 코인 자금조달은 지속가능성 없이는 실패한다. 달러 패권 유지 요인: 군사력·경제력·혁신 등이 있으나 핵심은 달러 수요(사용·저장)를 유지하는 것이다. 사우디 위안화 결제, 러시아 루블 결제 등 달러 지위를 위협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구조: 달러 담보에 기반해 1달러와 교환을 보장하는 코인이다. 알고리즘 기반 루나·테라 사태가 실패 사례로 제시됐다. 테더(USDT) 리스크: 담보 충분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고, USDT 유통량 감소·USDC 증가 흐름이 언급됐다. 미 정부의 준비금 공개 요구와 CP(기업어음) 포함 우려가 거론됐다. 미국 정책 전망: 연준은 2022년 1월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시스템의 중요 요소로 보았다. 강력한 규제가 예상되며, 담보로 미 국채 보유가 강제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이는 미 정부에 대한 대출 구조가 되어 달러 패권을 연장하는 토대라는 해석이다. 코인 자금조달: 기업이 코인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코스트 오브 코인)은 보이지 않을 뿐 크다. 성공 조건은 오너십, 커뮤니티, 지속가능성 세 가지다. 이 중 지속가능성이 없으면 실패가 불가피하다. 출연자 전망: 향후 30~50년 내 코인 자금조달이 주식처럼 쉬워질 수 있다고 봤다. 단기 투자보다 장기 투자 생존 근육을 키울 것을 당부했다.
다듬은 글
이제 마지막 시간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디지털 경제와 먼 미래를 함께 생각해 보면서, 달러 이야기도 하고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고민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자주 하는 말 중에 "21세기의 원유는 데이터다"라는 말이 있죠. 이 부분에는 많은 분들이 동의하실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변화하는 과정에서 달러의 패권은 어떻게 될까요? 지난 시간에 얘기했던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달러 패권, 기축통화로서의 지위, 안정성,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달러를 선호하고 가장 안전하다고 여기는 현상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달러 패권이 원유 시대에서 데이터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미국은 이 패권을 지키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미국이 달러 패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하루 종일 얘기해도 끝나지 않을 겁니다. 요인이 너무 많기 때문이죠. 그중 가장 강력한 이유는 미국이 가장 힘이 셌다는 것입니다. 누구도 감히 대적할 수 없는 군사력, 경제력, 그리고 혁신이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점, 교육 수준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달러 자체만 놓고 보면 달러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하고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필요했던 것은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달러를 사용하려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 둘째, 달러를 저장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 이 두 가지가 있어야 달러를 많이 공급하더라도 달러의 가치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최근에는 미국 입장에서 불편할 수 있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우디가 원유 대금을 위안화로 받아도 된다고 하거나, 러시아가 천연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라고 요구하는 일들이 있었죠. 달러의 지위를 손상시킬 수 있는 움직임들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원유 시대에서 데이터 시대로 바뀌고, 달러 패권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미국은 달러 패권을 데이터 시대에도 유지하고 싶어 하지 않을까요? 이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스테이블 코인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스테이블 코인은 현실 세계가 아닌 디지털 경제에서 통용될 수 있도록 만든 코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디지털 경제에서는 우리가 흔히 쓰는 법정화폐, 즉 달러를 그대로 가져다 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달러와 일대일로 교환해 주는 코인이 있다면, 이 코인을 기반으로 경제 시스템이 움직이는 것이 편리하겠죠. 1달러로 언제든지 바꿔 줄 테니 이 코인을 가져다 써라. 이것이 스테이블 코인의 개념이고, 이 코인은 항상 1달러와 가치가 같아야 합니다.
여러분이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한다고 해 봅시다. 누구든지 코인을 가져오면 1달러로 바꿔 주겠다고 약속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당연히 그만큼의 달러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내가 이만큼의 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니, 언제든 코인을 가져오면 1달러로 바꿔 주겠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화폐의 시초와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처음 지폐가 거래되기 시작했을 때는 금이 있었습니다. 지폐를 가져오면 금으로 바꿔 주던 시대가 있었죠. 지금도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려면 그만큼의 달러를 보유하고, 그 달러를 기반으로 코인을 발행하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제가 촬영하는 시점에서 얼마 전 루나 사태가 터졌습니다. 루나, 테라, UST는 담보가 아닌 알고리즘에 기반한 스테이블 코인이었습니다. 담보 없이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시도였고, 결국 실패로 끝났죠. 그런데 최근에는 담보가 있는 스테이블 코인에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USDT)는 2017년부터 발행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테더사는 충분한 담보를 확보하고 있어서 언제든 달러로 돌려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루나 사태 이후 최근 테더 코인의 시가총액 그래프가 아래로 꺾여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USDT를 가져가 달러로 바꾸고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2위권의 USDC는 올라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달러를 주고 USDC를 받아 가고 있다는 의미죠.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테더사는 발행한 코인만큼 달러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시장은 이를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정부는 보유한 달러가 정말 있는지 보여 달라고 요구했고, 테더사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미국 법원이 테더사의 거부에 대해 기각 명령을 내리면서, 테더사는 결국 보여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의심이 있었습니다. 헝다 사태가 이슈였을 때, 테더사가 보유한 담보가 과연 안전한지에 대한 루머가 돌았습니다. 이유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시장의 의심은 테더가 가진 달러가 미국 국채처럼 안전한 자산이 아니라 헝다가 발행한 달러 채권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USDT를 달러로 바꿔 달라고 몰려들면, 테더사는 보유 자산을 팔아서 돈을 내줘야 합니다. 그 자산 중에 기업어음(CP)이 포함되어 있다면, 기업에 빌려준 돈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현실화되면 중국 경제를 포함한 글로벌 경제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다시 달러 패권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미국 정부와 달러 패권이 30년 뒤에도 이어지려면, 디지털 경제에서도 달러가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통제가 가능해야 합니다. 올해 초인 2022년 1월 연준이 발표한 스테이블 코인 보고서를 보면 흥미로운 내용이 있습니다. 보고서는 규제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 아니라, 스테이블 코인이 앞으로 결제 시스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즉 연준은 스테이블 코인을 부정적으로 보거나 규제 대상으로 본 것이 아니라, 기술 혁신으로서 배워야 할 점으로 본 것입니다.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달러 패권을 유지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미국의 통제 밖에 있는 기관이 달러를 기반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대거 발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미국에게 불편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서는 연준과 미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들어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려면 달러를 담보로 묶어 두어야 하고, 그 담보는 반드시 유동성이 가장 좋은 자산이어야 한다는 규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가장 안전한 달러 자산은 미국 국채겠죠. 결국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려면 미국 국채를 사야 하고, 이는 미국 정부에 돈을 빌려주는 것과 같습니다. 즉 앞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려면 미국 정부에 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저는 이것이 달러 패권이 30년, 40년 이어질 토대가 마련된 것이라고 해석하고 싶습니다.
이제 루나 사태 이후 여러 문제가 드러난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 디지털 경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투자와 주식 이야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로 돌아가 봅시다. 기업의 역할은 돈을 싸게 빌려 와서 장사를 잘해 돈을 버는 것입니다. 돈을 싸게 빌리는 것이 먼저이고, 그 돈으로 장사를 잘하는 것이 두 번째입니다. 돈을 싸게 조달하는 방법으로는 주식 발행을 통한 자본 조달이 있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은행 대출의 비용은 금리로 쉽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코스트 오브 코인'이라는 개념이 필요할 것입니다. 많은 기업과 조직이 코인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려고 할 것입니다. 사기꾼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코인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의 한 게임 업체도 그랬고, 최근의 루나 사태도 코인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한 사례입니다. 그렇다면 코인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비용이 없을까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폰지 사기처럼 이름만 붙여 코인을 발행해 돈을 모으는 것은 당장은 아무 비용이 없어 보이지만, 나중에 엄청난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현상은 초창기 주식회사가 생겼을 때도 비슷했습니다. 주식을 주면서 돈을 받는다는 것은 당시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종이에 주식이라고 써 놓고 그걸 주면서 돈을 달라니, 내가 당신을 믿고 돈을 내라는 것이냐는 반응이었죠. 이런 거래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결국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투명성이 바탕이 되고, 규제가 있어야 믿을 수 있습니다. 믿을 수 있는 경제가 된다면,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코인으로도 얼마든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고민해야 할 질문은 "코스트 오브 코인이란 무엇인가"입니다. 대출은 쉽고, 주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은 어렵고, 코인은 훨씬 더 어렵습니다. 정의하기 상당히 어렵지만, 저는 적어도 세 가지 기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코인을 가진 사람에게 오너십이 생겨야 합니다. 내가 그 코인을 가지고 있으면 그 코인을 발행한 생태계의 주인이 된다는 주인 의식을 줘야 합니다.
둘째, 커뮤니티라는 개념입니다. 코인을 가진 사람들끼리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그 커뮤니티가 발전할수록 코인의 가치가 올라가서 내가 그 코인을 보유하는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 오너십이 구현됩니다. 즉 오너십과 커뮤니티는 함께 가야 하는 개념입니다.
셋째,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성입니다. 코인을 가진 사람과 커뮤니티가 있더라도, 커뮤니티의 세가 확대되지 않고 축소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코인의 가치는 떨어지고, 사람들이 느끼는 오너십도 줄어듭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커뮤니티를 떠나고, 코인의 가치는 더 떨어지게 됩니다. 지금까지 코인으로 자금을 조달했던 많은 시도들이 실패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 없이 발행된 코인은 반드시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세 가지 과제, 즉 오너십, 커뮤니티,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코인이 생기고, 그 코인을 통해 새로운 경제가 탄생하기까지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지금은 규제가 생기고 여러 시도가 쏟아지는 과정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30년, 50년 후에는 주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만큼이나 코인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쉬워지는 세상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세상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은 지금은 상상하지 못했던 큰 부를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여러 말씀을 드렸는데, 정리해 보면 세상이 너무 복잡해지고 투자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는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세상이 앞으로 얼마나 더 복잡해질지 모르지만, 제가 여러분께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은 오랫동안 투자하셨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투자하기 위해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고, 이를 위해서는 여러분 스스로 투자할 수 있는 근육을 키워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5년 후, 10년 후에도 여러분이 투자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 사실이 가장 중요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 여러분 스스로에게 계속 투자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