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효석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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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는 액티브(알파)형과 베타형으로 나뉘며, 남을 부러워하지 말고 뒤처지지 말며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 버핏의 '돈을 잃지 마라' 원칙과 복리 효과를 설명하고, 확신(컨빅션) 크기만큼만 포지션을 가질 것을 조언. 우리나라 코스피가 할인받는 이유로 지배구조 문제(낮은 지분, 배당 인색, 섭섭한 주주 환원)를 꼽음. 자산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는 믿음을 강조하며 향후 투자 환경이 오랫동안 힘들 수 있다고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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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두 가지 투자자가 있다고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주변에서 주식 투자가 너무 힘들다고 하시는 분도 있고, 그만하고 싶다고 하시는 분도 있어서 이 이야기를 먼저 드리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초식동물 같은 투자자, 두 번째는 육식동물 같은 투자자입니다.
전문 용어로는 육식동물처럼 알파를 사냥하는 투자자를 액티브 투자자라고 합니다. 개별 주식 투자를 많이 하는 분들이죠. 시장이 올라가든 말든 나는 돈을 벌 수 있다, 좋은 기업을 발굴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입니다. 반면 "그런 건 됐고, 시간도 없고 자신도 없으니 코스피가 오르는 만큼만 벌면 충분하다"고 하는 사람들은 베타 투자자라고 합니다. 베타는 시장 수익률을 의미하며, 시장 수익률만으로 충분하다고 여기는 투자자들이죠. 여러분은 어떤 투자자이신가요? 알파 투자자라면 끝까지 들어 주시고, 베타 투자자라 하셔도 결국 알파 투자자가 되셔야 하니 함께 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얼마 전 미국 오마하에 다녀왔습니다. 버핏의 고향이자 작은 도시인데, 그곳에서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가 열렸습니다. 다녀와서 투자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주식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이런 것이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투자하시는 분들이 너무 힘들어하시니 이 이야기를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주총이 끝난 다음 날에는 번외 행사로 마라톤이 열립니다. 주총에 참여한 많은 투자자들과 함께 5km를 달리는 행사입니다. 참여하기 전에 한 가지 다짐을 했습니다. 중간에 힘들더라도 끝까지 걷지 않고 뛰어 보자는 것이었죠. 출발 총성이 울리고 천천히 제 페이스를 유지하며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뒤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달려 나가더군요. 조금 달리다 보니 저보다 훨씬 어린 꼬마 아이가 저를 앞질렀고, 더 작은 여자아이도 쫓아갔습니다.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조급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페이스를 올려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하지만 제가 알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페이스를 올리면 끝까지 뛰지 못한다는 것을요. 남을 부러워하면 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제 페이스를 지켰습니다.
이 이야기를 드리는 이유는, 주식 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남을 부러워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버핏은 90세가 넘은 지금도 여전히 주식 투자를 하고 계시는 훌륭한 투자자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렇게 여유롭게 평생 투자를 할 수 있었을까요? 우리는 주식을 시작한 지 1~2년만 되어도 이렇게 힘든데 말이죠. 그 답은 왜 버핏이 오마하에 살고 있는지와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오마하는 우리나라의 어느 시골 마을과 다르지 않은 도시였습니다. 버핏의 생가에도 가 봤고, 버핏이 일하는 버크셔 본사에도 가 봤는데, 본사에서 버핏의 집까지는 차로 6분 거리였습니다. 버핏은 매일 아침 먹고 출근하고 퇴근하는 평온한 일상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투자는 정글과 같지만, 그곳에서 지속적으로 투자하려면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옆 사람을 부러워하지 않으려면 남들과 떨어져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여러분에게 시골로 내려가라는 뜻은 아니지만, 첫 번째 메시지는 **부러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 조언은 **절대 뒤로 가지 말라**는 것입니다. 달리기에서 뒤로 가면 결승점에 영원히 도달할 수 없듯이, 주식에서는 **돈을 잃으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버핏의 두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 돈을 잃지 마라. 둘째, 첫 번째 원칙을 잊지 마라. 돈을 잃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복리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재산이 불어나는 효과이니, 길게 투자할수록 큰돈을 벌 수 있습니다. 문제는 오래 투자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입니다. 제가 첫 직장인 은행 딜링룸에서 만난 선배들도 정말 훌륭한 투자자와 딜러였지만, 3~5년 정도 수익을 내도 박수를 받았습니다. 버핏처럼 오래 투자하려면 잃지 않기 위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합니다.
주주총회에서 한 여성 대학생이 버핏에게 이런 질문을 했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생긴 것 같습니다. 연준은 금리를 올릴 것 같고 세상은 점점 혼란스러워지는데,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한 종목만 찍어 주세요." 장내는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버핏은 장황하게, 마치 딸에게 말하듯 답했습니다. "네가 그런 질문을 하는 건 좋고 당연한 일이지만, 무엇을 사야 하냐고 묻기 전에 너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아라."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Invest in yourself. 너 자신이야말로 어떤 투자처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아이란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입니다. 그리고 자신감은 스스로에 대한 투자를 통해 키워야 합니다. 저 역시 오랫동안 투자하며 늘 고민하는 것이 있습니다. 내가 확신하는 만큼의 포지션만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안 됩니다. 이 방송을 듣는 분 중에 "나는 확신이 작다"고 생각하신다면, 주가가 많이 빠졌든 올랐든 상관없이 포지션을 줄이셔야 합니다. 그리고 그 확신만큼만 유지하는 것이 자신감을 잃지 않는 길입니다. 또한 확신의 크기를 키울 수 있는 실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유를 갖기 위해서는 내가 돈을 벌 수 있다는 용기가 필요하고, 그 용기는 스스로에 대한 투자에서 나옵니다.
세 번째는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저는 평소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아서 5km도 너무 힘들었습니다. 중간에 쉬고 싶은 순간이 정말 많았지만, 걷지 않고 아주 천천히라도 끝까지 뛰겠다는 마음으로 완주했습니다. 작은 성취지만 뿌듯했습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결승점은 반드시 옵니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산 가격은 결국 우상향한다는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시장이 아무리 혼란스러워도 주가는 더 빠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매우 일시적이고, 오르는 시간은 훨씬 더 깁니다. 그러니 우상향에 대한 믿음을 반드시 가지시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계속 투자하셔야 합니다. 앞으로 투자 환경이 만만치 않아 상당히 오랫동안 힘들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리게 될 겁니다. 그러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생각하실 수도 있겠죠. 버스를 기다릴 때 "왜 안 오지?" 하며 조바심을 내면 시간이 지루합니다. 하지만 버스는 언젠가 옵니다. 그때까지 넷플릭스를 보며 쉬고 있으면 시간은 금방 갑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확신의 크기만큼만 포지션을 가지고 기다리세요. 단기간에 돈을 벌겠다는 욕심을 내거나 남을 부러워하면 안 됩니다.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으려면 나 자신에게 투자해서 투자 체력을 키우세요. 너무 피곤하면 좀 쉬어도 됩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절대 포기하지 말고, 꼭 성공하시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주식 투자의 마음가짐을 이야기했으니, 이제 조금 이론적인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주식 투자란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이 "그 기업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고 답하실 겁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죠. 주식을 산다는 것은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그만큼의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가능할까요? 무엇이 필요할까요? 이 질문을 해 보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이론적으로는 카카오의 아주 작은 부분의 주인이 된다면 나도 주인은 주인인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요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이론상으로 주식 투자는 지분만큼 기업의 주인이 되는 것이고, 기업이 버는 돈만큼 나도 비례해서 돈을 벌 수 있도록 회사와 내 주식이 파이프라인으로 잘 연결되어 있다면 가장 좋은 상황입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대주주, 소위 재벌 총수라 불리는 분들이 지분을 많이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10% 이하를 가진 경우도 많은데, 그러다 보니 대주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또한 지분이 적다 보니 회사가 번 돈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배당이나 재투자 결정에 인색한 경향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배당에 인색하다"고 표현합니다. 배당이든 재투자든, 일반 주주와 대주주 모두 섭섭하지 않도록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식 투자자들이 섭섭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회사가 좋아서 샀는데 자기들 마음대로 회사를 쪼개 버리네. 쪼갠 회사를 나도 가질 수 있는 권리는 왜 주지 않나?" 이런 섭섭함이죠.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우리나라에서도 교과서에 나온 대로, 주식 투자가 실제로 기업의 일부 주인이 되는 투자 문화가 발전하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여러분은 교과서와 현실이 다를 수 있고, 섭섭함을 느낄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투자하셔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우리나라 코스피가 다른 나라에 비해 할인, 즉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는 이유도 대부분 이 때문입니다. 파이프라인에 물이 새는 곳이 많다는 것이죠. 이 물이 새지 않도록 보수 공사를 하는 역할, 즉 지배구조 개선이 그래서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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