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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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 교수는 달러지수가 고점 대비 약 10% 하락한 뒤 추가로 20% 더 하락할 것으로 보며,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장기적으로 1,100~1,050원 근처까지 2년 정도에 걸쳐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국 환율 변동성은 수출 비중(GDP 대비 약 45%)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미중 패권전쟁은 무역→기술→금융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이 핵심 쟁점이라고 주장한다. 달러 약세 시기에는 중국 주가가 미국 주가보다 상대적으로 좋았다고 언급하며, 달러 하락 시 중국 주가가 상대적으로 더 오를 수 있다고 본다. 플라자합의 이후 일본의 자산 거품 붕괴 사례를 들어 미국의 금융 압박 가능성을 경고한다. 위안화 결제 확대와 달러 기축통화 약화 흐름도 언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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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은 여러 요인이 함께 움직이지만, 우리가 원하는 달러 지수 기준으로 보면 달러 가치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다음이 한국과 미국의 실질 금리차, 경상수지 같은 요인이고요.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원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환율은 유독 불안합니다. 2008년에는 주요국 통화 가운데 우리 원화 가치가 가장 많이 떨어졌고 환율이 크게 올랐습니다. 2020년에도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었지요. 이렇게 변동성이 큰 이유는 우리 경제의 수출 비중이 너무 높기 때문입니다. 작년 우리 GDP에서 수출이 차지한 비중이 무려 45%나 됩니다. 세계 경제가 나빠지면 한국 경제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그때 원화 가치가 제일 많이 떨어지면서 환율이 급등합니다. 반대로 세계 경제가 안정되거나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원달러 환율은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1440원까지 올랐던 환율이 올해 2월 초 1220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잠깐 반등한 것도 그런 흐름입니다.
장기적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원화 가치는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환율 수준을 정확히 맞히기는 어렵습니다만, 저는 달러 가치가 이미 고점에서 약 10% 떨어졌고 앞으로 20%는 더 떨어질 것으로 봅니다. 그렇게 되면 원화는 15% 정도 오를 수 있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장기적으로 환율은 1100원, 1050원 근처까지 내려가는 과정이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050~1100원까지 가는 데는 2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미중 패권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2001년 미국이 중국의 WTO 가입을 허용할 당시 중국의 세계 GDP 비중은 2%였습니다. 그런데 작년에는 18%까지 올라갔고, 같은 기간 미국의 비중은 32%에서 24%로 떨어졌습니다. 중국이 너무 커지자 미국이 이를 누르려는 것, 이것이 지금 패권 경쟁의 본질입니다.
트럼프 시기에 무역 전쟁을 벌였지만 실효는 크지 않았습니다. 미국이 중국 상품에 관세를 매겼는데도 대중 무역적자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작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3800억 달러로, 그 이전 3100억 달러보다 많아졌습니다. 중국에서 만드는 상품을 미국이 그만큼 싸게 생산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오늘 마트에 진열된 상품의 절반 이상이 중국산이라는 말도 있지요. 이것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무역 전쟁이 한계에 부딪히자 이제는 2차전지, 반도체 같은 기술 전쟁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그다음은 금융 전쟁으로 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미국이 기술 측면에서 중국을 계속 억누르고 있으니, 금융 측면에서도 여러 시나리오가 가능합니다. 중국은 미국채를 약 8700억 달러어치 보유하고 있는데, 이것을 일시에 팔아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미국채 금리가 일시에 급등하고 자산 가격이 폭락하며 달러 가치도 급락할 수 있습니다.
하버드대 앨리슨 교수는 『예정된 전쟁』에서 이 문제를 다뤘습니다. 그는 지난 500년 역사를 분석해 보니, 기존 강대국을 신흥 강국이 따라잡을 정도로 커지면 대체로 전쟁이 벌어졌다고 말합니다. 16개 사례 중 12번이 전쟁으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지금 미국은 중국이 무역 강국, 기술 강국을 거쳐 금융 강국을 추구하는 것을 보고 그 싹을 잘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중국에 금융시장을 빨리 개방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위안화 국제화를 포함한 금융 강국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미 보험, 증권, 은행 등 금융 산업은 원래 계획보다 더 빨리 개방했습니다. 남은 것은 금리 자유화와 외환시장 자유화인데, 미국은 이것까지 계속 요구하고 있습니다. 개방되면 골드만삭스 같은 큰 금융회사들이 중국에 진출해 금융으로 돈을 벌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미중 패권 경쟁의 본질 가운데 하나는 중국 금융시장 개방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일본의 사례도 참고할 만합니다. 1980년대 중후반까지 일본 경제는 매우 잘 나갔고, 미국조차 일본을 배우자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일본이 장기 침체에 빠진 데에는 사실 미국의 영향이 컸습니다.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는 달러 강세 정책을 폈지만 잘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1985년 9월 뉴욕 플라자 호텔에 선진국 G5가 모여 플라자 합의를 맺었습니다. 미국이 달러 약세를 유도하고, 엔화와 마르크화 강세를 요구한 것입니다.
1985년 8월부터 1987년 12월까지 약 1년 반 사이에 엔화 가치는 48%나 올랐습니다. 일본 수출 기업들이 아우성을 치자 일본 중앙은행은 금리를 크게 인하했고, 돈이 풀렸습니다. 당시 경기도 좋았는데 돈까지 풀리니 주가와 집값이 크게 올랐고 엄청난 거품이 생겼습니다. 1990년대 들어 일본이 거품을 막으려고 금리를 올리자 자산 가격 거품이 붕괴했고, 이후 일본 경제는 장기간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결국 미국 때문에 80년대 중후반 일본의 부동산 거품이 터지고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이런 일본의 경험을 공부했기 때문에 미국의 요구에 쉽게 응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위안화 국제화를 장기 목표로 하고 있어서, 결국 자본시장과 외환시장을 개방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때 미국의 대형 금융회사들은 중국에서 금융으로 수익을 늘리려 할 것이고, 우리도 중국과의 관계에서 금융으로 돈을 벌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한 이후 2001년부터 2020년까지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의 91%가 중국에서 발생했습니다(통관 기준). 그런데 중국은 웬만한 상품을 이제 스스로 다 생산하고 있어서, 앞으로 중국에 수출해 돈을 버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입니다. JP모건이나 골드만삭스처럼 중국 진출을 늘리는 금융사들이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우리도 그동안 중국 무역으로 번 돈을 바탕으로, 이제는 금융으로 자산을 늘려야 한다는 말입니다.
달러 가치가 하락할 때는 중국 주가가 미국 주가보다 더 좋은 흐름을 보였습니다. 따라서 달러 약세가 장기화된다면 미국 주가보다 중국 주가가 상대적으로 더 오를 수도 있습니다.
패권 경쟁은 무역, 기술, 금융을 거쳐 무력 충돌로까지 갈 수 있습니다. 무력 전쟁까지 가기는 쉽지 않지만 가능성은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오랜 염원이 대만 통일이고, 중국이 대만을 통일하려 하면 미국이 개입할 수밖에 없어 전쟁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세계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게 되니 그런 상황은 피해야 합니다.
결국 중국이 자본시장을 언제, 얼마나 개방할지는 자신들에게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창문을 열면 파리도 들어오지만 신선한 공기도 많이 들어옵니다. 어떤 결정이든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를 함께 따지는데, 긍정적 효과가 더 크면 행동에 옮기게 됩니다.
중국은 달러 기축통화 체제를 불편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중국의 시각에서 미국이 100달러 지폐를 찍는 데 드는 비용은 약 20~40센트 정도입니다. 미국은 이렇게 싼 비용으로 찍어낸 지폐로 중국에서 옷과 신발을 사고, 무기를 생산해 세계 경찰 노릇까지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기축통화의 힘입니다. 중국은 장기적으로 위안화 국제화를 포함한 금융 강국을 꿈꾸고 있습니다.
위안화를 세계에 알리려면 다른 나라가 위안화를 쓰게 해야 하고, 그러려면 위안화 시장을 자유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그런 조짐이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미국의 제재로 달러 사용이 어려워지면서 중국과의 교역에서 상당 부분 위안화로 결제하고 있습니다.
더 주목할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입니다. 1974년 사우디가 원유를 수출하면서 달러로 결제를 받기 시작했고, 이것이 달러가 본격적으로 기축통화가 된 계기였습니다. 이른바 '페트로달러' 체제입니다. 그런데 요즘 사우디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원유는 거의 없고, 원유 수출의 약 4분의 1이 중국으로 갑니다. 만약 사우디가 이 원유 대금을 달러 대신 위안화로 받겠다고 하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위안화의 위상은 크게 올라갈 것입니다.
미국의 힘도 과거보다 약해지고 있습니다. 작년 바이든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사우디에 원유 생산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떠나자마자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증산을 논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미국 편을 드는 나라는 많지 않습니다. 유럽 몇 나라와 일본, 한국 정도가 미국 쪽으로 기울어 있을 뿐, 브라질, 남아공, 인도 같은 세계의 큰 신흥국들은 대체로 관망하고 있습니다. 인도는 오히려 러시아산 원유를 싸게 수입해 쓰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미국의 영향력이 확실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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