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동엽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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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엽 대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자사주 매입 기간 동안 막혀 있었고, 자사주 종료 후 유동성 유입 장세가 없으면 대형주는 못 간다고 진단한다. 매크로상 고금리·고유가가 부담이나 시장은 버티는 중이며, 미국 중간선거(11월) 이후 전쟁·유가 해법이 나오면 하향 안정될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 실적(100~110조 예상)에 따라 방향이 갈리며, 반도체 실적이 나와도 반응이 미지근하면 중소형주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 본다. 로봇·2차전지·바이오 등 코스닥 중소형주 강세를 주목하고, 원전주(두산에너빌리티)는 장기적으로 보나 단기 주도주는 아니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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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꾸준히 말씀드리고 있는데, 자사주 기간에는 못 갑니다. 자사주 때문에요. 그 받아주는 역할을 그렇게 열심히 하는데, 다 때리고 앉았는데 주가가 간다고 생각하는 게 이상한 거예요. 늘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동엽입니다. 한두 달마다 한 번씩 뵙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제 가을로 접어들고 결실의 계절이죠. 올해 굉장히 큰 상승도 있었고, 7월에는 큰 조정도 있었습니다. 차분하게 8, 9월에는 약간의 반등 기미를 보였고, 10월로 접어들었습니다. 흔히 미국 중간선거가 있던 달과 11월은 꽤 좋았다는 얘기들이 있어서, 9월 말을 기점으로 미국 지수도 다시 올라가는 모양이고 우리 지수도 회복되리라는 기대를 하며 10월장을 출발하는 와중에 뵙게 됐습니다. 10월에는 전반적인 투자 전략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은 사실 좀 맥 빠지는 하루였습니다. 10월 6일은 개천절 연휴 3일이 지나고 맞이한 첫 거래일입니다. 연휴 사이 미국 시장과 일본 같은 대한(對韓) 관련 시장의 움직임은 좋았어요. 미국은 나스닥이 연이틀 600포인트가량 누적으로 올라 신고가를 냈고, 일본은 어제 우리가 쉴 때 2.4%, 4% 올랐고 오늘도 1.2% 올라서 이틀간 약 7%가 올랐습니다. 중국은 일주일 동안 쉬고 있고 내일까지 휴장이라, 우리 증시도 글로벌 증시 반등의 영향을 받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약세를 보이면서 코스피 분위기는 생각보다 약했습니다.
최근 유동성이 말랐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예탁금이 줄어들다 보니 큰 주식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것이죠. 여전히 유가와 금리가 고공권을 나타내다 보니, 유동성 부족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은 주식을 찾는 시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오늘도 상승 종목은 꽤 많았는데, 대형주는 약하고 소형주는 강한 모습이었습니다. 거기에 외국인 수급도 나빴고, 특히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이 오늘이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매도 수급이 나오면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약세가 지속됐고, 전반적으로 약보합세를 보인 흐름이었다고 정리하겠습니다.
매크로 얘기를 많이들 하시는데, 제가 보기에 매크로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최근 30년 내 이렇게 유가가 오르고 몇 달째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5.3%를 넘나들어서 굉장히 부담이 됩니다. 환율은 석 달 전 1,500원대에서 1,300원대로 주저앉았습니다. 수출 기업에는 부담이지만, 전반적으로 원화 강세가 나쁜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매크로 변수들이 여전히 위협적인데, 요즘 시장을 보면 그런 위협을 별로 느끼지 않는 것 같아요. 유가가 100달러를 넘을 것도 아니고, 금리가 2000~2010년대 5%대에 진입해서 시장을 망친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5%가 넘었는데도 시장이 굉장히 잘 버팁니다. 이제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는 시각이죠.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대로 11월 부근에 전쟁 이슈가 잦아들면 유가도 내려가고,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내려가고, 금리도 다시 내려갈 텐데, 지금 너무 호들갑 떨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간밤에 미국 나스닥이 신고가를 낸 모습에서 느껴지는 게 바로 그겁니다. 조정이 나오면 뭐 하나, 어차피 그걸 딛고 또 올라갈 텐데 조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죠. 이건 사실 굉장히 위험한 시각입니다. 요즘 시장은 약간 그런 배짱 영업 같아요. 굳이 위험하다고 내릴 필요가 없다, 내려봤자 내리는 사람만 손해라는 분위기입니다. 고금리에 진입한 지도 오래됐고 유가도 비싸지만, 한 개를 맞아서 더 올라갈 게 아니라면 지금 정도에서 시장이 쫄 필요는 없다는 시각으로 글로벌 증시가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고는 이미 진작 넘었죠. 경고지만 경고를 안 듣는 거예요. 자동차를 타고 가다 보면 경고등이 들어올 때가 있잖아요. 경고등이 들어왔다고 바로 차가 서진 않습니다. 어느 정도는 더 갈 수 있죠. 주유 경고등이 들어와도 100km 정도는 더 갈 수 있다고들 하죠. 사람들은 미리 쫄아서 기름을 넣기도 하지만, 제가 경험해 본 바로는 70~100km를 더 가도 차가 멈추지 않습니다.
세상의 이치와 지금 돌아가는 증시의 이치도 비슷합니다. 끝내는 탈이 나겠죠. 그런데 지금은 경고등이 들어왔어도 가던 방향성이 맞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AI가 그 이상의 성장성을 만들어 줄 테니, 금리가 5% 정도라면 성장률이 7~10%로 올라가면 된다는 식으로, 배짱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눈들이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30년물이 6%를 넘으면 진짜 한번 탈이 날 것 같은데, 그 전까지는 꾸역꾸역 괜찮다, 좀 있으면 내려간다는 시각입니다. 기름 경고등 켠 채로 100km 가도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죠.
저도 차를 타면서 한두 번은 섰던 경험이 있습니다. 80km를 넘어가니 갑자기 차가 서서, 주유소로 달려가 기름을 넣었던 적이 인생에서 한두 번 있었어요. 결국 방치하고 괜찮다고 하는 게 반은 맞는데, 지금은 조금 가면 주유소가 나오니 괜찮다는 시각입니다. 차가 멈추기 전에 그런 시각을 보고 있는 거죠. 그런데 내비가 잘못돼서 주유소가 나와야 할 때 안 나오면, 갑자기 멈추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지금은 다들 무마하고 괜찮다고 하지만, 정말로 6%를 넘어가면 한번 쇼크가 올 것 같습니다.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시장이라고 딱 얘기할 수 있습니다. 유수의 글로벌 IB들은 포워드 기준으로 한국이 너무 싸다, 이렇게 쌀 수가 없다고 하면서 12개월 목표 코스피를 12,000~15,000까지 부릅니다. 그런데 이번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자사주 55조 원이 들어오는 동안, 그 물량의 절반은 외국인이 팔았고 절반은 개인이 팔았습니다. 사실상 공범이죠. 외국인도 개인도 시장은 좋게 보고 올라와야 한다고 말하지만, 막상 올라가거나 받쳐 줄 수급이 있으니 다 되팔고 앉아 있는 겁니다. 말 따로 행동 따로라는 말이 딱 맞습니다.
개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늘 개인 편에서 일하는 사람이지만, 요즘 보면 개인들의 투자 마인드가 "본전 오면 팔겠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본전은 누가 만들어 주기를 원하는 건가요? 스스로 책임지고 내가 사서 올리는 것까지는 힘든 개인들의 에너지지만, 긍정적으로 시장을 보지 않고 오르기만 하면 팔고 미국 증시로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면, 그걸 바라는 외국인이나 기관도 개인들의 바람을 들어주지 않을 겁니다.
실제로 외국인은 9월 이후 20조 원 이상을 팔았습니다. 자사주 수급이 들어오는 와중에도 열심히 팔았죠. 이제 쫄리는 겁니다. 오늘 장 이후 삼성전자는 자사주가 더 들어오지 않습니다. 또 발표할 수도 있지만 일단 멈춘 상태입니다. 하이닉스도 자사주 매입 진행률이 80% 정도를 넘어섰기 때문에 10월 중순쯤이면 자사주가 끝날 겁니다. 그동안 매일 안정적으로 들어오던 1조 6천억 원 정도의 현금 매수가 따박따박 들어왔는데, 10월 중순 이후에는 도대체 누가 받아 줄 거냐는 불안감이 엄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같은 날 외국인 매도가 나온 것 같습니다. 자사주가 끝물이니, 받아 주는 쪽이 없어지면 더 미끄러질지 모르니 오늘이라도 바삐 팔자는 거죠. 외국인 매도가 약 1조 5천억 원에 가깝게 나왔습니다. 하이닉스는 아직 매수 여력이 있지만,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조금 보수적으로 보자는 움직임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 이면에는 반전의 흐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현재로서는 자사주가 주가를 올리기보다는 받쳐 주는 역할을 잘했습니다. 결국 자사주가 누군가의 물량을 가져갔고, 55조 원 정도가 매수된 건데, 그 물량은 외국인과 개인이 거의 반반씩 판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공포는 최근에 제가 본 적은 없지만, 미국에서 맨날 얘기하죠. 경유를 많이 쓰는 나라인데, 경유 가격이 갤런당 6달러를 넘었다고 하니, 이러면 트럼프 표를 못 받는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공교롭게도 어제 오늘 사이 유가가 빠지고 있습니다. 지난주 94달러 정도까지 갔던 WTI가 방금 보니 88달러 정도까지 내려갔더군요. 이러면 또 신나죠. 지금 미국에서 유가는 굉장히 민감한 변수입니다. 금리보다 더요. 유가가 먼저 반영돼서 움직이면 금리가 뒤따라 움직인다는 시각이 많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이란이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얘기를 하는데, 중동 뉴스를 보면 물동량이 전쟁 전의 90%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합니다. 배들이 다 지금 왔다 갔다 하고 있어요. 뭘 막고 뭘 견제하고 뭘 공격하는지 모를 정도로, 전쟁을 하고 있는 건지, 서로 막고 있다고 주장만 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최근 피해를 봤던 사우디 쪽 파이프라인도 복구돼서 우회적으로 기름이 나가고 있으니, 기름 걱정은 사실 크게 없는 상황인 것 같아요.
실질적으로는 압박을 통해 이란을 경제적으로 압박해서 굴복시킬지, 아니면 트럼프가 최근 공언하듯 전면전을 한 번 더 해서 괴멸시키고 이겼다고 선언할지는 11월 초중순쯤 결정이 날 것 같습니다. 지금은 누구도 크게 간섭하지 않는 시장이 되어 버린 것 같아서, 이런 식이면 유가는 하향 안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란을 지원하는 반군 등에서 일부 공격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뉴스를 보면 튀르키예와 파키스탄이 사우디 쪽을 지원하려고 군대를 파견한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동맹이 강화되면 반군들도 크게 공격하지 않고 잦아들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 유가는 하향 안정화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금리가 올라가더라도 경기가 안 좋아질 거라는 시각이 완전히 바뀌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경기를 해치고 스태그플레이션이 나올까 걱정합니다. 그런데 요즘 미국도 우리도 GDP 성장률 전망치를 다 높이고 있습니다. 어닝 시즌이 본격화되고 있는데, 엊그제 마이크론 실적도 나왔고, 모레면 삼성전자 실적도 나옵니다. 경기가 안 좋을 때 나오는 숫자냐 할 정도로 실적이 좋습니다. 일부 업종에 너무 편중돼 있긴 하지만, 미국 S&P 기준으로 80% 이상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입니다. 몇 분기째 이번 분기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요. 실적도 좋고 경기도 무난한데 금리가 올라가는 게 이상하다, 그렇게 이상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금리 상승이 그렇게 큰 변수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성장을 더해서 금리를 이겨 보자는 시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제게 물어보실 게 아니라 트럼프에게 물어보셔야 합니다. 트럼프가 이 전쟁을 어떻게 끝내고 싶어 하는지가 관건인데, 결국 끝나긴 하겠죠. 전쟁을 해서 아주 끝장을 볼지, 극적으로 휴전을 선언하고 빠져나올지는 모르지만, 어찌 됐든 11월 중순 이후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해법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지금은 가능성이 낮지만, 공화당이 의회를 모두 지키면 트럼프는 강하게 밀어붙일 확률이 높습니다. 만약 의회 권력이 나뉘거나,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차지하는 블루웨이브가 되면 트럼프의 입지가 매우 좁아지고, 강한 전쟁 전개를 하기 어려워집니다. 민주당이 하원만 차지해도 트럼프의 국정에 대해 조사를 하겠다며 벼르고 있습니다. 지금은 다수당인 공화당의 결정이 우세하니 의회에서 결정을 못 하는데, 한쪽이라도 이기면 제동을 걸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트럼프가 초헌법적으로 자기 뜻을 밀어붙이는 일은 줄어들 것이고, 대승적 관점에서 휴전이나 종전을 서두르며 끝나지 않을까 하는 시각입니다.
제가 볼 때 인플레이션 공포는 트럼프 스스로도 얘기하듯 11월 선거가 지나면 꺼질 것입니다. 이 상황을 비유하자면, 지금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금리가 높아진 상황은 고열에 걸린 환자와 같습니다. 인간은 어느 정도 열은 버틸 수 있어요. 그런데 39도 이상의 열이 몇 시간이고 며칠이고 계속되면 탈진이 오고 상황이 나빠집니다. 지금은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는 정도인데, 이게 연말을 넘어가면 쓰러지는 사람이 많이 나올 수 있습니다. 여기서 사람은 기업이 될 수도 있죠. 가게도 위험하고, 하이일드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들은 금리가 계속 오르니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느냐는 한계에 부딪힐 겁니다.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고 표정 관리하는 곳도 있겠지만, 제 판단으로는 11월 중순 전에 화끈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오히려 연말장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 시장의 흐름을 보면 우리의 6월장과 비슷합니다. 통신 장비와 반도체만 올라가고 있어요. 미국도 나머지 업종은 대부분 내려가고 있습니다. 우리도 6월에 코스피가 8,000에서 9,000 갈 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그리고 단일 레버리지만 올라갔습니다. 그 외에는 다 내려갔죠. 이미 5월부터 그런 장이었습니다. 지금 미국장도 지수는 오르고 있지만, 그건 주력 섹터와 인기 있는 섹터에 한정된 것이지 전방위적으로 퍼져서 같이 올라가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6월에 우리 시장이 그랬는데, 7월에 어떻게 됐는지 떠올려 보면, 한쪽으로 극단적으로 쏠리는 것 자체는 지수 센 것들이 계속 세지면서 무게중심이 커지고, 지수가 계속 올라갈 수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도 등락비율이 1대 2 정도였는데도 100~200포인트씩 오르는 장이 나왔습니다. 미국도 지금 그런 시기입니다. 오르는 종목보다 내리는 종목이 많은데도 지수는 계속 올라가니, 이게 어디까지 버틸지는 고민해야 할 단계인 것 같습니다.
몇 가지 조건이 붙습니다. 11월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트럼프의 입지가 약해지면, 중동 해법이 전쟁을 확산하기보다는 미국이 명분을 가지고 어떤 합의를 통해 이기고 나온 것처럼 빠져나오는 쪽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유가와 금리가 하향 안정되는 11월을 기대할 수 있는데, 지금 보면 윤곽은 10월 말쯤에야 드러날 것 같습니다.
지금 미국에서 들려오는 중간선거 예상치도 트럼프 시절에 몇 번이나 틀렸던 것들입니다. 샤이 트럼프를 거론하고 맨날 박빙이라고 했는데, 나중에 결과를 보면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이기곤 했습니다. 지금은 트럼프가 매우 불리하다고들 쓰고 있는데, 진짜 그런 건지 박빙인지 잘 모르겠다는 게 함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모레 나오는 삼성전자 실적도 마찬가지입니다. 굉장히 큰 이벤트인데, 분기 영업이익이 100조 원 안팎으로 예상됩니다. 100조에서 110조 사이의 숫자를 보고 신사임당 가족 여러분은 어떤 마음이 드실까요? 이번에 100조를 찍고 누군가 사 주면서 주가가 올라오면, 30만 원만 돼도 다 팔고 빠져나와야겠다고 생각하실까요? 아니면 이 정도면 50만, 60만 원까지 가는 것 아니냐며, 집을 팔아서라도 못 사면 있는 차 하나는 팔아서 사야겠다고 생각하실까요? 여러분의 마음 자체가 시장을 대변할 것 같습니다.
2분기에는 분위기가 아주 냉랭했습니다. 89조 원이 나왔는데도 "다음 분기는 이렇게 못 볼 거잖아" 하면서 주가가 쭉 빠졌죠. 과연 이번에 100조라는 숫자를 보고 "진짜 이런 적은 없었다" 하며 놀랄지, 아니면 덤덤하게 "잘 벌었지만 이건 과거 수치고, 다음 분기나 내년 1분기가 이걸 넘을 수 있을까?" 하는 시각이 팽배할지가 중요합니다. 후자라면 10월 말까지 삼성전자가 뜨뜻미지근하고, 하이닉스가 70조 후반이나 80조를 찍어도 비슷한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면 지수상 큰 장은 나오기 어렵습니다. 그 경우 오늘과 비슷하게 코스닥의 중소형 테마 위주로 수많은 종목이 오르는 장이 한 달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오늘뿐 아니라 코스닥은 올해 우여곡절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오늘 열심히 올라서, 지난주 연휴 전에 바짝 오르고 오늘도 올라서, 요즘 코스닥에 돈이 들어오고 바람이 분다는 시각이 팽배합니다. 그런데 숫자상의 함정은 아직도 연초 지수보다 낮다는 겁니다. 연초에 930이었는데, 오늘 920 근처까지 올라왔지만 아직 연초 수준을 못 넘었습니다. 이게 맹점입니다. 다만 600대까지 내려갔던 지수가 거의 50% 가까이 올랐으니, 7월 말에서 한두 달 사이에 코스닥 지수가 많이 회복된 상황입니다.
최근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큰 흐름을 못 가져가고 있으니, 코스닥의 주력 업종들에 에너지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바이오와 2차전지가 좀 밀렸는데, 시총 상위 종목 간에서 보면 바이오와 2차전지가 4~50%를 차지합니다. 이 둘만 가면 코스닥은 그냥 가는 겁니다. 그런 흐름이 지금 나오고 있다고 봅니다. 아까 몇 가지 조건을 달긴 했지만, 코스피 대형주가 못 가는 흐름에, 유동성이 말라서 중소형주로 에너지가 들어오는 그림이라면, 1,000포인트 내외까지는 흘러갈 수 있는 상승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상대적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호재를 먹고 있다기보다는, 최근 바이오는 FDA 직접 승인을 받은 사례, 즉 HLB 이슈가 있었습니다. 2주 전쯤 HLB의 계열사 10여 개가 전부 상한가를 기록했는데, 그런 레퍼런스가 나온 것 자체가 바이오를 강하게 만든 효과가 있습니다. 예전 몇 년간은 드러나지 않았을 뿐, 올해 기술이전 계약 규모가 역대급입니다. 최근에는 여러 종목에서 한 달에 하나씩 뻥뻥 터지니까, 바이오가 다 망했다고 생각하고 앉아 있던 분들도 있었지만, 제가 알기로 9월까지 기술이전 계약 규모만 약 17조 원 이상이 나와서 역대급으로 속도가 빠릅니다. 그리고 HLB의 FDA 직접 승인 사례는 그동안 임상 성공이나 2상 단계에서 기술이전을 많이 했던 간접적인 FDA 승인 사례보다 파격적인 효과를 얻으면서 한 단계 진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이오는 떼로 움직이기 때문에, 좋은 게 하나 팍 터지면 나머지도 같이 흐르면서 분위기가 좋아지는 면이 있습니다. 오늘도 알테오젠, 올릭스, 삼천당제약 등이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닥 바이오가 큰 흐름을 보여줬습니다.
2차전지도 조금 살아나는 분위기입니다. 8, 9년 전 영광이 바로 재현된다는 건 아니지만, 워낙 많이 빠졌다가 최근 리튬 가격도 회복되고 LFP 배터리 양산도 시도되면서, 죽었던 업황이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다 보니 전기차 쪽 수요층도 두터워지는 효과가 있고, 2차전지가 쓰이는 ESS나 로봇 쪽으로의 수요 가능성도 부각되면서 2차전지가 올라가는 밑바탕이 된 것 같습니다. 바닥에서는 적지 않게 올랐습니다. 8, 9년 전 고점과 비교하면 아직 멀었다는 얘기가 맞지만, 최근 최저점에서 세 배씩 오른 종목도 꽤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보면 그렇습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같은 대형주를 대신할 주인공을 찾는다면, 어떤 걸 갖다 붙여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비하면 다 소형주일 뿐입니다. 알테오젠이 18조짜리였다가 부풀어 올라도, 1,000조짜리 기업과 비교하면 어느 급이 되겠어요? 서태지와 아이들처럼 삼성전자, 하이닉스 빼고는 다 아이들이라는 얘기입니다. 그 정도 급이 될 만한 회사는 제가 보기에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금 2, 30조, 4, 50조 정도이거나, 100조에 근접한 회사가 있더라도, 1,000조짜리 기업을 넘어서는 100조 회사가 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그래서 모든 게 중소형주 맥락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초대형 빅2 종목이 쉬는 동안, 대장주로서의 퀄리티는 떨어지지만 그 아래 순위에 있는 종목들이 대안으로 부상한다고 보는 시각이 있을 것 같습니다.
로봇은 연초부터 보면, 현대차가 로봇의 새로운 강자, 주도주라는 흐름이 있어서 연초에 기세가 대단했습니다. 5월 방산 이슈 이후 젠슨 황이 왔다 간 다음에 많이 차분해졌죠. 현실적으로 양산 개념이 옵티머스에 비해 훨씬 약합니다. 2028년까지 3만 대 정도라고 하면, 머스크는 내년, 내후년은 모르겠지만 100만 대, 1,000만 대를 얘기하는데, 우리는 내후년쯤 3만 대라고 하니 아주 작습니다. 그것도 미국에 있는 현대차 공장에 들어가서 쓰는 방식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노사 관계를 생각하면 국내 도입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는 수급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고, 8, 9월 노사 리스크가 계속 부각되면서 현대차는 노조가 너무 세다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올해 상반기와 3분기까지 9월 수치를 보면 솔직히 현대차 본업이 잘 안 됐습니다. 차가 잘 안 팔렸어요. 로봇에 대한 신선함도 떨어졌고, 노조 리스크까지 장기화되고 있으니, 한때 80만 원을 찍었던 현대차가 다시 내려온 이유입니다. 굳이 들어가서 재미를 보려는 사람들이 많이 이탈한 상태입니다.
최근에는 거래도 없고, 시장이 올라도 반응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로봇만 놓고 보면 현대차와 함께 동반 하락한 부분도 있지만, 로봇 시장에는 새로운 주인공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원래는 원톱으로 나설 뻔했지만, 대신 지금 올라오는 건 LG그룹과 삼성전자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이 로봇을 한다고 삼성전자 주가가 바로 올라가는 건 아니지만, 삼성이 로봇 선도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한 것 자체가 범 로봇 시장을 부흥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LG전자는 계열사 중에도 로봇 관련 코스닥 회사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고, MBDI 협업을 통해 피지컬 AI 쪽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빠르면 CES 2027 정도에서 삼성도 그런 걸 준비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올해 CES에서 LG가 혼자 개발한 바퀴 달린 로봇이 빨래를 했는데, 한 번에 5분씩 걸리는 수준이었습니다. 내년에는 걸어 다니는 로봇이 나오면서 속도도 많이 나아질 것 같고, 삼성전자도 최근 휴머노이드 시연 이벤트가 있었다고 하니, 내년 CES에서는 볼 만한 휴머노이드가 공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대차는 약간 가라앉는 대신, 삼성전자나 LG그룹 중심의 로봇 부각이 눈에 띄면서 로봇 자체는 내년 CES까지 약 3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실적 시즌 숫자에서 민감한 부분만 제외하면, 오히려 11월 중순 이후 1월 초까지 달려갈 주요 섹터 중 하나가 로봇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때 80만 원까지 갔던 현대차가 많이 빠졌습니다.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안타깝게 보고 있습니다. 저도 한때는 로봇 하면 현대차가 테슬라와 맞장 뜨는 기업이라고 기대감을 많이 불어넣었던 기업입니다. 최근 열심히 하는 것 자체를 뭐라고 할 순 없지만, 안타깝게도 차가 덜 팔리고 로봇에 대한 신선함도 떨어졌습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내년 상장 이슈가 기대감을 줬는데, 2, 3개월 전쯤 내년 상장이 어렵다는 뉴스가 나왔던 것 같습니다. 상장이 내후년으로 넘어가면 기대감이 확 줄어듭니다. 아틀라스 관련 일정이 빠지면서 현대차에 대한 기대값이 확 줄었습니다. 현대차는 내년 2만 대 정도를 들여다보는 게 맞을 겁니다. 내후년을 타깃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 같고, 내후년에는 3만 대 정도라도 양산하는 시점이니 그때는 훨씬 더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로봇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때, 완성 로봇 기업과 액추에이터·감속기 같은 부품 기업 중 투자자가 먼저 주목할 분야는 어디일까요? 제가 봤을 때 우리나라에서 완성형 로봇이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레인보우로보틱스나 로보티즈 정도를 보고 있어요. 그리고 요즘 주가가 달리는 부품 업체를 보면 에스피지, 하이젠알앤엠 같은 기업들이 있고요. 신규 종목도 몇 개 있긴 한데, 제 생각에는 올라가는 포인트나 변동성으로 보면 부품 업체들이 우수해요. 변동성 측면에서 보면, 지금 몇 조 단위에 이르는 로봇 대형주들은 실제 숫자가 나오는 것에 비해 너무 비싸거든요.
그에 비해 액추에이터나 감속기는 로봇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고, 방금 말씀드린 부품주들은 실제로 일부 숫자가 찍히고 있는 면도 있어요. 그래서 굳이 따져 보면, 어느 한쪽을 완전히 포기하기보다는 제가 대략 3대 7 정도의 비율로 로봇을 나눠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배터리도 완성 업체가 있고 소부장 업체들이 있는데, 로봇도 비슷해요. 그러니까 완성형 로봇을 만드는 쪽과 소부장을 대략 3대 7 정도로 비중을 두고 투자하시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로봇주 투자자들에게 조언을 해 주신다면요? 사실 바이오보다는 덜하지만, 로봇은 기본적으로 숫자가 없다는 게 맹점이에요. 상반기 실적이 나온 기업들을 3, 40개 정도 표로 만들어 보면, 실제로 숫자가 나온 기업은 액추에이터·감속기 쪽에서 원래 업력이 있던 일부 기업과, 독특하게 수술 로봇 쪽에서 나온 기업들이에요. 의료 로봇인 고영이나 큐렉소 같은 곳은 실적이 좀 좋습니다. 나머지는 대부분 숫자가 거의 없고, 개선되는 폭도 크지 않아요.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부품을 만든다고 할 때, 중국에서 유니트리 같은 기업들이 날아다니고 마라톤을 뛰는 로봇들을 양산하는 것만큼 우리가 양산 규모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제가 보면서 가끔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게, 강남 같은 데서 배달 로봇이 바퀴로 통통통 다니는 모습이에요. 옛날 중국집 배달통처럼 생긴 박스형 로봇인데, 차 사이를 피해 다니면서 커피 같은 걸 배달하죠. 지금은 그 정도예요. 가정에서 사람만 한 크기의 로봇이 가사를 돌봐 주는 일은 미래에는 생기겠지만, 제 생각에 내후년 정도까지는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로봇으로 매출을 일으킬 준비가 안 되어 있습니다. 현대차가 최근 아틀라스를 양산하라는 특명을 내렸다고 하는데, 시제품 한 대에 2억 원 정도가 든다고 해요. 그런데 양산에서 팔리려면 2천만 원짜리가 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안 팔리죠. 현대차 혼자서는 2억이 들지만, 부품 업체와 밴더 업체를 동원해 양산을 시키면 1억 5천만 원 정도로 계속 줄어듭니다. 양산 규모가 커질수록 단가는 훨씬 더 낮아지겠죠. 그래서 제가 보기엔 오히려 기회 요인이 있어요. 현대차가 아틀라스 양산 계획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보기 때문에,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밴더 회사에 있는 자동차 부품주들이 좋을 것 같아요.
가장 많이 양산될 로봇과 연결된 밸류체인에 속하는 데다, 자동차 부품주들은 수십 년 동안 자동차로 돈을 쌓아 온 회사들이라 재무 구조도 좋고 PER도 낮아요. PER이 5~6배 정도밖에 안 되는 자동차 부품주가 꽤 많습니다. 만약 그들이 로봇 밸류체인으로 바뀌어 로봇 부품을 만든다고 하면 높은 멀티플을 받게 되겠죠. 그런 방향으로 시각이 바뀔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액추에이터나 감속기 쪽으로 특화된 기업들이 좋다고 봅니다. 요즘 일론 머스크의 옵티머스도 가장 난제가 로봇 손이라는 얘기가 계속 나오잖아요. 사람 손처럼 꺾이고 감촉을 느끼는 손을 구현하는 게 아직 어렵거든요. 그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곳이 원익홀딩스 같은 기업이고, 원익로보틱스는 최근 국민성장펀드에서 약 3,500억 원 투자도 받았어요. 그렇게 기술력을 자타가 공인하는 쪽에 집중하시는 게 좋다고 봅니다. 로봇을 이것저것 넓게 담아서 30개 중에 고르기보다는, 액추에이터 쪽에서 삼성, 현대와 함께 로봇개를 만들어 국방부에 천 대쯤 납품한다는 에스피지 하나를 정하시고, 감속기 쪽에서 최근 강하게 올라오고 있는 하이젠알앤엠, 그리고 수술 로봇의 고영과 큐렉소 정도만 봐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주가 흐름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저는 꾸준히 간다고 봅니다. 다만 지금보다 주가가 몇 배는 올라야 가능하다는 논리라서, 그분들 주장대로라면 50만 원, 500만 원 같은 목표가 중요해지죠. 빠르면 내일 배당락이 있는데, 전날 만락이 웬만큼 해소된 분들이긴 하지만 배당락을 노리고 들어왔다가 유쾌하지 않은 경우도 있을 거예요. 제가 보기엔 그런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이닉스는 지난번 실적 발표에서 장기 공급 계약 비율을 밝혔는데, 마이크론이 최근 얘기한 것처럼 LTA를 통해 4, 5년 동안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와 맞물려 있어요. 내년 1분기 실적도 유리할 것 같고, 분기 영업이익률이 오히려 더 높아질 정도로 좋다고 보고 있습니다. 30만 원에 샀던 분이 20만 원 아래로 내려가도, 어차피 이 주식은 제 생애 안에 40, 50만 원까지 갈 주식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질 거예요.
오늘 원전주 흐름을 정리해 주신다면요? 솔직히 흐름이 없어요. 소해주, 그 자체입니다. 10월 초순 정도까지의 흐름을 보면, 메가 프로젝트에서 호남권 패키지를 완성하려면 그쪽에 원전이 세 기 정도 필요하다는 얘기가 7월쯤 나왔죠. 최근에는 대미 투자 프로젝트에서 원전 여덟 기 정도를 짓는 협상이 80% 정도 진행된 것 같은데,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어요. 한국형 원자로가 한두 기 들어가는 쪽으로 대략 합의가 됐다는 얘기가 국회 보고를 통해 전해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알래스카 얘기는 많이 해도 원전은 비중이 약합니다. 지금은 유세 때문에 정신이 없고, 알래스카 LNG 얘기를 하면서 한국이든 일본이든 대규모 투자를 하게 될 거라고 말하고 다니는 것 같아요. 원전은 구체화된 얘기가 없다 보니 기대감이 있었던 만큼 약간 세일즈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원전은 투자가 오랜 기간 들어가고 사업을 시작하는 데도 긴 기간이 필요해요. 그래서 10년 정도를 바라보고 투자하기보다는, 잠깐 올랐을 때 빠져나오는 수급으로 흐름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일주일이나 2주 정도 흐름을 보면, 원전주는 시장의 주도 섹터가 아니라고 일단 판단하고 있어요.
대미 투자 원전 이슈로 두산에너빌리티가 6만 원에서 9만 원까지 갔다가 다시 8만 원대로 밀렸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 상황을 어떻게 보시나요? 일단 거래량이 없고, 에너지가 들어오지 않아요. 앞선 순서에서 얘기한 것처럼 시장에서 재밌게 올라가는 쪽은 따로 있어요. 반도체 소부장이 있고, 로봇도 움직이고, 요즘은 통신보안이나 양자 같은 쪽도 움직이고, 2차전지도 움직이고, 심지어 제약·바이오도 움직입니다. 투자자 여러분이 원전을 어떻게 인식하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원전은 무겁고 오래 가지, 파괴력 있게 올라가지는 않는다는 시각이 많아요. 한 번 오르면 다시 조정받는 흐름이라는 거죠. 그래서 요즘처럼 팝콘 개념으로 가볍게 움직이고 며칠 뒤 또 올라가는 재료와 섹터를 찾는 움직임 속에서는 원전이 관심을 덜 받습니다.
오늘 시장에서도 원전뿐 아니라 조선과 방산도 마찬가지예요. 한창 잘 갈 때 조방원이라고 얘기했죠. 조선, 방산, 원전이 요즘은 재미가 없어요. 사람들이 관심을 덜 두는 대표적인 섹터가 바로 조방원입니다. 업황이 나쁜 것도 아니고, 조선 수주가 끊긴 것도 아니고, 방산 수주가 안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원전에 대한 기대감이 없는 것도 아니에요. 다만 무겁고 오래 걸리고 변동성이 적으니까, 지금처럼 유동성이 작은 장에서는 관심을 덜 받는 섹터로 둔갑한 거죠. 그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기업이고, 원전에 들어가는 주기기 쪽에서 능력이 있고, 미국 SMR 기업에 지분 투자도 하고 있어서 조건은 매우 훌륭해요. 그런데 지금 시장에서 조명을 받을 만한 상황이 아니다 보니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 종목이고, 단기에 승부를 보려는 시각과는 맞지 않는 섹터로 분류된 것 같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때 10만 원대였다가 전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습니다. 대미 투자 원전 이슈로 다시 오르기 시작했는데, 장기적 방향성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장기라는 게, 제가 10년 뒤에 다시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때 나와 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지금보다 훨씬 좋은 가격일 것 같아요. 그때쯤이면 대형 원전 공사가 훨씬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유럽만 해도 50기 이상 짓겠다고 나와 있고, 중동, 동남아시아, 미국 모두 원전을 짓겠다고 하고 있어요. 그런데 실제로 원전을 지어 줄 수 있는 나라나 기업은 한정돼 있습니다. 미국도 이번에 여덟 기 정도를 우리나라를 통해 짓겠다고 하는데, 설계나 원천 기술은 있을지 몰라도 지을 수 있는 인력이 없어요. 웨스팅하우스는 머리만 있고 몸이 없는 회사라서, 결국 현대건설이나 대우건설 같은 곳을 써서 지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동시에 몇 개나 진행할 수 있을까요? 러시아와 중국을 빼고도 10년 안에 100기 정도는 지어야 할 것 같은데, 누가 지어 줍니까? 꿈은 엄청나게 많이 꾸고 있지만, 현실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요. 미국만 봐도 목표가 엄청나서, 여덟 기나 열 기를 빨리 짓는다 해도 8~10년은 걸릴 것 같은데, 2050년까지 미국이 짓겠다는 원전이 300기가 넘습니다. 20여 년 사이에 300기를 지을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엔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런 목표를 가져야 AI 데이터센터를 돌릴 수 있다는 얘기인데, 애초에 불가능한 계획을 가지고 AI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쨌든 두산에너빌리티의 역할은 커질 수밖에 없지만, 각 나라들이 유가가 오르니 원전을 하겠다, 가스 가격이 오르니 원전을 하겠다고 말하는 것도, 가격이 안정적으로 내려와 버리면 원전 프로젝트는 돈이 워낙 많이 들고 기간도 길어서 완성 시기를 못 맞추고 계속 일정이 딜레이될 가능성이 높아요. 그런 불확실성이 많다 보니, 두산에너빌리티가 글로벌 유수 업체들보다 싸다는 인식은 있어요.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부분 글로벌 기업보다 훨씬 싸게 평가받고 있는 것을 보면, 최근 주가가 답답하긴 하지만 절망스럽진 않아요. 그렇다고 세상의 주인공이 되어서 원전은 주사랑이 없으면 안 된다는 분위기도 아니고요. 그래서 일단은 오를 때 답답하다는 그림이 여전히 드리워져 있는 대표적인 종목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이건 정말 권유하는 얘기는 아니고요, 60대 정도 되신 분들에게는 원전 투자가 좀 안 맞는 것 같아요. 10년을 기다려서 60세에 사 놓은 게 70세 정도에 위력을 발휘하는 걸 꿈꾸기는 너무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2, 30대 분들은 사 놓고 기다리시면 될 것 같아요. 인생의 황금기 이후에 원전이 꽃을 피우면서, 저는 앞으로 10년, 20년 뒤가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충분한 분들이 원전에 투자하셔야 할 것 같아요.
원전은 장기적으로는 좋게 보지만, 원전 이슈가 꽃을 피우려면 미국과 원전 관련 협상 하나만 해도 1, 2년이 그냥 걸립니다. 원전 한 기를 짓는 데 10년, 12년이 걸린다는 것도, 체코 같은 곳을 보면 우선협상 대상자가 되어도 본협상에 2, 3년이 걸리고, 더 파는 데 또 2, 3년, 짓는 데 3, 4년, 상업 운전 전 시운전에 2, 3년이 걸려서 결국 12, 13년이 걸립니다. 그렇게 답답하지만 장기 프로젝트를 우리가 언제까지 참을 수 있느냐의 문제이기도 하죠.
우리도 얼마 전 체코 원전 수주를 했지만, 카타르 원전 수주 이후 10여 년 만에 일어난 일이에요. 원전 수주가 생각보다 많이 일어나지 않아요. 1년에 수주 건수가 몇 건 안 됩니다. 탈세계화가 되면서 진영을 가리지 않고 원전을 많이 지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면 좋겠지만, 지금은 양쪽 진영의 논리가 대립하고 있어서 원전이 시장 친화적으로 올라오기가 상당히 힘들어요. 지어 줄 수 있는 나라도 제한적이고요. 서방 기준으로 입찰을 보면 우리나라, 프랑스, 일본 정도인데, 미국은 넣었다가 떨어지고, 일본도 사고가 있어서 떨어지고, 결국 우리나라와 프랑스가 주로 붙는 구도예요. 그래서 본격적인 시장은 제가 보기에 최소 2, 3년 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국과 동맹이 강화되면서 '팀 코리아'라는 말을 쓰잖아요. 한국과 미국이 합쳐서 원전을 함께 세계적으로 휩쓸고 가자는 식으로 동맹을 맺게 되면, 설계 자원이 우수한 미국과 실행력이 뛰어난 우리나라가 콤비가 되어 세계 원전 거의 모두를 수주할 수 있을 거예요. 서구권 기준으로는 그런 시각이 2, 3년 뒤쯤 현실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재 8만 원대를 기준으로, 처음 매수하려는 투자자와 반토막 구간에서 물린 투자자는 추가 매수, 보유, 비중 축소를 어떻게 다르게 판단해야 할까요? 다르게 판단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최근 12, 13만 원대에 사서 물린 분도 있을 거고, 8만 원대에 산 분은 10만 원이 되면 파시고, 13만 원에 물린 분은 15만 원이 될 때까지 기다리라는 식으로 이분법적으로 말씀드리는 것도 이상하죠. 저는 단일 목표가를 제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비싸게 산 분들은 조금 모자라도 이 정도 선에서는 팔아야 한다는 거죠. 저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장기적으로 약 12만 원까지 올라올 거라고 봅니다. 그러니 지금 8만 원대에 있는 분들은 40~50% 수익이고, 그 시점은 미정이지만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거예요. 13만 원에 물린 분들은 약손실이지만, 팔지 않고 견디면 12만 원 정도에서 팔 수 있다는 식으로 공통된 안내가 나가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코스닥에서 옥석 가리기가 중요한 상황입니다. 코스닥에서 종목을 고르는 기준을 알려 주신다면요? 코스닥은 숫자를 보고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보다 싼 기업이 있다며 저평가라고 살 사람은 없죠. 다만 코스닥은 정책적인 바람이 앞으로도 기대됩니다. 최근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동전주 퇴출도 앞으로 더 활성화될 것이고, 내년 초에는 승강제 개념이 도입됩니다. 우수한 층과 중간 계층, 관리 종목으로 구분되어서, 프리미어리그에서 하위 세 팀이 2부리그로 떨어지는 것처럼 되면, 필사적으로 남으려는 쪽과 들어가려는 쪽의 싸움이 생기겠죠. 그리고 코스닥에 우수한 기업들이 상장되어야 옥석 가리기가 된다는 차원에서, 그런 변화들이 이루어지면 최근 600에서 900까지 올라온 흐름이 더 이어질 수 있어요. 한때는 코스닥이 다시 회생할 수 있을까 했는데, 실제로 회생이 됐어요. 코스닥이 다 죽었다고 생각하지 마시고요.
기억하셔야 할 점은, 연초에는 하이닉스 시가총액과 코스닥 시가총액이 비슷했다는 거예요. 말이 안 되는 차이인데도 둘 다 600조 정도였죠. 그런데 5, 6월이 되니 하이닉스는 200조 가까이 올랐고, 코스닥은 400조로 쪼그라들었어요. 7월이 지나면서 지금은 다시 600조 수준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코스닥은 3,000까지 간다는 장기 플랜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어요. 다만 그런 것들이 시작되려면 정책적으로 표를 얻을 수 있는 구간에 있어야 열심히 할 거라고 봅니다. 상법 개정도 올해 6월 지방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하는데, 그 동력이 내년에는 없어요. 내년에는 큰 선거가 없고, 내후년 4월에 총선이 있습니다. 거기에 맞춰 보면 역으로 6개월에서 9개월 전인 내년 상반기 끝 무렵에 아마 훈풍이 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니 시점으로는 내년 상반기 끝을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코스닥은 장기 플랜이라기보다는 이슈가 있는 섹터에 돈이 들어오는 모습이 가장 중요합니다. 미국에서 인기 있는 섹터를 우리나라가 시차를 두고 답습하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엔비디아, 일론 머스크, 젠슨 황 같은 사람들이 어떤 쪽에 인수나 투자를 계속 시도하는지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연간 섹터와 기업을 발굴해 내는 방법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구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올해는 정말 환희에 찬 시장도 있었고, 이게 금융위기냐 싶을 정도로 한 달 만에 엄청난 폭락도 있었던 장이었어요. 제가 30여 년 겪어 본 것보다 훨씬 충격적인 장을 올해 맛본 것 같습니다. 누구도 가 보지 않았던 4,000 이상의 시장이 올해 열렸고, 9,300까지 찍었던 시장이었어요. 짧게 시작하셨거나 길게 시장에 머물렀던 분 모두에게 처음 보는 시장이었을 겁니다. 대응하기가 매우 힘들었던 장이었어요. 그래도 한번 큰 시장을 겪고 나니 이제 웬만해서는 놀라지 않게 되셨을 거예요. 앞으로도 놀랄 일은 많이 생길 것 같아요. 다만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실적에 놀라서 우리 시장이 드디어 만 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는 장도 올 수 있다고 생각하시고,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를 고점에 물리신 분들은 그런 희망을 가지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내용 중 일부이기는 하지만, 투자는 4988의 개념이 아니라, 꾸준히 모아서 시간의 복리가 만들어진 뒤 정말 먼 훗날 팔겠다는 식으로만 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시면 성공하지 못하기가 어렵습니다. 기회가 되면 연말 전에 한번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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