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건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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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인플레이션 원인은 과도한 부양책과 공급망·전쟁 충격이며, 상품·임대료 물가는 꺾였으나 서비스 물가(임금)는 미국 노동시장 과열로 끈적해 둔화가 더딜 수 있다. 2023년 물가는 점진 둔화 시나리오와 저성장 디플레, 스태그플레이션 두 경로가 열려 있다. 고금리 예금만 몰빵하기보다 자산을 분산하고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라는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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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의 원인과 현황
안녕하십니까, 조선일보 경제부 방현철입니다. 이 시간은 받으면 많이 버는 머니머니 시간입니다. 오늘은 오건영 신한은행 WM그룹 부부장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인플레이션 시대에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2022년에도 화두가 인플레이션이었는데, 2023년에는 과연 어떻게 될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인플레이션이 왜 생겼는지부터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돌아보면 부양책이 상당히 과도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풀어준 것에 더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던 시기에 바이든 행정부도 거의 2조 달러에 달하는 거대한 부양책을 썼습니다. 이것이 터져 나오면서 수요 쪽이 폭발했습니다. 수요는 강한데 공급은 풀리지 않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강력한 인플레이션으로 진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인플레이션을 겪은 기간도 거의 2년에 가깝습니다. 2021년 3월부터 물가 목표인 2%를 넘어섰으니, 인플레이션을 사람에 비유하면 기침을 2년째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것이 고질병이 되면 인플레이션이 더 오래 갈 수 있습니다. 진원지도 중요하지만, 시작된 인플레이션이 너무 오래가면 그 자체가 또 하나의 고질병처럼 번지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물가 둔화와 서비스 인플레이션
원인을 따져보면, 많이 풀고 전쟁이 겹쳤고 공급망 차질까지 겹쳤습니다. 지금 보니 전쟁과 공급망 병목은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습니다. 다만 수요 쪽을 촉발한 미국 고용시장은 여전히 매우 좋은 상태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공급망이 풀리고 유가도 안정되고 운임료도 많이 떨어지면서, 소비자물가지수는 6월 9.1%가 정점이었다가 지금 7.1%까지 빠르게 내려왔습니다. 6개월 만에 2%포인트가 떨어진 셈입니다. 단순 계산으로 다음 6개월에도 2%포인트가 떨어진다면, 2023년 5월 무렵 5.1%, 연말에는 3.1%, 2024년 상반기에는 1%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기대도 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쉽지 않습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세 가지로 나눠 보고 있습니다. 상품 인플레이션, 임대료 관련 인플레이션, 서비스 인플레이션입니다. 상품 인플레이션은 꺾였습니다. 임대료 인플레이션은 지금은 오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물경기에서 임대료가 꺾이는 것을 보면 내년에는 확실히 내려올 것으로 연준도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마지막 남은 서비스 인플레이션입니다. 연준도 이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서비스 인플레이션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임금입니다. 미국에서는 팁을 전자기기 등으로 주는 분위기이지만, 가격 자체가 오르다 보니 팁에 대한 부담도 넓게 퍼지고 있습니다. 미국 노동시장은 여전히 튼튼하고 뜨겁습니다.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600만 명인데 빈 일자리는 1,000만 개입니다. 노동자 1인당 1.8개의 일자리가 있는 셈입니다. 그러면 굳이 지금 취업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날수록 임금이 오를 것이라고 보고 연봉 협상을 기다리는 편이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고, 사람을 구하기는 더 어려워집니다. 노동시장이 뜨거운 만큼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내려오지 않습니다.
또 임금은 한번 오르면 잘 내려오지 않는, 이른바 '스티키'한 성격이 있습니다. 설거지에 비유하면, 9.1% 단계에서는 물만 뿌려도 떨어졌고 7.1%까지도 내려왔지만, 5.1% 이후부터는 치즈나 기름때처럼 달라붙은 것들이 남아 장갑을 끼고 문질러야 하는 단계가 됩니다. 초기에는 빠르게 내려오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서비스 부분의 인플레이션이 남아 내려가는 속도가 현격히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월가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이 3~4%대에 고착화될 수 있다고 보고, 일부 석학은 물가 목표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시기가 중요합니다. 월드컵 결승 바로 전날 골대 크기를 바꾸자고 하면 무언가 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연준은 2%까지 낮추겠다고 강하게 약속했는데, 갑자기 4%로 하면 안 되느냐고 하면 인플레이션을 제압할 의지가 있느냐는 의구심이 생깁니다. 시장은 이것을 다시 신뢰할 수 없는 신호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지금 연준이 정책 방향을 바꾸기는 쉽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제압되거나 시장의 컨센서스가 형성돼야 전환이 가능할 것입니다.
앞으로의 시나리오
현재는 고물가 상황이고 성장은 고성장과 저성장의 중간쯤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와 같은 고성장 저물가 시대가 다시 올 수 있을까요? 시장에서 보는 시나리오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물가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성장도 함께 꺾여 저성장 저물가, 즉 디플레이션이 다가오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연준이 다시 돈을 풀 수 있다는 피벗 기대 논리가 힘을 얻습니다.
둘째, 물가를 잡으려 노력하지만 물가의 스티키한 성격 때문에 성장은 먼저 둔화되고 물가는 느리게 내려오는 경우입니다. 이러면 저성장 고물가, 즉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 경우 피벗 기대는 어느 정도 접어야 합니다.
저물가 가능성도 있지만 과거처럼 돌아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허리를 크게 다쳐 수술을 했다고 해서 예전처럼 완전히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코로나도 7차 대유행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고, 계속 재발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도 제압은 되더라도 재발할 수 있습니다. 저물가 시대가 잠깐 찾아왔다가 전환되고 다시 찾아오는 식이라면, 장기 저물가가 과거처럼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가지고 볼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 관점
물가가 높은 상황이 지속될 것 같다면 투자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인플레이션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은, 코로나 때 마스크가 안전을 지키는 방패막이였던 것처럼 변동성이 커서 사람들이 안전장치를 달고 다녀야 하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과거에는 시장이 무너지면 밑에서 받쳐주고 피벗으로 맞춰줄 것이라는 기대가 강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기대를 너무 크게 가지면 위험할 수 있고, 시장이 흔들릴 때 스스로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안전자산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고 분산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합니다.
코로나 이후 서학개미로 불리며 미국 성장주와 테크주에 많은 한국 투자자가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과 긴축으로 가장 크게 타격을 받았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금리 상승에 테크주가 취약하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테크주 자체가 취약하다기보다는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커진 종목이 금리 상승기에 취약했다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재발해 금리가 다시 오를 위험이 있으니, 테크주가 과거처럼 편안한 투자처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테크주도 분산투자의 한 축으로 보고 비중을 조절해야 합니다.
최근 고물가 시대에 금리가 오르면서 고금리 예금으로 자금이 많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금리 예금 시대에도 투자를 해야 할까요? 저는 금리가 높으니 예금만 해야 한다는 생각에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5% 예금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높아 보이기 때문에 오히려 투자자산이 소외되는 일이 벌어집니다. 투자자산이 소외되면 기대수익률이 높아지는 등 좋은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자산시장이 예금으로만 몰려 있을 것이 아니라, 나중에 경기가 나빠져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때 반대편에서 튀어 오르는 자산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의 상황이 영원하지 않다고 본다면, 투자자산의 비중을 일부 가지면서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좋아질 것 같으면 점차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여기서도 역시 분산이 중요하고, 금리가 높다고 한쪽에 몰빵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마무리
마지막으로 인플레이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투자 아이디어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2022년에 많은 분들이 힘드셨습니다. 인플레이션을 그대로 두어 고질병이 되면 나중에는 답이 없습니다. 고질병은 완벽하게 치료되기 전에는 어떤 부양책도 쓰기 어렵습니다. 중앙은행도 이것을 알기에 인플레이션과 정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지금의 성장을 희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아프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보전진을 위한 일부 후퇴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후퇴만 있다고 생각하면 모든 분들이 투자를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극단적인 위기를 가정해 모두가 안전자산만 갖고 있거나, 반대로 무조건 좋아질 것이라고 투자자산에 쏠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럴수록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가 필요합니다. 투자는 지금을 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보고 하는 것입니다. 일부 후퇴 후에 2보 전진이 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투자자산의 비중을 일정 부분 유지하면서 그때를 기다리는 전략이 좋겠습니다. 키워드는 분산과 균형입니다.
이제 2022년 내내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삼고 현상이 힘들었는데, 2023년에 어떻게 풀려나갈지가 중요한 관건입니다. 너무 오래 지속되다 보니 많은 분들 사이에서 큰 비관이 존재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과거 10년의 패턴을 보고 무조건 좋아진다는 막연한 낙관이 존재합니다. 이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살아남는 방법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오건영 신한은행 WM그룹 부부장과 조선일보 경제부 방현철이었습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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