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종훈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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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금·은 가격이 크게 올라 GDX(금광 ETF)가 160% 상승했으나, 금값 대비 GDX가 역사적 평균(약 25배) 대비 크게 저평가(약 50배)되어 있다고 분석. 저평가 원인으로 금가격 지속성 불안, 과거 2011년 경영진 실패 트라우마, 낮은 배당 등을 꼽음. 2026년이 경영진이 신뢰를 증명할 시기라고 전망하며, 단기적으로는 과매수 되돌림과 차익실현 매도가 악재, 장기적으로는 과소투자로 인한 생산량 감소가 위험요인이라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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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가장 뜨거웠던 섹터는 누가 뭐라 해도 AI입니다. 그런데 상승률만 놓고 보면 AI 못지않았던 종목이 있습니다. 바로 금광, 은광 같은 광산업입니다. 여기에는 놀라운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금값이 2025년 한 해 동안 무려 70% 올랐습니다. 그래프가 거의 수직으로 솟은 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그런데 금값보다 더 많이 오른 것이 있습니다. 은값은 연초 대비 180%가 올랐습니다. 그리고 은값 못지않은 상승률을 보인 분야가 금이나 은을 캐는 광산 기업들의 ETF입니다. 대표적인 ETF가 GDX입니다.
GDX는 연초 대비 160% 올랐습니다. 2025년 1월만 해도 35달러에 불과했던 GDX는 지금 91달러에 이르렀습니다. 1년 만에 어마어마하게 오른 것입니다. 개별 종목이 아니라 ETF인데도 이런 상승률을 보였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2025년 한 해 상승률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아주 두드러집니다. S&P 500 지수는 18%, 나스닥 지수는 22% 올랐습니다. 개별 종목을 보면 테슬라는 25%, 엔비디아는 38% 올랐습니다. 최근 AI의 새로운 대장주로 떠오른 알파벳은 올해 66% 올랐습니다. 그런데 금광 회사들을 모은 GDX는 160%가 올랐습니다.
미국 1위 금광 회사인 뉴몬트의 주가는 176% 올랐습니다. 메이저 금광 회사 중에서 가장 놀라운 상승률을 보여 준 곳은 SBSW로, 360% 올랐습니다. 마이너 금광 회사 중에는 1,100% 오른 곳도 있지만, 여기서는 메이저 회사 중 가장 많이 오른 SBSW를 기준으로 삼겠습니다.
금값은 70%밖에 오르지 않았는데 금광 회사들의 ETF는 왜 160%나 올랐을까요? 금값이 오르면 금광 회사의 순이익은 두 배, 세 배로 불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놀라운 상승률에도 불구하고 저는 2025년 내내 "금값이 70%나 올랐는데 왜 GDX는 잘 안 오르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금과 은의 가격 비율이 평소 80대 1 정도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잘못 알려진 것입니다. 20세기 들어 금과 은의 비율은 일반적으로 50대 1이었습니다. 은이 산업재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은값의 상대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금이 지금처럼 4,500달러라면 은은 90달러쯤 되는 것이 20세기 평균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금값과 금광 회사 ETF 사이의 역사적 평균 비율입니다. 이 비율은 25배입니다. GDX 가격이 100달러라면 금값은 보통 2,500달러였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지금 금값은 1트로이온스당 4,500달러인데 GDX는 90달러에 불과합니다. 비율이 무려 50배로 벌어져 있습니다. 단순 계산으로는 GDX가 평균으로 회귀하려면 180달러가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렇게 금값과 GDX만 단순 비교하면 착시가 생깁니다. 금광 기업은 최근 인플레이션 때문에 채굴 비용이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 비용까지 고려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2011년에는 금값이 1,920달러, GDX가 66달러였습니다. 비율은 약 29대 1로, 25배 평균과 상당히 비슷했습니다. 당시 생산 비용은 금 1온스당 600달러 정도였으므로 마진은 1,320달러였습니다. 2025년에는 금값이 4,500달러까지 갔지만 생산 비용도 1,600달러로 크게 올랐습니다. 그래서 마진은 2,930달러입니다. 2011년보다 마진이 약 2.2배 늘었습니다. 이 논리대로라면 2011년 GDX 가격 66달러에 2.2배를 곱한 148달러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90달러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래서 "금값이 이렇게 올랐는데 GDX는 왜 안 오르지?"라는 의문이 생긴 것입니다.
시장 가격은 많은 것을 보여 줍니다. 90달러에 머무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금값이 4,500달러까지 올랐다는 점입니다. 역사상 최고가인데 수직으로 올랐기 때문에, 언제든 4,000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금광 투자자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많은 투자자는 금값이 4,000달러 이상에서 적어도 1년 이상, 혹은 4,500달러 부근에서 6개월 이상 머물러야 안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처럼 수직으로 오른 상태에서 금값이 유지될지 아직 의문이 큽니다.
둘째,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다는 점입니다. GDX가 160% 올랐다는 것은 개별 금광 회사들은 더 많이 올랐다는 뜻입니다.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과매수 상태가 되었고, 그래서 되돌림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5년 한 해에 AI 빅테크보다 몇 배나 앞서는 상승률을 보인 것은 미국 증시 역사에서도 드문 일이라 금광 투자자들이 불안해하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 여파로 금광 회사의 비용이 급격히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다만 금값이 4,500달러에서 유지된다면 비용 걱정은 크지 않습니다. 비용 때문에 우려할 상황은 금값이 떨어지는 경우입니다.
셋째,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앞의 두 가지 이유만으로도 GDX는 120~130달러는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직 90달러인 이유는 과거 금광 회사 경영진의 심각한 경영 실패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시기가 2011년입니다. 당시에도 금값은 역사적 최고점인 1,92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금값이 크게 오르자 돈이 금광 회사로 쏟아져 들어왔고, 메이저 금광 회사 경영진은 재앙 수준의 경영을 했습니다.
당시 최대 금광 회사였던 배릭골드는 금광 전문가가 아니면서 구리 광산을 인수했다가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남미에서는 파스코와 라마 프로젝트에 10조 원 규모를 투자했지만, 환경 규제가 갑자기 강화되면서 금 생산량이 거의 0에 가까워졌습니다. 킹스로즈골드는 역사상 최악의 M&A로 불리는 거래를 했습니다. 아프리카 광산을 인수하고는 "사 보니 금이 별로 없더라"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인수 직후 가치는 사실상 0에 가까워졌습니다. 한두 회사만 그런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시장에는 "금광 회사 경영진은 돈이 생기면 그냥 날려 버리는 멍청한 사람들"이라는 트라우마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금광 회사 주가가 금값만큼 오르지 못하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이제 경영진에게 실력을 증명하라고 요구하는 단계에 와 있습니다. 돈이 들어오면 주주에게 돌려주든지, 제대로 투자하든지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보여 달라는 것입니다. 1,920달러에서도 낭비를 했는데 4,500달러에서는 더 멍청한 짓을 할 것이라는 의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금광 회사가 M&A 발표라도 한 번 하면 트라우마 때문에 주가가 폭락할 수 있다는 걱정이 큽니다. 이 때문에 90달러라는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시장 가격이 언제나 정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금광 회사 경영진이 시장에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가 2026년이 될 것으로 봅니다. 다만 경영진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어려운 몇 가지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첫째, 현재 경영진은 2011년 실무자 시절에 과거 경영진의 최악의 실수를 직접 목격한 사람들입니다.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경험은 중요합니다.
둘째, 2011년 이후 대주주가 바뀌었습니다. 미국 최고의 금광 회사 뉴몬트의 1대 주주는 뱅가드입니다.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 투자자입니다. 2대 주주인 블랙록 역시 기관입니다. 이런 기관 지분이 무려 85%에 이릅니다. 경영진이 헛짓거리를 하려 하면 기관 투자자들이 감시할 수 있는 구조가 된 것입니다. 배릭골드도 한때 1위였다가 헛짓거리로 지위를 잃었는데, 1대 주주는 뱅가드, 2대 주주는 블랙록입니다. 기관 지분을 합치면 역시 매우 높습니다. 위험한 M&A나 개발 가능성 없는 곳에 돈을 쏟아붓는 것을 감시할 장치가 마련된 셈입니다. 이런 자산운용사들은 새로운 광산 개발에 쓸 돈이 있으면 차라리 주주에게 돌려주라고 요구하는 곳들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큽니다.
셋째, 2011년의 헛짓거리는 시스템 문제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금광 회사는 CEO에게 금광 개발에 성공하면 보너스를 주는 규정을 갖고 있었습니다. 사람은 돈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열 번 시도해서 한 번만 성공해도 보너스를 받으니 무리한 개발을 할 유인이 컸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블랙록과 뱅가드가 보너스 규정을 바꿨습니다. CEO가 총주주수익률(TSR) 같은 지표를 높여야 보너스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또한 ESG 경영이 강화되면서 환경 단체 때문에 갑자기 개발이 막히는 일도 줄었습니다. 2011년에 많은 실패를 겪었던 구조에 비해 경영진 능력과 감시 시스템이 한 단계 나아졌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금광 회사 주가를 결정할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경영진의 실패 우려는 여전히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과대 투자보다 과소 투자의 위험이 더 큽니다. 금값이 이렇게 올랐으면 어느 정도 투자를 해 주는 것이 맞는데, 지금은 새로운 광산에 투자하지 않는 사이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6~7년 뒤에는 금 생산량이 줄어들어 금광 회사에 장기적인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금값 자체에는 호재가 되겠지만, 금광 회사의 이익은 가격(P)과 생산량(Q)을 곱해 나오기 때문에 생산량 제약은 분명 부담입니다.
단기적인 악재는 과매수 상태에서의 되돌림입니다. 금값이 한 해 70%, 금광 ETF가 160% 올랐으니 투자자들은 당연히 이익을 실현하고 싶어합니다. 고소공포증이 느껴질 만큼 불안한 구간입니다. 그래서 현금화를 위한 매도가 나올 수 있고, 이는 단기적으로 악재입니다.
다만 2~3년 정도를 보고 투자한다면, 결국 금광 주가가 정상화되느냐는 금값이 계속 유지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금값이 4,500달러 근처에서 6개월 이상, 혹은 4,000달러 이상에서 1년 이상 머무르느냐가 가장 중요해 보입니다.
여기까지 말씀드리면 금광 회사 주가를 몇 년째 지켜본 사람은 괜찮겠지만, 최근에 금광주를 처음 보고 놀란 분들은 목돈을 과감하게 투자하거나 위험한 투자에 나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금광 투자의 위험을 정확히 짚어 드리겠습니다.
첫째, 변동성이 큽니다. 금광 회사 주가는 금값 변동폭의 두 배, 세 배로 움직이기도 합니다. 금값이 10% 떨어지면 금광 회사 주가는 20~30% 떨어질 수 있습니다. 오를 때는 반대지만, 떨어질 때 타격이 훨씬 큽니다.
둘째, 저개발국 광산 비중이 큰 기업은 변동성이 더 큽니다. 뉴몬트와 아그니코이글은 주로 미국, 캐나다 같은 선진국에 광산이 있어 저개발국의 정치 불안이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반면 골드필즈나 앵글로골드 같은 기업은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 광산이 많습니다. 정권이 갑자기 바뀌어 국유화될 수도 있는 정치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대신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어 오를 때 상승폭이 크고, 내릴 때 하락폭도 큽니다. 균형 잡힌 곳으로는 선진국과 저개발국에 고르게 광산을 가진 배릭골드를 들 수 있습니다.
셋째, 배당률이 낮습니다. 특히 GDX가 160% 오른 지금은 시가 대비 배당금이 낮아 보이는 수학적 착시가 있습니다. 금광 회사는 작년이나 올 상반기에 번 돈을 기준으로 배당을 결정하는데, 주가는 이미 금값을 따라 급등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주가로 나누면 배당이 형편없어 보입니다.
여기에 경영진의 공포도 있습니다. 2011년 헛짓거리로 망할 뻔했던 트라우마 때문에 경영진은 배당을 지급하기를 꺼립니다. 금값이 떨어질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 배당을 쉽게 늘리지 못합니다. 또 배당은 후행성이 있습니다. 금값이 4,500달러에 도달한 것이 올해 연말이라면, 그 이익을 바탕으로 한 배당은 내년 초나 말에야 지급됩니다. 이것이 금광 투자의 낮은 배당률이라는 단점입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고민거리가 있습니다. 금광 회사 주가가 이렇게 올랐는데도 아무도 금광 주가에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금광 주가가 기사화되거나 증권 방송에서 투자처로 소개되는 일도 드뭅니다. 이에 비해 여전히 뜨거운 관심의 대상인 AI가 내년에도 계속 강세를 보일지, 그리고 AI와 금광 회사 주가가 내년에 어떻게 될지가 앞으로 뜨거운 관심사가 될 것입니다.
저는 「박종훈의 경제 로드맵」 강의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분과 함께 그 방향성을 찾아보는 기회를 가져 볼까 합니다. 또 「지식한방」 유튜브를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미국 금융시장의 상황과 메이저 언론이 놓치고 있는 분야를 지속적으로 알려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상 박종훈의 지식한방이었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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