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태민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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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포트폴리오 이론상 비상관 자산으로 '안전 자산' 역할을 하며 기관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 변동성은 과거보다 둔화됐다. 10년 내 100만 달러(현재 약 10만 달러 대비 10배)가 가능하다고 보며 이를 보수적 전망으로 설명. 이더리움은 기술 기반으로서 스테이블코인·토큰화의 핵심이라 본체 붕괴 가능성은 낮다고 봄. 이더리움 가격 하락을 기회로 볼 수 있다는 질문에 바닥 신호일 수 있다고 답함. 포트폴리오에서 비트코인 절반 이상, 이더리움은 10% 미만 소량 담기를 제안. 레버리지 청산은 투자자 선택의 문제로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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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질문을 한 번 더 던져 보겠습니다. 2025년 말쯤 맞는지 모르겠지만, 비트코인은 이제 믿을 만한가요? 알고리즘은 어느 정도 검증됐다고 하지만 제가 묻고 싶은 건 이겁니다. 비트코인은 금 같은 안전자산인가, 아니면 투기성이 짙은 위험자산인가. 나스닥이나 증시가 떨어질 때 같이 떨어지기도 하고, 어떤 때는 오히려 보완하기도 합니다. 이분법으로 보면 한계는 있겠지만,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통속적인 의미와 포트폴리오 이론의 의미는 다릅니다. 기자나 일반인이 쓰는 안전자산은 심리적으로 붙잡아 주고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는 자산입니다. 그 기준에서 비트코인은 아직 멀었습니다. 금은 역사가 오래됐고,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엔화가 안전자산의 중요한 축이었죠.
포트폴리오 이론에서 안전자산은 다른 개념입니다. 위험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비체계적 위험은 기업의 특수한 경영 환경이나 회계 처리 문제처럼 개별 기업의 사정 때문에 생기는 위험이라서 분산투자로 줄일 수 있습니다. 반면 체계적 위험은 천재지변, 시장 전체의 충격, 전쟁처럼 분산투자로도 없어지지 않습니다. 이 체계적 위험을 상쇄하려면 비상관 자산이 필요합니다. 다른 자산과 함께 움직이지 않는 자산이죠. 금이 그 자체로 안전해서 안전자산이 아니라, 금을 일부 담으면 전체 자산이 더 안전해지기 때문에 안전자산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비트코인은 매우 유력한 비상관 자산입니다. 다만 "안전자산"이라고 부르면 받아들이기 어려우니 학술적으로 비상관 자산이라는 옛 용어를 다시 끌어온 것입니다. 기관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 일부를 편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월가 리포트에서도 과거 데이터를 보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1%, 3%, 5% 넣었을 때 포트폴리오의 수익과 위험 균형이 훨씬 좋아진다는 분석이 계속 나옵니다. 어떤 자산이 떨어졌을 때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는 자산을 팔아 떨어진 자산을 더 사는 식으로 비중을 맞출 수 있습니다.
물론 금도 증시 폭락 때 같이 떨어집니다. 완전히 무관한 자산은 현실에 없습니다. 지구 밖 화성의 채권이라면 완벽한 비상관 자산이겠지만, 지구 안에서는 결국 다 같이 움직입니다.
비트코인이 화폐를 대체할 수 있을까요? 한 번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조금씩은 대체해 나갈 것으로 봅니다. 10년 안에 상당히 결정적인 국면이 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10만 달러 선을 테스트하고 있고, 다음 단계는 100만 달러입니다. 100만 달러 이상은 다른 차원의 논의입니다.
100만 달러까지는 충분히 갈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기관들이 비트코인 총 발행량의 20~30%를 확보하려면 가격이 그 수준까지 올라야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지금 비트코인 시가총액으로 금 시가총액을 따라잡으려면 100만 달러가 되어야 하는데, 금이 너무 올라서 실제로는 200만 달러까지 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비트코인이 투기 자산을 넘어 지구 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는 첫 단계가 100만 달러라고 보는 것입니다.
현재 10만 달러에서 10년 안에 100만 달러라면 10배입니다. 이건 보수적으로 말씀드린 것입니다. 기간도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고요.
비트코인은 1, 10, 100, 1000, 1만 같은 로그 스케일로 움직여 왔습니다. 그래서 2천 달러나 2만 달러, 20만 달러는 큰 의미가 없고, 10만 달러에서 고전하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로그 그래프로 그려 보면 꽤 깨끗한 직선이 나옵니다. 다만 그건 전 세계 참여자가 매매하면서 만들어 낸 결과이고, 덩치가 커질수록 상승 속도는 느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에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변수가 됩니다. 기관은 개인과 다르게 움직입니다. 가격이 조금 오르면 바로 이익을 실현하는 경향이 있고, 개인은 오르면 그때부터 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기관 자금이 들어온 뒤로 비트코인은 예전처럼 폭등·폭락이 크지 않고 상당히 부드럽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변동성도 11년 전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둔화됐습니다. 초기 비트코인은 야생마 같았지만 지금은 훨씬 온화합니다. 그 결과 100만 달러에 도달하는 시간이 오히려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제2, 제3의 비트코인을 노리는 알트코인이 많습니다. 비트코인의 위상을 넘어서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알트코인이 사기라고 보는 "비트 맥시" 세계관도 편하기는 하지만, 그런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비트코인 자체도 놓쳤습니다. 현재까지는 비트코인을 넘어서는 알트코인은 없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다만 이더리움에 대해서는 평가가 바뀌고 있습니다.
이더리움은 기술적으로 비트코인과 다릅니다. 비트코인은 투박하고 단순하지만 이더리움은 정교하고 기능이 많습니다. 기능이 많은 만큼 사고도 많이 났습니다. 초기의 DAO 사건부터 최근의 디파이 프로그램 스마트 컨트랙트 해킹까지 계속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더리움 본체가 무너진 적은 없고, 그 위에 올라간 프로그램들이 흔들린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사고가 잦은 문제로만 덮을 수 없습니다. 토큰 발행이나 스테이블 코인도 대부분 이더리움 기반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달러 스테이블 코인 발행의 절반 이상, 토큰 생태계 대부분이 이더리움 위에 있습니다. 월가의 거물들이 토큰화를 추진한다면 그 기반은 이더리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이더리움이 송두리째 흔들리면 그 위의 토큰과 스테이블 코인도 타격을 받겠지만,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봅니다.
이더리움 신뢰 문제가 생겨 가격이 폭락할 때가 기회인가라는 질문도 나옵니다. 이더리움이 한때 600만 원을 찍었고 지금은 500만 원 초반입니다. 바닥을 보여 준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각자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보면 비트코인이 핵심입니다. 비트코인 바깥 세계에서는 안전해 보이지 않겠지만, 이 세계에서 비트코인은 가장 안전한 축입니다. 비트코인만 담으면 지루하고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조금 더 빨리 가고 싶으면 이더리움을 담을 수 있습니다. 다만 도지코인 같은 밈코인은 아주 조금만 노출하는 게 좋습니다. 비트코인을 절반 이상으로 두고, 나머지도 10% 미만으로 조금씩 담는 식이 바람직합니다.
지난 10월 초에 큰 청산 사태가 있었습니다. 시장이 커지면서 레버리지도 커지고, 작은 변동에도 강제 청산이 일어납니다. 이것은 역사적으로 불가피한 것일까요? 투자자들이 그런 방식을 원했기 때문입니다. 10만 달러를 가진 사람이 10배 레버리지로 100만 달러어치를 사려 하면 10% 변동에 청산당합니다. 모든 투자자가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거래소가 이를 유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수수료와 이자 수익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또 사람들이 조급합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너무 올라서 1천만 원으로 한 개를 못 사니 몇 배 레버리지로 한 개를 사려 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 자기 돈이 먼저 날아가고 빚까지 남을 수도 있습니다.
과거를 돌아보면 항상 그때 샀어야 했다고 느낍니다. 비트코인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시점에서는 판단이 어렵습니다. 그래도 장기 추세로 보면 비트코인은 좋은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달이나 다다음 달에 오를지, 폭락하지 않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제가 11년간 비트코인을 공부해 오면서 보니 비트코인을 담는 사람들의 layer가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나이 많은 자산가나 보수적인 직업군이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요즘은 그분들이 저를 열심히 찾아옵니다. 만나는 사람들이 달라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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