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종훈 · 한국인
요약 보기
결론: 영상은 특정 자산의 가격 방향을 예측하지 않으며, 경제 위기 예측의 한계와 정보 해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첫 번째 주제: 복잡계 경제에서의 예측 한계 호주 토끼 사례와 2008년 금융위기 사례를 들어, 작은 변화가 예상치 못한 거대한 변화를 일으킨다고 설명한다. 미래를 완벽히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두 번째 주제: 경제 위기설의 자기실현적 성격 위기설이 확산되면 경제 주체의 소비·투자 행동이 바뀌고, 정부 개입으로 결과가 달라진다고 본다. 2011년 유럽 더블딥과 2015년 중국발 위기 사례를 들어 위기 예측이 빗나간 사례를 제시한다. 세 번째 주제: 과거 경험에 의존한 예측의 위험 경제 주체와 정부가 과거 위기에 대비했다고 해서 같은 위기가 반복되지 않는다고 보며, 과거 경험 기반 예측을 경계한다. 네 번째 주제: 로스차일드 신화와 정보 우위 워털루 전투 당시 네이선 로스차일드의 정보 우위 신화를 소개하되, 실제 역사와 과장된 부분을 구분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정보 입수보다 정보 해석 능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섯 번째 주제: 정보 과잉과 확증 편향 정보량 증가로 필요한 정보를 가려내기 어려워졌다고 보며, 확증 편향과 노이즈에 대한 경계를 강조한다. 여섯 번째 주제: 가짜 신호와 기만 사례 오스트리아 와인 부동액 스캔들과 금융회사 내부 인센티브 문제를 사례로 들며, 경기 악화 시 정부가 실상을 숨기려 한다고 지적한다. 출연자 전망: 대상 자산에 대한 구체적 가격 전망은 발언되지 않았다.
다듬은 글
그러나 실패했죠. 제가 보기에는 2022년 정도에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는 경고 신호가 한번 틀리면, 사람들이 무시하게 되고 이런 일이 벌어지죠. 1859년 영국에서 호주로 이민 온 토머스 오스틴은 취미가 사냥이었습니다. 그래서 호주에 마음에 드는 사냥감이 없다며 영국에서 토끼 24마리를 들여와 농장에 풀어놓았는데, 이것이 호주의 넓은 평원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오스틴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도망친 고작 몇 마리 토끼들이 호주 생태계의 치명적인 변수가 되었습니다.
토끼는 워낙 번식력이 좋아서 암수 한 쌍만 있어도 순식간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오스틴의 농장에서 시작된 토끼들은 천적이 없는 호주에서 불과 10년 만에 수천만 마리로 불어났고, 호주 토착 동물들의 먹이를 빼앗아 생태계를 황폐화시켰습니다. 심지어 호주 정부는 대륙을 가로지르는 1,600km의 토끼 방지 울타리를 세워 토끼가 대륙 반대편까지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 했고,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1950년대 호주 대륙 전역의 토끼 수는 6억 마리를 넘어섰습니다.
토끼가 호주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농작물 피해까지 커지자, 결국 호주 정부는 생물학적 무기까지 동원했습니다. 토끼가 감염되면 98%의 치사율을 보이는 점액종 바이러스를 살포한 것이죠. 그러나 효과는 잠시뿐이었습니다. 이 바이러스에 저항성을 가진 토끼가 살아남아 번식하면서, 토끼 개체수는 금세 원래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그러니까 코로나 바이러스도 안 되지 않습니까? 겨우 24마리의 토끼가 호주의 녹지를 위협하는 현상을 불렀습니다. 처음에는 그 누구도 토끼가 생태계를 위협하는 재앙이 될 줄 몰랐을 겁니다. 이처럼 자연계에서는 아주 작은 요인이 거대한 변화를 일으킵니다. 이는 경제 생태계에서도 똑같이 일어납니다.
2000년대 초반 미국의 금융회사들은 부채담보부증권(CDO)이라는 새로운 투자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부채담보부증권은 그저 높은 이자와 안정성을 보장해 주는 수많은 금융 신상품 중 하나였습니다. 저금리 시대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금융회사들의 주력 상품이 되었습니다.
금융회사들은 전례 없이 안전한 고수익 상품이라며 투자자들을 유혹했지만, 사실 이 부채담보부증권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대량으로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금융회사들은 미국 전체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에 이런 상품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집값이 폭락하자 이 상품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서 연체가 속출했고, 부채담보부증권의 대규모 부실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그 여파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들까지 덮쳐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왔습니다. 부채담보부증권이라는 새로운 금융상품이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는 단초를 제공한 것입니다.
이처럼 시작의 아주 작은 변화가 경제 주체들 사이의 수많은 상호작용을 거치면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복잡계 경제학에서는 미래를 완벽히 예측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깁니다. 이러한 한계는 2020년에도 나타났습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예측이 아무리 정교해 보여도 그 예측을 확신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 세계 경제는 작은 충격만으로도 거대한 변화가 이어질 수 있는 임계 상태에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경제 위기설 자체가 새로운 상호작용을 일으켜 경제를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이끌기도 합니다. 실제로 경제 위기론이 대중에게 확산되면 그 자체가 기업과 가계의 소비 활동이나 투자 방식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정부가 직접 개입할 경우 시장의 반응은 더 커집니다. 예를 들어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를 대폭 낮추거나, 경기 침체가 시작되면 다시 양적완화를 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 시장이 크게 흔들립니다. 2011년에도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반짝 회복세를 보였던 유럽 경제는 다시 불황에 빠지며 더블딥(두 번 꺾이는 경기 침체)의 위험에 처했습니다.
위기 우려가 커지자 유럽중앙은행은 전례 없는 마이너스 금리와 대대적인 양적완화를 실시했고, 더블딥의 위기를 비교적 쉽게 넘길 수 있었습니다. 2015년 말에는 중국발 경제 위기설이 불거졌습니다. 상하이 주가가 폭락하고 위안화 가치가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며, 공매도 세력이 이 같은 폭락에 배팅했다는 소문까지 돌았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과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더해지면서 중국은 물론 세계 경제는 위기를 피해 갈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위기 예측 자체가 금융당국의 대응에 영향을 주고, 경제 주체들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일으켜서 경제가 예측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 사례는 적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과거에 뛰어난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위기를 경고하더라도 이를 100% 맹신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전문가들이 큰 목소리를 낼수록 경제 주체들이 더욱 격렬하게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진짜 위기였던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미국발 경제 위기가 닥쳐올 것이라고 예측한 전문가가 극소수였습니다. 그들은 6개월 전에 내다봤지만 시장은 그들의 경고를 완전히 무시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세계 금융시장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허무하게 위기를 맞았습니다. 이때 시장이 위기를 예측한 소수 전문가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릅니다.
영향력이 큰 경제 전문가들이 2020년을 특별히 지목해서 경제 위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하면, 시장 참여자와 정책 당국은 실제로 어떻게 반응할까요? 우선 경제 주체들이 보다 보수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큽니다. 기업은 설비투자를 줄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자제할 것이고,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현금성 자산을 늘릴 가능성이 큽니다. 이것은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켜서 경기 침체를 오히려 앞당길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정부가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내놓는다면, 일단 경제 위기의 위협에서 벗어나거나 위기가 찾아오는 시기를 뒤로 미룰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경제 주체들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미래는 끝없이 변해 가기 때문에, 현재 주어진 조건만으로 판단한 경제 전망을 맹신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신의 예측을 고집하는 경제 전문가들을 종종 봅니다. 특히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현재의 조건에서 판단한 미래 경제 전망을 확신하고 고집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날카롭게 경제를 예측했더라도 주어진 조건 자체가 끊임없이 변한다면 그 예측도 빗나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경제 주체들은 과거의 경험을 학습하기 때문에, 과거의 경험에 의존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더욱 위험한 일입니다. 이미 위기를 겪었던 정부와 기업은 과거 유사한 위기에 대해서는 대체로 대비가 되어 있어서, 과거의 위기 상황이 똑같이 재현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한 번 위기를 겪었다고 해서 그 위기에 면역이 생긴다고 기대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과거의 위기는 바이러스처럼 꾸준히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우리를 위협합니다. 그러므로 과거의 위기 경험을 바탕으로 철저히 대비했다는 금융당국의 말만 믿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미래를 대비해야 할까요? 이를 위해서는 매일 엄청난 양의 정보를 쏟아내는 시장에서 정확한 시그널을 골라내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정보를 철저히 분석하고 조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무의미한 정보인 노이즈와 우리를 현혹시키는 가짜 신호를 걸러내면서 진짜를 가려내는 경제 흐름을 읽는 힘을 키울 수 있어야 합니다.
독일계 유대인 로스차일드 가문은 막후 세력으로 긴 시간 동안 큰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그 덕분에 여러 신화 같은 이야기들이 전해 오고 있습니다. 진실도 있지만 부풀려진 것도 많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네이선 로스차일드가 정보력을 활용해 큰돈을 벌었다는 워털루 전투 이야기입니다. 1815년 워털루 전투는 프랑스군과 영국·프로이센 연합군이 맞붙은 전투로, 그 결과는 향후 유럽 패권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사건이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녔습니다. 전쟁에서 영국이 승리하면 채권값이 폭등하고, 패배하면 폭락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영국에 투자했던 사람들은 누가 먼저 전쟁의 결과를 아느냐에 따라 한순간에 큰 부를 거머쥘 수도, 빈털터리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영국의 투자자들은 남보다 먼저 전쟁의 향방을 알고 싶어 했고, 이를 위해 정부의 소식이나 전쟁 상황을 잘 아는 소식통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때 네이선은 남보다 한발 앞서 움직였습니다.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전령을 촘촘히 깔아 놓고, 이를 재빨리 전달하는 통신 체계까지 갖춰 두었던 덕분에 그는 영국 정부보다 먼저 워털루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을 전달받을 수 있었습니다. 적어도 네이선이 전쟁 상황을 누구보다 먼저 파악했다는 것까지는 대체로 실제 역사로 인정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믿기 힘든 이야기가 덧붙습니다. 네이선이 이렇게 먼저 얻은 승전 소식을 이용해 시장을 농락하고 사기를 쳐서 천문학적인 돈을 벌었다는 것입니다. 이 설에 따르면 네이선이 진짜 전령에게서 승전 소식이 담긴 전갈을 받은 직후 곧바로 증권거래소로 달려가 영국 국채를 팔아 치웠습니다. 다른 투자자들은 네이선이 영국의 패배 소식을 가장 먼저 접한 것이라 생각하고 그를 따라 채권을 팔았고, 국채 가격은 10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습니다. 시장이 패닉에 빠지자 그는 때가 왔다고 판단하고, 이미 준비해 둔 자금으로 헐값에 국채를 닥치는 대로 사들였습니다. 이후 승전 소식이 정식으로 알려지며 국채 가격은 다시 폭등했고, 네이선은 그 자리에서 20배가 넘는 차익을 챙겼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영국 국채를 손에 넣으며 거부가 된 그는 영국 금융 시장을 쥐락펴락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집니다. 이것이 바로 워털루 전투를 통해 큰돈을 벌었다는 신화의 내용입니다.
정말 극적인 스토리이지만,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했던 당시 유럽 금융계에서 그런 비열한 수법으로 다른 투자자를 속이고 사기를 쳤다면 영국 금융시장을 주도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네이선이 금융계에서 영향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그만큼 금융계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더구나 워털루 전투를 전후한 기록을 보면, 실제 채권 가격은 이런 신화와 달리 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국채 가격은 워털루 승전 이후 서서히 올랐습니다. 당시 영국의 일반 투자자들은 승전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매수에 나섰지만, 네이선은 국채가 오를 것이라 보고 서서히 사들였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런 이야기는 1940년대 나치 독일의 선전물에서 유대인에 대한 반감을 키우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실제로 유대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이 이야기가 과장되거나 조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즉 이 신화는 정보와 역사에 대한 신뢰를 흔들어 주는 교훈도 함께 남깁니다.
그럼에도 네이선이 남들보다 뛰어난 시그널 분석 능력으로 큰 부를 쌓을 기회를 얻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시그널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네이선처럼 남보다 빨리 정보를 얻는 것뿐만 아니라, 그 시그널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고 적절히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남들보다 먼저 정보를 입수했더라도 그것을 분석할 능력이 떨어진다면, 그 어떤 중요한 시그널도 결국 노이즈가 될 뿐입니다.
이제 정보화 시대라는 말이 걸맞게 세상에는 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하루에 인터넷에 쏟아지는 정보가 많아진 것이 과연 마냥 좋은 일일까요? 정보량이 급증하면서 하루에 쏟아지는 정보조차 파악하기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필요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구별하고, 꼭 필요한 정보의 시그널을 정확하게 구별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외면하는 확증 편향에 빠지면, 자신의 편견을 강화하는 쪽으로 정보를 편식하게 됩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그런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경제 시스템 속에서는 언제나 뜻밖의 변화가 찾아올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방향이든 확증 편향은 위험합니다.
또한 인간은 불확실성을 극도로 싫어하는 경향이 있어서, 시그널이 아닌 노이즈 속에서도 존재하지 않는 패턴을 찾아내곤 합니다. 서로 관계없는 우연한 현상들에서 패턴을 발견하고, 경제의 근본적인 흐름과 관련 없는 엉뚱한 패턴에 집착하면 결국 치명적인 손실을 입게 됩니다. 게다가 경제 상황은 역동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같은 지표라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과거에 의미가 있었던 시그널에 의존해 미래를 분석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경제가 보내는 새로운 신호를 찾으려고 끊임없이 예측을 수정해 나가야 합니다.
오스트리아 와인의 역사에서도 교훈을 찾을 수 있습니다. 1970년대 후반 오스트리아 포도 농장에서는 귀부병(노블 롯)이라는 병충해가 먼저 일어났습니다. 귀하게 부패했다는 뜻의 귀부병에 걸리면 포도알 속 수분이 줄어들어 포도알이 쪼그라들고 썩은 것처럼 보이지만, 당도는 크게 올라갑니다. 귀부병에 걸린 포도로 와인을 만들면 달콤하고 점도가 높아서 독특한 풍미를 자랑하는 귀부 와인이 탄생했습니다. 1970년대에 우연히 찾아온 귀부병 덕분에 오스트리아 와인 수출은 크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1980년대 초반 귀부병이 더 이상 유행하지 않자, 오스트리아 와인은 다시 평범한 와인으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그러자 일부 와인 업자들은 자연적으로 귀부병이 찾아오지 않더라도 같은 달콤하고 진득한 맛을 내는 와인을 만들기 위해 온갖 첨가물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자동차 부동액을 와인에 넣어 봤더니, 놀랍게도 귀부 와인과 비슷한 맛이 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부동액을 섞은 와인은 오스트리아 와인의 호황을 다시 가져오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한 와인 업체가 세금을 돌려받으려고 부동액 구입 비용 영수증을 국세청에 제출하면서 이 사기극이 밝혀졌습니다. 사기극이 드러나자 오스트리아 와인은 수출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고, 와인 업계 전체가 휘청거릴 만큼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오스트리아 와인 스캔들입니다. 가짜 신호에 기대어 호황을 쫓으면 결국 더 큰 대가를 치른다는 교훈을 줍니다.
이처럼 위기 상황에서 사기극을 벌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금융회사들은 직원들이 고객에게 수수료가 가장 비싼 상품을 권하도록 유도하기도 합니다. 금융회사는 고객에게 이익이 되는 상품보다는, 판매 직원의 성과급과 실적에 유리한 상품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경기가 악화되면 정부는 이를 일단 숨기려고 듭니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과 같은 선진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 미국 경제가 튼튼하다며 자신감을 계속 내비쳤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장면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하지만 그 미국 경제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졌습니다. 정부와 전문가의 낙관적인 발표만 믿기보다는, 스스로 신호를 분석하고 위험을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