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종훈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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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부의 지각변동 영상은 영화 빅 쇼트를 소개하며 글로벌 금융위기의 전조와 역발상 투자를 다룬다. 결론: 과거 위기처럼 시그널을 무시하지 말고 변화를 먼저 포착해 대응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영화 빅 쇼트는 2008년 금융위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주인공들이 부동산 버블과 부실 대출을 위기 시그널로 보고 하락에 베팅해 큰 수익을 거뒀다고 소개한다. 2005~2007년 미국은 부동산 가격 폭등과 부실 대출이 만연했으나 대다수는 집값 하락을 상상하지 못했다. 2007년 하반기 상환 불능이 늘며 집값이 급락했고 금융회사들은 천문학적 손실을 입었다. 경기 확장은 2009년 6월~2019년 1월 115개월 지속되었으나 초저금리와 양적완화로 자산가격만 부풀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버트 실러, 레이 달리오, 루비니 등 전문가들이 2020년 전후 경기침체나 불황을 경고했다고 소개된다. 다만 영상 내에서도 예측이 빗나간 사례가 언급된다. 하인리히 법칙(중대사고 1건당 경미 사고 29건, 잠재 사고 300건)을 인용해 위기 전조를 무시하는 습관의 위험을 강조한다. 영상 말미 발언자는 위기가 2021년이 아닌 2022년쯤 올 것으로 전망했다. 출연자 전망: 2020년 안팎 경기침체 가능성 제기, 이후 2022년 무렵 위기 가능성 언급. 리스크: 성급한 위기 판단은 손실로 이어질 수 있으며 예측 시점이 빗나갈 수 있음.
다듬은 글
영화 '빅 쇼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다큐멘터리 같은 형식이지만, 금융위기의 고통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웬만한 서스펜스 영화보다 더 큰 긴장감을 줍니다. 브래드 피트 같은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죠. 소설보다 더 극적인 반전이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2005년 미국은 경기 호황 속에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고, 사람들은 그 호황에 도취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영화의 주인공들은 그 화려함 뒤에 숨은 어두운 이면을 발견합니다. 소득이 전혀 없는 사람들, 심지어 이미 사망한 사람들에게까지 돈을 빌려줄 정도로 신용평가와 대출 관리가 부실했던 것입니다. 주인공들은 이것을 근거로 미국 부동산 가격의 폭락, 그리고 이에 따른 금융위기까지 예견했습니다. 이런 천문학적인 부실 대출이야말로 금융위기의 중요한 시그널이었습니다.
주인공들은 자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엄청난 돈을 버는 방식으로 투자했습니다. 영화 제목인 '빅 쇼트(Big Short)'에서 '빅'은 대규모 투자를, '쇼트'는 가격 하락에 돈을 거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들에게 금융상품을 판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부동산은 사 두면 무조건 오른다"는 부동산 불패의 믿음 속에서, 집값 하락에 돈을 거는 이들을 멍청한 호구라고 여기며 뛸 듯이 기뻐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는 연일 집값이 폭등하고 있었기 때문에 집값이 하락한다는 것은 꿈도 꾸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은행들은 소득이 없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줘도 집을 팔면 어쨌든 돈을 갚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대출 위험을 따지지 않았습니다. 집값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고립된 목소리를 내던 시기는 2007년 상반기까지 계속되었습니다.
2007년 하반기가 되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돈을 갚을 수 없게 된 사람들이 집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집값이 하락했습니다. 빚을 갚지 못할 것이라는 공포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부동산을 마구 팔아댔고, 그 결과 집값이 폭락했습니다.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거나 대출을 기초로 한 파생금융상품을 대량으로 보유한 금융회사들은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었습니다. 집값이 끝없이 오를 거라 믿었던 금융회사들은 위기의 징후를 미리 파악하지 못했고, 리먼브라더스처럼 파산하거나 뱅크오브아메리카처럼 정부로부터 천문학적인 구제금융을 받고 간신히 살아남았습니다.
반면 마지막 순간까지도 위기의 시기를 파악하지 못해 초기에 손절할 기회조차 놓친 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자산 가격 하락에 베팅했던 영화 속 주인공들은 경이적인 수익을 거두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지만, 어떤 소설보다 더 극적인 반전이 실제로 일어난 셈입니다.
이처럼 놀라운 역전은 언제나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는 결정적 순간에 찾아옵니다. 그리고 그 역전의 열쇠는 변화의 신호를 한발 먼저 포착하고 대응하는 능력입니다.
그렇다면 왜 세계의 경제 전문가들은 계속해서 위기의 시기를 예측해 왔을까요? 글로벌 금융위기가 세상을 휩쓸고 지나간 이후 각국 중앙은행은 천문학적인 돈을 풀고 초저금리를 유지했습니다. 그 덕분에 세계 경기는 빠르게 회복되었고, 2009년 6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미국 경제는 115개월에 걸친 경기 확장 국면을 누렸습니다. 이는 1991년 3월부터 2001년 3월까지 120개월 동안 이어진 정보통신 붐, 이른바 밀레니엄 버블 이후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긴 경기 확장입니다.
이처럼 긴 경기 확장은 금융위기의 기억을 잊게 만들었습니다. 경기 호황에 취하면 걱정은 쉽게 외면하게 되고, 과거를 돌이켜 보지 않은 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면 결국 위기 앞에서 큰 고통을 겪게 됩니다.
지난 10년간의 장기 호황은 역대 호황기에 비하면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높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초저금리와 양적완화로 풀린 돈이 부동산 가격과 미국 주가를 끌어올리면서 자산 가격은 그 어떤 호황기 못지않게 부풀어 올랐습니다. 경제 성장은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자산 가격만 치솟은 것입니다.
예일대학교 로버트 실러 교수는 10년 이상 경기 호황이 지속된 전례가 드문 점을 들어 경기침체가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세계 부동산 시장에 대한 비관적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부동산 가격이 동시에 폭락하면서 경기침체가 온다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빅 쇼트의 주인공 마이클 버리 같은 부정적 시각의 투자자들은 늘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를 이야기해 왔습니다.
헤지펀드의 제왕으로 불리던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립자 레이 달리오도 2018년 9월 CNBC 인터뷰에서 미국 경기 순환 주기를 야구에 비유했습니다. 경기가 지나치게 침체되자 정부가 돈을 풀었고, 그 바람에 오히려 빅 쇼트를 할 기회가 생겨 버렸다는 것입니다. 결국 야구 경기는 끝나기 마련이므로, 그는 2020년경 미국 경제에 불황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달리오는 미국 경제가 대공황을 극복했다고 착각했던 1930년대 말과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고 평가했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리가 낮아진 상황은 1930년대 자산 시장과 빼닮았다고 말했습니다.
2018년 당시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감세정책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는 착시에 불과하며, 그 효과가 곧 끝나면서 경기 하강이 시작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세계 경제가 1930년대 말처럼 둔화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을 불렀던 과거의 비극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했던 누리엘 루비니 교수 역시 2020년을 위기가 도래할 시기로 지목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와 재정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은 지속될 수 없고, 세계 증시와 부동산 가격이 과도하게 오른 상황이라 미국과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막대한 정부 부채를 떠안은 이탈리아 같은 나라들은 국가 부도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미국 경제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지면 신흥국은 물론 선진국까지 여러 위험 요인이 동시에 닥칠 것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루비니 교수는 2021년 무렵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군사적 대치 같은 최악의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내다보았습니다. 그 결과 유가가 치솟아 글로벌 경제가 더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입니다. 신흥국 주가가 14.4%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았습니다. 다만 그는 이것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는 강도가 약할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후 시나리오가 빗나갔다는 평가도 있지만, 위기가 2022년쯤 올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여전히 거론되고 있습니다.
2018년 8월 워싱턴에서는 전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벤 버냉키의 발언도 주목받았습니다. 그는 미국 경제가 2020년에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로드러너처럼 곤두박질칠 것이라며 "2020년"을 지목했습니다. 미국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2018년 5월 조사에서 응답자의 59%가 2019년부터 2021년 사이에 미국 불황이 시작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위기가 오기 전에는 이미 수많은 불길한 전망과 전조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전조가 처음 나타나면 당장이라도 위기가 닥칠 것처럼 호들갑을 떨지만, 경고가 계속되면 사람들은 점점 지쳐 무시하게 됩니다. 그 결과 정작 위기가 눈앞에 닥쳤을 때는 아무런 대비 없이 충격을 맞아 큰 손실을 보고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산업재해 연구자 허버트 하인리히는 7만 5천 건의 산업재해를 분석한 뒤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산업재해로 사람이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는 큰 사고가 한 건 일어나면, 같은 원인으로 29번의 경상 사고가 있었고, 운 좋게 피한 사소한 사건이 300번이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1 대 29 대 300의 비율을 그의 이름을 따 '하인리히 법칙'이라고 부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도 크고 작은 경고가 있었습니다. 금융 불안과 주택 시장 붕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여러 차례 제기되었지만, 큰 위기 없이 지나가는 일이 반복되자 사람들은 점점 둔감해졌습니다. 그 결과 중요한 시그널이 곳곳에 나타났음에도 대부분의 경제 주체들은 이를 무가치한 소음으로 치부했다가 큰 어려움에 빠졌습니다. 반대로 처음 신호가 등장했을 때 위기를 너무 성급하게 단정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큰 지진이 나기 전에는 작은 진동이 먼저 찾아오듯, 작은 신호들을 살피며 대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2020년에 정말 경제 위기나 경기 불황이 시작될지는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투자 전문가들의 예상이 맞을 수도 있고, 빅 쇼트의 천재적인 투자자들조차 성급하게 판단했다가 긴 시간 손해를 봤던 것처럼 또 한 번 성급한 판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특정 연도를 맞히는 것보다, 과열된 호황의 이면을 살피고 작은 신호들을 놓치지 않으며 변화에 미리 대비하는 자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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