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형수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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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의 삼성 HBM 기대 발언은 검증 단계라 실질 호재는 제한적이며, 삼성은 작년 9월 진입이 필요했던 것으로 뒤늦다. SK하이닉스가 HBM3/3E 사실상 독점, 마이크론은 소량 납품. 엔비디아 차세대 B200은 H100 대비 성능·전력효율 개선이 크다. 두산은 엔비디아 차세대 CCL 단일 공급사로 지정, 국내 소재 경쟁력 강조. 일본 소재·장비 강세와 한국의 기초과학 투자 부족 지적.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성장률 둔화 우려 속 박스권 흐름. 전고체 배터리는 삼성SDI가 특허 기반으로 유리하다는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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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번 경제 언박싱은 IT 분석의 신, 이형수 대표님과 오늘 반도체 시황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십니까. 이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오늘 새벽 속보에 따르면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삼성의 HBM을 테스트 중이며 기대가 크다는 얘기를 했어요. 굉장히 고무적인 얘기 아닙니까. 삼성이 뒤늦게 뛰어들었는데 엔비디아에서 인정을 받은 거죠.
좋은 내용이긴 하죠. 다만 실질적으로 좋은 내용은 아닙니다. SK하이닉스가 먼저 들어가서 선점을 하고 있고, 마이크론도 먼저 양산에 들어갔습니다. 정확히는 검증을 진행 중이라는 말이고, 기대감이 크다고 치켜세워 준 것이죠. 사실 삼성은 작년 9월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아직 못 들어가고 있는 겁니다.
뒤늦은 만큼 숙제가 크고, 삼성이 해결해야 하는 거네요. 맞습니다. 1등 업체가 지금 세 번째로 들어가는 셈이죠.
엔비디아 동향은 반도체 시장의 가장 핵심 이슈입니다. 21일까지 세계 최대 AI 컨퍼런스인 엔비디아 GTC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여기서 차세대 AI 칩인 B200을 공개했죠. 어떤 칩입니까?
지금 주력인 호퍼 아키텍처 기반에서 설계가 훨씬 개선됐습니다. 공정은 같은데 성능이 기존 주력 칩인 H100 대비 최대 30배까지 낼 수 있다고 하는데, 30배는 과장일 수 있고, 칩당 성능으로 보면 네다섯 배 정도는 좋은 것 같습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기 소모에 대한 걱정도 많은데, 이 칩을 쓰면 전기 소모를 동일 컴퓨팅 파워 기준으로 25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획기적인 칩이라고 봐야죠.
이번 행사에는 글로벌 IT 기업이 총출동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참여했습니다. 삼성전자는 HBM 판도를 뒤집을 제품을 내놓겠다고 했는데, 이것이 말씀하신 HBM3E 같은 제품이죠. B100, B200 시리즈에 들어가는 제품이고, 현재 H100에는 4세대 HBM3가 들어가고, H200에도 들어갑니다.
삼성이 여기에 들어가게 되면 늦게나마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신호여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안도할 만한 일이죠. 드디어 되는 거네요. 결국 삼성전자가 HBM3E를 공급하게 되면 엔비디아뿐 아니라 미국 반도체 업체들에도 공급을 시작하게 되는 거고요.
일단 엔비디아가 가장 큰 고객이라 여기에 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하죠. 엔비디아 대항마를 외치는 AMD도 MI300 시리즈로 엔비디아를 대체하려 하고 있고, 요즘은 빅테크들도 자체 설계 칩을 많이 만들고 있어서 이쪽에서도 HBM 수요가 앞으로 많이 늘어날 것 같습니다. 이 시장도 눈여겨볼 만하죠.
결국 삼성전자가 늦게 뛰어들어도 이 부문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 역할을 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SK하이닉스는 이미 이걸 하고 있고 앞서가고 있어요.
사실상 엔비디아에 HBM3 제품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고 봐도 되고, HBM3E도 아직은 독점입니다. 다만 마이크론이 2분기부터 납품하겠다고 했으니 마이크론도 어느 정도 확정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마이크론의 물량은 아주 미미해서 SK하이닉스 납품 비중의 1%도 안 될 겁니다. 물량 면에서는 엔비디아 입장에서 삼성이 빨리 들어와 주는 게 가장 좋은 거죠.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죠. 선점했으니까요. 그리고 생산성도 좋습니다. 수율이 중요한데, 열 개를 만들어 정상품이 몇 개 나오느냐가 관건입니다. 지금 HBM으로 돈을 버는 유일한 회사가 SK하이닉스인데, 그 수율도 70% 정도밖에 안 됩니다.
세 개 만들면 두 개 건지는 거네요. 거의 그렇죠. 열 개 만들면 세 개를 버리고 일곱 개를 쓰는 셈이니, 다른 회사들은 더 처참하다는 거죠.
맞습니다. 그래도 수율 70%에서 매출을 팔면 영업이익이 절반 가까이 남습니다. 수율을 높이면 그대로 이익으로 들어오겠네요. 그래서 수율 해결이 굉장히 중요하죠.
한편 두산이 엔비디아 차세대 반도체 핵심 소재의 단일 공급업체로 지정됐다는 기사를 봤는데, 두산전자 얘기죠?
맞습니다. CCL이라는 소재를 공급하는데, PCB의 핵심 소재입니다. PCB는 폴리이미드 같은 고분자 수지에 동박을 적층해서 회로만 남기고 나머지는 식각으로 날려 버리는 방식으로 만듭니다. 그런 기판을 여러 겹 쌓으면 우리가 아는 녹색 기판이 되는 거죠. 동박이 얇고 회로가 잘 나와야 하니 CCL 성능이 굉장히 좋아야 하고, 특히 AI 반도체에는 더 그렇기 때문에 쾌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산전자가 엔비디아 공급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활용될 확장성이 있나요?
있습니다. AI 때문에 고급 기판 수요가 굉장히 늘고 있어요. 다만 고급 기판 시장은 일본 회사들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비덴, 신코 같은 회사들이 가장 비싼 제품을 하고, 그 아래 1.5군 정도에 삼성전기나 대만의 유니마이크론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두산전자 같은 소재 기업들이 계속 나와 기술을 뒷받침해 주면 삼성전기 같은 회사도 더 성장할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일본이 AI 반도체를 기점으로 소재 업체들이 크게 부상하고 있죠. IT 업종에서 일본이 부상하는 건 굉장히 이례적인데, 국가적으로도 다짐을 한 것 같아요. 우리나라가 하는 밸류업을 일본은 반도체, 특히 AI 반도체 중심으로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원래 일본은 반도체 소자 기술, 즉 칩을 만드는 기술은 거의 없습니다. 40나노 수준까지밖에 못 했거든요. 하지만 소재·부품·장비 기술은 원래 굉장히 좋았습니다. 도쿄일렉트론, advantest 같은 장비 회사와 웨이퍼를 얇게 가는 디스코 같은 회사가 있죠. 원래 잘했는데, 최근 TSMC가 일본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일본에 패키징 라인을 짓고 일본 회사들과 협력하며 더 성장하게 된 겁니다.
결국 중국, 우리나라, 일본 이 삼각 축의 경쟁이 심화될 것 같은데, 우리 업체들이 경계해야겠어요.
맞습니다. 우리나라는 소재가 상대적으로 약하죠. 소재 사업은 전통 물리학 같은 기초과학에 기반하는데, 이런 분야는 오래 기다려야 성과가 나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2~3년 안에 성과가 안 나오면 바로 잘라 버리죠. 특히 변동이 큰 분야에서 그렇습니다. 공학은 발전했지만 기초가 굉장히 약합니다.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에요. 10~20년 전부터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안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엔비디아 얘기를 더 해 보겠습니다. 시간외에 들어가기 전 정규장 종가를 보니 893달러였고, 차트가 한동안 800달러대에서 멈춰 있어요. 소식은 계속 들려오는데 주가는 멈춰 있고, 박스권이 이어질 거라는 전망도 강합니다. 곧 1,000달러 갈 줄 알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고 있어요. 주식시장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다음 분기 실적에 대한 걱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 분기 실적이 지난 분기보다 안 나올 거라고 보진 않아요. 다만 주식은 성장률의 속도를 보거든요. 지난 분기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265% 증가했고, 특히 AI 데이터센터 매출은 409%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정상적으로 생각하면 다음 분기에 데이터센터가 409%씩 성장하기는 힘들죠. 그래서 성장률이 꺾일 거라는 우려가 있는 겁니다. 성장은 당연히 이어지겠지만, 기대치가 너무 높아요. 엔비디아는 500% 정도는 성장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투자자들이 보고 있는 거죠.
그걸 극복해야 할 텐데, 엔비디아의 성장을 누가 부인하긴 어렵습니다. 계속 앞으로 나가고 진보할 거니까요. 말씀하신 대로 문제는 속도에 대한 기대치를 얼마나 낮추느냐는 거죠.
배터리 얘기로 넘어가 보죠. 올해부터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포함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 사업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모두 참여한다고 하네요. 굉장한 각축전이 되겠습니다.
전고체 배터리가 본격화된다고 볼 수 있죠. 기존 배터리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4대 소재로 이루어지는데, 화재가 나는 경우 대부분 전해액 때문입니다. 전해액은 액체인데, 리튬이 실온에 노출되면 불이 나거든요. 그래서 분리막과 전해액을 걷어내고 고체 전해질을 넣는 게 전고체 배터리입니다.
그렇게 하면 좋을 텐데 기술이 굉장히 어렵죠. 고체는 훨씬 어렵습니다. 에너지 밀도를 구현하기도 어렵고, 충방전 과정에서 소재의 물성이 변하는 것을 제어하는 기술도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전고체 배터리를 가장 잘하는 곳은 일본 업체들입니다. 일본 업체들은 전고체를 본게임으로 여겨 왔고, 토요타 같은 회사는 상대적으로 늦게 진출한 편이에요. 전 세계적으로 보면 일본 다음으로 전고체 기술이 뛰어난 회사가 삼성입니다.
삼성이 굉장히 많은 특허를 가지고 있고, 삼성SDI를 통해 기술을 많이 축적해 왔습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에서 삼성SDI가 가장 먼저 움직였다고 보면 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온은 미국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수주도 많이 했는데, 삼성SDI가 뭘 하나 싶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게 본게임을 준비해 온 거죠. 고체 쪽을 열심히 연구개발해 온 결과가 이제 본격화된 겁니다.
다른 업체들은 이미 자금을 상당 부분 투입해서 전고체에 쓸 총알이 없는 상황이고, 삼성SDI는 아직 쏘지 않은 총알이 남아 있어 유리하다는 평가입니다. 전화위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새옹지마가 되는 셈이고요.
액체 배터리가 지금까지 주류였지만 단점이 많으니, 앞으로는 고체 배터리가 표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세계 표준이 완전히 하나로 간다고 보진 않습니다. 배터리는 사용처가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고가의 전기차 쪽에는 고체가 많이 가겠지만, 저렴한 제품에는 여전히 양극재 NCM이나 LFP가 필요하니 용도별로 나뉘어 갈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오늘 경제 언박싱에서는 이형수 대표님과 함께 배터리 얘기와 엔비디아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깊이가 다른 경제 뉴스, 연합뉴스경제TV 경제 언박싱이었습니다. 저는 내일 다시 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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