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경제사냥꾼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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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실적 발표(8/27) 전 삼성전자 주주환원 110조 발표 후 8.7% 급락을 계기로, 반도체 도미노(엔비디아→HBM→삼성·하이닉스→코스피)를 설명. 과거 5월(발표 직전 눌림 후 한 달 코스피 30% 상승)과 2024년 2월(하이닉스 먼저, 한 달 후 삼성 동반상승), 2024년 8월(발표 직전 고점 후 재료소멸로 하락) 사례를 비교. 현재는 5월과 유사한 눌린 자리이며 하이닉스 40조 자사주 매입(11/19까지), 삼성 잔여 60~80조가 카드로 언급됨. 8/27 다음 분기 매출 1000억 달러 상회 여부와 HBM 공급 부족·차세대 일정 언급이 관건이며, 금리 결정·연준 일정 등 리스크도 함께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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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국 증시에서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삼성전자가 올해 주주들에게 돌려줄 돈이 최대 110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110조 원입니다. 우리나라 회사가 지금까지 해 본 적 없는 규모이고, 삼성전자가 세웠던 기존 최대 기록인 2020년 20조 3천억 원의 약 다섯 배입니다. 그런데 그 발표가 나오고 처음 열린 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8.7% 빠졌습니다. 돈을 준다는데 주가가 빠진 것입니다. 그날 개인은 삼성전자 한 종목만 2조 9천억 원어치를 사 두었고, 외국인은 1조 8천억 원어치를 팔았습니다. 코스피는 6,696으로 내려앉았고, 지금 커뮤니티 글들의 분위기도 이렇습니다.
"110조를 줘도 빠지면 대체 뭘로 오르냐? 이러다 27일 엔비디아까지 못 나오면 끝난 거 아니냐?"
그런데 저는 어제와 오늘 장을 보면서 오히려 27일이 더 기다려졌습니다. 엔비디아가 실적을 낸 뒤에 우리 반도체가 한 달 동안 크게 올라간 구간들이 있었는데, 그 구간들은 전부 발표 직전에 주가가 눌려 있던 때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발표 전에 주가가 잔뜩 올라 있던 때는 실적이 아무리 잘 나와도 오르지 않았습니다. 즉 실적 숫자보다, 발표를 어느 자리에서 맞느냐가 그 뒤 한 달을 갈랐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세 가지를 이야기하겠습니다. 엔비디아가 잘되면 우리 주식이 왜 올라야 하는지, 실제로 한 달 동안 크게 올랐던 기록이 무엇이었는지, 그때와 지금이 무엇이 같은지, 그리고 27일에 무엇을 확인해야 진짜 오르는지입니다.
먼저 기본부터 짚겠습니다. 엔비디아는 AI를 돌리는 부품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우리가 AI에게 무엇을 물어보면 그 답을 계산해 주는 기계, 그 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입니다. 그런데 그 부품은 혼자서는 일을 못 합니다. 계산을 아무리 빨리 해도 계산할 재료를 옆에서 빨리 던져 주지 못하면 그냥 놉니다. 그 재료를 쌓아 두고 빠르게 던져 주는 역할이 메모리이고, 그중에서도 AI 전용으로 특별히 만든 비싼 메모리가 있습니다. 여러 장을 위로 쌓아서 한 번에 훨씬 많이 주고받게 만든 물건이며, 이를 HBM이라고 부릅니다.
이 HBM을 대규모로 공급하는 회사는 전 세계에 사실상 셋뿐입니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그리고 미국의 마이크론입니다. 도미노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엔비디아가 부품을 더 많이 팔고, 그 부품마다 HBM이 통째로 붙어야 하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문이 늘고, 이 둘이 버는 돈이 늘어나고, 마지막으로 코스피 전체로 퍼집니다. 코스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둘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금 절반 가까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수는 결국 상장된 회사들의 값을 덩치대로 합쳐 놓은 숫자이므로, 이 둘이 오르면 나머지가 가만히 있어도 지수가 통째로 올라갑니다. 그래서 이 반도체 도미노의 마지막 칸이 코스피입니다.
이 도미노는 한국에서만 끝나지도 않습니다. 엔비디아 실적이 나오면 그날 밤 나스닥이 움직이고, 다음 날 아침 일본 도쿄, 대만 타이베이, 우리 코스피가 같은 방향으로 출발합니다. 여기까지가 돈이 흘러가는 길입니다.
**① 올해 5월: 한 달 만에 코스피 30% 상승**
화면 왼쪽 끝은 엔비디아가 실적을 낸 날입니다. 매출 816억 달러, 1년 전보다 85% 늘었고, AI 데이터센터 매출만 92% 늘었습니다. 시장 예상치도 넘겼습니다. 그런데 이 왼쪽 끝의 위치를 보면 7천 선입니다. 바닥입니다. 발표 직전이던 5월 19일, 20일에 코스피가 이틀 연속 밀리면서 여기까지 내려와 있었습니다. AI가 돈이 되긴 하느냐는 논란이 한창이던 때입니다. 엔비디아 주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실적이 잘 나왔는데도 다음 날 오히려 1.8% 떨어져 219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즉 왼쪽 끝은 실적은 좋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던 자리입니다.
그다음 날인 5월 21일 코스피는 하루에 8.42% 올라 7,815가 됐습니다. 같은 날 삼성전자 파업이 무산됐다는 소식도 함께 나왔습니다. 선은 여기서 꺾이지 않았습니다. 5월 26일에 8,000선, 5월 29일에 8,476, 6월 1일에 8,800선을 넘었습니다. 6월 18일에는 9,630, 6월 19일에는 장중 9,385까지 올라 올해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딱 한 달이 된 6월 22일 종가는 9,114였습니다. 7천에서 9,100으로, 한 달 만에 30% 가까이 올라간 것입니다.
여기서 놓치면 안 되는 점이 있습니다. 엔비디아 주가는 발표 다음 날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코스피는 그 뒤로 한 달을 계속 올랐습니다. 발표 당일의 반응과 그 뒤 한 달은 아예 다른 이야기라는 뜻입니다.
**② 2024년 2월: 하이닉스만 가다가 한 달 뒤 삼성전자도 따라감**
2024년 2월 21일 엔비디아는 분기 매출 221억 달러를 냈습니다. 1년 전보다 265%, 세 배가 넘게 뛴 숫자였습니다. 발표 2주 뒤를 보면 하이닉스 막대만 쭉 올라가 있습니다. 17만 원을 넘기며 신고가를 쓰던 때입니다. 반면 삼성전자 막대는 거의 바닥에 붙어 있었고 7만 3천 원 언저리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당시 엔비디아에 그 비싼 메모리를 실제로 납품하던 곳은 하이닉스뿐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 달 뒤인 2024년 3월 22일을 보면 그림이 달라졌습니다. 2월 22일 삼성전자 73,100원, 하이닉스 156,500원이던 것이 한 달 뒤에는 삼성전자 약 78,900원(+7.9%), 하이닉스 169,800원(+8.5%)이 되어 두 막대가 거의 같은 높이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하나만 갔지만 한 달이 지나자 결국 같이 간 것입니다.
지금은 그때와 어떻게 다를까요? 삼성전자는 올해 6세대 HBM, 즉 HBM4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2024년처럼 문밖에서 검사를 받던 회사가 아니라 지금은 명단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물량은 여전히 하이닉스가 더 많이 가져갑니다. 시장에서는 올해 HBM4를 하이닉스가 절반 조금 넘게, 삼성전자가 3분의 1 가까이 나눠 갖는다고 봅니다. 그래도 2024년처럼 삼성전자가 한 주를 통째로 소외당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출발선이 그때보다 앞에 있습니다.
**③ 2024년 8월: 실적은 좋았지만 오르지 않은 구간**
오르지 않았던 구간도 있었고, 거기에 답이 있습니다. 2024년 8월 말 엔비디아는 매출 300억 달러를 냈습니다. 1년 전보다 122% 늘었고 시장 예상도 넘겼습니다. 숫자만 보면 흠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발표 직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에서 6% 가까이 빠졌고, 다음 날 우리 장에서 삼성전자는 3.14%, 하이닉스는 5.35% 떨어졌습니다. 그 뒤로도 회복이 되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때 엔비디아 주가가 사상 최고가 근처였습니다. 좋은 소식이 나오기 전에 사람들이 미리 다 샀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진짜 좋은 소식이 나온 날 그 사람들은 사는 것이 아니라 팔게 됩니다. 기다리던 것이 확인되었으니 시장에서는 이를 재료 소멸이라고 부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한 달 동안 30% 올랐던 5월은 발표 직전에 주가가 바닥에 눌려 있었습니다. 안 올랐던 2024년 8월은 발표 직전에 주가가 꼭대기에 있었습니다. 실적은 양쪽 다 좋았습니다. 실적 숫자가 아니라, 발표를 어느 자리에서 맞았느냐가 그 뒤 한 달을 갈랐습니다.
그러면 지금은 어느 자리일까요? 엔비디아의 최근 1년 최고가는 236달러였고 어제 종가는 208달러입니다. 고점에서 10% 넘게 내려와 있습니다. 2024년 8월에는 사상 최고가 근처에서 실적을 맞았고, 올해 5월에는 눌린 자리에서 맞았습니다. 지금 위치는 5월 쪽에 가깝습니다.
삼성전자는 더 확실합니다. 어제 하루에 8.7%를 반납했습니다. 그동안 쌓여 있던 기대를 통째로 털어낸 것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주주환원 규모를 140조, 많게는 200조까지 예상하며 입을 모았었습니다. 그 큰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실제 발표는 90조에서 110조 사이였습니다. 게다가 돈이 풀리는 일정도 쪼개졌습니다. 3분기에 바로 지급되는 배당 30조는 날짜가 정해졌지만, 나머지 60조에서 80조는 10월과 내년 1월로 밀렸습니다. 자사주를 정확히 얼마나 소각할지 아직 확정하지 못한 것입니다.
여기서 8.7%라는 낙폭보다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그 거품 같던 기대감이 과연 지금 주가에 남아 있느냐는 점입니다. 어제 하루 만에 다 빠져나갔습니다. SK하이닉스도 3.4% 조정을 받으며 함께 미끄러졌고, 우리 반도체 섹터는 지난 5월 20일과 거의 같은 자리에서 27일을 맞이하는 셈입니다. 그러니 어제의 급락은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맞습니다. 호재가 완전히 소멸한 날이 아니라, 발표의 뚜껑을 열기 전에 미리 눈높이를 비워낸 날이라고요.
돈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회사 안팎 사정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유가 이해됩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주식을 들고 있는데, 법은 이 보험사들이 계열사 주식을 일정 비율 넘게 보유하지 못하도록 막아 두었습니다.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서 없애면 전체 주식 수가 줄어듭니다. 지분율은 내가 가진 주식을 전체 주식으로 나눈 값이므로, 분모가 줄어들면 보험사는 한 주도 사지 않았는데 지분율이 저절로 올라갑니다. 즉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크게 소각할수록 보험사 지분율이 법이 정한 선에 가까워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하이닉스처럼 시원하게 지르지 못했습니다. 방법을 찾을 시간을 10월까지 벌어 둔 것이며, "안 준다"가 아니라 "아직 정하지 못했다"로 읽어야 합니다. 돈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미뤄진 것이므로, 10월 말 이사회가 다음 재료로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5월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한국 회사들이 직접 꺼낸 카드가 있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카드는 SK하이닉스의 40조 원 자사주 매입·소각입니다. 하이닉스는 8월 20일부터 11월 19일까지 40조 원어치 자기 주식을 사서 모두 없애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407만 주, 전체 주식의 3.3%입니다.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서 없애면 시장에 도는 주식 수가 줄어듭니다. 회사가 버는 이익이 그대로라면 그 이익을 나눠 갖는 주식 수가 줄어드니 한 주당 몫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계획이 아니라 지금 집행 중이라는 점입니다. 27일에 시장이 흔들려도 하이닉스 주식에는 매일 사 주는 손이 하나 붙어 있습니다.
두 번째 카드는 삼성전자에 남은 60조에서 80조 원입니다. 어제는 이것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악재였습니다. 그런데 10월 말 이사회에서 소각 규모가 숫자로 나오면, 어제 빠진 이유가 그대로 되돌아옵니다. 과거에도 이 카드가 실제로 작동한 적이 있습니다. 2024년 11월 엔비디아 실적이 애매하던 때, 삼성전자는 10조 원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면서 그중 3조 원은 전량 소각하겠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때 삼성전자 주가를 받쳐 준 것은 엔비디아가 아니라 이 카드였습니다.
실적 숫자도 위로 열려 있습니다. 순서대로 보겠습니다. 첫 막대는 직전 분기 실적 816억 달러입니다. 두 번째는 이번에 시장이 예상하는 919억 달러입니다. 석 달 만에 100억 달러가 늘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 번째 막대는 발표를 앞두고 나온 UBS 전망으로, 940억에서 950억 달러입니다. 시장 기대치보다 20억 달러 넘게 높습니다.
그래서 27일에 들어야 할 문장은 세 종류입니다.
첫째, 다음 분기 매출을 얼마로 잡느냐입니다. 여기에 기준선이 필요합니다. 맨 오른쪽 막대가 그것이며, UBS가 본 다음 분기 전망은 1,070억에서 1,080억 달러입니다. 따라서 27일 새벽에 회사가 다음 분기 숫자를 말할 때, 앞자리가 1천억 이상인지 이하인지를 먼저 들어야 합니다. 여기서 기대를 넘기면 그 온기는 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그대로 넘어옵니다.
둘째, 물건이 모자라서 못 판다는 얘기가 나오느냐입니다. 모자라는 것이 HBM이라고 콕 집어 언급되면, 우리 두 회사에게는 그날 가장 강한 신호가 됩니다.
셋째, 다음 세대 제품 일정입니다. 여기서 일정이 밀린다는 말이 나오면 2024년 8월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오늘 이야기의 가장 큰 구멍입니다.
특히 8월 27일 하루에는 엔비디아 말고도 이슈가 세 개 겹쳐 있습니다. 27일에는 시간순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새벽 5시 20분 엔비디아 실적 자료 발표에 이어 6시부터 회사 컨퍼런스콜이 줄줄이 대기 중입니다. 오전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 2.75%인데, 지난달 2.50%에서 한 번 올렸기 때문에 이를 연속으로 또 올릴지가 핵심입니다. 그리고 저녁부터는 잭슨홀 미팅이 막을 올립니다. 연준 의장의 첫 기조 연설이 28일로 잡혀 있어, 전 세계 시장이 이쪽으로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금리가 오를 때 왜 하필 반도체가 직격탄을 맞을까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반도체 주는 미래에 벌어들일 돈을 미리 당겨서 주가가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미래 가치가 깎여 나가 미래 지향적인 주식일수록 타격이 큽니다. 둘째, 엔비디아 칩을 사 가는 미국 빅테크들은 현금만 쓰는 것이 아니라 대출도 많이 끼고 있습니다. 금리가 뛰면 이자 부담이 커져 데이터센터를 짓는 속도를 늦추게 됩니다. 그러면 엔비디아 주문이 꺾이고, 거기에 엮인 HBM 수요도 줄고, 결국 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실적까지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습니다. 즉 AI 수요와 금리 문제가 하필 같은 날에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입니다.
경제사냥꾼이 보는 기본 시나리오는 엔비디아가 다음 분기를 1천억 달러 위로 부르는 쪽입니다. 근거는 세 가지입니다. UBS가 이미 1,070억을 부르고 있고, 블랙웰 물량이 계속 나가고 있으며, 무엇보다 지금 메모리 값이 올라서 엔비디아 서버 가격도 내년 초 출하분부터 15% 넘게 오른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주문이 줄어드는 회사가 값을 올리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그날 우리 장은 갭상승 출발이 됩니다. 어제 6,696에서 끝났으니, 27일 장 중에 6,900선 회복 시도까지 열어 두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여기서 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강하고 외국인 현물 매수까지 붙으면, 오후의 고점을 한 번 더 높이며 7,000선을 다시 건드리는 그림도 충분히 나올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음 분기 숫자가 1천억 아래로 나오면, 갭상승 뒤 종가에 다 반납하는 장이 되고 지수는 6,600선 아래를 한 번 더 확인하러 갈 것입니다.
새벽 5시 20분이면 자고 있을 텐데, 일어나면 이미 다 끝나 있지 않으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침에 확인할 수 있는 순서가 있습니다. 첫째, 실적이 나오면 미국 정규장은 이미 닫혀 있으므로 첫 반응은 시간외 거래에 찍힙니다. 이 반응은 6시 컨퍼런스콜을 들으면서 다시 바뀝니다. 아침에 엔비디아 시간외 등락률부터 보면, 미국 사람들이 이 발표를 어떻게 읽었는지가 이미 나와 있습니다. 둘째, SK하이닉스는 미국에도 상장되어 있어 밤사이 그 가격이 우리 본주보다 먼저 움직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9시 전에 대만과 일본이 먼저 열리는데, 거기서 반도체가 어떻게 출발하는지가 우리 장의 예고편 역할을 합니다. 넷째가 우리 9시입니다.
그러면 이 상승이 진짜인지는 어떻게 확인할까요? 우리 장이 열리고 나면 주가 말고 세 가지를 보면 좋습니다.
첫째, 장 시작 30분과 종가의 차이입니다. 엔비디아가 예상보다 잘 나오면 우리 반도체는 위로 출발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다음입니다. 시작할 때는 좋았다가 종가에 다 반납하면 그것은 기다렸다가 판 것이고, 출발보다 종가가 더 높으면 그날 새로 들어온 돈이 있다는 뜻입니다.
둘째,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실제로 샀느냐입니다. 어제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조 8천억 원어치 팔았고, 개인이 그것을 받았습니다. 이 구도가 며칠 연속으로 뒤집히면 그것이 진짜 신호입니다. 하루짜리 매수는 신호가 아닙니다. 5월에 코스피가 한 달 동안 30% 올랐을 때도 출발은 외국인이 며칠 연속 반도체를 사면서였습니다.
셋째, 코스닥과 방향이 같은지입니다. 어제 코스피는 3.2% 빠졌지만 코스닥은 1.42% 올랐습니다. 시장 전체가 무너진 것이 아니라 돈이 자리를 옮긴 날이었습니다. 27일에 반도체가 오르면서 코스닥도 같이 가면 시장 전체에 돈이 들어온 것이고, 코스닥은 빠지면서 반도체만 오르면 그것은 자리 이동입니다.
지표는 알겠는데, 그래서 물려 있는 사람은 27일을 어떻게 보내야 하느냐는 질문이 남습니다. 저도 사라, 팔아라를 말해 줄 수는 없습니다. 대신 스스로 나눌 수 있는 기준 하나는 드릴 수 있습니다. 내가 이 주식을 산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먼저 나눠 보십시오.
AI 때문에 실적이 계속 늘 거라고 보고 샀다면, 27일 새벽 엔비디아의 다음 분기 숫자가 판단 재료입니다. 그날의 주가가 아니라 그 숫자를 보면 됩니다. 주주환원 때문에 샀다면 27일은 중요한 날이 아닙니다. 핵심은 10월 말 이사회와 1월 확정입니다. 두 가지 이유가 섞여 있었다면 그것이 어제 가장 크게 흔들린 자리입니다. 어떤 이유로 들고 있는지가 정리되면, 어떤 날에 어떤 뉴스를 봐야 하는지도 함께 정리됩니다.
엔비디아 실적 뒤에 우리 반도체가 한 달 동안 크게 올랐던 구간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발표 직전에 주가가 눌려 있었다는 것입니다. 석 달 전 5월이 그랬습니다. 발표 직전 코스피는 7,000선까지 밀려 있었고, 엔비디아 주가도 발표 다음 날 떨어졌지만, 그 뒤 한 달 동안 코스피는 9,000선까지 올라갔습니다. 30% 가까이입니다. 2024년 2월도 그랬습니다. 처음 2주는 하이닉스만 갔지만 한 달이 지나자 삼성전자도 8% 가까이 올라 있었습니다.
지금 엔비디아는 고점에서 10% 넘게 내려와 있고, 삼성전자는 어제 8.7%를 반납하며 쌓여 있던 기대를 통째로 비웠습니다. 5월 21일과 거의 같은 자리입니다. 그 위에 카드가 두 장 깔려 있습니다. 하이닉스는 11월 19일까지 매일 자기 주식을 사고 있고, 삼성전자에는 아직 쓰지 않은 60조에서 80조 원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므로 27일 새벽에 볼 것은 919억 달러를 넘겼느냐가 아니라, 다음 분기를 1천억 달러 위로 부르느냐입니다. 그리고 그 말이 나온 뒤 외국인이 며칠 연속으로 사느냐입니다. 27일 하루가 아니라 그 뒤 한 달을 보자면, 지난 5월 코스피가 7,000에서 9,000까지 갈 때 우리 손에는 아무 카드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눌린 자리에 카드가 두 장 더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27일에 다음 분기 숫자가 1천억 이상으로 나와 준다면, 9월에 코스피가 7,000선을 회복하고, 10월 이사회를 거치며 전고점 부근인 9,000선을 다시 보러 가는 그림까지 열어 둘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그림이 틀어지는 조건도 분명합니다. 엔비디아가 다음 세대 제품 일정이 밀린다고 말하거나, 27일에 잘 출발했다가 종가에 반납하는 날이 4일 이상 반복되면 이 시나리오는 접어야 합니다. 현재 나와 있는 숫자만 놓고 보면, 위로 열린 문이 아래로 열린 문보다 훨씬 큽니다. 이것이 확인되면 어제의 급락은 하락의 시작이 아니라, 올라가기 전에 기대를 비워낸 자리로 남게 될 것입니다.
※ 본 내용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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