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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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은 향후 10년간 제자리걸음할 가능성이 있고 한국 주식은 지배구조 개선·배당 확대로 상대적으로 나을 수 있다. 2차전지는 장기 성장 추세이며 조정 시 비중 확대를 권함. 방산·원전은 지정학적 수요로 성장 산업으로 봄. 채권은 금리 정점 후 하락 예상으로 장기보다 단기채 선호. 부동산은 정책으로 막기 어렵고 약 20% 과대평가되어 하락 추세 지속 전망. 금리보다 경기(성장률·기업이익)가 자산가격에 더 중요하다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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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앞으로 10년 동안 미국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할 것이라고 봅니다. 반면 우리 주가는 상대적으로 더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2차전지 주가가 많이 올랐다가 조정을 보이고 있는데, 이것을 성장 과정의 진통으로 봐야 합니다.
지난 10년간 미국 주가만 오르고 우리 주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에, 젊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국 주식에 미쳐라"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그런데 작년 하반기부터 미국 주가가 과대평가되었습니다. 애플이나 테슬라 같은 대표 종목이 엄청나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회사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도 2000년에 거품이 붕괴된 뒤 10년 가까이 제자리걸음을 했습니다. 그만큼 미국 시장에서 한번 거품이 생기면 오래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이 미국보다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꾸준히 개선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주가가 저평가된 이유 중 하나가 지배구조도 있지만, 배당을 적게 주는 데 있었습니다. 지금 정부도 기업들에게 배당을 유도하고 있고, 기업들도 배당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배당도 늘어나면 우리 주가가 상대적으로 더 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주식시장에 더 관심을 갖는 것이 좋겠습니다.
미국이 최근 추진하는 정책들, 예컨대 IRA 법안은 미국 스스로에게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사실 자유무역으로 가장 이득을 본 나라 중 하나가 미국입니다. 2001년 미국이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도왔고, 중국은 저임금을 바탕으로 상품을 생산해 미국에 수출했습니다. 미국 월마트에 진열된 상품의 절반 이상이 중국산이 되었고, 미국 국민들은 상품을 싸게 살 수 있었습니다. 또한 중국은 무역 흑자로 번 돈으로 미국채를 사주었습니다. 그 덕분에 미국 금리는 낮게 유지되었고, 미국 주가와 집값도 올랐습니다.
그런데 요즘 미국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이런 자유무역의 혜택이 후퇴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전기차 시장과 2차전지 산업도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외에도 큰 시장이 있습니다. 미국의 연간 자동차 생산량은 약 1,600만 대인데, 중국은 2,300만 대 정도입니다(연도별 차이는 있습니다). 아시아 시장도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수출에서 아세안의 비중은 2000년 10%에서 작년 18.3%까지 늘어났습니다. 유럽 시장도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시장만 보면 2차전지와 전기차 산업이 어려울 수 있지만, 중국과 아시아, 유럽 시장이 있으니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는 없습니다.
2차전지 산업은 장기적인 성장 추세입니다. 전 세계가 앞으로 전기차를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아시아, 특히 유럽 시장에서 독일 차보다 우리나라 전기차나 중국 전기차를 길거리에서 더 많이 보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봅니다. 2차전지 주가가 조정을 받는다면, 이는 성장 과정의 진통으로 보고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릴 때라고 생각합니다.
방산과 원전은 성장 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UAE가 우리나라에 약속한 만큼 투자할 수 있을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MOU는 나중에 실천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아서, 말뿐인 수치일 수 있습니다. UAE가 약속만큼 투자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방산과 원전 분야는 그들에게도 필요하기 때문에 투자는 이루어질 것입니다.
또한 지금 전 세계에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무기 지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긴장이 불안하고, 중국과 대만 관계도 불안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방산 관련주는 우리가 경쟁력을 꾸준히 키워가고 있는 성장 산업입니다. 이 산업은 투자 여부와 관계없이 지정학적 문제가 계속되는 한 성장할 가능성이 크므로, 자산의 일부는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동안 채권을 사라고 말씀드렸는데, 주로 10년 국채를 사라고 권했습니다. 10년 국채 금리가 4.6%에서 3.4%까지 떨어졌으니, 그때 사셨다면 10%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장기보다 단기채권을 더 사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은 미국과 우리나라 모두 10년 국채 수익률이 1~2년짜리보다 낮아졌습니다. 또한 미국과 우리나라 모두 금리 인상 사이클이 거의 마무리되었고, 4분기에는 금리를 내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단기채권 수익률이 더 크게 떨어집니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장기채권보다 수익률이 오히려 더 높은 1~2년짜리 단기채권이 유리할 것입니다.
부동산 가격은 정책으로 막을 수 없습니다. 지난 정부는 20번 이상 규제 정책을 내놓았지만 집값을 잡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규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하락 추세를 막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은 한번 오를 때 한 방향으로 계속 오르고, 떨어질 때도 한 방향으로 계속 떨어집니다.
요즘 집값이 많이 떨어졌지만, 그만큼 부동산 시장에도 거품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물가나 소득에 비해 얼마나 올랐는지로 거품을 판단해 보면, 작년 12월 통계 기준으로 집값은 여전히 약 20% 과대평가되어 있습니다. 결국 가격은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가격이 연착륙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2021년 상반기에는 우리 주가도 일평균 수출에 비해 30% 이상 과대평가되었다가 이후 적정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집값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를 때는 펀더멘털을 과대평가하고, 떨어질 때는 과소평가하게 됩니다.
소득 대비 집값을 나타내는 PIR로 보면, 서울 중위 가구 소득 기준 PIR은 2021년 말 19배였습니다. 서울 중위 소득 가구가 중간 가격의 집을 사려면 19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해야 했다는 뜻입니다. 지나치게 높습니다. 작년 9월에는 17.7배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습니다. 2008년 이후 장기 평균은 12배입니다. 앞으로 더 떨어질 여지가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정책으로 막기 어렵습니다.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에 규제가 걸려 있고 DSR 40% 규제도 적용되고 있지만, 이런 규제가 모두 풀릴 때까지는 당분간 집값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자산 가격을 결정하는 데는 금리도 중요하지만 경기가 더 중요합니다. 금리는 거의 정점을 찍고 서서히 떨어질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금리 하락 폭보다 경제성장률과 기업이익 증가율이 더 크게 낮아지면 자산 가격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일자리가 줄고 임금도 오르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집을 살 여력이 생기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집값을 결정하는 것은 금리보다 경기, 즉 경제성장률입니다. 올해는 경제성장률을 더 주의 깊게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금융 민주주의'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예일대의 로버트 실러 교수가 쓴 표현인데, 금융으로 모든 국민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주가가 과대평가되었다가 조정을 받는 지금, 우리나라에도 그런 기회가 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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