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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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과 글로벌 경기가 부동산을 좌우하며 노무현·문재인 정부 상승기를 설명. 서울 집 필수론은 가스라이팅이라 주장하고, 서울 외곽 등 공급 가능성 낮은 지역이나 투자 분산이 낫다고 권함. 3기 신도시 청약 기회를 언급하고, 현재 호황장에서 1주택자는 똘똘한 집으로 갈아탈 시기라고 봄. 다주택자는 세제 혜택 정책 시 매도 가능성, 정책 변화 기대는 제한적이라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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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수출입니다. 수출이 잘될 때 부동산 시장이 힘들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노무현 정부 때입니다. 그 시기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은 거의 100% 올랐습니다.
이유는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한 뒤 중국 수출이 매년 30%씩 늘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중국에 중간재와 소재, 자본재를 엄청나게 팔았고, 우리나라 수출도 연 20%씩 늘었습니다. 전국이 들썩였고, 특히 제철, 화학, 자동차, 조선 같은 중공업 산업이 집중된 지방 도시들이 더 많이 올랐습니다. 중국 특수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산업이 중공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는 집값이 크게 오르지 못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중요한 정책, 즉 혁신도시와 행복도시 건설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전국에 혁신도시가 조성되었고,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했습니다. 서울에 살던 공관 거주자와 진급을 앞두었거나 중요한 업무를 맡은 사람, 자녀가 아직 진학 연령이 안 된 가정 등 상당수가 지방으로 내려갔습니다.
그 결과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서울에서 지방으로의 인구 이동이 나타났습니다. 세종시가 만들어진 것도 이때입니다. 여기에 세계 경제가 나빠진 상황도 겹쳤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깐 회복되던 경제는 2010년 유럽 재정위기로 다시 나빠졌고, 2015년에야 바닥을 쳤습니다. 가장 큰 요인은 유가 하락입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서 10달러 가까이 떨어지면서 선진국 국민의 구매력이 개선되었고, 유럽과 미국 경제도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는 반도체 호황이 왔습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고 불린 특정 섹터의 호황이었습니다. 이 시기에도 집값은 약 100% 올랐습니다. 다만 노무현 정부 때와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지방은 공급이 빠르게 늘어 별로 오르지 못했고, 서울은 부동산 공급이 부족한 상태에서 강남 불패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윤석열 정부 때는 수출 경기가 나빠졌습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결정타였습니다. 세계 경제가 나빠졌고, 유가가 다시 배럴당 130달러까지 올랐습니다. 여기에 레고랜드 사태가 겹쳤습니다. 강원도 공기업인 강원중도개발공사가 채권 만기를 맞았지만 상환 자금이 없었고, 도지사가 지원을 거부하면서 시장금리가 폭등했습니다. 경제가 나쁜 상황에서 금리까지 치솟으며 윤석열 정부 초기 강남 불패는 크게 무너졌습니다. 이후 작년부터 회복되는 사이클을 타고 있고, 이번 사이클은 상승 사이클로 보입니다.
이번 정부를 국민 주권 정부라고 부르는데, 이 정부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한 방송에서 "그래도 서울에 집 한 채는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때 저는 "서울에 집 한 채가 있어야 한다는 말은 일종의 내러티브에 불과하고,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사기에 가깝다"고 답했습니다. 그 PD는 울먹였습니다.
그 무렵 저는 분양받은 집을 팔고 있었습니다. 미분양 물량을 양도세 면제 시기에 산 집이었고, 좋은 집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편하게 말할 수 있었던 면도 있습니다.
언제 사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집을 사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2011년 하우스푸어 사태 직전에 집을 샀다면, 이후 4~5년의 약세장에서 자산이 크게 줄었을 것입니다. 당시 물가도 많이 올라 실질 주택 가격은 거의 반토막 났을 수도 있습니다. 실거래가 기준 아파트 가격은 25% 떨어졌는데, 물가가 10% 오르면 실질적으로는 35% 하락한 셈입니다. 그러니 "무조건 집을 사야 한다"는 말은 가스라이팅입니다.
후암동에서 다큐멘터리를 찍을 때도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후암동도 언젠가 재건축, 재개발될 수 있지만, 10년 안에 아파트가 들어서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5년이 지난 지금도 제대로 된 재개발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빌라나 단독주택을 사고 싶지 않다면 결국 아파트를 고르게 됩니다. 그런데 90년대 말~2000년대 초에 지어져 용적률이 400%에 이르고, 지하 주차장까지 엘리베이터가 내려가지 않으며, 가구당 주차 대수가 한 대도 안 되고, 용적률을 최대로 받아 재건축이 거의 불가능한 아파트도 서울에 있다는 이유로 사야 할까요? 신중히 따져봐야 합니다.
우리나라 자가 보유자의 평균 주거 기간은 10년이 안 됩니다. 자기 집이 있어도 10년마다 이사를 다니는 나라입니다. 평생 살 집이 아니라면 결국 팔 것을 염두에 두고 사야 하고, 그러려면 성장 가치를 봐야 합니다. 성장 가치가 없는 지역의 집을 평생 살 생각으로 무리해서 사느니, 그 돈으로 분산 투자를 하는 편이 낫습니다. 10년 뒤를 비교해 보면, 잘 분산된 투자 포트폴리오의 성과가 특정 아파트 가격 상승률보다 높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대 정부는 대체로 비슷한 색깔을 띠었다고 봅니다. 외교는 진보적이고 경제 정책은 보수적이며, 노동 정책에서 차이가 있는 정도입니다. 자본시장에서는 친재벌 정책을 쓴 것은 모두 같습니다. 부동산은 누가 집권하든 집값을 잡겠다고 난리였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 보금자리주택 50만 호를 건설하겠다며 세곡동, 내곡동, 수서역 뒤 등에 주택을 대거 공급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집값을 잡은 이유도 경기가 나빠서였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도, 윤석열 정부 때도 경기가 나빠져 집값이 잡혔습니다. 윤석열 정부도 부동산 경기를 살리려고 많은 정책을 썼습니다. 그래서 특정 정부의 정책보다 서울시장을 비롯한 지자체장이 주택 공급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느냐가 장기적으로 더 중요합니다. 서울의 역대 시장들은 2000년대 초반 한 분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주택 공급을 억제해 왔습니다. 내 뒷마당에 짓는 것은 안 되고 다른 곳에 지으라는 님비(NIMBY) 현상이 강했습니다. 서울의 평균 용적률은 200%에 못 미치고, 강남이나 서울타워 같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빌라의 숲이 펼쳐집니다. 재건축, 재개발을 규제하면 집값이 오르기 때문에 이 점에 암묵적으로 모두가 동의해 온 셈입니다.
그래서 지금 상황에서는 주택 공급이 크게 늘어날 지역보다, 앞으로도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낮은 지역에 투자하는 것이 당장의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현 정부가 이전 정부 못지않게 공급을 확대하려는 의지를 보인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급하게 주택을 사기보다 청약을 노려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최근 3기 신도시 청약 인기에서 보듯 분양가는 예전에 약속한 것보다 높지만, 주변 기존 주택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상대적으로 싸 보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수도권에 사는 무주택자라면 3기 신도시 청약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재정을 지원해 물량을 많이 늘리려 할 것으로 보이니 기대해 볼 만합니다.
1주택자는 똘똘한 한 채를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 사는 집도 좋지만 미래 전망이 밝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지금이 호황기입니다. 거래가 안 되던 집도 거래가 되는 시기이니, 미래 전망이 밝은 지역으로 옮기는 업그레이드를 고려할 때입니다.
다주택자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정부가 세제 혜택을 주며 집을 팔라고 하면 그때 팔면 됩니다. 지금처럼 시장에 매물이 잠겨 있으면, 정부가 다주택자에게 일정 기간 내에 팔면 양도세를 면제해 주는 한시적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때 매도하면 됩니다. 단, 지금은 다주택자 입장에서 정책 변화를 크게 기대할 상황은 아닙니다. 매물이 없어 몇십 명이 한 채를 두고 경쟁하는 시장이 오면, 결국 다주택자에게 인센티브를 줘서 매물을 늘리는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는 2019년 초 증권사 리서치팀장을 그만두었습니다. 위에서 말리셨지만, 두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째, 더 이상 할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트럼프 정부 시기 경제 분석이 의미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둘째, 돈을 어느 정도 벌었기 때문에 월급을 받지 않고 새벽 5시에 일어나 출근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쉬다 보니 너무 심심해서 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책이 잘 되면서 유튜브도 시작했고, 자산 관리가 귀찮아 회사까지 차리면서 다시 바쁘게 살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해 보면 저는 부지런하게 살아야 하는 팔자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 연말 컨퍼런스에서 트럼프 당선 이후 2025년 시장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당시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향해 가고 금융시장은 과열된 듯 보였지만, 저는 미국 주식은 별로라고 보았고 금을 사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몇 달 뒤 신문사 컨퍼런스의 담당 기자가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그 촉이 어디서 나왔는지 묻더니 책으로 써 보라고 권했습니다. 그렇게 쓴 책입니다.
30년 차 이코노미스트인 제가 왜 특정 상황을 "싸하다"고 느끼는지 궁금하신 분들께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쉽게 풀어 쓴 책이라 떠먹여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운용에 자신이 없으시다면 전문가에게 맡기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상으로 방송을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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