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테스프레소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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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찍었으나 반도체 지수는 2026년 6월 고점 후 하락해 1995년 패턴과 유사하다고 주장. 1995~96년 D램 공급과잉과 가격 폭락, 금리 하락 전환이 반도체 반등의 조건이었음을 들어, 중국 CXMT의 추격과 AI 수요 사이에서 금리 방향이 핵심 변수라고 봄. 단기 하락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도 미국 10년물 금리가 꺾이면 단기 반등이 가능하다고 조건부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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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에 30년 전인 1995년과 2026년의 반도체 지수를 고점 날짜에 맞춰 겹쳐 놓았습니다. 고점에서 78거래일째인 지금까지 두 선이 내려오는 모양이 소름 돋게 닮아 있습니다. 1995년에는 어떤 일이 있었기에 지금과 똑같은 그래프를 그렸을까요? 그 해는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탄생했고, 일본 메모리 회사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있던 때였습니다. 한국과 대만은 일본을 추격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의 선두인 미국과 한국, 대만, 그리고 추격자인 중국의 그림과 유사합니다.
지난주 화요일인 10월 6일 나스닥100은 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그런데 SOXL은 올해 6월 고점 300달러에서 57%가 빠진 128달러에 머물러 있습니다. 어제 10월 13일에는 SK하이닉스가 하루에 10% 넘게 빠졌고, 코스피는 장중에 6,000선이 깨졌습니다. 삼성전자가 지난주 3분기 영업이익 107조 원이라는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반도체 주가만 빠지고 있습니다. 95년도 똑같았습니다. 가을부터 나스닥은 최고가를 쓰는데 반도체만 반 토막이 났습니다.
1995년은 인터넷이 탄생한 해입니다. 윈도우 95와 넷스케이프가 나오면서 PC가 엄청나게 팔릴 거라는 기대로 반도체 지수는 상반기에만 약 2배가 됐습니다.
D램 회사들은 사상 최대 이익을 전부 새 공장 설립에 투자했습니다. 세계 12개 회사가 경쟁하듯 공장을 지었고, 가장 빠르게 증설한 나라가 한국이었습니다. 반도체 지수는 1995년 9월에 고점을 찍었고, 두 달 뒤 메릴린치 등 월가에서 D램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기 시작했다고 경고했습니다. D램 가격은 1996년 봄에 한 달 만에 절반이 됐고, 연말에는 1년 전의 5분의 1이 됐습니다. 삼성전자가 생산을 줄여도 가격은 계속 떨어졌습니다. 미국의 D램 회사 마이크론은 열 달 반 만에 주가가 81% 빠졌고, 반도체 지수는 52% 내렸습니다.
그럼 반도체 지수는 언제 반등을 시작했을까요? 삼성전자가 감산을 발표하고 두 달 뒤, 미국 10년물 금리가 7%에서 꺾인 1996년 7월이었습니다. 지난 편에 SOXL을 관통하는 하나의 조건이 금리의 방향이라고 말씀드린 지점과 일치합니다. D램 가격은 1997년에도 65%가 더 떨어졌는데, 금리의 방향이 바뀌자 반도체 지수는 1996년 7월 바닥에서 1년 만에 2.5배가 됐습니다.
작년에 본격적으로 AI가 탄생했고, 중국의 반도체가 한국과 대만을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올해 일어난 일을 1995년과 같은 순서로 놓으면 거의 그대로 겹칩니다. 1995년에 인터넷이 있었다면 지금은 AI가 있습니다.
반도체 지수는 1995년 상반기에 2배가 됐고, 올해는 작년 6월부터 1년 동안 약 2.7배가 됐습니다. 95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메모리 회사의 이익이 사상 최대입니다. 후발자가 선발자를 추격하는 현상도 같습니다. 1995년에는 한국이 일본의 추격자였는데, 지금은 중국이 한국을 추격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30년 전에는 일본과 미국을 쫓았지만, 이번에는 중국에 쫓기는 신세입니다.
반도체 지수는 올해 6월에 고점을 찍었습니다. 그 다음 달인 7월에 월가는 빅테크의 AI 설비 투자가 지나치게 많다는 리포트를 쏟아냈고, 덕분에 반도체 지수는 7월 한 달 동안 21%나 내렸습니다.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월간 하락입니다. 1995년에도 고점 두 달 뒤에 같은 종류의 경고가 나왔습니다. 메릴린치가 D램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았다고 분석하고, 인텔과 마이크론을 포함한 6개 회사의 투자의견을 한꺼번에 하향했습니다. 두 번 모두 실적이 나빠지기 전에 투자와 공급이 과하다는 판단이 먼저 주가를 끌어내렸습니다.
지난주 10월 10일 CXMT가 상하이의 반도체 행사에서 4F²라는 새 구조의 D램 기술을 공개했습니다. 지금 D램은 셀 하나가 6칸을 차지하는데, 4F²는 트랜지스터를 수직으로 세워서 셀 하나가 4칸만 차지하게 만든 구조입니다. 6칸이 4칸이 되니 면적은 3분의 1이 줄어듭니다. 같은 웨이퍼 한 장에서 D램을 30%에서 50% 더 만들 수 있어 서버용 D램도 더 싸게 만들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2028년에 양산하려는 구조를 CXMT가 먼저 꺼낸 셈입니다.
95년에도 똑같았습니다. 삼성전자도 1994년에 256메가 D램을 세계에서 처음 개발했다고 발표했고, 12개 회사가 한꺼번에 공장을 증설하면서 D램 가격이 급락했습니다. 2년 뒤에는 D램 가격이 5분의 1이 됐고, 반도체 주가는 빠졌지만 소프트웨어가 나스닥을 끌어올려 신고가를 찍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반도체 주가는 빠지는데, 나스닥100은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금리도 닮았습니다. 1996년에는 10년물 금리가 5.5%에서 7%까지 오르는 동안 반도체 주가가 더 빠졌습니다. 지금 10년물 금리는 24년 만에 가장 높은 5.2%대에 있고, 반도체 지수는 고점을 찍은 뒤 넉 달째 하락 후 횡보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과거이고, 지금은 D램 가격의 하락을 앞둔 1996년 1월과 유사합니다.
1996년 1월에도 반도체 주가가 넉 달째 빠지고 있었지만 실제로 D램 가격은 아직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16메가 D램은 3월까지 40달러대를 지키다가 4월에 급작스럽게 반 토막이 나 22달러대로 떨어졌습니다. 반도체 지수가 고점을 찍고 7달이 지난 뒤에 D램 가격이 급락한 겁니다. 같은 간격을 올해에 옮기면 6월 고점에서 7달 뒤인 내년 1월 근처입니다. 날짜까지 똑같이 반복되진 않겠지만, D램 가격의 상승 폭 예측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96년과 상당 부분 닮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수요는 1995년보다 훨씬 단단합니다. 95년에는 D램이 팔리는 곳이 PC 하나였습니다. AI 투자는 개인용 PC와 달리 멈출 수 없는 투자 싸움이고, 이 싸움에서 지면 미국은 중국에 AI 패권을 넘기게 됩니다. 미국은 AI 투자를 줄이거나 멈추지 않을 겁니다.
공급도 1995년처럼 한꺼번에 늘리기 어렵습니다. 지금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세 회사가 D램의 87%를 만듭니다. 세 회사는 공장을 HBM에 먼저 돌리고 있어서 범용 D램은 오히려 모자랍니다. 범용 D램 공급을 늘려 가격을 끌어내릴 수 있는 회사는 CXMT인데, 현재 CXMT의 점유율은 약 10%이고 장비 규제 때문에 적어도 당장 내년까지는 생산량을 폭발적으로 늘릴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규제로 중국의 추격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중국이 따라잡은 산업은 흐름이 같았습니다. 2차전지에서 한국 3개 회사의 세계 점유율은 2021년 30%에서 올해 13%로 쪼그라들었고, 중국 회사들이 73%를 차지합니다. 자율주행에서도 중국 BYD는 285만 대, 화웨이는 170만 대 수준으로 자율주행차를 판매·운영하고 있지만 한국은 사실상 제로 수준입니다. 두 산업 모두 중국 회사가 큰 내수 시장에서 물량을 키운 뒤 싼 가격으로 밀고 들어왔습니다. D램도 같은 순서에 들어섰습니다. 범용 D램에서는 CXMT가 이미 30% 싸게 팔고 있고, 4F²로 서버용까지 넘어오려 합니다. D램도 생산 장비도 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따라올 것이고, 1996년과 같은 폭락이 다시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과 한국의 반도체가 살아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요? 96년에 폭락했던 반도체 지수를 다시 끌어올린 회사는 CPU를 만드는 인텔이었습니다. 인텔은 일본 회사들에 밀리던 D램 사업을 1985년에 접고 CPU에 집중했습니다. D램 가격이 폭락한 1996년에 인텔은 펜티엄 판매로 매출이 29%, 이익이 44% 늘었고 7년 연속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1995년 고점에서 2년 뒤 인텔 주가는 2.7배가 됐습니다. 미국 반도체는 D램을 한국에 내주고 남이 따라오기 어려운 제품으로 옮겨 가서 부활한 것입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범용 D램을 중국에 내주고 차세대 첨단 칩으로 옮겨 가는 식입니다.
1985년의 인텔처럼 남이 따라오기 어려운 제품으로 얼마나 빨리 옮겨 가느냐가 미국과 한국 메모리의 다음 10년을 정할 겁니다. 중국의 추격으로 메모리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반도체 주가는 1996년처럼 하락 폭을 키울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런데 이 모든 걸 뒤집을 수 있는 키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의 방향입니다. 과거 영상에서 반도체가 살아나는 공통 조건이 금리의 방향이라고 말씀드렸는데, 1996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0년물 금리의 방향이 하락으로 바뀌면 D램 가격 우려가 남아 있어도 반도체는 단기적으로 폭발적으로 살아날 수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차세대 기술로 중국을 따돌릴 수 있을지가 중요해집니다.
10년물 국채 금리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발표들은 지난 영상에서 상세히 소개해 드렸습니다. 발표와 금리의 방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싶으시면 제 채널을 구독해 주십시오. 테스프레소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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