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요약 보기
종잣돈 1억·2억 기준은 현 부동산 상황상 부담이라며 500만 원으로도 시작 가능하다고 주장. 90년대 초·2022년 이후 부동산 양극화와 서울 아파트 선호 강화를 근거로 제시. 5분할(금·한국주식·현금성·미국주식·미국국채) 투자 시 연 8.5% 복리 성과 가능하다는 예시, 적립식 리밸런싱과 국민연금 수익률 사례(2008·2018·2022 부진 후 2009·2019·2023 두 자릿수) 제시.
다듬은 글
종자돈 2억이 있어야 투자할 수 있다는 말은 이제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 마음속에 집을 사려면 단독주택이 아니라 아파트, 지방이 아니라 서울을 떠올리는 순간, 서울 중앙값 아파트를 어떻게 살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샀다 하더라도 그 지역이 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그러니 투자의 출발점으로서 1억 원이 있어야 한다는 말은 이제 써먹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 투자의 종자돈은 500만 원만 있어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로 바꿔야 합니다. 저처럼요.
안녕하세요. 이코노미스트 홍춘욱입니다. 우리는 투자할 때 많은 상상을 합니다. 종목을 사서 상한가가 한두 번 나오고, 그렇게 두 배를 만드는 상상이죠. 그래서 주식을 살 때는 행복하지만, 그 뒤에는 잊어버리게 됩니다. 내 계획대로 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개별 종목 투자를 하면서 그런 쓰라림을 많이 겪었습니다. 특히 LG생활건강 이야기를 전에 해 드렸죠. 차 회장님이 사임하셨을 때의 충격은 "내가 개별 종목 투자는 정말 못 하는구나" 하는 것을 많이 느끼게 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자산배분 투자, 혹은 리밸런싱 투자에서 희망의 끈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종자돈 1억이 나에게 있다면 어떻게 굴릴까"를 주제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오늘 조 피디님도 함께해 주셨네요. 안녕하세요.
과거 콘텐츠를 보니 제 첫 시드머니가 1억 원이었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그때 1억 원이라면 지금은 더 큰 돈이 필요할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효과적인 투자를 시작하려면 얼마가 필요할까요? 500만 원입니다. 바로요. 여러분, 1~2억이 종자돈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게 왜 중요한지 아십니까?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돈이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장 생활을 하던 90년대 말에는 종잣돈 1억 원이 있으면 담보대출을 받아 중소형 신도시 아파트 하나를 살 수 있었습니다. 제가 그때 산 첫 집이 2억 대였는데, 33평이었으니 굉장히 싼 편이었죠. 평당 1,000만 원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은 그 돈으로는 도저히 안 됩니다. 수도권 중앙값 아파트가 6~7억 원이고, 서울은 10억 원 정도를 호가하니, 1억으로는 답이 없다. 그러니 2억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다만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집값이 같이 오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90년대 초반까지는 아파트, 빌라, 단독주택 가격이 모두 함께 올랐습니다. 그런데 90년대 초반, 특히 1992년을 전후해 움직임이 달라졌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아파트의 맛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반포 지구처럼 일부 지역에만 있던 아파트가 전국적으로 200만 호 넘게 지어지면서 사람들이 아파트 생활을 직접 체험했습니다. 그러자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생겼고, 우리나라 부동산 양극화의 1차 시기가 바로 1992년입니다. 2차 양극화는 2022년입니다. 2022년 이후 부동산 시장이 전국적으로 함께 폭락했는데, 회복 속도를 보면 서울과 수도권의 30억 원대 아파트 단지만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이것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2차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2022년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우리나라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구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는데, 대출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손실이 컸습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대부분 규제 지역이어서 대출을 거의 받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15억 원 이상 아파트는 대출이 아예 금지되던 시기라, 주택 가격이 함께 20~30% 빠졌을 때 소액 투자자들이 더 큰 피해를 봤습니다. 이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2023, 2024, 2025년을 거치며 부동산 시장이 조정을 마무리했고, 상승 구간에서는 가격 차이가 엄청나게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종잣돈 2억이 있어야 투자할 수 있다는 말은 틀린 것 같지 않습니까? 집을 사려면 아파트, 그것도 서울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중앙값 아파트를 살 수 없고, 샀더라도 그 지역이 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부동산 투자의 리스크는 1992년에 한 번 커졌고, 30년 만인 2022년에 또 한 번 크게 높아졌습니다. 그러니 투자의 출발점으로서 1억 원이 있어야 한다는 말은 이제 쓰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투자 종잣돈은 500만 원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말을 바꿔야 합니다. 왜냐하면 투자 5분법을 하기 너무 좋거든요. 100만 원은 금, 100만 원은 한국 주식, 100만 원은 현금성 예금 자산, 100만 원은 미국 주식, 100만 원은 미국 국채. 이렇게 5분법으로 나누면 연간 복리 수익률이 8.5% 정도 나옵니다. 어마어마한 성과죠. 물론 매매 비용 등 여러 비용이 있을 수 있으니, 그래도 7% 이상의 성과를 기록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얼마든지 짤 수 있습니다.
그래서 90년대에 재테크를 시작한 분들이나 2022년에 시작한 분들에 비해, 지금이 오히려 투자에 더 유리한 시기일 수 있습니다. 무엇이 유리하냐면, ETF 같은 좋은 전략들을 이제 우리가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막막했습니다. 은행 예금 말고는 주식에 올인하거나 개별 종목에 올인하다가 고통받으셨죠. 타이밍을 잡아 보려다 트럼프 취임 때처럼 실패한 경험도 제가 직접 겪었고, 여러분도 많이 겪으셨을 겁니다. 그러니 투자의 출발점에서 종잣돈 기준을 이제 바꿉시다. 단 500만 원만 있어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여러분, 용기를 내십시오.
500만 원으로 투자를 시작해 이 5분법을 적용하고, 더 큰 돈을 모으려면 복리의 마법을 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립식 투자의 중요성은 우리 박사님이 늘 강조해 오신 키워드인데요, 저축은 익숙해도 정립식 투자는 낯선 분들을 위해 방법을 한번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예를 들어 매달 100만 원씩 저축한다고 해 봅시다. 어떤 해에는 주식이 많이 오르고, 어떤 해에는 주식이 폭락합니다. 주식이 폭락한 해라면 100만 원 중 주식에 50만 원을 사고, 나머지 50만 원으로 현금, 채권, 금 같은 다른 자산을 삽니다. 얼마 전처럼 금이 폭등했다면 금은 적게 사고 다른 자산을 25만 원씩 사는 식으로 비율을 맞춰 나갑니다. 이렇게 투자하면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자동으로 저가 매수를 하게 되거든요.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면 "이번 달엔 특별히 200만 원을 하사하지" 하면서 투자하게 되니 기분도 좋아집니다.
이런 투자에 한번 재미를 붙이면 마인드가 달라집니다. 시장에서 이상한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내가 부자가 되려고 이번 달에 보너스가 나왔구나" 하면서 투자할 수 있게 됩니다. 매달 30만 원, 50만 원씩 적금처럼 붓는 것도 투자입니다. 그리고 분산투자와 리밸런싱의 마법을 알게 되면, 경제가 휘청일 때마다 오히려 내 수익이 좋아집니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역사적 수익률을 보면, 2008년, 2018년, 2022년에는 수익률이 0%이거나 약간 마이너스였습니다. 그런데 그다음 해인 2009년, 2019년, 2023년에는 수익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습니다. 1,200조 원짜리 연금이 두 자릿수 수익을 냈다는 것은 자본시장이 엄청 좋아졌다는 뜻입니다. 결국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는 이렇습니다. 자산배분 투자를 하고 있어도 손실이 날 수 있다. 그럴 때 더 많이 넣으면 됩니다. 특히 투자를 시작한 초기에 조정이 왔을 때 적립금을 늘리면 한 번에 저가 매수가 됩니다. 정립식 투자를 하면 마인드가 튼튼해집니다. 시장의 혼란에 벌벌 떨기보다, 시장의 혼란과 변동성을 즐기게 됩니다. 운동을 하면서 근육이 단단해지듯, 투자의 근육도 만들어 나갈 수 있는데, 정립식 투자가 정말 안성맞춤입니다.
이상, 재테크 PT 1타 강사 홍춘욱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