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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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책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금 수요가 급증했다고 진단. 중앙은행·독재국가의 금 보유 확대와 한국의 역사적 금 선호를 설명. 본인은 고점 부근에서 보유 금을 정리했으며 다른 자산 투자 여력 확보 차원이라고 밝힘. 지난 방송에서 제시한 미국 국채 매수 의견을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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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코노미스트 홍춘욱입니다. 오늘은 금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박사님, 오늘 아침부터 이슈가 된 것이 금이었는데요. 한국 금거래소 홈페이지가 마비됐다는 뉴스가 떴습니다. 사람들의 금 매입 행렬 때문인데, 왜 이렇게까지 요즘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걸까요?
작년부터 했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확실한 게 없습니다. 말이 자꾸 바뀌기 때문이죠. 제가 작년 연말 방송에서 하노이 회담 이야기를 했을 거예요. 2018년 하노이 회담에서 트럼프는 북한의 지도자를 자리에서 면박을 주고 협상을 파기했습니다. 그 뒤에 탄도미사일이 계속 날아다녔죠. 트럼프는 협상에서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상대가 자신이 존중할 만한 상대가 아니라고 느끼는 순간 아주 잔인해집니다. 그래서 이런 식의 협상 기술을 씁니다.
또 자신이 항상 멋진 그림, 일방적으로 위에 있는 그림이 나오지 않으면 판을 엎어버리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도 멕시코, 캐나다, 콜롬비아를 연일 몰아붙이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행동을 보면서 투자자들이 겁을 먹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그렇다고 미국 달러를 들고 가자니 겁이 나는 거예요. 미국 채권을 사자니 금리가 올라갈 우려가 있고, 주식은 변동성이 큽니다. 그러다 보니 "미국 달러만 안전자산이냐, 금도 있다"는 생각이 든 겁니다.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될 때 금이 좋잖아요. 그러면서 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어떤 국가들이 금을 많이 매입하고 있나요?
아시아 국가들입니다. 공식 통계상 가장 많이 금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이지만, 민간 보유로 보면 인도와 중국이 톱입니다. 왜 그럴까요?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영국 같은 세계적 제국주의 국가가 가장 탐낸 곳이 어디였죠? 바로 이 두 나라입니다. 왜 이 두 나라를 탐냈을까요? 인구가 많고 나라도 넓었기 때문입니다. 인도에서 생산되던 캘리코라 불리던, 속이 살짝 비쳐 보이는 아름다운 면직물 의복이 유럽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청나라에서 만들던 청화자기와 차에 대한 선호는 얼마나 컸습니까. 그래서 이 나라들을 침략하고 결국 완전 식민지, 반식민지 상태로 만들어 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존의 화폐와 국가 시스템은 모두 붕괴했고, 그 붕괴한 시스템을 대신한 것도 제국주의와 전쟁의 과정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중국인과 인도인은 하나의 진실을 알게 됐습니다. 무엇일까요? 국가 권력을 믿으면 안 되고, 미래를 대비해 우리가 금붙이라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미국이 무역 전쟁을 벌이면서 어떤 파장이 일어날지,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르는 상황이 왔습니다. 그러면 누가 금을 살까요? 한국, 일본, 대만, 그리고 중화권 국가들, 화교가 많이 사는 나라들이 그렇습니다.
러시아도 하나의 사례를 보여줬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해외에 있던 러시아의 금융자산이 동결됐습니다. 더 나아가 해외 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금으로 쓴다는 이야기도 들으셨을 겁니다. 독재자 국가 입장에서 보면, 달러로 외환 보유고를 들고 있는 것보다 금으로 들고 있는 게 낫습니다. 금을 팔아서 무기를 사올 수 있으니까요. 여러분, 이해가 되시나요?
정리하면, 금을 특히 좋아하는 나라는 세 부류입니다. 첫째, 트럼프라는 인물의 존재 자체가 불안을 주는 나라들. 둘째,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다른 나라를 침공할 여지가 있는 불량 국가, 혹은 스스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나라들. 셋째, 언제 내 돈을 가져갈지 모르는, 재산권 자체가 상당히 불확실하거나 불행한 과거를 가진 나라의 국민들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왜 금을 좋아하는지 아시겠죠? 한국은 앞서 말한 여러 나라에 비하면 비극의 강도는 덜할지 모르지만, 일제 식민지, 한국 전쟁, 그리고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은 나라입니다. 그러니 금 거래소가 마비되는 일까지 벌어진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박사님은 지금 금 가격이 고점인데 어떻게 생각하고 계세요?
어제 팔았습니다. 집에 있던 금붙이, 한 돈에 56만 원, 55만 원 하더라고요. 아이들 돌잔치 때부터 여기저기서 받았던 금들이 있잖아요. 옛날 한 돈에 8만 원에서 3만 원 사이에 거래되던 시절에 많이 받았습니다. 또 제가 많이 주기도 했죠. 그 금붙이를 어제 금거래소에 가서 모두 정리했습니다.
왜 정리하셨어요?
별거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금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러면 저는 이걸 팔아서 다른 자산을 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집에 어차피 남아돌던 금붙이였으니까요. 돌잔치를 두 번 하면 쌓입니다. 아이들이 둘이고, 지금은 둘 다 대학생이에요. 싸게 들어왔으니, 좋은 가격에 적절히 처분해서 다른 분들께 금을 공급해 드리고, 저는 다른 자산에 추가로 투자했습니다.
여러분, 모든 사람이 다 이야기할 때는 조심해야 합니다. 제가 작년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때 "금 사라"고 말씀드렸던 건, 그때 금값이 조정을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역사적 최고치를 향해 가고, 모든 사람이 금을 사러 갈 때는 더 오를 수도 있어요. 그렇다고 꼭지에서 팔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적당한 가격이다 싶으면 저평가된 것을 살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런 측면에서 지금 가격이 오르니 더 갈 거라 보고 사는 것도 가능하지만, 저 같은 사람은 수익이 많이 났으니 다른 분도 돈을 벌어야 하고, 저는 지금 돈이 좀 필요해서 써야 할 때가 있다고 생각해서 판 겁니다.
여러분, 투자에는 약간의 여유가 있으면 좋은 기회가 생각보다 많이 옵니다. 제가 판 가격보다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걸 부인하는 게 아니라, 다른 분도 수익을 내야죠. 만족하는 가격에 정리하고, 그 돈으로 더 유망한 자산에 투자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주목해 볼 다른 자산군은 어디일까요? 지난 방송에서 제가 미국 채권을 사야 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미국 국채금리가 5%를 넘는 건 과하지 않느냐고요. 트럼프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고들 하지만,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라는 요인도 있습니다. 셰일오일 생산이 가동되면 국제유가가 떨어질 여지가 있지 않습니까. 채권에 대한 공포가 너무 심하니, 미국 국채를 사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씀드린 지 얼마 안 됐죠. 다시 한번 기억을 되살리고 싶어서 말씀드립니다.
새해 행복하시고, 금 투자처에서 대박 나는 투자 기회가 계속 찾아오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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