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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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값이 전쟁 이후 부진하다 반등 중이며, 미국 고용지표 악화로 금리 인하 기대가 커져 금이 고점 대비 20% 조정받아 저가 매수세가 들어온 것으로 해석. 금은 현금흐름이 없어 금리(달러 이자)와 상대 비교되는 자산이며, 공포 시기(2000·2008·2020)에는 상승하는 안전자산 성격. 다만 금 투자는 금리·전쟁·전염병 등 예측이 어려워 단독 배팅보다 자산배분 차원에서 소량 보유를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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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최근 반등한 이유
안녕하세요, 이코노미스트 홍춘욱입니다. 오늘은 국제 금값 동향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지난 2월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터진 뒤로 금값이 계속 부진했는데, 최근 들어 약간 반등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오늘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금은 현금 흐름이 없는 자산
금값이 한동안 떨어지다가 다시 상승 추세를 보이는 데에는 특정한 이유가 있을 텐데요, 한두 가지로 정리하기 어려운 자산입니다. 핵심은 현금 흐름이 없다는 점입니다. 부동산을 가지고 있으면 임대료가 나오고,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배당이 나오고, 채권을 가지고 있으면 이자가 나옵니다. 그런데 금은 보관 비용만 들 뿐 이자나 배당, 월세를 주지 않습니다. 현금 흐름이 없는 자산은 다른 자산과의 상대 가치로만 평가하기가 어렵습니다.
미국 국채와의 관계
그렇다면 금은 어떤 자산과 가장 많이 비교될까요? 바로 미국 국채입니다. 금은 1971년까지 사실상 세계 공용 화폐 역할을 했습니다. 금 본위제 아래에서 금 1온스는 35달러로 고정되어 있었고, 1944년부터 1971년까지 달러의 가치는 금으로 보증받는 구조였습니다. 그러다 1971년 8월 15일 닉슨 대통령이 금 본위제를 폐지하면서(닉슨 쇼크) 금과 달러의 연결고리가 끊어졌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금과 달러의 가치를 비교합니다. 달러의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이자입니다. 달러는 미국이라는 국가가 만든 신용화폐, 즉 피아트머니이고 종이에 불과하지만, 이를 은행에 예금하면 예금자 보호가 되고 이자도 받습니다. 국가 권력에 의한 보증이 실질적으로 담겨 있는 화폐이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금은 이 달러와 상대 가치로 평가받습니다.
금리가 인상되어 달러 표시 MMF에 투자했을 때 이자율이 오르면, 굳이 금을 투자할 이유가 줄어듭니다. 금은 결국 달러의 반대편 상대 가치에 불과하고, 달러를 보유함으로써 얻는 실질 수익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최근 이란 전쟁이 터진 뒤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지면서 미국 국고채 금리가 급등했습니다. 이전 3.3% 수준에서 4.3%까지 1%포인트나 올랐고, 사람들은 금리 인하가 아니라 인상에 베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굳이 금을 살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이 확산되었던 것입니다.
최근 금값이 오르고 국채 금리가 떨어진 이유
그렇다면 최근에는 왜 금값이 오르고 미국 국채 금리가 떨어졌을까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안정적으로 나왔고, 지난달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고용 지표가 좋지 않게 나왔습니다. 쉽게 말해 신규 취업자 수가 2만 명 넘게 감소했습니다. 이러니 금리를 인상하기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미국의 예금 금리와 시장 금리가 내려가기 시작하자, 금값이 얼마 전 5천 달러에서 4천 달러로 떨어져 고점 대비 20% 조정을 받았으니 살 만하다고 생각하는 저가 매수세가 들어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안전자산으로서의 금
금은 안전자산으로 알려져 있지만 생각보다 변동성이 있습니다. 안전자산의 개념은 정의하기가 꽤 어렵습니다. 제가 정의하자면 금융시장이 붕괴되어 패닉에 빠질 때 가격이 오르는 자산을 안전자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미국 국채도 안전자산이고 금도 안전자산입니다.
지난 30년간 세 차례 시장 패닉이 있었습니다. 2000년 정보통신 거품 붕괴와 9·11 테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가 그때입니다. 패닉이란 세상이 끝났다, 국가 경제와 화폐 시스템, 신용 시스템이 모두 무너졌고 옛날로 돌아갈 수 없다는 공포가 퍼지는 상태입니다. 이때마다 공포지수인 VIX가 폭발적으로 상승했는데, 그 시기마다 금값이 폭등했습니다. 대부분의 자산이 빠질 때 금만 오른 것입니다.
이는 금이 수천 년간 인류가 좋아해 온 자산이고, 실제로 처음부터 화폐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신용으로 움직이는 금융 시스템이 무너져 야만의 시대로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커질 때, 사람들이 금으로 달려가는 패턴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금은 미국 달러의 반대편에 있는 자산이면서, 동시에 혼란기에 찾는 피난처라는 이중적인 성격을 가집니다.
최근 이란 전쟁이 났는데도 금값이 빠진 이유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빅스 지수가 오르긴 했지만, 2020년 코로나 때 50~60 수준까지 올랐던 것에 비하면 이번에는 13을 넘지 않을 정도로 불안이 제한적이었습니다. 미국 본토가 공격받았던 9·11과는 차원이 다른 공포였기 때문에, 금에 대한 근원적인 기대가 상대적으로 약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금 투자 전략
이 내용을 보면 금 투자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첫째, 미국 금리가 하락해야 합니다. 둘째, 전쟁이나 테러, 전염병 같은 위기가 발생해야 합니다. 이걸 미리 예측해서 투자할 수 있을까요? 금리와 전쟁, 전염병을 미리 알 수 있다면 풋옵션을 사서 큰돈을 벌었을 겁니다.
따라서 예측의 근거나 기대의 근거로 금을 사는 방식에는 저는 반대합니다. 대신 자산 배분의 관점에서 접근하시기를 권합니다. 주식과 채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도 불안이 남는다면, 금을 일정 부분 담아 두어 시장에 예상치 못한 혼란과 공포가 찾아올 때를 대비하는 정도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금이라는 존재를 이야기하다 보니 마지막에는 심리적인 측면까지 다루게 되었습니다. 결국 현금 흐름이 없는 자산의 가치는 이런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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