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요약 보기
저PBR 주식은 한국 PBR(약 1배)이 일본(1.4배)·미국(4배+)보다 낮고, 주주환원율(한국 29%, 미국 92%)이 낮아 저평가됐다는 진단.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주주환원 강화)으로 장기적 가격 상승 여지가 있으나 단기 선반영으로 관련주가 이미 급등. 은행주는 PBR 0.4배·배당수익률 5%대로 예금보다 매력적이라 봄. 비트코인은 현물 ETF 승인으로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오르는 추세이며, 달러 약세·금리 인하 가능성 속 투자 매력은 있으나 변동성이 커 자산의 10% 내외 권장.
다듬은 글
진행자: 전격시사 '진격의 경제' 코너, 매주 목요일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우리 증시에서 주목받는 저PBR 주식을 중심으로 경제 이슈를 짚어보겠습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나와 계십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김영익: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요즘 대표적인 저평가 주식, 즉 실제 가치보다 가격이 싼 주식으로 알려진 저PBR 주식이 증시에서 화제입니다. 먼저 저PBR 주식이 어떤 의미인지 설명부터 해 주세요.
김영익: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 가치로 나눈 값입니다. 1보다 높으면 순자산 가치보다 주가가 높다는 뜻이고, 1보다 낮으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를 담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PBR이 1배 정도인데, 일본은 1.4배, 미국은 4배가 넘습니다. 최근에는 1배도 못 미쳤어요. 그래서 우리나라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0.6배, 특히 은행주들은 0.4배 안팎입니다.
진행자: 그러면 저PBR 주식은 회사가 가진 자산을 모두 팔고 빚을 갚고도 주주들에게 주식 가격보다 많은 돈을 돌려줄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해도 될까요? 그렇다면 정말 가치보다 싸게 거래되고 있다는 얘기일 텐데, 가격이 싸면 서로 사려고 나서는 게 주식 시장인데 왜 이렇게 낮은 가격에 머무르고 있나요?
김영익: 우리가 주식에 투자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한쪽은 시세차익을 노리고, 다른 한쪽은 배당금을 받으려고 투자하죠. 그런데 우리 기업들이 배당금을 너무 적게 줬습니다. 그래서 주가가 쌀 수밖에 없었어요. 주주환원율, 즉 배당금을 얼마나 주고 자사주를 얼마나 소각해 주식 수를 줄이느냐를 보는 지표가 있는데, 최근 10년 평균을 보면 미국이 92%, 선진국이 68%, 신흥국이 37%, 중국이 32%입니다. 우리는 29%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쪽에 속합니다.
진행자: 왜 우리만 그렇게 적게 줬을까요? 글로벌 스탠다드가 있는데 굳이 29%밖에 안 준 이유가 있나요?
김영익: 기업들이 IT 중심이라 이익 변동성이 심합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어떤 때는 영업이익 16조 원을 냈다가 최근에는 1조 원도 못 낸 적이 있어요. 이익이 많이 좋아졌을 때도 쉽게 많이 주기 어려웠던 겁니다. 또 우리 기업들이 성장 단계에 있어서 투자를 많이 해야 했으니 배당을 상대적으로 덜 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진행자: 최근 저PBR 주식이 주목받는 건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인데, 정부가 다음 주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주주환원율을 높이는 방안이 핵심이라는데, 어떻게 올리겠다는 건지 설명해 주세요.
김영익: 주주환원율을 높이겠다는 건 기업에게 배당금을 더 주고, 자사주를 매각하거나 소각하라는 뜻입니다. 이른바 주주 친화적 기업으로 바꾸라는 요구죠. 배당을 주고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가가 오르게 됩니다. 발표 내용을 보면, 주주 친화적 기업에는 세무조사를 유예해 주거나 세금을 감면해 주고, 주주 친화적 기업 리스트를 공개하겠다고 합니다. 또 주주 친화적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나 이를 바탕으로 한 ETF 상품도 개발할 것 같습니다.
진행자: 정부 정책 수혜주는 기업 이익이 개선되면서 가격이 오른 사례가 많았는데, 효과가 단기에 그쳐 급등했다가 급락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번에는 장기적으로 가격 수준을 올리는 효과가 있을까요?
김영익: 있다고 봅니다. 미국의 주주환원율이 92%인데 우리는 29%입니다. 미국은 더 늘기 힘들지만 우리는 아직 29%라서 계속 올라갈 여지가 있습니다. 주주환원율이 오르면 주가도 더 오를 수 있어요. 다만 문제는 단기적입니다. 최근 이런 기대로 관련 주식들이 한두 달 사이에 30~50% 가까이 올라버렸습니다. 주가는 늘 선반영되기 때문에, 발표 전에 많이 올랐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그래도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진행자: 투자자들이 저PBR 주식에 주목한 이유 중에는 정책 효과로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는 점도 있지만, 저평가된 우량주라 최소한 손해는 안 볼 것이라는 기대도 있죠. 그럼에도 투자할 때 유의할 점이 있을까요?
김영익: 저PBR 주식 중에는 저평가 상태에 오래 머무는 '밸류트랩' 주식들이 있습니다. PBR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사기보다는, 이 기업들의 영업이익과 매출이 매년 늘어나는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이익과 매출이 늘지 않으면 오랫동안 밸류트랩에 갇혀 있을 수 있어요.
진행자: 저PBR 주식이 주목받으면서 가장 먼저 수혜를 받은 종목이 금융주, 특히 은행주입니다. 상승세가 놀라웠죠. 교수님은 과거에 은행 예금보다 은행 주식이 이자보다 배당을 더 줄 수 있다고 말씀하신 적도 있는데, 은행주, 넓게는 금융주에 여전히 투자 매력이 있다고 보시나요?
김영익: 여전히 매력이 있어 보입니다. 최근 많이 올랐지만 은행주 PBR은 아직 0.4배입니다. PER, 즉 주당순이익 대비 주가는 우리 평균이 10배 정도인데 은행주는 5배 안팎입니다. 배당수익률은 대부분 5%가 넘습니다.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년 전 5%대였다가 지금은 3%대 중반으로 떨어졌습니다.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 잠재성장률이 2% 안팎인데 5년 뒤에는 1%대 초반으로 떨어질 것이고, 그러면 금리도 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은행에 예금하면 2% 안팎을 받겠지만, 은행주를 사서 배당을 받으면 5% 이상일 거라는 거죠. 그래서 은행에 예금하실 바에는 은행 주식을 사서 배당을 받으시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최근 우리 증시 분위기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지만, 미국 증시 상승세는 참 부럽습니다. 미국은 AI, 반도체 같은 성장주가 주도하고 있고, 우리 증시는 저평가 우량주가 주목받고 있죠. 두 시장이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영익: 미국 주가는 PBR이 4배를 넘어서 이미 고평가 상태에 접어들었고, 그래서 AI 관련주가 많이 오르고 있습니다. 신문에서 말하는 '매그니피센트 7', 즉 AI 혁명을 주도할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같은 기술주들이 많이 올랐죠. 엔비디아 실적도 엄청 좋게 나왔습니다. 우리는 주가가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저평가 주식들이 오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최근 비트코인이 5만 달러를 넘어서 원화 기준 7천만 원 선까지 올랐습니다.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승인한 것이 상승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 현물 ETF 상장이 비트코인 가격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나요?
김영익: 미국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다는 건, 비트코인이 본질적인 기능인 거래 수단은 아니더라도 투자 수단이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그러니 비트코인 수요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오르는 추세입니다.
진행자: 우리 증시에는 아직 비트코인 현물 ETF가 상장돼 있지 않죠?
김영익: 네, 직접 관련 상품은 없습니다. 간접적으로 비트코인 관련 기술을 제공하는 일부 회사들은 있지만, 미국처럼 직접 상품이 상장돼 있지는 않습니다. 요즘 이 문제가 많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주요 정당들이 이번 총선 공약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의 국내 증시 상장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상장된다면 투자 매력이 있을까요?
김영익: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권에서는 미국처럼 상장하자고 요구하고 있는데, 정책 당국과 금융위원회는 아직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승인한 만큼 우리도 결국 승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문제는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지 내릴지인데,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달러지수입니다. 달러 가치가 약간 오르고 있지만, 미국의 재정적자와 부채가 너무 많아서 장기적으로는 달러 가치가 하락할 수 있습니다. 또 미국이 언제 금리를 인하할지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 인하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비트코인은 투자 매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변동성이 심하고, 24시간 주말에도 거래되기 때문에 많이 투자할 필요는 없습니다. 투자 자산의 10% 안팎 정도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투자 매력은 있지만 조심해서 보셔야 합니다.
진행자: 잘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영익: 고맙습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