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대호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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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은 AI 생태계의 핵심 고리이며, 실적 발표에서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아 주가가 급락했다.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은 시장 예상을 상회했으나 애플리케이션 부진과 대규모 유상증자 소식이 단기 악재로 작용. 오라클이 흔들리면 오픈AI와 엔비디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밸류체인에도 타격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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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이 뭐냐고 물으면, 오라클을 모르면 반도체도 모른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브로드컴이 네트워킹으로 넓게 인공지능과 반도체를 연결하는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회사라면, 오라클은 인공지능을 실제로 쓸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회사입니다. 반도체를 집어넣고 인공지능을 교육시키고, 그 위에서 설계 프로그램이나 생산·물류 관리 프로그램 같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내는 것이죠. 인공지능 회사가 돈을 벌려면 결국 이 시스템이 잘 돌아가야 합니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지금 오픈AI 같은 인공지능 생성 회사들 대부분이 오라클의 시스템 위에 애플리케이션을 올려놓고 자기들이 개발한 인공지능을 상업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인공지능이 돈을 벌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르는 고리를 오라클이 쥐고 있는 셈입니다. 오라클이 잘되면 인공지능이 잘되고, 인공지능이 잘되면 엔비디아가 잘되고, 엔비디아 칩을 만드는 TSMC가 잘되고, 그 TSMC에 HBM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잘될 수 있습니다. 오라클은 이 생태계 고리의 중요한 한 대목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라클 주가가 실적 발표 후 크게 내렸는데, 총평부터 보면 실적은 예상치를 상회했습니다. 평소라면 주가가 올랐을 상황이죠. 그런데 지금은 오라클 주가가 이미 많이 오른 상태라, 시장은 과거 실적보다 앞으로의 전망을 더 중요하게 봅니다. 그런데 앞으로의 전망이 좀 떨어졌습니다.
여기서 클라우드 매출을 나눠 봐야 합니다. 메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이 클라우드에 엄청난 투자를 해서 데이터센터를 짓고 돈을 벌고 있습니다. 오라클은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서비스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그런데 이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이 요즘 부진합니다. 전체 클라우드 매출이 다소 부족했는데, 그중에서도 오라클이 개발해 오픈AI나 구글, 아마존에 파는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매출이 예상보다 낮았습니다. 잘 안 팔렸다는 얘기입니다.
반면 클라우드 인프라, 즉 하드웨어를 까는 부분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습니다. 그런데 오라클의 핵심은 바로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입니다. 그러니 핵심 부분이 덜 팔리자 시장이 발작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라클과 오픈AI의 관계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오라클이 잘 안 되면 오픈AI도 잘 안 될 수 있고, 오픈AI가 흔들리면 엔비디아나 삼성전자 같은 반도체 업체도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적이 나빴던 것은 아닙니다. 전반적으로는 좋았는데, 애플리케이션 부분만 예상보다 낮았습니다. 주가가 워낙 높이 올라 있다 보니 숫자 하나라도 기대에 못 미치면 주가가 바로 떨어지는 것이죠.
여기에 약 4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소식이 겹쳤습니다. 주식을 매각하는 유상증자는 주가에 단기 악재입니다. 회사는 장사가 잘되고 있다고 보고 투자를 하는 것인데, 시장은 "예상보다 못한 것 아니냐, 그런데 왜 돈을 끌어오냐, 이자 부담은 어떻게 감당하냐"라고 우려합니다. 회사와 시장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는 것입니다.
오라클의 핵심 사업은 기업용 데이터베이스입니다. 기업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 세계 1위이고, 클라우드, 자바 같은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기업이 원하는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주는 것이죠. 인공지능에 아무리 반도체를 많이 넣어도, 그 인공지능이 계산하고 추론하고 대화하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으면 지능이 높아지지 않습니다. 그 함량을 높여 주는 것이 바로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이고, 그것을 맡은 곳이 오라클입니다. 반도체만 많이 들어가면 된다는 시각은 틀렸습니다.
오라클이라는 이름은 신탁에서 왔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사람들은 신전에 가서 신의 말씀, 즉 신탁을 들었습니다. 오라클은 바로 그 신의 말, 계시를 뜻합니다. 인공지능은 사람이 만들지만 거기에 영혼을 불어넣는 것은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의미로 이름을 붙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운명을 물어보는 곳이 오라클이라는 점에서, 오라클은 인공지능의 운명을 쥐고 있는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라클은 창업주 래리 엘리슨이 평범한 엔지니어에서 엄청난 부를 쌓은 회사이기도 합니다. 최초의 핵심 고객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이었습니다. 최근까지 오라클은 주로 CIA 같은 정부 기관을 상대했지만, 인공지능 붐이 일면서 기업 수요가 생겨 기업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회사로 팔란티어가 있는데, 팔란티어는 오라클보다 훨씬 늦게 출발했습니다. 어쨌든 오라클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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