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형수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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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 한일정상회담 후 일본의 반도체 소재(플루오린폴리이미드·불산·포토레지스트) 수출규제 해제 발표. 소부장 국산화 기업 주가는 기대감 축소로 악재 반응(동진쎄미켐 3만원 후반→초반). 미국 주도 한미일 반도체 동맹 맥락. 정부 300조 용인 반도체 산단 추진. 메모리 바닥은 하반기 수요 회복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는 6개월 선행해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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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일본은 한국에 대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3대 핵심 소재 수출 규제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습니다.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급히 일본 출장길에 오르는 등 국내 산업계는 잔뜩 긴장했습니다. 그로부터 4년 만에 일본의 수출 규제가 풀리게 됐습니다. 오늘 한일 정상회담이 있었는데, 그 결과 주력인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십니까. 우리가 일본에 대해 불편한 이유가 많다고 하는데, 앞으로는 좀 편해지는 겁니까?
이제 얽히고설켜 있던 한일 관계가 쾌도난마처럼 한 번에 해결되는 분위기입니다. 3대 소재라고 하죠. 플루오린폴리이미드,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이 3대 소재에 대한 제재를 오늘 완전히 풀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오늘 한일 정상회담 결과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인 것 같아요.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플루오린폴리이미드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것이라, 그동안 일본에서 수입하기 어려워서 우리가 굉장히 괴로워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수출 규제가 전면적으로 다 해제된다고 보면 됩니까?
맞습니다. 그동안에도 수입을 못 하는 건 아니었는데, 통관 같은 절차가 까다롭고 괴롭게 돼 있었죠. 그런 부분들이 해결되면서 매끄럽게 수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렇게 되면 반도체를 만드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는 긍정적인 영향이라고 보면 됩니까?
맞습니다. 구입하는 입장에서는 차세대 기술을 진행하는 데 아주 필요한 소재들이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많이 해결될 수 있고, 차세대 기술을 하려면 소재, 부품, 장비, 기술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앞으로 좀 더 빨라지고 원활해질 것 같습니다. 보통 일본 반도체 산업은 80년대에 끝났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여전히 소재 기술 쪽에서는 우리보다 훨씬 강점을 갖고 있다고 봐야 될까요?
맞습니다. 한때 80년대에는 일본이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술을 가진 나라였는데, 반도체 제조 기술은 이미 많이 뒤처졌고 지금은 40나노 수준의 공정밖에 못 합니다. 대신 소재, 부품, 장비 기술은 그 사이에 굉장히 고도화돼서 아직도 강한 입지를 갖고 있습니다. 보통 사는 사람이 갑이고 파는 사람이 을이라고 하는데, 소부장 같은 경우에는 일본이 갑 같은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것 같네요.
그게 정확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파는 쪽이 정말 갑인 것 같아요. 그런데 특히 삼성전자에서 가장 중요한 게 3나노 같은 미세 공정이잖아요. 이런 소재와 부품의 수입이 조금 더 원활해지면 3나노 공정도 좀 빨라질까요?
아무래도 속도가 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3나노를 놓고 TSMC와 삼성이 굉장히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거든요. TSMC는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데, 그동안 일본에 투자하고 일본은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서로 밀월 관계가 굉장히 강해지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삼성전자가 틈을 노릴 여지가 생겼습니다. 그동안 TSMC와 일본이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우리 업체들이 견제당하는 모습도 있었는데, 앞으로 수출 규제 해제를 통해 일본과의 협력을 다시 강화하게 된다면, 그들 사이에 균열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우리도 소재 부품 국산화를 시도하면서, 일본과의 협력도 굉장히 긴밀하게 가져가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합니다. 4년 전 수출 규제가 들어갔을 때 국내 소부장, 즉 소재·부품·장비 업체들, 특히 중소 업체들이 국산화에 많이 노력했고 그만한 성과도 있었잖아요. 이제 수출 규제가 다시 풀리면 이 업체들에게는 호재일까요, 악재일까요?
일단 주가로는 악재가 된 것 같습니다. 주가는 실적과 기대감에 기반하는데, 기대감이 상당 부분 낮아질 수밖에 없는 요인이 된 것 같아요. 차트를 보시면 음봉이 크게 나기 시작한 오른쪽 끝의 날이 화이트리스트가 다시 복원된다는 뉴스가 나온 날입니다. 3만 원 후반대에 있던 동진쎄미켐 주가가 3만 원 초반까지 밀렸습니다. 그렇다고 기업의 펀더멘털이 순식간에 달라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소재 조건이 조금만 바뀌어도 수율에 영향을 많이 미치기 때문에, 기존 업체들이 국산 업체 것을 갑자기 일본 것으로 바꾸는 것도 어려운 일 아닌가요?
맞습니다. 반도체 포토레지스트는 어떤 맛집의 비법 소스라고 볼 수 있거든요. 고춧가루만 국산을 쓰다가 중국산을 쓰면 맛이 달라질 수 있잖아요. 그게 바로 수율과 직결되기 때문에, 과거처럼 쉽게 바꾸거나 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이번 정상회담 결과가 방금 말씀하신 대로 쾌도난마처럼 속전속결로 이뤄진 데는 미국의 입김도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요?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미일 반도체 동맹이 절실한 상황이잖아요.
맞습니다. 이례적으로 미국이 새벽인데도 바이든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인 코멘트를 바로 냈습니다. 중국을 반도체 기술로 봉쇄하려면 한일 간 협력이 굉장히 중요한데, 정치적으로 냉각돼 있다 보니 미국 입장에서는 우려가 컸습니다. 그래서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는 미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죠. 이렇게 한미 동맹이 강화되면 중국은 가만히 보고만 있을까요? 앞으로 중국이 어떤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고 보세요?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당장 반도체와 관련해 우리나라를 제재할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우리 메모리 반도체를 대체할 대체재가 없거든요. 삼성이나 SK하이닉스 제품을 안 쓴다면 결국 마이크론밖에 없는 상황이라, 한국 기업이 밉다고 미국 기업을 쓸 수는 없습니다. 대신 요소수 사태처럼 핵심 소재나 희토류 같은 자원을 무기화할 가능성은 있을 것 같습니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서, 대기업은 35% 정도, 중소기업은 중국에서 조달하는 소재·부품·장비 비중이 47%까지 파악되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전반적으로 보면 반도체 산업이 국가 대항전처럼 되어가고 있는데, 이번 수출 규제 해제에 이어 정부가 300조 원을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이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어떤 대상으로 지원하는 건가요?
일단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산업단지이고, 향후 10년간 굉장히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진행됩니다. 용인에서 진행되는데, 시스템 반도체 팹 다섯 개가 생길 걸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용인에 만들어지는 거고, 주변의 화성, 평택, 기흥 같은 곳과 시너지 효과를 크게 노릴 수 있는 입지입니다. 중요한 건 25년 만에 수도권에 산단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파주 탄현이 생긴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수도권 규제를 풀어준 것이죠. 기흥 같은 곳에 개별 공장들은 이미 있지만, 그것들은 삼성 같은 개별 기업이 개별적으로 진행한 거고, 이번에 만들어지는 것은 국가산업단지입니다. 그래서 인프라, 규제, 그린벨트 해제 같은 것들이 패키지로 지원되는 거죠. 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보십니다.
네. 반도체는 예전처럼 혼자 독야청청하며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닙니다. 기술 난이도도 높아지고 돈도 많이 들기 때문에 여러 기업,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 함께 노력해야 하고, 규모 자체가 워낙 커지다 보니 정부가 보조금을 주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됩니다. 그래서 정부가 패키지로 제대로 지원하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반도체 지원정책이 나오고 수출 규제까지 풀렸으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기가 들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과 SK하이닉스 주식이 어떻게 될지가 궁금할 겁니다. 앞으로 주가 전망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보통 반도체 바닥, 특히 메모리 반도체 바닥은 쌍바닥을 그리면서 올라가는데, 앞바닥은 공급 측면에서 나옵니다. 작년 가을 공급 축소, 캐펙스 투자 축소 같은 것들이 주가를 한 번 훑어 놓았고, 결국 진짜 바닥은 수요 회복에서 나옵니다. 수요가 회복되려면 주문량이 늘어야 하고, 시장에 쌓여 있는 재고가 소진돼야 합니다. 그게 올 하반기에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올 하반기에 수요가 회복된다면 주가는 6개월 선행하니까, 지금 어느 정도 바닥을 다졌다고 볼 수 있는 거죠.
하반기 수요 회복이라는 건 국내 수요 회복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중국은 지금 리오프닝에 들어갔다고 해도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굉장히 엇갈리고 있는데, 무조건 좋게만 볼 수 있을까요?
중국이 연간 생산하는 스마트폰이 약 9억 대 정도 되는데, 작년에는 코로나 봉쇄로 인해 6억 대밖에 못 만들었습니다. 올해는 정상 궤도로 돌아오는 구간으로 보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삼성전자에 쌓여 있던 재고도 소진되면서, 어느 정도 업황이 계산되고 주가도 좋아질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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