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안될공학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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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가 인텔 파운드리와 합작(JV) 추진 중이며 엔비디아·AMD·브로드컴·퀄컴 등 미국 설계사가 지분 참여를 검토한다는 보도를 소개. 트럼프의 리쇼어링·관세 정책 맞물려 TSMC가 압박받는 배경 설명. 다만 TSMC 독과점 우려, 공정 머징 난이도(PMI처럼 어려움), 인텔 18A 기술 이전의 실효성에 회의적. 패키징(CoWoS 등)이 TSMC에 중요하며 인텔 패키징 활용 여지 언급. 삼성 파운드리 협업 필요성도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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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운드리가 먼저 움직였다면 좀 나았을 거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정지훈 박사님이 계신데, 여러분도 많이 아시는 분이죠. 기업의 의사결정은 비전이 있어야 하고, 결정을 잘 내려야 하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TSMC 애리조나"를 검색해 보시면, 바로 가까이에 인텔 파운드리 관련 소식이 같이 나옵니다. 인텔 파운드리에 봄이 찾아오는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바로 TSMC가 미국의 여러 회사들과 합작해서 인텔 파운드리를 인수하겠다는 얘기가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인텔에 신임 CEO가 들어오면서 주가가 반등했습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반도체 제재와 맞물려 있습니다. 미국은 제조업을 다시 부활시켜 고용을 창출하려 하고 있고, 그 흐름에서 인텔을 버려둘 수 없게 됐습니다. 반면 TSMC는 압박을 많이 받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TSMC의 웨이저자 CEO는 그렇지 않다고 얘기하지만, 미국에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는 발표도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TSMC가 이번에는 인텔과의 합작 투자를 스스로 제한했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바로 인텔 파운드리 부분입니다.
여기에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퀄컴이 지분을 나누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TSMC가 정말 인수할 가능성이 있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파운드리 점유율이 원래도 60% 이상인데, 아예 독점 회사가 되면 그것도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이 따라옵니다. 그리고 이 전략이 TSMC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TSMC와 인텔이 합쳐지면 삼성 파운드리는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이 부분들을 차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건 이번 달 초에 트럼프와 TSMC가 얘기한 내용입니다. TSMC는 1000억 달러 규모의 계획을 갖고 있고, "Two More Fabs"와 같은 식으로 미국 내 공장을 늘리겠다고 했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투자입니다.
미국이 만드는 제품을 중국이나 대만, 동아시아에 맡기다 보니 미국 내에서 고용이 창출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의 정책은 그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끌어오려는 전략입니다. 관세를 매겨 자국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얘기도 있지만, 부작용도 많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반도체도 코로나 때 수급 문제가 생기면서 이런 얘기가 나왔고, 이런 상황에서 이번 합작 소식이 나온 것입니다.
"익스클루시브"라는 표현과 함께, TSMC와 인텔 파운드리가 합쳐지는 조인트 벤처가 설립되는 것입니다.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과 합작회사를 만들겠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세부 구조는 이렇습니다.
- TSMC 지분은 50% 이하로 유지합니다. 과반을 가지지는 않지만 운영 책임은 TSMC가 맡습니다. - 설계 주요 고객인 퀄컴, 엔비디아 등 미국의 설계 기업들이 지분으로 참여합니다. - 이는 미국 정부의 규제 조건과 맞물립니다. TSMC는 대만 상장 기업이지만 외국인 전액 소유 제한을 반영하면서 미국 내 생산 능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기술 안보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TSMC의 최선단 공장들이 인텔과 합자하게 되면,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지가 늘어납니다. 그러면 동아시아 파운드리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황까지 커버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TSMC가 스스로 "미국 기업들이 설계에 합작하고, 우리는 운영만 맡겠다"는 제안을 한 것입니다. 스스로 했는지, 미국의 요구가 있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세미위키에서도 "파운드리 2.0" 전략을 잘 정리했습니다. TSMC가 파운드리 최강자임을 선언한 이후 내놓은 전략입니다. 핵심은 시장의 무게중심이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HBM이나 무어의 법칙이 끝나가는 상황에서 공급망은 굉장히 복잡해졌고, 가치가 실리콘에서 서브스트레이트 같은 패키징 쪽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2D, 3D 스케일링이 필요하고, 칩을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하며, 여러 공급망을 합쳐야 합니다.
기존 파운드리 시장은 웨이퍼를 찍어내는 제조가 중심이었습니다. 약 1150억 달러 규모였고, TSMC가 그중 60~70%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파운드리 2.0의 시장은 테스트, 매스 메이킹, 어드밴스드 패키징을 포함합니다. 단순 웨이퍼 제조를 넘어서 패키징하고, 그것을 테스트하며, 부가 서비스까지 포함하는 영역이 커졌다는 뜻입니다.
HBM을 엔비디아 GPU와 엮을 때도 CoWoS 같은 인터포저를 쓰고 따로 평가가 필요합니다. 최근 CoWoS 병목 때문에 생산능력이 부족해서 다른 업체와 협력한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TSMC는 원래 웨이퍼 제조를 하는 회사인데, 이제는 웨이퍼에서 나온 칩을 다시 엮는 패키징과 그 검사까지를 파운드리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정의했을까요? 업계 리더로서 패키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저는 독과점 문제를 미리 대비한 준비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2023년 기준 시장 규모에서 TSMC는 이미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2, 3위와의 격차가 매우 큽니다. 인텔, 삼성, 중국 SMIC가 아무리 열심히 따라와도 앞으로 3~5년 안에 따라잡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렇다면 점유율은 점점 더 높아지고, 독과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구글이 독과점 논란으로 크롬 매각 얘기까지 나왔던 것처럼 말입니다.
반도체 시장은 영원한 적도, 영원한 편도 없는 판입니다. 지금은 미국 말을 잘 들어주지만, 나중에 트럼프가 다른 얘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TSMC 입장에서는 "전체 시장을 봐야 한다"는 논리를 펼 수 있습니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TSMC가 차지하는 비중은 1%도 안 되는 수준이라는 식입니다. 독과점으로 몰아붙이지 말라는 얘기를 미리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텔은 18A 공정으로 바로 넘어갔다고 합니다. 20A는 포기한 셈입니다. 인텔이 샘플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샘플은 수율이 낮더라도 돌릴 수 있습니다. 샘플에도 여러 리스크 샘플이 있습니다. 아직 예단할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인텔 공정을 가져온다고 TSMC의 경쟁력이 나아질까요? 오히려 골칫덩이일 수 있습니다. 이유는 기술적 기반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나노 단위 숫자는 마케팅용 이름에 가깝습니다. 인텔 18A는 백사이드 파워 딜리버리 네트워크(BSPDN)를 적용합니다. TSMC는 아직 이것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인텔은 GAA도 적용한다고 하고, 인더스트리 퍼스트 하이 NA EUV로 14A를 준비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숫자가 TSMC의 같은 숫자와 동일하다고 이해하면 안 됩니다. 각 회사의 코드네임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맞습니다.
전공정에서 공정을 미세화하면 노하우가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정을 하나 만들 때마다 최적화를 다 해야 합니다. 레시피, 공정 조건, 진공 상태, 조합 등이 맞아야 잘 나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협력이 아니라 머징 과정이 매우 어렵다는 뜻입니다. M&A에서도 PMI(인수 후 통합) 과정이 매우 힘들어서 오히려 인수 후에 기업이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지적재산권(IP)과 공정 차이 때문에 기반이 아예 다릅니다. 인텔은 인텔 고유의 기술만 쓰는 부분도 있습니다. 갑자기 TSMC가 그것을 쓸 수 없고,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두 공정을 그냥 가져온다고 TSMC에 바로 득이 되는 구조는 아닙니다.
전공정은 어렵지만, 패키징은 상대적으로 쉽다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SK하이닉스의 HBM3E가 엔비디아와 결합해 TSMC의 CoWoS로 만들어지는 구조를 보겠습니다. HBM은 메모리 칩이고, 그 사이에 엔비디아 블랙웰 같은 GPU를 올리고, 중간에 인터포저를 넣습니다. 신호가 엄청나게 많이 오가기 때문에 이를 연결하는 인터포저가 필요합니다.
이 CoWoS는 항상 병목이었습니다. 웨이퍼 크기로 만들어야 하는데, 칩 면적이 커질수록 한 달에 생산할 수 있는 인터포저 개수가 한정됩니다. 그래서 OSAT 업체 등 외부 패키징·테스트 업체에 일부를 맡기기도 했습니다.
인텔의 패키징 기술이 여기서 의미가 있습니다. 인텔은 원래 패키징을 잘하는 회사입니다. 포베로스(Foveros) 같은 3D 패키징 기술이 대표적입니다. 피닉스 지역에 있는 TSMC 공장에서 칩을 만들어도, 현재 TSMC의 어드밴스드 패키징 시설은 대만에 몰려 있습니다. 칩은 피닉스에서 만들고, 대만 타이난의 패키징 공장으로 보내고, 다시 미국으로 보내는 구조입니다. 이 물류 비용과 시간이 꽤 큽니다.
인텔 랩과 피닉스의 인텔 시설을 활용하면 미국 내에서 패키징까지 처리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전공정을 통합하는 것보다 어드밴스드 패키징 쪽에서 CoWoS 병목을 일부 해소하고, 포베로스나 인포(InFO) 같은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류 부담을 줄이고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손해도 있겠지만, TSMC가 자국이 아닌 해외에 시설을 짓는 결정을 한 이유가 여기에 있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워런 버핏이 TSMC 지분을 샀다가 판 이유도, 중국과의 전쟁 가능성 등 지정학적 위험을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여담이지만, 공학 채널에서 주식 얘기를 하냐고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공학 채널에서는 주식, 사회, 정치 얘기도 다 합니다. 테크를 이해하려면 그 테크가 운영되는 경제와 정치 환경을 이해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모르는 부분은 댓글로 보완해 주시면 많은 분들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저도 배울 수 있습니다. 투자와 관련해 제가 의견을 드리는 것은 아니니, 드라이하게 봐 주시면 됩니다.
이제 삼성 파운드리 얘기입니다. TSMC가 먼저 움직였으니, 삼성 파운드리가 먼저 움직였다면 더 나았을 것이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정지훈 박사님이 작년 9월에 쓴 글이 있습니다. 미디엄에 올라온 글인데, 인텔과 삼성이 협업해서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내용입니다. 당시 인텔이 흔들리고, TSMC의 아성이 무너질 수 없어 보이던 시기였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링크를 찾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과거에는 삼성이나 인텔이 더 잘 나갈 때가 훨씬 많았습니다. 지금은 파운드리에서 둘 다 밀리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두 회사가 전략적으로 협업해서 조인트 벤처를 만들자는 제안을 정 박사님이 이미 하셨습니다. 안타깝게도 TSMC가 먼저 JV를 제안했고, 그 대상은 미국의 설계 기업들, 즉 빅테크 기업들이었습니다.
트럼프 2.0 시대가 오지 않았더라도, 이런 흐름을 더 기민하게 대응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앞으로 파운드리 판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반도체처럼 전통적인 제조업이라도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는 기업의 결단이 빨라야 하고, 단기적인 시각으로만 움직여서는 경쟁력을 지킬 수 없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근로 시간을 늘리는 것과는 상관없는 문제입니다. 리더의 입장에서 기업의 의사결정에는 비전이 있어야 하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결단력과 전략적 파트너십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없으면 잘나가던 인텔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지금 인텔이 트럼프 정부의 힘을 얻어 다시 일어서려 하는 것처럼, 우리도 이를 반면교사 삼아 잘 대응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안될공학 스토어에서 후드 집업과 단체티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해외 채널과 인스타그램, 릴스 형태의 짧은 영상도 운영 중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안될공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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