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요약 보기
2019년 말 기준 미국 10년 강세장의 원인은 2009년 이후 대규모 재정·통화 완화에 따른 과잉 유동성이며, 미국 주가는 경기 선행지표 대비 고평가 상태(약 21% 괴리)라 조정 가능성이 크다. 미국 경기 지표를 보면 경기선행지수와 산업생산은 둔화 혹은 하락세, 소매판매 증가율도 6%에서 3%대로 낮아졌고, 소비심리지수는 주가와 달리 하락 중이다. 소비가 GDP의 약 70%를 떠받치는 구조라 소비 둔화가 위험 요인이다. 내년 미국 성장률 컨센서스는 약 1.8%로 잠재성장률(약 2%) 이하이며, GDP 갭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수 있어 경기 위축과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 연착륙 여부가 관건이다. 미국 주가는 단기적으로 1개월 정도 상승 여력이 있으나, 2020년은 경기 확인과 함께 조정이 나올 가능성이 높고 변동성이 큰 해로 본다. 유럽 증시도 사상 최고 랠리 후 독일 자동차 업종 등 경기 부진과 유동성 장세로 고평가 상태이며, 조정 가능성을 본다. 유럽 경제성장률은 1% 안팎으로 낮다. 신흥국은 달러 약세 시 자금이 유입될 수 있으나, 인도·브라질은 이미 많이 올라 차별화가 필요하다. 인도 기업은 수익성(ROE 등)이 약하고 부실 비중이 높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중국은 기업·지방정부 부채 등 리스크가 남아 있으나 구조조정 이후 중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유망하며, 금융위기 국면에서 알짜 기업을 저가에 인수할 기회를 노려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2020년 중국 증시 기회를 강조.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의 해외주식 비중 확대는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며, 국민연금은 2019년 약 30% 수익률(약 34조 원 추정)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내년 조정 가능성도 함께 언급했다.
다듬은 글
오늘은 MTN 기획 특집으로 진행하고 있는 「2020 재테크 필수 아이템」 시간입니다. 2019년을 돌아보고 내년 글로벌 금융시장과 우리나라에 대한 전망까지 짚어 보겠습니다.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김영익 교수님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정말 10년 넘게 미국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는데, 우선 이 강세장이 일어난 원인부터 말씀해 주시죠. 기본적으로는 경기 확장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경기는 2009년 6월을 저점으로 회복되기 시작해서 지난 12월까지 확장 국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120개월, 즉 10년을 넘어 126개월로 미국 경제사상 가장 긴 확장 국면이에요. 이렇게 경기 확장이 지속되면서 주가도 10년 넘게 강세를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10년간 강세장이 이어지면서 미국 증시가 가진 문제점도 있을까요? 미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 전체가 부채를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2008년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했고, 2009년에는 전 세계가 마이너스 성장을 겪었죠. 그래서 각국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렸고, 중앙은행은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양적완화를 통해 엄청난 돈을 풀었습니다. 경제는 회복됐지만 각 경제주체의 부채가 쌓였어요.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GDP 대비 100%를 넘어섰고, 중국은 기업 부채, 여러 나라는 가계부채가 늘었습니다. 오랜 저금리 때문에 기업 부실도 쌓였고요. 주가도 일부 거품이 끼어 있다고 봅니다.
미국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 과도하다고 평가하시는 건가요? 네, 미국 경기는 일부 지표는 좋지만 일부 지표는 상당히 나빠지고 있습니다. 경기 선행지수는 최근 하락하고 있고, 산업생산은 작년 12월 이후 증가하지 않고 있어요. 제가 미국 주가의 고평가·저평가 정도를 판단하기 위해 S&P500 지수를 세 가지 경기지표(선행지수, 산업생산, 소매판매)와 비교해 봤습니다. 지수 괴리율이 0 이상이면 주가가 경기에 비해 고평가된 것이고, 0 이하이면 저평가된 것이죠. 지난 12월 말 기준 미국 주가는 경기 변수에 비해 21% 정도 앞서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주가가 조정을 받든지, 아니면 경기 변수가 굉장히 빠르게 회복되어야 괴리가 좁혀질 텐데, 경기 변수가 그렇게 빨리 증가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저는 주가가 조정을 보이면서 괴리가 줄어들 것으로 봅니다.
주가가 조정을 받지 않고 경기가 좋아져서 괴리가 줄어들 가능성은 없을까요? 소매판매는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등으로 증가했지만, 최근에는 증가율이 6%에서 3%대로 둔화되고 있습니다. 미국 GDP를 구성하는 수출과 투자도 이미 감소세로 전환됐고, 건설투자도 줄고 있어요. 결국 문제는 소비입니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GDP의 약 70%를 차지하는데, 소비마저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습니다. 제가 눈여겨보는 지표 중 하나가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인데,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동안 소비심리지수는 오히려 소폭 줄어들고 있어요.
블룸버그가 전문가들을 통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올해 2.3%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내년 컨센서스는 1.8%입니다. 이코노미스트 AI를 활용한 전망은 1.6% 정도 나왔어요. 1.6~1.8%는 미국의 잠재성장률 이하입니다. 실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아래로 떨어지면 경기가 위축되는 모습이 나타나게 되죠. 이 경우 GDP 갭이 마이너스로 전환됩니다. 2019년 10월 기준 미국 GDP 갭은 0.8% 플러스로, 지금 경제가 잠재력 이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내년에 1.6~1.8%로 성장하면 GDP 갭은 마이너스 0.5% 정도가 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올해 GDP 갭이 계속 마이너스 0.5~0.8%를 기록했고, 현재도 마이너스 0.6% 정도로 추정됩니다. 우리 경제가 잠재력 이하로 성장하고 있다는 얘기죠.
내년 미국 경제가 우리처럼 마이너스 GDP 갭에 빠질 것으로 보십니까? 교수님 말씀은 숫자로 들으니 더 와닿는데, 한편으로는 미국 증시가 더 갈 수 있다는 기대 심리도 있어서 판단이 어렵습니다. 지금 상승세의 모멘텀이 강하니 조금 더 오를 수 있고, 이 상승세는 앞으로 한 달 정도는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년 상반기에는 경기 둔화 지표가 더 확실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여요. 그래서 조정이 나타날 텐데, 연착륙할지 경착륙할지가 관건입니다. 주가는 항상 올라갈 때는 경기 대비 지나치게 오르고, 떨어질 때는 추세보다 훨씬 빨리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내년 미국 주가가 연착륙할지는 아직 문제로 남아 있다고 봅니다. 내년은 경기와 증시 모두 변동성이 굉장히 큰 한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럽 시장도 올해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 왔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유럽 증시는 미국과 비슷하게 올랐는데, 특히 독일 주가가 많이 올랐어요. 그러나 유럽 경기는 좋지 않습니다. 경기 수축 국면에서 자동차가 잘 팔리지 않아 독일 경기가 어렵고, 얼마 전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마이너스 0.7%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마이너스 0.2%로 올라왔습니다. 금리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그만큼 경제가 어렵다는 뜻이죠. 그럼에도 독일 주가가 많이 오른 건 풍부한 유동성 때문이라고 봅니다. 블룸버그 등에서 내년 유럽 경제 성장률이 1% 안팎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럽 주가도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미국도 변동성이 커질 것 같고 유럽도 조정이 나올 것 같은데, 우리는 어디를 봐야 할까요? 요즘 신흥국 증시는 괜찮을 것 같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신흥국 증시는 어떻게 보세요? 신흥국 증시는 차별화될 것 같습니다. 저는 계속 달러 약세를 주장하고 있는데, 달러가 약세로 전환되면 신흥국 통화와 주식으로 자금이 몰릴 수 있죠. 다만 신흥국 중에서 인도와 브라질 주가는 너무 많이 오른 것 같아요. 특히 인도 주가가 최근 많이 올랐는데, 내년 인도 경기를 보면 그렇게 좋지 않습니다. 중국과 한국 증시는 인도·브라질과 차이가 나고 있어요.
인도 기업들의 상황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맥킨지 보고서를 보니, 인도 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1.5배 미만인 기업이 15%나 되고, 이들 기업은 상당히 위험한 상태라고 합니다. 인도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낮은 편이에요. 그래서 앞으로 경기 침체가 온다면 인도 주가는 취약할 수 있어요. 97년 우리나라, 태국, 인도네시아가 외환위기를 겪었는데, 앞으로 아시아 경제의 중심이 인도와 중국이 될 것이라는 보고서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인도 주가가 올해 이렇게 많이 올랐다는 것은 증시가 경기를 지나치게 앞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은 올해 금융 구조조정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 부채, 지방정부 부채, 그림자금융 같은 문제들이 남아 있어 추가 하락 여지가 있어요. 올 3~4월쯤 중국 증시가 한번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중국 시장에 들어가 알짜배기 기업을 싸게 사들일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있어요. 구조조정을 한 번 거친 뒤에는 중국 주가가 상당히 오를 것으로 보고 있고요.
교수님께서는 오래전부터 어느 나라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그 나라의 알짜 기업들을 저가에 인수합병할 기회가 온다고 강조해 오셨죠. 지금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 해외직접투자와 증권투자로 나가던 돈이 이제는 적어졌는데, 그 돈으로 알짜 기업 주식을 사서 국부를 늘려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그렇습니다. 그런 기회가 특히 내년 증권시장에서 중국발로 올 것 같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주식 비중을 계속 늘려야 할까요? 올해 해외주식 투자가 굉장히 많이 늘었는데, 내년에도 그럴 수밖에 없을까요? 저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주식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기 때문에 해외 자산을 나눠 담는 것이 좋습니다. 올해 국민연금이나 해외 연기금 통계를 보면서 정말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8월 기준 국민연금 기금은 약 765조 원인데, 이 중 주식투자 금액이 약 151조 원이고, 그중 해외주식이 57%를 차지합니다. 2011년 이후 우리나라 증시는 정체되어 있었지만, 미국 증시는 많이 올랐으니까요. 올해 국민연금이 약 30%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규모로는 약 34조 원을 번 셈이에요. 작년 국민연금 손실이 21조 원 정도였으니, 올해는 많이 만회한 거죠.
다만 이렇게 많이 올랐으니 내년에는 조정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상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2부에서 김영익 교수님과 함께 들어 봤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이야기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김영익 교수님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