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춘욱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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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내년에는 금융주가 유망하고 수출주 투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 증시는 공급 과잉(대규모 공모·청약 자금 쏠림), 한국의 빠른 통화긴축 시작, 수출 모멘텀 둔화가 겹쳐 조정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진단. 수출 증가율과 코스피 상승률이 강한 상관을 보이며, 5월 47.6%를 고점으로 수출 증가율이 둔화 중이다. 반도체·자동차의 공급 제약(차량용 반도체, 요소수, 물류 등)으로 수개월간 수출 모멘텀 회복이 어렵다고 전망. 달러 강세 국면이 9년째 이어지며 미국 증시 대비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글로벌 연기금은 달러 기준으로 성과를 측정하므로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는 신흥국 주식(한국 포함)에 불리하다는 논리. PBR 0.8배 수준은 과거 20년간 네 차례(2001, 2009, 2015, 2020) 나타났고 모두 큰 반등으로 이어졌으나, 이번에는 PBR 1배 근처까지 조정이 더 필요하고 박스권 횡보를 예상. 미국 증시 업종 성과는 에너지, 리츠, 금융 순. 시장금리 상승기에 금융주(은행·보험)가 유리하며, 미국 은행주 상대강도도 최근 상승 중. 미국 주택가격 상승으로 LTV가 낮아져 은행 건전성이 양호하다는 근거 제시. 한국은 주거용 리츠가 없어 은행·보험주가 부동산 간접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 한국 증시는 배당수익률이 세계 최저 수준이고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이 약해 저가 매수 유인이 약하다는 구조적 한계를 지적. 출연자 전망: 단기 조정 후 박스권, 금융주 선호, 수출주는 신중, 달러 강세 시 신흥국 비중 축소, 한국 주식은 과도한 집착 말고 분산 투자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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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쏠림 현상이 어느 때보다 눈에 띄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종목을 고르기가 상당히 어려운 시장인데요. 홍춘욱 박사님께 힌트를 얻어 보겠습니다. 최근에는 온라인 플랫폼이나 메타버스 얘기를 빼면 할 말이 없을 정도인데, 지금 이런 시장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거품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고,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보시는 분들도 있던데 박사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네, 그 말이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닌데, 저는 장기 변수로 시장을 설명하려고 드는 게 위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뀐다고 하는데, 그 변화가 1~2년이 아니라 앞으로 십수 년 갈 문제입니다. 그걸 안고 지금 시장의 조정을 얘기한다는 건 척도가 맞지 않는다고 봅니다. 지금 우리 시장이 이렇게 힘든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공급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대형 공모주 물량이 일단락되긴 했지만, 공모 청약에서 짜릿함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은 반면, 공모 청약에 들어간 돈이 기존에 투자돼 있던 자금이 빠져나간 것이라 주식시장의 수급이 굉장히 안 좋은 상황입니다.
두 번째는 미국보다 우리가 금리 인상을 먼저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다른 나라보다 통화 긴축이 심하고 빨리 시작됐습니다.
세 번째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상승률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금리도 아니고 수출이라는 점입니다. 차트를 보시면,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과 코스피 상승률이 거의 같이 움직입니다. 어제 제가 반대로 놓고 보기도 했는데, 끝부분을 보시면 수출이 꺾이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수출 증가율이 47.6%로 고비를 꺾기 시작해서 둔화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플러스가 이어지겠지만, 수출 모멘텀이 꺾였습니다. 예전에는 지난달보다 이번 달 수출이 더 좋아졌다는 식으로 낙관할 만한 얘기를 했는데, 이제는 일평균 수출이 늘었다거나 지난해 계절 효과가 있었다는 식으로 변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출 규모는 역대 최고인데, 그 행진의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모멘텀이 꺾였다는 건 기업 이익 전망의 상향 조정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유는 공급망 마비입니다. 물량을 뽑아낼 수 있으면 돈을 벌 수 있는데, 차량용 반도체도 구하기 어렵고 요소수도, 배도 구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단가도 좋고 주문도 많지만 기업들이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급 쪽 제약이 적어도 수개월은 이어질 테니 둔화된 수출 모멘텀이 바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수출 증가율과 코스피 상승률이 비슷하게 움직이는데, 그 중심에 삼성전자, 현대차 같은 반도체와 자동차의 공급 부족이 있다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2008년 이후 미국 증시가 계속 강세를 보이고 한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약한 이유도 분석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차트에서 파란 선은 미국 증시 대비 한국 증시의 상대 강도인데, 코스피 지수를 S&P500으로 나눈 것입니다. 큰 산을 만들어 놓고 계속 빠지고 있습니다. 검은색은 글로벌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입니다. 2001년부터 2008년처럼 달러가 약세를 보일 때는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가 좋았습니다. 반대로 2011~2012년 무렵부터 달러가 강세로 돌아섰고, 벌써 9년째입니다. 이 기간 동안 한국 주식시장은 미국 증시 대비 계속 부진했습니다.
이는 두 가지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미국 증시가 좋으니 돈이 달러로 몰렸을 수도 있고, 반대로 글로벌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성과를 달러로 계산하기 때문에 달러 강세가 신흥국 투자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캐나다 연기금은 전체 자산에서 캐나다 자산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캐나다는 전 세계 시가총액의 2% 정도밖에 안 되는 시장입니다. 전 세계 연기금은 자국 시장의 비중을 줄이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그 성과를 자국 통화로 평가받으면 곤란합니다. 그래서 가장 많이 투자하는 글로벌 통화인 달러로 수익률을 계산합니다. 우리 연기금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달러는 앞으로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고, 그러면 신흥국 주식, 특히 환율 리스크가 있는 통화에 투자했다가 환차손이 나면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걸 해결하려면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어야 하는데, 20년째 해결되지 않은 문제라 오늘 주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핵심만 말씀드리면, 달러 강세 국면에서 한국 주식에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차트를 보면 들지 않습니다. 이걸 저만 아는 것도 아니고 한국의 이코노미스트들도 다 알고 있고, 전 세계 큰 투자자들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흥미로운 지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PBR, 즉 주당 순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0.8배 정도까지 내려가는 시기가 지난 20년 동안 네 번 있었는데, 그 네 번 모두 큰 반등으로 이어졌습니다. 2001년 9·11 테러 때, 2009년 초 글로벌 금융위기 때, 2015년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와 환 투기 공격 때, 2020년 코로나 쇼크 때입니다. 주가가 순자산가치 대비 0.8~1.0배 수준까지 빠지면, 그때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좋은 저점이었습니다. 생산 활동도 탄탄하고 기업 경쟁력도 좋고, 환율이 오르면 기업 수익성도 개선되니 회복 탄력이 좋았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아주 비싸지는 않지만 약간 비싼 편입니다. 사실 코스피가 3000선이 깨질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조금만 더 조정을 받으면 PBR 1배 수준이니 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가 매수를 하고 싶긴 하지만, 지금 뭔가를 사서 강하게 상승을 노리기에는 모멘텀이 없는 답답한 국면입니다. 저희 전망은 박스권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앞의 그래프를 보고 "한국 시장이 저평가돼 있다"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S&P500 대비 상대 강도가 낮으니 한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얘기로 시청자에게 전달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홍 박사님 말씀을 종합하면, 한국 수출이 회복되고 달러 강세가 누그러지기 전에는 주식시장이 갑자기 반등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어느 정도 하락하는 시점을 보고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죠.
미국 시장은 우리보다 먼저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제 테슬라 주식이 12% 가까이 급락했는데, 이런 모습도 보셨을 겁니다. 유망 업종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테슬라 얘기는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주식이기 때문에 이해합니다. 금융결제원 자료에서 거래 대금이 많은 종목을 보면 항상 상위에 있고, 최근에는 TQQQ 같은 레버리지 상품도 많이 거래됩니다. 모멘텀이 붙은 주식에 투자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올해 10월까지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업종은 에너지였습니다. 그다음이 리츠, 세 번째가 금융 업종입니다.
금융주가 좋은 이유는 시장금리가 올라갈 때 대출금리가 시장금리에 연동되어 신용 스프레드를 붙여서 나가기 때문입니다. 대출이 전 세계적으로 잘 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수익성은 좋아집니다. 또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경기가 좋다는 뜻이고, 경기가 좋으면 연체가 적다는 뜻입니다. 은행이나 보험사 입장에서는 대출과 채권으로 운용하는 자산이 수익을 내기 좋은 환경입니다. 실제로 미국 은행주의 상대 강도가 최근 꾸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물론 이 전망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금융주 투자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금리가 테이퍼링 이후 내년 여름 정도에 실제로 인상된다고 가정한다면, 금융주는 나쁜 선택이 아닙니다.
경기가 좋아져서 긴축을 하고 금리가 올라가니 금융주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렇다면 부동산 경기도 같이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금융주와 부동산의 상관성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지난 9월 기준으로 미국 케이스-실러 주택가격 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20% 올랐습니다. 집값이 오르면 LTV, 즉 집값 대비 대출 잔액 비율이 떨어집니다. 미국은 대부분 LTV가 85~90% 정도입니다. 집값이 계속 오르면 LTV는 계속 떨어지고, 은행 입장에서는 행복합니다. 대출자가 해고당하거나 어려움을 겪더라도 경매로 넘기면 원금을 건질 수 있고, 연체 이자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집값이 빠지기 시작하면 상황이 반대가 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 은행주가 개별적으로 타격을 받았던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LTV 85%에서 집값이 고점 대비 30% 빠지니, 대출금보다 집값이 낮은 이른바 '언더워터' 주택이 800만 호나 나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경제도 같이 어려워졌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데, 주택가격이 상승할 때 은행이나 보험사 실적이 나빠진 적은 없습니다.
내년에 집값이 폭락할 것이냐 하는 질문도 있을 수 있는데, 적어도 내년 상반기에 대통령 선거가 있고 여러 개발 호재를 생각하면 부동산 가격이 꺾이기보다는 상승 탄력이 둔화되는 정도로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그렇다면 은행과 보험사의 이익이 크게 꺾일 가능성은 낮습니다. 정부 정책도 계속 금리 인상을 할 것 같으니, 이런 측면에서 부동산 시장 수혜는 은행과 보험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주거용 리츠가 없어서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한국 아파트 100단지 지수 같은 것을 만들어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5년째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리 투자로 은행이나 보험 산업을 볼 수 있습니다. 카카오뱅크 효과로 지수 자체는 비싸 보일 수 있지만, 개별 은행이나 보험사를 분석해 보면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괜찮아 보이는 종목들이 있습니다.
미국은 주택가격과 리츠 주가의 상관관계가 아주 높습니다. 미국의 주택가격 상승을 따라가고 싶으면 미국 리츠 ETF를 사면 됩니다. 거래 대금과 시가총액이 충분한 리츠 ETF가 있으니, 배당수익률에만 너무 얽매이지 마시고 적절한 수준에서 고민해 볼 만합니다. 배당수익률이 너무 높으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 주식 투자가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얘기도 많습니다. 어디에 원인이 있다고 보십니까?
한마디로 말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기업 이익이 좋아지는 것과 주가의 관계가 거의 없습니다. 수출과 연관은 있지만, 수출이 좋아진 다음에 이익이 좋아지고 주가가 오르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배당수익률이 세계 최저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기업이 이익을 내고 모멘텀이 생기면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를 매입할 거라는 기대가 있으면, 주가가 떨어질 때 저가 매수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자사주 매입도 경영권 방어용으로 쓰거나 물적 분할 같은 방식으로 주주 가치와 무관하게 쓰이는 경우가 많고, 배당은 10년 넘게 세계 최저 수준입니다. 그래서 투자자들이 '이제 기댈 때가 왔다'고 느끼기 어렵습니다. 패닉이 발생해도 저가 매수 심리가 약한 것입니다.
또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우리 시장은 패닉이 자주 발생하는 시장입니다. 주가 상승과 하락의 탄력은 좋은데, 분포가 예측 불가능합니다. 극단적인 분포만 있어서 '플러스 50%에서 마이너스 20% 사이' 같은 전망이 의미 없게 됩니다.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일 때는 적극적인 매수가 가능한 시장이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
그래서 전략 중 하나가 달러 방향에 관심을 가지고 해외 투자를 함께 생각하는 것입니다. 한국 주식시장과 미국 달러 가치가 반대로 움직인다는 것을 확인하셨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바닥을 치고 오를 때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시장이지만, 수출이 꺾이고 나면 힘든 시장이라는 것을 안다면, 한국 시장에만 너무 집착하지 말아야 합니다. 해외 투자도 하고, 시장에서 자꾸 뜨는 주식만 쫓기보다, 턴어라운드하고 있는 섹터들까지 보는 눈을 길러 가시면 우리 시장의 어려움도 충분히 견딜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도 개인도 우리 주식시장을 키우고 자본시장을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중요한 시기라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개인 차원에서는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다양한 시각으로 시장을 살펴보시는 것이 필요한 때입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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