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건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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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5대 갈림길(지정학 분쟁, K자 경제, 연준의장 교체, AI 혁명, 달러 패권 향방)을 소개하며, 전쟁 후 원자재·물자 조달 관련 자산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고. AI는 생산성을 높여 고성장·저물가를 만들고 부채 문제 해결의 루트가 될 수 있어 인류에게 축복이라고 주장. 시대별 주도주(니프티피프티, 포호스맨, 팡, 메그니피센트7, 망고스)를 정리하고 AI를 다음 게임체인저로 봄. 성공 투자자의 공통점으로 공부, 경청, 기다림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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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간이 나왔는데, 제목이 『부의 갈림길』이고 세계 경제의 거대한 갈림길을 다섯 가지로 제시했습니다. 지정학적 분쟁, K자 경제, 신임 연준 의장, AI 혁명, 그리고 달러 패권의 향방입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지정학적 분쟁입니다. 전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쟁이 끝난 이후에는 공급망 구도가 투자자에게 중요해질 것이라고 저서에서 짚으셨습니다. 전쟁 이후에는 어떤 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요?
저는 물자를 조달하는 문제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최근에도 제조업 대표님들을 현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말씀이 많습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납품하려면 원자재가 있어야 물건을 만들 수 있습니다. 세계화 시기에는 어디서든 원자재를 조달하는 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태를 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걸 느끼게 됐습니다.
참고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은 더 이상 세계의 경찰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고, 미국 본토 방위를 중심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고, 2023년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2024년에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교전이, 2025년에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전쟁이 이어졌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속 터지니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중소기업은 원자재를 꾸준히 조달해야 하고, 그러지 못하면 납품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그래서 두 가지 변화가 나타납니다. 첫째, 언제 막힐지 모르니 재고를 쌓아두려고 합니다. 둘째, 가격보다 중요한 것이 꾸준히 조달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조달처가 됩니다. 예전처럼 가격이 싼 곳만 찾던 패턴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봐야 할까요? 꾸준히 공급할 수 있는 원자재 공급업자는 가격을 싸게 줄까요, 비싸게 줄까요? 다들 그쪽을 찾게 되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번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져온 가장 큰 핵심은 세계화에서의 후퇴입니다. 원자재 가격은 그동안 워낙 부진했기 때문에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지만, 이제는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실제로 제가 아는 화장품 사업자분은 원료를 이스라엘에서 가져오셨는데, 그 공급이 막혀 제품을 단종해야 하는 상황까지 생기기도 했습니다. 물자와 원자재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음은 AI 혁명 이야기입니다. AI 혁명이 자산 시장에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요?
저는 자산 시장 자체도 중요하지만 세계 경제에 주는 충격이 굉장히 클 것이라고 봅니다. 혹자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AI의 등장이 세계 경제에 축복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유를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전 세계 경제는 부채가 굉장히 많습니다. 이 빚을 해결하려면 벌어서 갚거나 돈을 찍어서 갚아야 하는데, 돈을 찍어 갚으면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물가가 뜁니다. 결국 벌어서 갚아야 하는데, 부채 증가 속도보다 성장이 강해서 소득이 늘어나야 합니다. 그런데 성장이 강하면 수요가 강해져 물가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면 금리가 올라갑니다. 금리가 오르면 부채 부담이 다시 커지죠. 이것이 딜레마입니다.
AI 혁명은 바로 이 지점에서 생산성을 끌어올립니다. 생산성이란 한 단위를 투입했을 때 얼마나 더 많은 산출물을 만드느냐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1,000원을 투입해 열 개를 만든다고 해봅시다. 개당 원가는 100원이고, 10% 마진을 붙이면 110원에 팔게 됩니다. 그런데 AI 로봇 여덟 대를 들여와 같은 1,000원을 투입해 100개를 만든다면, 개당 원가는 10원이 됩니다. 10% 마진을 붙여도 11원에 팔 수 있습니다. 가격이 10분의 1로 떨어지니 사람들이 너도나도 사려고 합니다.
스마트폰이 좋은 예입니다. 예전 벽돌폰은 몇백만 원씩 했고 돈 있는 사람만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격이 내려가고 기기가 작아지고 가벼워지면서 수많은 사람이 쓰게 되었고, 스마트폰 산업은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생산성 혁명도 같은 원리입니다. 110원짜리가 11원이 되면 수요가 크게 늘고, 공장이 돌아가고, 사람을 채용하면서 경기가 좋아지고 성장이 나옵니다. 그런데 물가는 오르지 않습니다. 강한 성장과 낮은 물가의 조합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부채가 많은 국가들도 힘들지만 조금이라도 빚을 내서 AI 산업을 활성화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자산 시장의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세계 경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암초인 부채를 넘어설 중요한 루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AI를 봐야 합니다. AI 혁명은 생산 혁명이고, 인류에게 축복이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투자를 할 때는 양극화에 대한 대응이 중요합니다. 시대마다 시장을 이끈 주도주가 달랐던 만큼, 지금의 투자 흐름을 이끄는 주인공이 누구인지 그 계보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증시에는 시대마다 유행한 이름이 있습니다. 소수의 대형주가 시장 전체를 이끌 때 시장은 그 주인공들을 묶어 별명을 붙이곤 하는데요. 1970년대의 니프티 피프티부터 최근의 망고스까지 반세기가 넘는 주도주의 계보를 짚어보겠습니다.
시작은 1970년대입니다. 니프티 피프티, 우리말로 멋진 50개 종목이라는 뜻인데, 코카콜라, 맥도날드, IBM, 제록스 같은 안정적인 우량주 50여 개가 주인공이었습니다. 1969년부터 1970년까지 급락장에서 투자자들은 꾸준히 이익을 내는 기업에 관심을 가졌고, 이 기업들은 한 번 사면 팔 필요가 없는 주식이라는 믿음이 퍼졌습니다. 그러나 1차 오일쇼크가 터지면서 상황은 급반전됐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돌아서자 이들 종목 대부분이 고점 대비 60% 이상 폭락했고, 아예 시장에서 사라진 기업도 있었습니다. 이후 니프티라는 말은 '끔찍하다'는 뜻의 네스티 니프티라는 조롱으로 바뀌었고, 니프티 피프티라는 별명은 증시 역사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시간을 건너뛰어 1990년대 후반은 인터넷 혁명이 본격화되던 시기입니다. 기업들이 사내 전산망을 인터넷에 연결하고 가정마다 PC가 놓이기 시작할 때였죠. 이때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은 인터넷 서비스 자체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였습니다. 인터넷이라는 골드러시에서 직접 금을 캐기보다 곡괭이와 삽을 파는 기업,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시스코, 델 같은 기업이 주목받았습니다. 당시 증시는 이 네 종목을 성경 속 종말의 네 기수에서 이름을 따 '포 호스맨'이라고 불렀습니다. 하루 변동성의 절반 이상을 이 네 종목이 차지할 정도였으니, 지수 자체가 이들 종목에 종속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2000년 3월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상황은 급변합니다. 이 종목 모두 고점 대비 50~70%대까지 폭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신고점을 회복하는 데 무려 14년이 걸렸습니다.
이후 금융위기를 거치며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초저금리 기조를 오래 유지했고, 시장에는 미래 성장성에 베팅할 여유 자금이 넘쳤습니다. 마침 아이폰 출시 이후 스마트폰이 빠르게 퍼지면서 사람들의 시선은 모바일 화면 안으로 옮겨갔습니다.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다섯 기업의 앞글자를 딴 '팡'이라는 유행어가 등장했고, 이 기업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사용자의 시간과 데이터를 독점하게 됩니다. 2022년 연준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 대부분의 성장주가 흔들렸지만, 막대한 현금흐름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기업들은 오히려 더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습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 이 일곱 종목을 묶어 '매그니피센트 7'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AI 시대에도 이 기업들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AI 시대에 더 초점을 맞춘 새로운 유행어 '망고스'가 등장했습니다. 메타, 엔비디아, 구글, 오픈AI, 스페이스X, 마지막으로 앤트로픽까지 여섯 기업의 앞글자를 딴 말입니다. 오픈AI와 앤트로픽처럼 아직 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기업까지 포함됐는데, 최근 스페이스X가 상장에 성공하면서 이 기업들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우량주를 묶는 이 별칭이 월가의 마케팅 술수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선호주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흐름일 것입니다. 과연 망고스가 매그니피센트 7의 뒤를 이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돌이켜 보면 자산 시장의 흐름을 좌우하는 주도주는 늘 따로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면 반도체와 AI를 이야기할 수 있을 텐데, 앞으로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는 어디라고 보십니까?
저는 방금 말씀드린 AI가 가장 큰 게임 체인저라고 생각합니다. AI는 우리가 생각하는 범위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나중에는 피지컬 AI까지 가면서 수많은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확장성이 큰 산업이야말로 결국 게임 체인저가 되고, 앞서 말씀드린 고성장과 저물가의 조합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AI는 굉장히 중요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오랜 기간 시장을 지켜보시면서 느끼신 성공한 투자자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부탁드립니다.
첫째, 공부를 굉장히 많이 합니다. 둘째, 경청을 합니다. 사람과 대화할 때 조언을 구하면, 말하는 사람이 신나서 자기가 아는 것을 뿌리까지 다 들려주곤 합니다. 그만큼 열심히 들으면서 배우려는 열린 마음을 가진 분들이 성공하는 것을 봤습니다. 셋째, 기다림의 가치를 분명히 아십니다. 작은 뉴스 하나하나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가진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가져가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투자자 여러분도 이 세 가지를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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