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요약 보기
원/달러 환율은 2008~09년 사이클과 유사하게 중장기 하락 전망이며 단기 반등 가능성 있음. 달러인덱스 중기 하락, 중국 위안화 강세, 엔화 저평가 해소,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원화 강세 요인 제시. 코스피는 아직 고평가 해소 과정으로 추가 하락 여지 언급. 미국 10년물 금리 5% 돌파를 금융위기 전조로 보고 4분기 금융시장 불안, 환율 상승·코스피 추가 하락 시나리오 제시.
다듬은 글
우리 원·달러 환율이 상반기에 1,551원까지 올라갔다가, 최근에는 1,340원까지 크게 하락했습니다. 2008년, 2009년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왔을 때 원·달러 환율은 한때 1,590원까지 올랐지만, 5년이 지나자 1,03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번 사이클도 그때와 비슷한 사이클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상반기에는 환율은 떨어졌는데 코스피는 올랐고, 하반기에는 환율은 다시 오르고 있는데 코스피는 하락했습니다. 둘 다 그동안 제자리에 있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금융 시장이 매우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상반기에 코스피가 급등했다가 하반기 들어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에 매우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가 하반기에는 크게 하락했습니다. 모두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기준으로는 아직 코스피가 조금 더 떨어질 여지가 있어 보이고,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는 제자리에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환율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코스피와 연결해서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앞으로 환율이 어떻게 될지 보기 위해 환율의 결정 요인을 살펴봤습니다. 원·달러 환율을 결정하는 것은 달러 지수, 달러 엔 환율, 한미 금리차, 경상수지 같은 요인들입니다. 그래서 벡터 자기회귀(VAR) 모형을 구성하고 분산 분해를 해 봤습니다. 분산 분해 표의 수치는 전부 합치면 100이 되고, 각 수치는 환율 변동을 해당 요인이 얼마나 설명하는지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1개월 후 원·달러 환율 변동을 100으로 봤을 때 달러 지수가 49를 설명한다는 뜻입니다. 또 환율은 방향성이 있어서, 한 번 오르면 한동안 같은 방향으로 오르고 떨어지면 같은 방향으로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달러 지수와 달러 환율의 방향성이 주로 환율을 결정하게 됩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원·달러 환율 결정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달러 지수는 중기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달러 지수는 51% 하락했고, 2000년대 들어 미국 IT 거품이 붕괴되면서 미국 경제가 어려워졌을 때도 40% 하락했습니다. 현재는 세 번째 하락 국면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하락하다가 100 안팎에서 횡보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IMF 전망 등을 보면 2031년까지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비중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앞으로 5년 정도 달러 약세가 이어진다는 뜻이고, 그렇게 되면 5년 동안 원화는 강세를 보일 수 있습니다.
달러 지수는 선진국 대상과 신흥국 대상으로 나눠 발표되는데, 최근에는 신흥국에 대한 달러 지수가 더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특히 중국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의 불균형을 해소하려면 달러 지수는 하락하고 특히 위안화 가치는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 원·달러 환율은 위안화 대비 원화 환율과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2%로 가장 높습니다. 그래서 중장기적으로 위안화 대비 원화와 원·달러 환율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중국은 세계 제조업의 중심이었고, 미국은 소비 국가였습니다. 중국이 생산한 것을 미국이 소비해 주다 보니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너무 커졌고,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도 반대로 너무 커졌습니다. 이 불균형을 해소하려면 달러 가치는 떨어지고 위안화 가치는 중기적으로 올라야 하고, 앞으로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도 내수를 부양해야 하기 때문에 위안화 가치 상승을 계속 유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원화 가치도 오를 수 있습니다.
엔·달러 환율과 원·달러 환율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엔화 가치는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는 것 같습니다. 엔·달러 환율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미국과 일본의 10년 국채 수익률 차이인데, 그 차이가 많이 축소되고 있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앞으로 엔화 가치는 오를 수 있고, 엔·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원화 가치도 오를 수 있습니다.
금리차도 원·달러 환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명목 금리보다는 실질 금리가 원·달러 환율에 더 큰 영향을 줍니다. 실질 금리는 10년 국채 수익률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값입니다. 명목 금리는 미국이 더 높습니다. 미국 10년 국채 수익률은 5% 안팎이고, 우리는 4.5% 안팎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물가 상승률이 미국보다 낮기 때문에 실질 금리는 우리가 더 높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원화 가치가 오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달러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경상수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투자율과 저축률의 차이인데,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총저축률은 45.6%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국내 투자율은 24.2%로 많이 떨어졌습니다. 이 격차가 큰 만큼 경상수지 흑자가 날 것입니다. 올해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를 4,500억 달러 정도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GDP의 20%가 넘는 수준입니다.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는 그만큼 달러가 우리 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뜻이고, 원화 가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경상수지 흑자로 들어온 돈이 금융 계정을 통해 해외 직접투자나 증권투자로 많이 나가고 있어서, 경상수지 흑자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예전보다 줄어들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경상수지 흑자는 원화 가치 상승 요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요인들을 종합하면 중장기적으로 원화 가치는 계속 오를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2008년과 2009년 미국 금융위기 때 원·달러 환율은 1,590원까지 올랐다가 1,030원까지 떨어졌고, 이번 사이클도 비슷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1,550원을 조금 넘었던 환율은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1,200원 안팎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급락에 따른 반등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4분기에는 미국 금융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즉 단기 반등은 가능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하락 추세 속의 반등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원화 가치가 상승할 때 코스피도 함께 올랐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상반기에 원화 가치는 떨어졌는데 코스피는 올랐고, 하반기에는 원화 가치가 오르고 있는데 코스피는 하락했습니다. 이는 둘 다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과거와 다른 모습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코스피는 상반기에 지나치게 고평가됐고, 원화 가치는 지나치게 저평가됐습니다.
제 기준으로 보면 코스피는 아직도 고평가 영역에 있습니다. 명목 GDP, M2 기준 통화량, 전년 대비 수출 금액 등을 기준으로 봤을 때 주가 조정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고, 앞으로 조정이 더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리스크가 있을까요? 이는 앞으로 환율과 코스피에 영향을 줄 요인입니다. 국제금융센터는 매월 글로벌 주요 리스크를 발표하는데, 9월 기준 첫 번째 리스크는 자산 가격 조정입니다. 여기서 자산이란 주식을 말하며, 미국과 우리나라 주식 가격이 고평가 상태여서 하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AI 투자 거품 우려입니다. AI에 대한 투자가 사회적으로 과도하게 이뤄졌고, 개별 기업도 과잉 투자 영역에 들어선 것 같으며 주가 역시 고평가 영역에 있습니다. 세 번째는 선진국의 장기금리 고수준입니다. 미국 10년 국채 수익률이 5%대까지 올랐는데, 이것이 앞으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네 번째는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지연입니다. 이로 인해 유가가 급등하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트럼프발 지정학적 리스크입니다. 이런 요인들이 발생하면 원·달러 환율은 오를 수 있고, 주가는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두 가지를 더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미국 10년 국채 수익률이 5%대까지 올랐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 금리가 급등하면 미국이나 신흥시장에서 경제 위기가 발생했습니다. 1980년 이후를 보면, 1980년대 미국 금리가 급등했을 때 미국에서 은행 위기가 왔고, 1984년에서 1989년에는 저축대부조합 위기가 왔습니다. 1987년에는 블랙먼데이가 있었고, 1997년에는 금리가 급등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상당히 오르면서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도 같은 맥락입니다. 금리가 급등할 때마다 미국이나 미국 밖에서 위기가 왔고, 그때마다 연준은 금리를 내리고 통화량을 늘리는 식으로 통화정책을 완화했습니다. 그래서 국채 수익률이 장기적으로는 떨어져 왔습니다.
최근 미국 10년 국채 수익률이 5%대까지 올랐는데, 저는 이것이 상당히 중요한 신호라고 봅니다. 금리가 오르면 가계 소비가 시차를 두고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또 AI 기업들이 사모신용 등을 통해 자금을 많이 조달했는데, 미국 국채 수익률이 5%라면 투자자 입장에서 위험이 큰 사모신용에 돈을 맡기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AI 기업들은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GDP의 69%를 차지하는 소비가 줄고 기업 투자가 줄어들면 미국 경제는 내년에 침체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기업 이익과 매출도 줄어들 것이고, 소비도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아까 국제금융센터가 두 번째 리스크로 든 AI 거품 이야기와 함께, 5% 국채 수익률이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제 전망으로는 4분기에 금리 상승이 주가 조정으로 이어지고, 내년 상반기에는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미국 경제가 상당히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하나 살펴볼 것은 '타코(TACO) 지수'입니다. TACO는 "Trump Always Chickens Out"의 약자로, 금융 시장이 불안해지거나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면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바꾼다는 뜻입니다.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행동을 할지 짐작하기는 힘듭니다. 제가 달러 지수, S&P500의 역수, 미국 10년 국채 수익률, 트럼프 관련 지지율 등을 활용해 타코 지수를 만들어 봤는데, 지수가 굉장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작년 4월 '해방의 날'에 관세를 인상했을 때 이후 금융 시장이 급등 변동을 겪었습니다. 달러 지수는 떨어지고 미국 주가는 급락했으며 금리는 급등했고, 지지율도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와 관세 협상을 하면서 입장을 후퇴시켰습니다. 최근에도 여러 요인이 있는데, 특히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거의 진전되지 않고 있습니다. 타코 지수가 앞으로 더 올라가면 트럼프 대통령은 또 후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되면 일시적으로 금융 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겠지만, 앞서 말씀드린 미국 10년 국채 수익률 5%가 시차를 두고 미국의 소비와 투자를 줄이고, 주가 조정을 불러올 것이라는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글로벌 금융 시장은 다시 불안해질 것이고, 4분기에는 환율은 오르고 코스피는 더 떨어지는 시나리오가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미국 10년 국채 수익률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