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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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버블과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 중동전쟁·유가 영향으로 세계 성장률 하향, 달러 패권 약화를 주장. 코스피·금은 가치평가 과열로 비중 축소, 1년 만기 국채·은행예금 등 현금성 자산 확대 권고. 선행지수·장단기 금리차 기반 경기 둔화 전망, 반도체 사이클은 올 하반기~내년 상반기 AI 붕괴 시 꺾일 것으로 봄. 원/달러는 장기적으로 1200원대 후반 하락 전망, 미 금리는 연내 2회 인하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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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김영익 교수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교수님은 이번에도 책을 한 권 써 주셨는데요, 『AI 버블이 만드는 부채의 종말』이라는 책입니다. 제목이 좀 무겁게 느껴지기는 합니다. 교수님이 작년 말부터 미국의 버블 역사를 계속 공부하셨다고요?
맞습니다. 1930년대 대공황, 2000년 IT 버블, 2008년 금융위기를 살펴봤는데요, 공부하다 보니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 많이 나타나고 있더라고요. 과거를 보면 기술은 남아서 경제와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투입된 자본은 대규모로 파괴됐습니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어 보여서 책을 쓰게 됐습니다. 제 평소 주장은 돈을 일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식, 채권, 부동산 투자로 돈을 일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쉬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죠.
요즘 미국과 이란의 전쟁 때문에 시장이 굉장히 혼란스럽습니다. 전반적인 경제 상황은 어떤가요?
현재까지 세계 경제는 그렇게 나쁜 상황은 아닙니다. 다만 유가가 오르면 생산 비용이 올라 물가가 오르고, 시차를 두고 경제 성장률이 낮아집니다. IMF가 지난주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1월 3.3%에서 3.1%로 0.2%포인트 낮췄습니다.
교수님은 호르무즈 해협이 현대 패권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2차 대전 이후 영국과 프랑스가 세계 통화 체제를 자기들이 통제하려 했는데, 그때 미국이 막았습니다. 그 결과 기축통화 지위가 영국에서 미국으로 넘어왔습니다. 지금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이 통제하려 하는데,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게다가 미국이 과거에 돈을 많이 써서 도와줬던 우방국들에게 지금은 도움을 요청해도 응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도 많이 도와줬는데 말이죠.
1974년 사우디가 원유를 수출하며 달러 결제를 받기 시작한 것이 페트로달러 체제인데, 얼마 전 사우디도 중국에 위안화 결제를 검토하고 있고, 이란은 중국에 원유를 수출하며 위안화로 받겠다고 했습니다. 달러가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더라도 그 역할이 상대적으로 줄고, 위안화 결제가 조금씩 늘어나는 국면이 전개될 것 같습니다.
어제 한 신문 제목이 "싸움은 미국이 하고 이익은 중국이 본다"였습니다.
에너지 구조가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가가 불안해지니 세계는 신재생 에너지를 찾고 있는데, 태양광 패널 생산량의 약 8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유럽 정상들도 미국 눈치를 보면서 중국을 찾고 있죠. 미국은 전쟁으로 재정적자가 커지고, 유가 상승으로 러시아가 도움을 받고 있으며, 위안화 결제가 확대되면서 오히려 중국이 이익을 보는 것처럼 보입니다.
미국 경제는 생각보다 잘 버티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 실제 상황은 어떤가요?
현재까지는 괜찮지만 침체 조짐이 세 가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첫째,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됐는데 과거에는 이후 침체가 왔습니다. 이번에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저는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둘째, 12개월 이동평균 실업률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과거에 이 지표가 오르면 경기 침체가 따라왔습니다. 셋째,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입니다. 미국 GDP에서 소비가 69%를 차지하는데, 지난해 제가 미국을 두 번 다녀왔을 때 사람들이 물가와 생활비 부담을 많이 호소했습니다. 소득 양극화로 중간층의 실질소득은 별로 늘지 않았습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역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기대 인플레이션은 4.8%로 높게 나왔습니다. 저는 AI 버블 붕괴 문제가 올 하반기에 드러날 수 있고,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 경제가 심각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 자산시장은 분위기가 좋지만 변동성이 크고, 미국과 한국 주가 모두 고평가 우려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특히 미국 주가에 거품이 발생했다고 보신다고요.
거품이 언제 꺼질지는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가장 좋은 매도 타이밍은 머리와 어깨를 지나 오른쪽 어깨에서 파는 것인데, 실제로는 그게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주식 비중을 어느 정도 줄이며 쉬어갈 타이밍일 수 있다고 봅니다. 코스피가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국도 마찬가지인데, 조금 더 오를 수 있지만 오를 때마다 비중을 조금씩 줄이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러면 줄인 자금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작년에는 코스피가 저평가돼 있어서 주식에 일을 많이 시키라고 말씀드렸고, 금도 10% 정도 보유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코스피도, 금도 상당히 고평가 영역에 들어와 있습니다. 전쟁이 나면 금값이 오를 거라 기대했지만 오히려 떨어졌죠. 금값을 결정하는 실질금리, 물가, 통화량 등을 보면 금값도 많이 올라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코스피와 금에 들어간 돈을 잠시 쉬게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은행 예금은 2.5~3% 수준이니 안전하게 쉬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채권 투자를 권합니다. 코스피는 2년 연속 하락한 적이 없는데, 제가 보기엔 앞으로 1년 정도는 쉬는 기간입니다. 만기가 1년 정도 남은 채권에 투자하시면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채권은 미국보다 우리 채권을 사시는 게 좋습니다. 미국 잠재성장률은 2% 안팎이고 우리는 1.8%지만, 물가 상승률은 미국 3%에 비해 우리는 2% 초반입니다. 금리를 결정하는 두 요인 모두 우리가 더 낫습니다. 미국은 GDP 대비 국가부채가 120%인데 우리는 50%도 안 됩니다.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보다 건전합니다.
해외 투자 때는 환율을 꼭 고려하셔야 합니다. 이번 전쟁에서 달러 인덱스가 크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미국 정부와 가계 부채가 너무 많아서 저는 장기적으로 달러가 하락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식도 미국보다 우리 주식, 채권도 우리 채권을 더 많이 사시는 게 좋겠습니다.
연준 의장이 어제 청문회를 했는데, 독립적으로 통화정책을 펴겠다고 했습니다. 금리는 어떻게 될까요?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했으니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지만, 연준의 목표는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입니다. 제가 미국이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했는데, 소비가 줄면 기업은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4분기에는 고용이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가는 높은 수준이겠지만, 저는 연준이 금리를 두 차례 정도 내릴 것으로 봅니다. 연준 기준금리 상단이 3.75%인데, 연말 전망치는 3.25%로 두 차례 인하를 보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한 기관은 12월에 0.5%포인트 인하를 예상하기도 합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달러 인덱스도 떨어지고, 달러가 떨어지면 원화 환율은 오르게 됩니다. 미국 투자 시 환율을 고려하셔야 합니다.
AI 붕괴에 대해 세 가지 시나리오를 가지고 계신다고요?
과거 역사를 보면, 1920년대 전기와 자동차가 혁신을 가져왔고 투자자들이 주식에 몰두했다가 1930년대 거품이 붕괴되며 주가지수가 90%나 하락했습니다. 2000년 인터넷 버블도 마찬가지로 나스닥이 폭등했다가 이후 거의 80% 떨어졌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 집값이 두 배로 올랐고, 금융회사들이 집을 담보로 한 파생상품을 팔았는데 집값이 꺾이며 신용 문제가 터졌습니다.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죠.
이번에는 두 가지가 겹쳐 있다고 봅니다. AI 거품이 심각하고, AI 기업들이 사모신용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는데 이익을 못 내는 기업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려 하면서 사모신용 회사들이 돈을 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유가로 인플레가 오르면, 경기 침체 때문에 금리를 내려야 하는 연준이 오히려 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자산 가격 거품, 부채 문제가 한꺼번에 터질 수 있습니다. 세 가지 시나리오 중 저는 통화정책보다 자산 가격과 신용 문제가 먼저 드러날 것 같습니다.
한국 경제는 어떤 상황인가요? 경기는 별로 안 좋은데 주가는 많이 오르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체감 경기는 좋지 않습니다. 다만 경제를 볼 때는 구조적 문제와 단기 순환적 문제를 함께 봐야 합니다. 구조적으로 보면 우리 잠재성장률은 1970~80년대 10% 안팎에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5%로 떨어졌고, 현재는 1.8%입니다. 한국은행은 2040년쯤 0%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세계 평균 성장률이 3%를 넘는데 우리는 그보다 낮습니다. 구조적으로만 보면 주식시장이 왜 이렇게 오르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그런데 단기 순환으로 보면 작년부터 회복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빠르게 증가했는데, 주로 반도체 수출 증가와 정부의 소비 지원 때문입니다. 구조적으로는 잠재성장률이 계속 떨어지지만, 중간에 사이클이 있고 지금은 회복 국면이라는 겁니다.
그 순환이 언제까지 갈지가 중요하겠군요.
제가 선행지수를 예측해 보니 3월에 정점을 쳤을 수도 있고, 늦어도 5월이 정점일 것 같습니다. 코스피도 선행지수와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늘 금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드리는데, 특히 장단기 금리차가 똑똑한 지표입니다. 장단기 금리차는 선행지수에 선행하고 코스피와도 약간 선행하거나 동행합니다. 장단기 금리차는 지난 2월에 정점을 찍고 3월부터 축소되고 있으며, 4월에도 축소 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번 경기 확장 국면은 길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경기 확장기는 평균 33개월, 수축기는 22개월이었습니다. 경기는 좋아질 때는 천천히, 나빠질 때는 빨리 나빠지고,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장단기 금리차를 보면서 자산 배분을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데, 최근 수출 흐름은 어떤가요?
수출은 정말 잘 되고 있습니다.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이고, 일부 미국 경제학자들은 한국 경제를 '탄광의 카나리아', 즉 세계 경제의 선행 지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수출 내용을 보면 양극화가 심합니다. 반도체가 수출 비중의 35%(올 3월까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잘되는 것이 자동차인데, 자동차 수출은 미국 비중이 40% 이상이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이후 감소 중입니다. 결국 반도체 혼자 수출을 이끌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반도체 사이클은 지금 초호황이 맞죠. 언제까지 갈까요?
초호황입니다. 요즘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이번에는 다르다, 사이클이 아니라 AI 혁명 때문이다"라고 낙관적으로 말합니다. 하지만 제가 과거를 공부해 보니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반도체 수출은 올 3, 4월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 기준으로 정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에서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 AI 거품이 붕괴되면 반도체 수요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HBM 등 수요가 공급을 훨씬 넘어서 수요업체들이 서둘러 주문을 해 놓은 상태이고, 내년 주문까지 거의 절반이 확보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의 생산 능력이 늘어나 수요 측면에서 여유가 생길 것입니다. 저는 이번에도 사이클은 존재할 것으로 보는데, 반도체 쪽은 전문 애널리스트들이 더 잘 알 테니 지켜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의 성과가 수도권, 특히 용인·경부축 집값을 끌어올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부동산과 주식의 연관성은 어떤가요?
제가 주가 사이클과 부동산 사이클을 비교해 봤는데, 코스피가 아파트 가격에 선행합니다. 코스피가 오르면 강남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그다음 전국 아파트 가격도 오르는 패턴이었습니다. 앞으로 이 패턴이 바뀔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부동산 경기를 보려면 주식 경기를 미리 살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주식과 부동산은 상관관계가 높은 자산군이니까요.
그런데 한국 경제가 반도체 중심 구조라서 부담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수출이 GDP의 40%이고, 수출 중 반도체가 35%니까, 미국에서 AI 거품이 붕괴되어 반도체 수출이 줄어들면 전체 수출 증가율이 크게 낮아지고 우리 경제성장률도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내년 경제 전망이 올해보다 낮게 나오는 이유도 이것입니다.
한국 주식과 반도체 사이클의 관계는 어떤가요?
매우 높습니다. 선행지수가 올라갈 때는 경기가 좋아진 것이고, 경기가 좋아질 때는 거의 반도체 경기가 좋아진 때입니다. 선행지수가 저점을 치고 올라갈 때는 반도체 주식을 사시면 됩니다. 종목별로 삼성전자를 살지, SK하이닉스를 살지, 부품주를 살지 고민할 필요 없이 반도체 ETF를 사시면 코스피 지수보다 수익률이 훨씬 높습니다. 다만 선행지수가 꺾이는 시점에서는 반도체 가격이 더 많이 떨어집니다. 제가 3월이나 늦어도 5월에 선행지수 정점을 칠 수 있다고 말씀드렸으니, 이제 서서히 반도체 비중을 줄이시는 게 좋겠습니다.
교수님처럼 향후 시나리오를 가지고 대응하시면 기준점이 있어서 좋을 것 같습니다.
정말 기준이 중요합니다. 기준이 없으면 비쌀 때 공포 없이 주식을 더 사고, 쌀 때는 두려움 때문에 팔게 됩니다. 기준이 있으면 비쌀 때 주식 비중을 줄이고 쌀 때 늘릴 수 있습니다. 저는 투자자분들께 자신만의 기준을 마련하라고 말씀드립니다. 제 경우에는 장기적으로 명목GDP를 기준으로 코스피가 고평가됐는지 보고, 월별로는 M2(광의통화)를 봅니다. 그리고 코스피와 상관계수가 가장 높은 지표가 월평균 수출금액인데, 이 지표를 기준으로 설정해서 기준선에서 크게 벗어나면 리스크 관리를 하시고, 밑으로 많이 벗어나면 주식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리라고 말씀드립니다.
매번 통계가 나올 때마다 다 체크하시는 건가요?
네, GDP, M2, 월평균 수출금액 모두 예측을 해 두고, 데이터가 발표되면 제 모델이 얼마나 틀렸는지 확인합니다. 조금 틀리면 모델을 유지하고, 예측 오차가 크면 모델이 잘못됐다고 보고 수정합니다. 코스피와 월평균 수출금액의 상관계수는 0.9 가까이 나올 정도로 높습니다. 이 변수로 평가해 보면 지금 코스피는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습니다. 2000년 이후 월평균 수출 대비 코스피가 고평가된 경우가 네 번 있었는데, 2000년 IT 거품, 2006~2007년 주식형 펀드 캠페인(당시 은행들이 금리 하락으로 수익원을 잃자 주식형 펀드를 대대적으로 팔았습니다), 2001~2002년 동학개미운동 때 많은 개인이 증시에 참여했다가 거품이 붕괴됐고, 지금 AI 거품이 그 네 번째 사례일 수 있습니다. 저는 늘 조금 빨리 경고하는 편인데, 지금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변수도 많고 버블 가능성도 높으니 개인 투자자분들도 신중하게 접근하셔야 하겠습니다.
교수님, 이번 편은 구독자분들이 가장 귀 기울여 들으실 내용일 것 같습니다. 결국 투자 전략이 중요하잖아요. 지금 같은 상황에서 투자자는 어떤 입장으로 접근하면 될까요?
주식 전망, 8,000 vs 4,300의 차이
주식 시장 전망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투자 전략도 달라집니다. 최근 골드만삭스가 앞으로 12개월 이내 코스피가 8,000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주가를 전망하는 분들이 정말 많은데, 어떤 분은 8,000을 이야기하고 저는 4,300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플러스 2,000이냐 마이너스 2,000이냐, 정말 큰 차이죠. 코스피를 재는 잣대가 다른 것 같습니다. PBR로 예상하는 분들은 7,500 정도를 이야기하는데요.
저는 거시경제를 공부하기 때문에 명목GDP, 평균 수출, 강의, 통화 같은 거시 지표로 봅니다. 그렇게 보면 적정 수준은 4,300 정도가 나옵니다. 투자자들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죠. 결국 여러 의견을 들어보시고 판단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하락 국면은 그동안 제가 어느 정도 맞춘 편이었습니다. 이번에도 다를 수 있지만, 제가 보는 경제지표로는 코스피가 너무 과대평가됐습니다. 여기서 거품이 발생했는데, 거품이 얼마나 커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 조금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시기입니다.
돈을 일하게 하는 방법
늘 말씀드리듯이 돈을 일하게 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물가상승률보다 국채 수익률, 코스피, 아파트 가격, 금 가격 등에 돈을 일하게 해야 합니다. 작년에는 코스피가 저평가됐기 때문에 코스피와 금에 투자하라고 했지만, 지금은 코스피와 금이 과대평가됐습니다. 두 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은행 예금을 가지고 계시거나,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만기가 1년 정도 남은 채권을 사시는 게 좋겠습니다.
국공채가 그래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은행채까지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회사채는 내년 상반기 미국에서 이기가 올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듯이, 신용등급이 많이 떨어질 수도 있고 회사가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수익보다 돈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수익률은 낮지만 국공채와 은행채가 괜찮습니다.
거래하시는 증권사에 가서 채권을 물어보시면 만기와 세후 수익률이 다 나와 있습니다. 세후 수익률은 3% 안팎으로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은행 이자보다는 좀 더 높습니다. 지금은 그런 채권에 투자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안정성을 위해 현금 중심으로 투자하고, 3% 전후의 현금을 확보하는 전략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좋습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작년 말 3,700억 달러를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만기가 짧은 국채입니다. 저도 틀릴 수 있지만, 내년 상반기에 굉장히 어려운 시기가 올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그때 만기가 되면 그 돈으로 주식을 사시면 됩니다. 줍줍하시면 되죠.
투자 심리와 실질금리
사람들은 항상 오를 것 같고, 지금 안 하면 나만 소외된 것 같아서 조금씩 투자합니다. 당장 5%, 10%, 20% 수익이 나지만, 어느 순간 가만히 있다 보면 자산이 뚝 떨어져 있는 걸 발견합니다. 주식을 안 하던 사람들이 새로 많이 진입했는데,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안 가지고 있으면 불안하다고 합니다. 주식을 샀는데도 떨어져도 마음이 편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주가지수가 정점 무렵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봅니다.
책에서 실질금리를 기준으로 투자 환경을 몇 구간으로 나눠 설명드렸는데요. 자산 가격에 영향을 주는 건 명목금리보다 실질금리가 더 중요합니다. 실질금리는 10년 국채 수익률에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뺀 것입니다. 실질금리가 올라가면 자산이 떨어집니다.
지금 실질금리는 안정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혹시 실질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가격과 주가가 많이 떨어집니다. 그때는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합니다. 실질금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거품이 많이 꺼지지는 않을 것이고, 실질금리가 하락하면 현재 상태가 더 유지될 수 있습니다. 명목금리보다 실질금리를 보시는 게 더 중요합니다.
미국의 경우 S&P 500과 미국 10년 국채수익률의 상관계수는 그렇게 높지 않지만, S&P 500과 실질금리의 상관계수는 0.6 정도로 꽤 높습니다. 실질금리가 하락할 때 S&P 500도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물가와 명목금리도 보되, 실질금리를 보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실질금리 전망과 자산 배분
지금 실질금리는 우리나라 기준으로 특정 구간에 있는데, 앞으로 조금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가와 명목금리 중 어느 것이 더 오르느냐가 관건인데, 특히 미국은 실질금리가 많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자산 배분에서 현재 현금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느 정도가 적절할까요? 보통의 경우 작년에는 주식 60%, 채권 30%, 나머지는 현금성 자산(은행 예금, MMF 등)으로 가져가라고 했습니다. 올해는 주식 비중을 30% 안팎으로 줄이고, 채권 비중을 40% 넘게 가져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나머지는 현금성 자산입니다. 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채권도 만기가 긴 것보다 만기가 1년 정도 남은 것이 좋습니다. 수익률은 낮지만, 자산 배분에서 수익성과 안정성 중 지금은 안정성이 더 중요합니다. 작년에는 선행지수가 상승 국면이었으니 수익성을 높여도 됐고, 그래서 코스피 투자를 권했습니다. 올해는 코스피가 고평가돼 있으니 안정성을 우선해야 합니다.
처음 듣는 분들은 현금이라고 하면 전액 현금을 생각하시기도 하는데, 주식을 전혀 안 가지고 있으라는 뜻은 아닙니다. 주식 비중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현금 비중을 늘려 앞으로 있을 충격에 대비하라는 뜻입니다. 주가지수가 떨어지면 대부분의 업종이 함께 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경기 수축기에 덜 떨어지거나 오를 수도 있는 가치주, 배당주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통신서비스가 대표적이고, 배당수익률이 4~5%입니다. 필수소비재인 음식료 등은 경제가 어려워도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거나 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식 비중을 전체적으로 줄이되, 업종별 비중도 조정해야 합니다.
금 투자 전망
금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습니다. 프랑스가 금을 대거 처분했다는 이야기가 있고, 미국과의 관계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겉으로는 그런 이야기가 많지 않습니다. 금 가격은 최근 많이 조정을 받았는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생각하면 될까요?
장기적으로는 금 가격이 오를 것으로 봅니다. 단기적으로는 금 가격이 과대평가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금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달러 인덱스, 소비자물가, 금리 등인데, 작년 말부터 경제변수로 평가해 보니 금이 60% 정도 과대평가됐습니다. 그래서 금을 10% 정도 보유하고 계셔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작년 말과 올해 초부터는 10% 보유하신 분은 5% 정도로 줄이셔도 될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S&P 500이 오를 때 금 가격이 떨어진 경우도 있었고, 금이 오를 때 S&P 500이 떨어진 경우도 있었습니다. 최근 4~5년은 금과 S&P 500이 같이 올랐는데, 둘 다 과대평가된 상태입니다. 저는 금이 먼저 떨어지고, S&P 500도 조만간 떨어질 것으로 봅니다. 다시 오를 때는 금이 먼저 오를 것으로 봅니다. 미국 물가가 불안해 보이고,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금입니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미국채를 줄이고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으며, 특히 중국이 금을 늘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금 가격이 떨어졌다가 다시 오를 것으로 보는데, 향후 6개월 동안은 조정 국면일 것으로 봅니다.
최근 자산 가격이 많이 올랐다가 비트코인이 먼저 떨어졌고, 금 가격도 떨어졌습니다. 지금 주가지수는 거의 정점에 와 있다고 보는데, 지금은 돈 벌기가 굉장히 힘든 시기입니다. 그래서 돈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금 투자에서 조심할 점은, 주가지수가 떨어져도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배당금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저도 미국 주식을 조금 하고 있는데 배당금이 자주 나옵니다. 그런데 금은 배당도 없고, 채권의 장점인 이자도 없습니다. 금 가격이 떨어지면 배당도 이자도 없이 손실만 확대될 수 있습니다. 지금이 그런 국면인 것 같습니다. 금은 한번 내리기 시작하면 긴 시간 조정을 받기도 합니다. 단기적인 조정이고 장기적으로는 금이 올라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환율 전망
투자할 때 원화 변동성도 생각해야 합니다. 환율이 1,500원 가까이 올라갔다가 지금은 1,400원 중후반대에 있는데, 앞으로 적정 환율은 어느 정도로 보시나요?
현재 기준으로 우리나라 적정 환율은 1,280원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환율을 결정하는 것은 달러 인덱스, 원/달러 등 여러 변수인데,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추정해 보니 1,280원 정도가 적정 수준으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당장 1,280원이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환율 변동이 굉장히 심합니다. 2008년 미국에서 위기가 오고 2009년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졌을 때 우리 환율은 1,590원까지 올라갔습니다. 수출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4~5년 지나니까 1,03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1,590원에서 1,030원까지 떨어진 것입니다. 최근 1,500원이 넘었지만, 시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3~4년 지나면 1,200원대 후반 정도로 갈 것으로 봅니다.
1,400원 후반에서 너무 오랫동안 머물러 있다 보니 이게 뉴노멀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수출업체에는 좋은 상황입니다. 삼성전자의 이익이 많이 늘어난 것도 반도체 가격 상승도 있지만 환율 덕분이기도 합니다. 반면 내수업체와 수입업체는 굉장히 힘듭니다. 원자재 가격도 올랐고 환율도 올랐기 때문입니다. 3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6% 올랐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 비용이 그만큼 올라가 기업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원화도 금도 쉬운 게 없는 것 같습니다.
투자자를 위한 마지막 조언
돈은 늘 일을 시켜야 합니다. 현역에 있을 때도 월급을 일 잘 시켜야 하고, 특히 은퇴 후에는 돈을 일하게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시기입니다. 시기에 따라 채권, 주식, 금 등 자산 배분을 잘 하셔야 합니다. 시기를 볼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입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올라가면 주식 비중을 늘리고, 특히 반도체 비중을 많이 늘리면 됩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떨어지면 반도체와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 비중을 늘리시면 됩니다. 조만간 그런 시기가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반 개인투자자들은 지표를 잘 모르는데, 국가데이터처에서 매달 말에 데이터를 발표합니다. 다만 발표가 늦습니다. 매월 말에 지난달 통계를 발표하는데, 주가는 조금 선행해서 움직이기 때문에 이것으로 주식을 바닥에서 살 수는 없습니다. 무릎에서 살 수 있고, 꺾이는 것을 보고 주식을 할 때는 머리가 아니라 어깨에서 팔아야 합니다. 주식은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파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보다 더 빨리 알 수 있는 것은 장단기 금리차입니다. 금리는 매일 볼 수 있습니다. 보통 10년과 1년 국채수익률 차이가 확대되면 앞으로 경기가 좋아지고, 축소되면 경기가 나빠집니다. 이것을 보고 자산 배분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고 있고, 선행지수도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시기에는 작년에 주식에 열심히 일을 시켰다면, 올해는 돈을 쉬게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돈이 쉬는 곳은 은행 예금일 수도 있고, 더 좋은 것은 만기가 짧은 채권일 것입니다.
제가 금융회사에 다니면서 많은 부자들을 만났는데, 한 부자분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개인한테 당하면 일부 자산을 잃지만, 시대에 당하면 모든 자산을 잃는다." 그래서 시대의 흐름, 거시경제의 흐름, 경기순환을 보셔야 합니다. 선행지수나 장단기 금리차를 보시고 자산 배분을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오늘은 김영익 교수님과 함께 글로벌 경제 흐름부터 한국 경제, 투자 전략까지 전체 시장을 짚어봤습니다. 오늘 영상이 도움이 되셨다면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 부탁드리고, 지식이 되고 돈이 되는 부동산 클라스는 다음에도 좋은 영상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 시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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