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송재경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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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파업(21일 예정) 가능성과 사후조정 경과를 다룸. 사측은 노조 요구액과 비슷한 보상안을 준비했으나 성과급 제도화에 부담을 표명.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이 거론되며 파업 리스크는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 파업 장기화 시 HBM 수요는 SK하이닉스·마이크론으로 이전 가능성, 삼성 노조 리스크는 중장기 할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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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러면 삼성전자 파업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최종 협상까지 결렬되고 21일에 파업이 예정되어 있으니 지금 남은 기간은 8일입니다. 정부도, 어느 입장에서도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인데,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나요? 대표님 어떻게 보세요?
글쎄요. 중간중간 중립을 지키는 노동 전문가분들이 나와서 끝까지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얘기하시잖아요. 뚜껑을 열어 봐야 알겠죠. 지금 상황이 갑자기 일주일 전부터 시작돼서 이렇게 된 건 아닐 겁니다. 파업까지 가려면 아마 3, 4개월은 흘렀을 텐데, 그 기간 동안 협상이 지지부진했다는 점이 안타깝고 아쉽습니다. 일단 그걸 봐야 할 것 같고요.
법적으로 파업은 노동조합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파업하면 대신 월급을 못 받잖아요.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서요. 그만큼 절실하게 요구해야 하는 건데, 문제는 이게 월급을 못 받는 이슈가 아니라 성과급 이슈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사회적 공감대가 상대적으로 약한 것도 사실이고요.
예, 그렇죠. 원래 일반 급여를 몇 개월씩 못 받거나 몇 년치 동결되는 상황이면 공감대가 큽니다. 지금은 돈을 못 벌어서 문제가 아니라 돈을 너무 잘 벌어서 문제가 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죠.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파업을 앞두고 있다는 것 자체가 삼성전자의 불확실성입니다. 향후 실적과도 연계될 수 있으니까요.
파업이 실제로 된다면 얼마나 갈 수 있느냐, 그리고 반도체 생산 정상화에 얼마나 걸리느냐가 관건입니다. 반도체는 수율 같은 기술적 이슈와도 연결돼 있어서, 가능하면 20일 전에 타결되는 게 좋겠죠. 막판에 서로 얼굴이 다 부은 채로 밤늦게 악수하고 나오는 극적 타결 장면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노조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다만 삼성전자 측도 그동안 성과급 산정 과정의 투명성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는 점도 전해 드려야겠네요. 말씀하신 대로 지금은 과거 노조 투쟁과 완전히 다른 양상입니다. 생존권 문제라기보다 성과의 재분배, 부의 재분배 문제로 번지고 있죠. 평론가님은 이 사태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이 파업 사태의 단초는 웃기게도 하이닉스 때문입니다. 작년 9월에 하이닉스가 임단협을 노사 간에 합의했는데, 핵심이 두 가지예요. 하나는 기본급 대비 100%라는 성과급 상한을 없앴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 분배금의 재원으로 잡는다는 것입니다. 올해처럼 영업이익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니 계산해 보면, 정확하진 않지만 하이닉스 직원 1인당 6억에서 8억 정도를 성과급으로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경쟁사이면서 1등 회사인 하이닉스의 이런 상황을 삼성전자 직원들이 보면 답답할 수밖에 없죠.
다만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하는 방식은 "이 정도 금액을 달라"가 아닙니다. 영업이익의 15%를 달라는 것이고, 하이닉스처럼 성과급 상한을 열어 달라는 겁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동자들의 노고를 섭섭지 않게 보상하겠다고 했는데, 사측이 준비한 보상 총액은 노조 요구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의 15%를 노동자 수로 나누면 대략 인당 5억에서 6억 정도가 되는데, 사측의 다양한 보상안을 합치면 거의 필적하는 수준이 됩니다. 그러니까 사측이 돈을 아끼려고 요구를 거부하는 건 아닙니다.
그럼 핵심은 무엇이냐. 노조는 그동안 불투명했던 성과급 산정 방식을 투명하게 만들고, 영업이익이 얼마인지 깔끔하게 공개하고, 이걸 제도화해서 매년 이만큼 주라는 겁니다. 사측은 영업이익이 매년 똑같이 나올 수 없고, 제도화 자체가 경영 부담이 너무 크다는 입장이에요. 수익을 많이 냈을 때 업계 1등 대우는 충분히 약속할 테니, 금액이 아니라 제도화가 부담이라는 거죠. 노조는 돈을 더 달라는 게 아니라 제도화를 해 달라, 돈을 안 줘도 좋다는 얘기를 하고 있고, 사측은 돈은 더 줄 테니 제도화는 못 하겠다는 입장이라 파업으로 갈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서로 양보할 여지가 보입니다. 사측은 충분한 보상안을 내고, 노측은 처음부터 경직된 제도를 반영해 달라는 요구를 조금씩 꺾으면서 단계별로 반영하거나 주식으로 받는 식의 새로운 성과 보상 체계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아직은 한 발짝씩만 양보하면 만날 자리는 있어 보입니다.
문제는 절차입니다. 어제 밤까지 사적 자치 공간에서 노사 간 자율 협상은 이미 끝났고 결렬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나서서 조정을 하는 건데, 이게 사후 조정이에요. 사후라는 이름은 너희 둘 사이 사적 공간에서 끝났으니 내가 개입한다는 뜻이고, 그것도 지금 끝난 상황입니다. 노조는 21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고, 오늘 당장이라도 들어갈 수 있을 만큼 합법적 요건을 다 갖췄다고 보입니다.
그러면 정부가 쓸 수 있는 수단이 뭐가 있느냐. 긴급조정권이 있습니다. 발동 요건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수도, 철도, 원전, 에너지 같은 공익사업이고, 다른 하나는 국민경제에 현저한 위험을 끼칠 때입니다. 삼성전자 파업이 공익사업은 아니니, 결국 국민경제에 현저한 위험이 발동 요건이 될 겁니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파업은 바로 중단되고 30일간 금지됩니다. 그 안에 정부가 조정을 다시 열고, 조정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정부 중재안으로 임단협이 체결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긴급조정권이 들어가는 순간 파업은 사실상 없는 거죠.
다만 역대 긴급조정권 발동 사례는 네 번밖에 없고, 대부분 철도나 항공 같은 운수 분야였습니다. 민간 제조업에 발동한 적은 21년 전 한 번뿐인데 그마저도 실제 발동은 안 됐어요. 그래서 시장은 정부가 이 카드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파업 리스크 자체는 없다고 볼 수도 있죠. 정부가 카드를 만지고 있다는 신호를 노사 양측에 보내서 압박하고, 그 압박 속에서 사후 조정이든 극적 타결이든 앞으로 일주일 동안 벼랑끝 전술이 통해서 딜이 걸리기를 바라는 상황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깔끔하게 정리해 주셔서 이해가 잘 됩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도 20일까지 나올 예정이라고 하고, 조금 전 소식으로는 삼성전자 DX 부문 구성원들, 즉 모바일 기기 쪽 구성원들이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노노 갈등까지 겹쳐서 노조 입장에서는 순탄치 않은 상황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사실 노조가 여론의 비판을 받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삼성에는 현재 노조가 세 개 있습니다. 주도권을 잡고 있는 초기업노조가 약 7만 5천 명 정도이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약 3만 명, 그리고 동행노조라는 작은 규모의 노조가 있습니다. 노조가 여러 개니 회사는 누구와 협상해야 하느냐가 문제가 되고, 그래서 교섭창구 단일화가 필요합니다. 가장 많은 조합원을 가진 초기업노조가 단일 교섭권을 얻고 삼성과 협상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단일 교섭권에는 의무도 따릅니다. 나머지 노조를 대표해서 교섭하는 만큼 그들의 얘기를 들어야 하고, 공동으로 대표한다는 의미의 책임이 생기죠. 그런데 테이블에 올라간 건 반도체 부문 노동자들의 성과급이 주였고, 나머지 부문, 가전이나 DX 노조 등이 낸 요구사항은 별로 반영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노노 갈등이 생겼고, 5천 명 단위 이상의 다른 노조원들이 파업 대오에서 이탈하고 있습니다. 같은 노조끼리도 연대 의무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초기업노조에 가해지고 있습니다.
목소리가 하나로 모이지 않는 상황에서 국민 여론도 좋지 않다는 점은 분명하니 이것도 짚어 드려야겠습니다. 그럼 투자자 관점으로 돌아와서, 삼성전자 주가는 어떻게 될까요? 최근 외국인이 폭탄 매도를 하는 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그 물량을 다 받아내고 있는데, 어떤 식으로 끝나든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SK하이닉스처럼 튀어오를 거라는 기대가 큰 것 같습니다. 대표님은 어떻게 보실까요?
말씀하신 대로 만에 하나 파업이 시작된다면 최대 수혜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겠죠. 마이크론 주가도 들썩일 거고요. 2014년 무렵 SK하이닉스 라인에서 화재가 났을 때 오히려 경쟁사 주가에 도움이 됐던 사례도 있긴 하지만, 삼성전자에 그런 일이 생기면 안 되겠죠.
지금 상황에서 성과급을 투명하게 달라는 요구는 당연히 맞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성과급 제도가 잘 정착된 기업들은 성과도 좋았거든요. 불투명하면 신뢰가 없고, 그러면 그다음부터 일이 꼬이기 마련이죠. 그런 측면에서 투명하게 하고 그에 맞춰 받아가는 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회사가 잘될 때만 받아가느냐, 안 될 때는 어떡할 거냐는 반론도 타당합니다. 이런 얘기도 함께 나와야 하는데, 고생하며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니 중간에서 합의로 만나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남은 8일 동안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기를 투자자들도 기대하고 있는 것 같고, 오늘 주가도 저점 대비 많이 올랐습니다. 마이너스 폭을 꽤 키웠다가 플러스로 마감한 건 그런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통계는 정확히 모르지만, 오늘 시장 분위기를 보면 SK하이닉스가 거의 8%까지 오를 때 많은 분들이 삼성전자를 팔지 않고 저점이라 생각하며 버티셨을 것 같아요. 앞으로 주가 전망은 어떻게 보실까요?
저는 이 부분이 사실 더 중요하고, 영향은 장기적으로 더 클 거라고 봅니다. 지금 같은 업종 내에서 반도체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볼륨은 삼성이 더 큰데 주가는 같은 비율로 오르지 않고 있어요. 쉽게 말하면 삼성 쪽으로 투자 손이 덜 가는 겁니다. 지금 국면에서 삼성전자 주가를 누르는 요인은 사실 노조 리스크입니다. 주주들이 꺼리는 요소가 되고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할 것 같고요.
두 번째로, 파업이 현실화되면 하루 손실이 얼마고, 한 번 파업하면 30조 단위의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것도 중요하지만 제가 볼 때 더 큰 건 중장기적인 레퓨테이션 손실입니다. 지금 당장 삼성이 파업으로 공급을 못 하면 경쟁사로 수혜가 넘어가죠. 그런데 고객사 입장에서 보면, 삼성에 물량을 받으려고 선급금을 주고 장기 계약을 하면서 물량이 올 거라고 믿고 나머지 공정을 맞춰 놨는데, 삼성이 물량을 제대로 못 주면 그 뒤의 모든 절차가 꼬입니다. 지금은 넘어가더라도 앞으로 장기 계약을 맺을 때 최우선 공급선으로 삼성을 고려하는 데 반드시 걸림돌이 될 겁니다. 장기적으로 삼성은 늘 파업이 날 수 있는 회사라는 리스크를 안게 되는 거죠.
게다가 삼성전자 주가는 늘 저평가돼 있다는 얘기가 많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밸류를 더 줘야 한다는 목소리 속에서 배당도 늘리면서 저평가 요인을 하나씩 걷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노조 리스크라는 새로운 할인 요인이 하나 생기는 거예요. 당장 얼마의 손실이라고 잡히진 않지만, 길고 넓고 멀리 깊게 주주들에게 안 좋은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노사 양측이 이 부분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삼성이라는 큰 배가 좌초되지 않도록, 거위를 배를 보호하듯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씀을 들어보니 이번 사태를 넘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확실하게 매듭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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