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건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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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종결 후 에너지 가격은 호르무즈 재개에도 공급 복구 지연·운송비·보험료 상승으로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주장.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압박이 있어 에너지 가격 상승 전망. 지정학·양극화·연준 교체·AI·미국 일극 투자가 '부의 갈림길'이라 제시. 2000년 이후 테크 vs 에너지 ETF 비교로 장기 투자에서 테크 우위 강조. 단기 전쟁 종결 시점 예측은 불가하다며 장기 포트폴리오 구축을 권고. 코스피 2011년 대비 14년간 누적 약 4% 상승 언급. 주식시장은 관세·전쟁에 적응한 상태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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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끝나면 유가가 오를까, 내릴까? 질문을 조금 바꿔 볼게요. 전쟁이 끝나면 전쟁 이전의 레벨로 돌아갈까요? 어떨 것 같으세요? 지금 중동 지역의 정유 시설이나 가스 시설이 많이 파괴돼 있어요. 카타르는 가스 시설이 박살났다는 얘기가 나와 있고, 그래서 불가항력 선언까지 했잖아요. UAE도 마찬가지고, 사우디도 타격을 좀 받았어요. 자, 전쟁이 끝났다고 해 봐요. 그렇다고 산유국들이 예전처럼 막 퍼 올릴 수 있을까요? 배들이 호르무즈에 들어가는 걸 좋아할까요? 싫어하겠죠.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니까요. 휴전을 했더라도 마찬가지예요. 그러면 배를 빌리는 용선료가 올라가겠죠. 그렇지 않겠습니까? 에너지 가격이 좀 오를 것 같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10년 뒤에 지금을 돌아봤을 때 "여기가 갈림길이었구나" 하고 말할 만한 것들이 있을 거예요. 저는 다섯 가지를 골라 봤어요.
첫 번째는 지정학적 리스크예요. 중동 사태가 끝나고 나면 이란 사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아니면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질까요? 저는 이것이 갈림길이 될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양극화예요. 이걸 우리는 K자 성장이라고도 하죠. 직관적으로 질문 하나 드려 볼게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양극화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까요, 늘어날까요? 물가가 오르면 양극화는 어떻게 될까요? 자산 인플레이션이 오면 어떻게 되죠? 자산이 있는 사람이 훨씬 유리하죠. 그럼 자산 가치가 뛸수록 양극화는 더 확대되겠죠.
세 번째는 연준 의장 교체예요. 케빈 워시가 친트럼프 인사라는 생각을 많은 분들이 하시는데, 연준은 독립적인 기관이어야 하죠. 과연 연준이 효과적으로 물가를 잡을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고, 이것은 물가와 금리에 굉장히 큰 영향을 줄 수 있어요.
네 번째는 AI 혁명이에요. 성공하면 대박이지만, 실패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성공할 거라고 생각하고 들어가는 거니까, 이것도 아주 중요한 갈림길이 되겠죠.
다섯 번째는 미국 투자예요. 지금은 미국이 압도적인 원탑이죠. 이것이 영원할까요? 우리는 계속 미국 투자를 이어 갈지, 아니면 미국 이외의 곳도 함께 눈여겨봐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기가 된 것 같아요. 트럼프 행정부가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고, 중동 전쟁이 터진 다음에 "알아서 수습하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잖아요. 이런 것들은 미국의 소프트 파워를 낮추고, 평판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어요. 장기적으로 쌓아 온 미국의 힘을 흔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죠.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투자할 때 미국에 올인하는 것이 맞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이 갈림길들의 특징은 긴 호흡으로 돌아봐야 알 수 있다는 거예요. 다음 달에 무엇이 오를지는 저도 모르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대신 긴 호흡에서 변화의 흐름이 보이니까, 그 길목을 잡아 보시라는 정도의 조언은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다섯 가지가 올 하반기에만 영향을 줄까요, 아니면 긴 호흡에서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요? 저는 후자라고 봅니다.
저는 옛날로 돌아가 과거의 사건을 보는 경우가 많아요. 역사책을 봐도 그렇잖아요. 어떤 특정한 이벤트가 있으면 그 전과 그 이후의 흐름이 바뀌죠. 코로나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 보세요. 술 마시는 문화도 많이 바뀌었잖아요. 자산 시장에서도 어떤 이벤트가 게임 체인저가 되어 흐름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샘플로 하나 보여 드릴게요. 우리나라 주식 많이 올랐죠? 2011년 3~4월로 가 볼게요. 그때 코스피가 2,200포인트였어요. 작년 4월 트럼프 관세 때문에 우리나라가 크게 얻어맞았던 거 기억나시죠? 그때 코스피의 장중 최저점이 2,296이었어요. 14년이 지났죠. 14년간 몇 포인트 올랐을까요? 100포인트 가까이 올랐죠. 퍼센트로 하면 4% 정도예요. 오해하시면 안 되는 게, 이건 연 4%가 아니라 누적 4%예요. 14년으로 나누어야 연간 수익률이 나오죠. 배당이 있다고 말씀하실 수 있지만 크지 않아서 큰 차이가 없어요.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죠.
그런데 지금은 2026년 6월이고, 코스피는 8,000을 왔다 갔다 하고 있어요. 네 배는 안 되지만 3.5배쯤 뛰었죠. 엄청나죠. 그런데 2011년에는 일본에서 동일본 대지진이 있었어요. 닛케이 지수가 8,000포인트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대략 65,000 정도예요. 몇 배죠? 그때 우리가 보던 한국은 차화정 버블이 있었고,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졌다고 했어요. 그때는 한국을 선호했겠죠. 그런데 2012년 중반 이후 아베가 등장하고 아베노믹스를 하면서 엔화 가치가 반토막이 나요. 그러면서 닛케이 지수가 미친 듯이 올라왔어요. 그러니까 아베의 등장은 투자 입장에서 큰 갈림길이었던 거죠.
금융위기도 마찬가지예요. 금융위기라는 갈림길이 딱 만들어졌을 때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약해지고 성장이 안 나왔어요. 그 상황에서 미국은 셰일 혁명이 일어났어요. 에너지 공급이 늘었는데 수요가 없으니, 에너지 가격이 바닥을 치기 시작했죠. 2010년대는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의 구도였어요. 그런 시기에 성장을 보여 주는 곳이 나타나면 사람들이 몰리죠. 그때 성장을 이끈 게 IT였어요. 거기에 돈이 많이 몰렸고, 이후 AI가 등장했죠. 금융위기도 하나의 갈림길을 만들어 냈던 거예요. 먼 미래에 돌아봤을 때 이런 갈림길들이 큰 변화의 축이었다고 보게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흐름을 미리 읽어서 미래 투자에 도움을 받아 보자는 뜻으로 "부의 갈림길"이라는 제목을 붙였어요.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금 당장 가장 큰 이슈예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게 "전쟁이 언제 끝날 것 같냐"는 질문이죠. 여러분 표정에도 나와 있는데, 제가 모른다는 걸 알고 계시잖아요. 제가 알면 여기 있겠습니까? 트럼프 대통령도 모를 거고, 이란도 시간 끌기로 들어간 것 같아요. 서로 힘들어지는 상황이니까요. 이게 100일을 이어갈 거라고 예상한 사람도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전쟁이 언제 끝나는지를 맞힐 수 있는 영역이 아니고, 여기서 분석하고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우리가 전쟁이 일찍 끝나기를 바라는 이유는 분명하죠. 전쟁이 장기화되면 주가가 빠지니까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었을 때 나스닥 지수가 30% 넘게 빠졌어요. 7,000에서 거의 1,500까지 빠졌던 때도 있었죠. 그때 미국 주식에 투자한 분들은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전쟁이 조기에 종식되면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겠죠.
그런데 1년만 보고 투자를 한다면, 전쟁이 언제 끝나는지가 알파이자 오메가예요. 모든 것을 좌우하니까요. 하지만 5년을 놓고 보면 어떨까요? 5년 후에는 전쟁이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끝났을 가능성이 크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4년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요즘 사람들이 주식 시장에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잖아요. 전쟁이 의미 없다는 말이 아니라, 비극이지만 적어도 시장은 이미 적응한 것 같아요.
작년에 제가 교양이에 출연했을 때 한 시간 내내 관세 얘기만 했어요. 관세는 지금도 남아 있고 하반기에도 이슈가 될 수 있어요. 그런데 최근 세미나를 100번 넘게 했는데 관세 질문을 하신 분이 단 한 명도 없었어요. 투자하시는 분들 사이에서는 관심이 줄었다는 거죠. 현재까지 나온 관세 이슈는 시장이 소화했다기보다는 적응했다는 말이 맞을 것 같아요.
5년을 두고 보면 시장은 하루하루 쫄깃하게 움직이지 않을 거예요. 어떤 형태로든 적응하고, 적응하면 시장은 다시 회복하게 되죠. 시계열을 길게 보면 더 중요한 질문이 있어요.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전쟁이 끝날 때 나는 무엇을 갖고 있어야 할까? 어떤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으면 될까?" 이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비즈니스에 빗대어 보면 더 명확해요. 사업하시는 분들은 1년만 하고 끝내려고 하지 않죠. 모든 비즈니스는 영속 기업을 가정하고 장기 시계열로 봐요. 전쟁이 언제 끝날지 점치는 것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미래 세상을 대비해서 전쟁이 끝날 때 어떤 아이템을 가지고 있을지를 고민하는 게 중요하죠. 투자자 관점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전쟁 이후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를 고민하고, 그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전쟁 이전에 국제 유가는 배럴당 60달러 수준이었어요. 그게 120달러까지 올랐다가 지금은 90달러쯤 하고 있죠. 호르무즈가 풀리면 유가가 좀 내릴 것 같다고 많은 분들이 생각하세요. 그런데 질문을 바꿔 볼게요. 전쟁이 끝나면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까요?
저도 에너지 전문가는 아니지만, 미국 에너지 기업 CEO들도 쉽지 않다는 얘기를 많이 해요. 가장 많이 나오는 논리는 세 가지예요.
첫째, 공급 능력의 회복이 쉽지 않아요. 중동 지역의 정유 시설과 가스 시설이 많이 파괴되어 있어요. 중동은 OPEC 내에서 원유 생산 능력이 3위 정도로, 굉장히 많은 양을 생산해 왔어요. 카타르는 가스 시설이 박살났다는 얘기가 나와 있고, 불가항력 선언까지 했어요. UAE도 마찬가지고, 사우디도 타격을 받았어요. 호르무즈가 열려서 묶여 있던 유조선들이 빠져나오겠지만, 산유국들이 예전처럼 바로 퍼 올릴 수는 없어요. 재건에 기간이 걸리죠. 6개월이라고 보는 분도 있고 2년이라고 보는 분도 있는데, 저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호르무즈가 풀린다고 공급이 바로 정상화되지는 않는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어요.
둘째, 운송비가 올라요. 호르무즈 통행료 얘기가 나오고 있죠. 배들이 거기 들어가는 걸 좋아할까요? 싫어하겠죠.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니까요. 그러면 용선료가 올라갈 거예요. 셋째, 선원들의 인건비와 보험료도 올라가요. 신문에서 보셨겠지만 보험료도 뛰었죠. 운송비가 예전보다 많이 오를 수밖에 없어요.
조금 과장해서 예를 들어 볼게요. 짜장면을 시켜 먹고 싶다고 해 봐요. A 업체는 짜장면이 15,000원, 배달비가 10,000원이라 총 25,000원이에요. B 업체는 짜장면이 20,000원, 배달비가 20,000원이라 총 40,000원이죠. 당연히 A에서 시키겠죠. 그런데 중동 전쟁이 터지면서 A의 배달비가 40,000원으로 뛰었어요. 짜장면 값은 다시 15,000원으로 돌아왔다고 해도, 최종적으로 내야 하는 금액은 55,000원이 되었어요. 그러면 예전에는 쳐다보지도 않던 B 업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죠. B가 미국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거리가 멀어서 운송비가 더 들겠지만,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미국산 에너지를 더 찾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요.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쟁이 끝나더라도 비중동산 원유 도입을 확대하고, 수입선을 다원화하겠다고 말했어요. 캐나다, 호주, 카자흐스탄 등 여러 곳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미국 등 비중동 지역의 원유 도입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거예요. 그리고 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는 공급망 안정뿐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력을 완화하는 카드라고 설명했어요.
왜 미국산 에너지를 늘리려 할까요? 한국은 대미 무역 흑자가 크고, 작년에도 트럼프가 관세로 한국을 압박했죠. 올해는 우리나라 수출이 기록적으로 좋아서 대미 무역 흑자도 더 늘었을 가능성이 커요. 그러면 압박이 더 커질 수밖에 없죠. 무역 흑자를 줄이는 방법은 두 가지인데, 미국에 수출을 안 하는 건 현실적인 해법이 아니에요. 결국 미국산 무언가를 사 주는 것인데, 그중 가장 현실적인 게 에너지예요. 원유도 있지만 LNG를 많이 수입하려고 하겠죠.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미국의 비중이 커지는 건 불가피한 흐름이에요.
이렇게 되면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물가에도 영향을 주겠죠. 그리고 에너지의 중요성이 커지면 자원 부국의 힘도 세질 수 있어요. 미국 투자를 하면 보통 엔비디아를 떠올리지, 엑슨모빌을 떠올리는 분은 많지 않죠. 2008년에는 시가총액 1위가 엑슨모빌이었는데 말이에요.
2020년 1월 1일을 100으로 놓고 테크 ETF와 에너지 ETF를 비교해 보면, 테크가 거의 두 배 높아요. 최근 중동 사태로 에너지 ETF가 많이 올랐지만 차이는 여전하죠. 2010년부터 16년간 흐름을 보면 차이가 어마어마해요. 이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한 분기점은 2014년 무렵이에요. 중국이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엄청난 돈을 풀었다가 빚더미에 앉았고, 2013~2014년을 거치며 구조 조정이 들어가면서 원자재 수요가 줄었어요. 같은 시기 미국에서는 셰일 혁명이 시작되어 에너지 공급 과잉이 생겼죠. 에너지 가격은 옆으로 기지 못하고 계속 밀렸고, 성장이 귀한 세상에서 IT만 천연기념물처럼 몰렸어요. 그 격차는 코로나 때 극단으로 갔죠. 2020년 4월에 WTI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로 떨어졌던 걸 기억하시는 분도 계실 거예요. 수요가 완전히 파괴되니 보관할 곳이 없어서 가격이 마이너스까지 간 거죠. 에너지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던 세상이었어요.
중동 전쟁 이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기존 추세가 이어진다면 격차는 계속 벌어지겠죠. 하지만 구조적 단절과 변화가 생긴다면 격차가 좁혀질 수도 있어요. 이것도 하나의 갈림길이 아닐까요? 우리 포트폴리오에서 에너지를 계속 무시해도 될지 한 번쯤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장기로 보면 더 흥미로워요. 2000년부터 비교해 보면, 테크가 압도적으로 앞섰어요. 2000년 3월 닷컴 버블의 정점에서 엑슨모빌의 시가총액이 1위였던 시절이 있었지만, 그 이후 나스닥은 고점을 회복하는 데 2015년 4월까지 15년이 걸렸어요. 지금 에너지가 크게 오른 것은 그간 눌려 있던 것이 되돌아오는 과정일 수도 있죠. 5년으로 보느냐, 15년으로 보느냐, 25년으로 보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져요. 그래서 이번 중동 전쟁도 눈여겨볼 변화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테크가 어디가 더 좋은지가 투자의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에너지를 가진 국가들이 힘을 발휘할 수도 있어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에너지도 투자 판단의 중요한 요소로 올라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갈림길이라는 말을 쓴 이유도 여기 있어요. 원웨이만 있다면 편하겠죠. 그 길로 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니까요. 하지만 원웨이는 곧 모두가 한 방향으로 쏠린다는 뜻이기도 해요.
20년 넘게 시장을 보면서 처음에는 자신감이 넘쳤어요. 중국 특수로 코스피가 500에서 2,000까지 오를 때였는데, "오른다"고 말하면 계속 올랐거든요. 그런데 그때는 몰랐어요. 제가 얘기해서 오른 게 아니라, 오르는 걸 보고 말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금융위기를 겪고 수많은 변화를 보면서 사람이 소심해지는 것 같아요. 미래는 알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죠.
운전면허를 땄을 때 도로 주행을 가르쳐 주셨던 분이 택시 운전을 30년 넘게 하신 분이었어요. 그분이 "30년 넘게 운전하니까 운전이 무섭다"고 하셨는데, 그때는 그 말이 이해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생각해 보면 30년 동안 얼마나 많은 사고를 봤을까요? 어떤 사고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었을 거예요. 금융 시장도 시간이 길어질수록 여러 굴곡이 생기죠. 그러니 우리는 한 방향만 봐야 할까요, 아니면 갈림길에서 여러 가능성을 고민해 봐야 할까요? 저는 후자를 권하고 싶어요.
책을 쓸 때는 늘 블록버스터를 꿈꾸게 되는데, 다 쓰고 나면 못 한 얘기가 많이 떠오르죠. 부족한 점도 많겠지만, 지금처럼 싱숭생숭한 때에 장기적으로 무엇을 고민하면 좋을지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교양이를 부탁해는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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