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건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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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졌고 2026년 4월 앤트로픽 미토스 등장을 'AI 전략무기화' 계기로 본다. 에이전틱 AI가 생성형 다음 단계로 소득·직업·금융을 흔들 수 있으며, 빅테크 설비투자와 토큰 수요가 늘어나 버블론은 약화됐다. 미국 연준 점도표는 올해 인상·내년 인하로 바뀌었고, 생산성 혁명 시 물가·성장 4분면 전환 가능성을 설명했다. 뇌과학 쪽(BCI 등)과 AI 법인화·토큰세 논의도 다룬다.
다듬은 글
자산 격차는 어디서 벌어지나: AI 시대의 직업과 돈
이게 뭐예요? 도대체 우리가 해본 적이 없어요. 이런 거를 본인이 독립적으로 돈을 버는 게 아니에요. 더 이상은. 어떤 직업을 가질까 생각을 아직 많이 하지 않습니까? 그 직업이 사라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생기는 거고, 피지컬로 가게 되면 사실상 굉장히 폭넓게 잠식해 버릴 수가 있겠죠. 그럼 바로 내 눈앞에 닥친 문제예요. 에이전틱 AI가 대체할 수 있는 일의 교집합은 높은 교육을 받아야 되고, 우리가 좋은 직업이라고 말했던 것들이 대체가 되는 거죠. 그럼 여기서 끝인가? 아니죠. 사실 이제부터 시작합니다. 미래는 예측할 수가 없지만 예측할 수 있는 건 단 하나뿐이 없을 것 같아요.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
안녕하세요, 지식인초대석 '합석'
안녕하세요. 한석준입니다. 지식의 깊이를 두 배 더하는 시간, 지식인초대석 합석. 오늘 두 분 시간 어렵게 맞춰서 모셨습니다. AI를 연구하는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님, 그리고 거시 경제를 쉽게 풀어 주시는 오건영 단장님, 두 분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네. 안녕하세요. 아유, 오랜만입니다. 두 분이 같이 나와 주신 지식인초대석 합석 백회 특집이 지금 조회수 거의 700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게 언제였죠? 촬영은 2월 24일에 했습니다. 우리가 왜 또 만나야 되나 했더니 네 달 전이었네요. 주변에서 그거 봤다고 말하는 사람들 좀 있던가요? 학생들 중에도 본 사람들이 있다고 하고요. 어떤 분은 저한테 언제 AI 공부했냐고 그래서, 제가 거인의 어깨에 앉아서 얘기를 들었을 뿐이다, 그랬습니다. 저한테도 되게 재밌고 많이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저도 단장님 덕분에 환율 물어보는 사람이 있으면 "난 모른다" 그럽니다. 그럼 저희 셋이 이렇게 돌려 가며 하면 되는 거죠.
예측보다 빠른 변화, 전쟁 속 AI 투자
자, 두 분 혹시 그때 이후에 투자 관점이나 AI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신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번에도 여러 가지 얘기를 들으면서 많이 배웠는데, 그중에 하나 의외라고 생각한 게 말씀 중에 그런 말씀이 많으셨어요. 예측했던 것보다 빠르다, 생각하셨던 것보다 빠르게 오고 있다. 다른 분들보다 선구자처럼 움직임을 빠르게 보셨을 텐데 그거보다 빠르다는 거잖아요. AI가 우리 삶에 성큼 다가와 있는 거 아닌가 싶고요. 700만이 보셨다는 건, 그게 우리 삶의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직업과도 연결되고 내 투자와도 연결되니까 결국 우리의 모든 소득과 연결되는 얘기잖아요. 저는 첫 번째로 우리가 조금 더 긴장해야겠다, 굉장히 빠르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 번째는, 그거 찍고 얼마 후에 중동 전쟁이 터졌죠. 저는 AI에 대해 다소 놀랍게 생각하는 게, 제가 경제학 책 공부할 때는 전쟁이 터지고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기업들이 설비 투자를 줄인다고 배웠거든요. 근데 이상한 일이 일어나더라고요. AI는 지금 전쟁 중에도 데이터 센터 관련 설비 투자를 늘리고 있어요.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되게 간단하더라고요. 첫째, AI 투자 레이스에서 떨어져 나가면 우리의 미래가 없다는 두려움. 둘째, 이미 데이터 센터 설비 투자 규모가 너무 커서, 여기서 떨어져 나가면 매몰비용(sunk cost)이 된다는 것. 셋이 다 CEO라고 치죠. 우리는 어떤 의사결정을 할까요? 전쟁 났으니 스톱할까, 아니면 그냥 못 먹어도 고(GO)일까? 저는 못 먹어도 고일 거 같아요. 그런데 못 먹어도 고라는 선택을 딱 했는데, 밑에 직원이 와서 "좋은 생각이십니다"라고 하고는 "그런데 하반기에 공사비가 엄청 오른답니다, 반도체 칩 가격도 무지하게 오른답니다, 에너지 가격도 엄청 오른답니다" 하면, 저는 하반기에 공사하자고 할까요, 당기라고 할까요? 당겨서 빨리 하자고 하겠죠. 이상하더라고요. 연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골드만삭스 리포트를 보니 데이터 센터 투자 금액이 더 늘어나던데요. 무슨 전쟁이 일어났는데 AI 관련 기업, 빅테크 주가가 이렇게 뛰냐는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반도체 기업들도요. 이런 맥락으로도 해석해 볼 수 있죠. 그러면 제가 교과서에서 배운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고, 되게 의외였어요. 그 이후에도 AI가 우리 생각보다 빨라졌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가진 스테레오타입들을 깨고 있다는 것. 그런 생각들을 해보게 됐습니다. 전쟁 이후에도 주가만 봐도 거의 두 배씩 오른 것 같아요. 혹시 달라지신 관점이 있으십니까?
4개월 사이 달라진 세상: 가속과 미토스 쇼크
세상이 달라졌죠. 4개월 동안에요. 지금 AI 발전 속도를 보면 매우 흥미로운 발견을 할 수 있는데, 작년 하반기, 그리고 특히 올해 초부터 인공지능 발전 속도가 계속 가속화되고 있어요. 가장 큰 원인은 앤트로픽인 것 같아요. 앤트로픽은 작년 하반기부터 아주 적극적으로 인공지능을 사용해서 인공지능을 개선하기 시작했어요. 그 전에 오픈AI나 구글의 전략은 사람을 더 많이 채용하고, 데이터 센터를 더 많이 짓고, 더 똑똑한 사람을 수백억 연봉에 데려오는 방식이었다면, 앤트로픽은 사람이 이동하지 않아요. 거의 설립 초기 멤버들이 지금도 계속 일을 하고 있고, 그 누구보다도 하나에 집중을 했어요. 그게 바로 AI로 코딩하는 거예요. 앤트로픽이 개발한 클로드 코워 같은 경우가 에이전틱 AI인데, 이거 자체가 코드의 80%를 바이브 코딩으로 만든 거거든요. AI를 AI로 만들고 있는 거죠. 지금 예측으로는 빠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초쯤에는 바이브 코딩 대신 에이전틱 코딩을 쓸 거라고 알려져 있어요. 바이브 코딩은 이미 다들 아시겠지만, C++나 자바나 파이썬으로 코딩하는 게 아니고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언어로 코딩하는 거예요. 자연어로 누구나 코딩을 할 수 있게 된 거죠. 아나운서님도 바이브 코딩으로 앱을 개발하고 계시고, 저도 하나 만들어 봤어요. 그리고 최근에는 사업하시는 연세 지긋한 분들한테도 바이브 코딩을 가르쳐 주고 있는데 난리가 아닙니다. 키보드도 못 치는 분들도 있고, 노트북을 샀는데 열지도 못하는 분들이 뒤로 열려고 막 그러는데도, 하루 이틀 배우고 저한테 앱을 보내 주시는 거예요. "김 교수, 내가 이런 거 만들었어" 하고요.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거고, 덕분에 판도라의 상자는 열려 버렸어요. 아까 단장님이 말씀하신, 왜 지금 설비 투자가 늘고 있을까에 대한 답이기도 하죠. 제가 개인적으로 느낀 가장 큰 변화, 지난 4개월 동안의 변화는 첫째, 에이전틱 AI가 드디어 제대로 되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4월 7일이죠. 미토스가 등장했잖아요. 나중에 역사책에 "미토스 모멘트"라는 챕터가 생길 것 같습니다. 그 정도입니까? 그렇습니다. 앤트로픽이 미토스라는 AI 모델을 출시하진 않고 공개를 했어요. 클로드에는 다양한 등급이 있죠. 가장 작은 하이쿠, 소넷, 오퍼스. 그런데 오퍼스보다 더 큰 미토스라는 모델이 있다는 거예요. 원래는 4월 말쯤 출시 예정이었던 걸로 이해하는데, 출시하지 않았어요. 왜냐? 미토스를 벤치마킹하고 내부에서 테스트해 보니 코딩 능력이 너무 뛰어난 거예요. 기존 모델보다 한두 배는 코딩을 잘하고, 문제는 코딩을 잘한다는 건 거꾸로 해킹도 잘할 수 있다는 거죠. 실제로 해보니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인터넷 브라우저까지 해킹이 가능하다는 거예요. 가장 큰 충격은, 한 30년 전부터 지금 우리가 쓰는 인터넷 망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하나가 있어요. BSD 유닉스라는 건데, 인간이 만든 소프트웨어 중에 가장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어요. 우리 모두가 쓰고 있는 거죠. 저 같은 일반인은 쓴 적도 모르지만, 이메일을 보내는 순간 라우팅이 되고 이걸 뒤에서 BSD가 다 하고 있는 거예요. 너무 중요한 역할이라서 전 세계 최고의 보안 전문가들이 버그를 다 찾아냈고, 지난 30년간 버그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미토스가 1분 정도 분석하고 버그를 찾아냈고, 그 버그 하나를 기반으로 인터넷망을 완전히 해킹할 수 있는 전략까지 짜 줬다는 거예요. 이론적으로 미토스가 어떤 국가나 단체의 손에 들어가면, 인터넷 망이 무너지거나 해킹당할 수 있다는 거죠. 내일 아침 컴퓨터를 켰는데 인터넷이 안 되고, 통신망이 무너지고, 가장 중요한 금융 거래가 무너지고, 전산망이 무너지고, GPS도 안 되고, 현대 사회가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거예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죠. 그래서 앤트로픽은 미토스를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대신 '프로젝트 글래스윙'을 시작했어요. 글래스윙은 영어로 잠자리 같은 곤충의 날개를 말하는데, 멀리서 보면 투명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줄무늬처럼 금이 가 있다는 거죠. 우리가 쓰는 소프트웨어나 인터넷이 안전해 보이지만, 미토스로 정밀하게 보니 곳곳에 금이 가 있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인 것 같아요. 그리고 미토스가 버그를 발견한 기업 40곳을 포함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곳에만 제공해서 조용히 문제를 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첫 40개 기업이 100% 미국 기업이었어요. 난리가 났죠. 우리는 어떡하라고? 그 뒤로 140개 기업으로 확장했고, 우리나라 기업도 몇 개 포함된 걸로 기억해요. 그런데 140개 기업 안에 중국 기업은 하나도 없었어요. 재밌는 이야기를 해볼 수 있죠. AI를 미국 다음으로 잘하는 곳이 중국이잖아요. 왜 중국 기업에는 제공하지 않았을까요? 거꾸로, 중국 기업에 제공할 이유가 있을까요? 4월 7일 미토스가 등장하면서 미국 리더십의 머릿속에 아주 재밌는 생각이 하나 생긴 것 같아요. AI가 세상을 지배하는 미래에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AI 모델을 가진 국가가 경쟁국의 전산망을 언제든 해킹하고 무너뜨릴 수 있는 전략적 무기를 갑자기 가지게 되는 셈이죠. 그리고 지금 이 무기는 미국이 독점하고 있어요. 1945년 미국만 핵무기를 가졌을 때와 똑같습니다. 이 독점된 전략적 무기를 왜 경쟁국들에게 설명해 주겠습니까? 우리는 미국의 동맹이고 AI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겠지만, 제가 만약 중국 리더십이라면 밤에 잠을 못 잘 것 같아요. 정말 무섭겠네요. 정말 무섭습니다. 핵무기를 쓰지 않아도, 핵무기가 있으면 모든 면에서 전략적 협박을 할 수 있거든요. "나 뭐 갖고 있는지 알지?" 하면 상대 입장에선 말이 불편해지잖아요. 바로 그거예요. "아, 했다가 아니야, 내가 말을 세게 했네, 미안해" 이렇게 되는 거죠. 시나리오를 한번 볼까요? 대만 문제 때문에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으로 충돌한다고 하면, 미국은 군대를 보내기 전에 미토스를 풀어 놓으면 되는 거예요. 결국 중국 리더십의 해법은 두 가지뿐이에요. 첫째, 미국과 협상한다. 구소련이 미국과 핵무기 숫자를 제한하기 위해 전략무기감축협상을 했던 것처럼요. 그런데 지금 국제 정세를 보면 조금 불가능해 보이죠. 둘째, 중국은 무슨 일이 있어도 미토스급, 혹은 미토스보다 뛰어난 AI를 만들어야 합니다. 중국 입장에선 둘 다 동시에 진행하고 있겠네요. 둘 다 할 겁니다. 그런데 후자가 본인들에게 더 현실적인 방법이겠죠. 그런데 그게 쉽지 않아요. 그리고 이게 데이터 센터와 직접 연관이 있는데, 왜 쉽지 않을까요? 중국에는 지금 천재적인 AI 학자가 많습니다. 알고리즘으로는 어쩌면 빅테크보다 잘 만들 수도 있는데, 최근 중국이 최고의 전문가들을 투입해서 만든 딥시크 V4 같은 경우는 기대했던 것보다 그렇게 좋지 않아요. 작년에 나왔던 것보다는 좋지만, 미국과의 격차가 줄지 않고 오히려 약간 늘어났어요. 왜 그럴까요? 이유가 있죠. 지금 개발하고 있는 인공지능에서는 알고리즘이나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규모입니다.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썼는지, 모델이 얼마나 큰지, 얼마나 오래 학습했는지. 이 세 가지 모두 GPU 개수로 결정되잖아요. GPU가 천 개 있는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모델과, 천만 개 있는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모델은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GPU를 가지고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는 곳은 당연히 미국이니까, 미국 빅테크가 가장 좋은 모델을 만들 수밖에 없어요. 중국은 자체적으로 엔비디아급 GPU를 생산하기 전까지는 미국 수준의 모델을 만들 수가 없고, 미국은 거꾸로 그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의 모든 저력을 집중 투자해서라도 중국과의 데이터 센터 격차를 유지해야 하죠. 그래서 저는 이런 전략적 관점도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지난 4개월 동안의 가장 큰 변화는, AI가 2026년 4월부터 갑자기 전략적 무기가 되어 버렸다는 거죠. 그럼 미토스는 생성형 AI로 봐야 되는 거예요? 미토스는 그냥 LLM입니다. 그 AI 모델로 할 수 있는 게 여러 가지 있는데, 첫 단계로 2023년부터 우리가 쓰고 있는 인공지능을 생성형 인공지능이라고 해요. 그 모델로 데이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거죠. 그림도 만들고, 영상도 만들고, 문장도 만들고, 코딩도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생성형 AI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알려져 있어요. 2023년 초에 시작해서 2026년 초, 약 3년 만에 마무리가 됐고, 이제 인공지능이 만든 글과 그림과 영상이 사람이 만든 것과 큰 차이가 없거든요. 그럼 다 된 거잖아요. 여기서 끝인가? 아니죠. 사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생성형 AI가 끝나자마자 바로 에이전틱 AI가 시작된 거예요. 에이전틱 AI도 기본적으로는 같은 LLM을 기반으로 하지만, 활용 영역이 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서 실행하는 데까지 가는 거예요. 예전에는 AI에게 "유럽 가는 비행기표 알아봐" 하면 잘 알아봤어요. 그러나 선택과 결제는 여전히 사람이 직접 해야 했죠. 그런데 에이전틱 AI 도구가 있으면 결제까지 혼자 해준다는 거예요. 그리고 기존에 있는 수많은 앱을 에이전틱 AI와 연동시켜 주는 인터페이스가 바로 MCP예요.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 이게 있기 때문에 서로 소통이 가능해져서, 에이전틱 AI가 앱을 사용할 가능성이 열렸고, 올 초부터는 그걸 기반으로 지정학적 변화까지 벌어지고 있어요. 특히 금융 쪽에서 가장 먼저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올 가을쯤이면 에이전틱 금융의 시대가 이미 시작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직업, 소득, 그리고 화폐의 변화
그렇다면 지금은 생성형 AI만 보고 있는데, 에이전틱 AI가 나오고 피지컬 AI가 나오면, 경제적 관점에서는 너무 많은 게 달라지는 거 아닙니까? 사람들이 느끼는 것 중에 가장 먼저,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눈앞에 떠오르는 질문은 "어떤 직업을 가질까?"죠. 특히 우리나라는 꽤 오랫동안 한 직업을 가져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어요. 그 직업이 사라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생기고, 그중에서도 생성형 AI보다 더 무서운 게 에이전틱 AI예요. 훨씬 더 그 일을 대신할 수 있고, 피지컬 AI로 가면 사실상 굉장히 넓게 잠식해 버릴 수 있겠죠. 직업이 사라지면 사람들의 소득이 사라지고, 소득이 사라지면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못 내게 되죠. 그러면 은행권의 부실 문제로 이어지고, 거대한 금융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AI 관련 디스토피아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에이전틱 AI가 결국 화폐와 금융까지 다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고, 노동에 대한 변화도 크게 만들 거라고 봐요. 많은 사람들이 요즘 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 중에, AI가 주는 간접적인 영향이 크다고 봐요. AI 섹터가 좋으니 투자하자는 것도 있겠지만, 또 하나는 미래에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있으니까, 직업에서 얻는 소득만이 아니라 금융에서 얻는 소득도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두려움, 일종의 경외감 같은 것도 존재한다고 봅니다. 한 10~15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은퇴나 연금에 대해 설명해 드릴 때 사람들의 반응이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난 10년간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주변에 형이나 누나들이 은퇴하는 걸 보셨잖아요. 그분들이 많은 조언을 해주셨겠죠. 그럼 그건 바로 내 눈앞에 닥친 문제예요. 지금 우리가 당장 클로드에서 바이브 코딩이 얼마나 빨리 다가오고 있는지 보면, 눈앞에 닥쳐야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끼고, 그래서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요? 저희가 마켓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게 미국의 고용입니다. 그 데이터부터 굉장히 큰 변화를 겪게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금융 시스템, 부채 구조, 화폐까지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아주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지금 어떤 경제학자들은 미래의 화폐는 토큰이 될 거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토큰은 AI를 활용해 추론할 때 쓰는 단위를 말하는 거잖아요. 이 토큰이 상당히 중요한데, 다시 에이전틱 AI로 돌아가 보면, AI에는 데이터 센터가 두 번 필요해요. 첫 번째는 LLM 모델을 학습시킬 때죠. GPU 수천, 수만 개를 동시에 돌려서 모델을 만듭니다. 프리트레이닝이라고 부르죠. 문제는 모델만 있으면 빅테크가 돈을 벌 수 없다는 거예요. 이건 자동차의 엔진과 같아요. 엔진은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엔진만 가지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돈을 벌려면 누군가가 그 AI 모델을 사용해야 하고, 사용하는 것을 우리는 추론이라고 부르죠. 추론을 할 때 데이터 센터를 더 많이 씁니다. 그리고 추론할 때의 단위를 토큰이라고 보통 부르는데, 여기에 새로운 변수가 들어갔어요. 작년에 했던 많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학습 비용보다 추론 비용이 훨씬 더 늘어날 거라고 이미 생각했었어요. 얼마나 늘어날지는 봐야겠지만, 빅테크들은 2030년까지 추론용 데이터 센터에 3,000조 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을 투자해야 한다고 얘기했었어요. 그래서 작년 하반기에는 버블론이 나왔죠. "이거 버블 아니냐?" 그런데 최근에는 버블론이 쏙 들어갔어요. 왜냐? 에이전틱 AI가 등장하고 나서, 추론을 하는 존재, 즉 토큰을 사용하는 존재가 작년까지는 개인과 기업이었는데, 이제는 개인, 기업, 그리고 에이전트가 포함돼 버렸거든요. AI도 쓰죠. AI가 대부분 씁니다. 제가 본 데이터로는 2026년 6월에 처음으로 인터넷 트래픽의 51%가 AI가 만든 트래픽이라고 해요. 벌써 사람이 한 게 아니라는 거죠. 최근 예측에서는 2030년에는 토큰의 80%를 에이전트가 쓸 거라고 해요. 사람은 20%고요. 에이전트는 잠을 안 자고 밥도 안 먹죠. 24시간 토큰을 소비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내 자산 잘 관리해 줘" 하면, 에이전트가 24시간 돌면서 시장을 리서치하고 논문을 읽고, 자기들끼리 얘기하면서 투자하고 사고팔고 하는 과정에서 매번 토큰을 쓰는 거예요. 그러니 그 볼륨은 더 늘어날 거라고 지금 생각하고 있고, 이런 관점에서 데이터 센터가 지금 더 많이 필요한 거죠. 그리고 두 번째로, 에이전트가 추론할 때는 사람보다 훨씬 빨라야 합니다. 사람은 키보드 치는 속도가 있어서 1~2초 딜레이가 있어도 큰 문제가 없지만, 금융 거래를 하는 에이전트는 1000분의 1초 단위로 반응해야 하고, 이 문제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이 등장해야 풀릴 수 있다는 거죠. 에이전틱 AI가 정말 현실이 되면서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이 시작됐고, AI가 전략적 무기가 됐으며, 두 번째로는 데이터 센터 수요가 더 늘어난 것 같아요. 그럼 인공지능 미래 시대에 대해 얘기할 때, 이 프로그램을 보는 많은 분들은 계속 고민하실 거예요. 그렇죠? 에너지가 있고, 토큰이 있고, 로봇이 만들고, 에이전트가 돌아가는데, 나는 뭘 하지? 지금은 사실 '에이전트 이코노미'라고 얘기하고 있어요. 한 사람이 에이전트를 돌리고, 기업에서도 에이전트가 일을 하고요. 여기서 아주 흥미로운 현상이 하나 있어요. 한번 떠올려 볼까요? 중세 봉건 사회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소비자 계층이 사실상 없었죠. 국가의 모든 자원을 왕과 귀족이 독점하고 있었고, 농부들은 그걸 빌려서 농사를 지었을 뿐, 주체적으로 경제 활동을 하는 주체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진정한 의미의 비즈니스라는 것도 없었어요. 그다음에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진정한 의미에서 독립적으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소비자 계층이 생겨났어요. B2B만 있다가 갑자기 컨슈머가 생긴 거죠. B2C, C2B, C2C, 지금은 네 가지가 있어요. 그리고 지난 200년 동안 우리가 해온 모든 비즈니스는 이 네 가지 중 하나 또는 그 조합이었죠. 그런데 최근 가장 흥미로운 현상 중 하나는, 200년 만의 역사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 같다는 거예요. 2026년 초부터 사람, 기업에 더해 또 하나가 등장했어요. 독립적으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에이전트가 등장해 버린 거죠. 그래서 매트릭스가 2×2에서 3×3으로 확장된 거예요. 셀 하나하나가 수천조짜리 새로운 비즈니스가 될 수 있고요. 대신 중간에 있던 C2C나 소비자 위주의 비즈니스는 아마 무너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지금 컴퓨터를 파는 회사가 있어요. 고등학생 한 명에게 파는 건 B2C예요. 그런데 미래 에이전틱 AI 시대에는 소비자가 직접 쇼핑하지 않고, 에이전트가 쇼핑하러 다니겠죠. 그 고등학생이 에이전트를 돌리는 거예요. 바이브 코딩으로 에이전트를 만들어서 "나는 수능 공부하느라 쇼핑할 시간이 없어, 네가 알아서 쇼핑해" 하는 거죠. 그러면 컴퓨터 회사의 마케팅 타깃은 학생도 기업도 아니고 에이전트가 돼야 하는데, 이게 도대체 뭐예요? 우리가 해본 적이 없는 거예요. 그런데 분명 그쪽으로 갈 것 같긴 합니다. 여기서 또 문제가 생기죠. B2A, C2A, C2B 등 모든 것을 논리적으로 계속 생각해 보면, 맨 마지막에 남는 유일한 비즈니스는 A2A예요. 내가 컴퓨터를 파는데, 소비자가 보낸 에이전트를 설득해야 해요. 그런데 사람이 에이전트를 어떻게 설득하겠어요? 그렇다고 내가 물건을 파는 에이전트를 만들 수도 없고요. "잘 팔아 와라, 잘 사 와라" 하면, 그러면 사람은 어디 있는 거죠? A2A 비즈니스에서는 그 기업을 가진 사람은 매우 효율적으로 직원 한두 명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거예요. A2A를 호스팅하는 데이터 센터도 돈을 많이 벌 거고요. 그 데이터 센터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도, 에너지를 만드는 회사도 돈을 많이 벌겠죠. 이걸 다 합쳐 보면, 한 사회에서 혜택을 보는 사람은 퍼센트로 1%도 안 되지 않겠어요? 결과적으로 사람이 돈을 벌 수 있는 조합이 점점 압축돼서 A로 가는 순간, 중간 사람의 역할이 필요 없어지는 거예요. 중간 업무직, 중간 회계, 법인 업무 같은 것들이 다 사라지고, 나중에는 자본, 에너지, 기술을 소유한 사람들이 에이전트를 풀어서 돈을 버는 구조가 되겠죠. 그렇다면 나머지 사람들은 어떻게 돈을 벌까라는 문제가 실질적으로 생기는 거예요. 실리콘밸리에서 제시하는 것도 결국 "우리가 돈을 주겠다"는 거잖아요. 일론 머스크는 유니버설 베이직 인컴이 아니라 유니버설 하이 인컴을 준다고 하죠. 돈을 많이 준다는 얘기예요. 결국 사람들이 독립적으로 돈을 버는 게 아니게 되는 거예요. 저는 모든 비즈니스가 A2A로 간다는 것이, 실질적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 가장 큰 영향을 줄 변화가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재밌는 건 이거예요. 많은 전문가들이 신기해하는 게, 챗GPT가 나오고 3년이나 지났는데도 아직 거시경제 지표에는 생산성 향상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게 지금 우리의 착각인지, 아니면 진짜로 변화가 없는 건지 묻게 되죠. 최근에도 이 이슈가 있어요. 챗GPT 같은 것을 도입한 게 일하는 사람들을 편하게 만든 건 맞는데, 실제로 돈을 버는 것과 연결되는지 물으면 아직까지는 드러나지 않는 것 같아요. 이게 에이전틱에서 더 나아가 피지컬로 가면, 사람들은 눈으로 보는 게 더 명확하다고 느낄 거예요. 예를 들어, 사람들이 일을 할 때 더 좋아져서 능률이 올라가 더 많은 걸 하고 있다는 건 눈에 잘 안 보이잖아요. CEO 입장에서도 "어, 이렇게 되네" 하고 바로 와닿는 게 아니고요. 피지컬은 눈에 바로바로 보이지 않을까요? 저는 눈으로 체감할 수 있는 단계, 성격 급한 사람이 봐도 체감할 수 있는 단계는 피지컬에서 훨씬 뚜렷하게 나타날 거라고 봐요. 거시경제는 사실 경기장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과 같아요. 선수들이 그냥 뛰어다니는 것처럼 보이죠. 그런데 경기장 안에 들어가면 덩치 좋은 선수들이 막 밀어붙이고, 안에서 잡아당기고, 온갖 파울을 다 하는데, 위에서는 안 보이잖아요. 거시경제에서 보는 생산성 지표는 그렇게 디테일을 보지 못해요. 그리고 그 내부에서 나타나는 질적인 변화까지는 다 보지 못하죠. 눈으로 드러나는 건 피지컬 영역까지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맞는 것 같아요.
경제학의 가장 큰 문제는 적절한 측정 잣대(매트릭)가 없다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경제학을 공부한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GDP나 실업률 같은 지표가 실제로 무엇을 재고 있는지 잘 모른다고들 합니다. 항상 나오는 얘기가 IT 혁명은 컴퓨터가 1970년대부터 등장했는데 생산성 변화와 인과관계가 잘 안 잡힌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누가 보더라도 편해졌잖아요. 예전에 손으로 쓰고 타자기로 쓸 때보다 워드프로세서로 쓸 때 훨씬 편한데, 그게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다는 거죠.
그래서 상당수 문제는 우리가 세밀하게 측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피지컬 AI가 등장해서 택배를 사람이 한 시간에 몇 개 배달하는데 로봇은 그 열 배를 한다, 이런 식으로 숫자가 나오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눈에 보이게 됩니다.
일론 머스크 같은 사람들이 말하는 '돈을 준다(보편소득)'는 얘기도 있죠. 그 돈을 전 세계가 받느냐, 아니면 미국이 받느냐를 생각해보면, 미국이 중국이나 남한에 그 돈을 줄까요? 저는 결국 미국의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될까요.
A2A(에이전트 간 통신) 얘기도 동의합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진행되는 속도만큼 다른 나라들이 따라갈 수 있을까요? 조선 시대에 임진왜란 때 조총이 엄청난 무기였듯이, 우리가 쇄국을 하지 않더라도 속도를 못 따라가는 부분이 생길 수 있습니다.
토큰이 화폐가 되는 세상이라면, 그 토큰은 누구의 토큰인가 하는 질문이 생깁니다. 각 나라가 원화나 엔화처럼 자국 토큰을 갖느냐, 아니면 지금 우리가 쓰는 토큰이 전부 미국 빅테크의 클라우드 토큰이냐가 문제입니다. 그러면 흥미로운 질문이 나옵니다. 토큰이 미래의 화폐가 된다면 토큰에는 어떻게 세금을 걷을까요?
세금은 양극화 세상에서는 누진세로 더 많이 가진 사람에게 걷고, 블록화 세상에서는 국가별 화폐로 세금을 걷고 납부하기 때문에 화폐의 의미가 존재합니다. 토큰에 세금을 매기는 게 가능해진다면, 이는 화폐 주권 문제까지 이어집니다.
에이전트는 토큰을 쓰고 실제로 일을 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면 토큰을 월급처럼 받는 셈이니, 그 에이전트에게도 세금을 물려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빌 게이츠가 10년 전에 '로봇세'를 말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사실상 토큰세였던 셈이죠. 지금 이 시대에 경제학을 전공하면 재밌을까요, 머리가 아플까요? 저는 남 일이라 쉽게 얘기하는 면도 있습니다.
경제학에서 오랜만에 모든 개념을 새로 도입해야 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토큰에 어떻게 세금을 물릴지, 토큰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부터 고민해야 합니다. 또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은 빅테크에 피구세 같은 세금을 매길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피구세는 1920년 케임브리지의 경제학자 아서 피구가 제안한 개념입니다. 한 회사가 물건을 만들어 돈을 벌고, 그 과정에서 생긴 문제는 사회가 짊어지는 구조입니다. 제철소의 환경 파괴가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탄소배출세 같은 것을 UN에서 수십 년 협상하며 만들었습니다.
지금 AI의 혜택을 받는 회사는 빅테크, 에너지 회사, 반도체 회사 같은 극소수 기업입니다. 돈은 그 회사들이 가져가는데, AI가 만드는 사회적 문제는 모두가 짊어집니다. 예를 들어 에이전틱 AI 때문에 실업률이 늘고, 사람들이 차도 안 사고 TV도 안 사면 그 산업의 회사들은 갑자기 타격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토큰세가 피구세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다만 문제가 있습니다. 이걸 하려면 모두가 모여 합의해야 하는데, 2026년 현재로서는 그게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봅니다. 조세는 저항이 따르고, 징수에는 강제성이 필요하며, 내지 않았을 때 페널티를 어떻게 부과할지까지 논의가 돼야 합니다. 그 자체도 어렵고, 설령 징수할 수 있다 해도 미래가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일지, 양극화가 더 확대될지는 여전히 열린 질문입니다.
역사를 보면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될 때마다 양극화가 극단적으로 확대됐습니다. AI도 지금 우리가 얘기하는 것 자체가 생산성의 극단적 확대입니다. 그 격차를 누군가 메워 주지 않는다면 결국 더 벌어지지 않겠느냐는 걱정이 듭니다.
시장에서는 두 가지 전망이 맞붙습니다. AI가 생산 단가를 낮춰 공급이 늘어나니 물가가 떨어진다는 시각과, 수요가 폭증해 물가가 오른다는 시각입니다. 정반대 얘기죠.
2025년 6월 중순 FOMC에서 케빈 워시의 데뷔전이 있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닉 티머라우스 기자가 AI 생산성 혁명이 공급 측면에 영향을 주느냐, 수요 측면에 영향을 주느냐를 물었습니다. 워시의 답은 공급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기대이고, 수요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명명백백한 얘기라는 취지였습니다.
즉 당장 눈앞에서는 수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단기로는 물가를 끌어올리고, 장기로는 생산성 효과가 물가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이게 점도표에도 드러났습니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는 3월에는 금리 인하를 예상했는데, 6월에는 방향을 위로 찍었습니다. 금리 인상 쪽으로 돌아선 것이죠. 2024년부터 이어진 인하 사이클이 끝나고 인상이 시작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내년에는 다시 내리는 걸로 나옵니다. 올해 올리고 내년에 내리는 모양은 보통의 사이클과 다릅니다. 보통은 올리면 2~3년 올리고, 내리면 2~3년 내리거든요.
이는 AI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물가가 높아 보이지만 일시적이고, 시간이 지나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비둘기파는 호들갑 떨지 말고 동결하자고 할 것이고, 매파는 상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으니 미리 올려놓자고 했을 것입니다. AI를 보는 관점과 생산성·물가를 해석하는 방식이 점도표에 녹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시경제는 성장과 물가 두 축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고성장·저성장, 고물가·저물가를 조합하면 네 개의 분면이 나옵니다.
- 고성장·고물가: 2000년대 중국 등 신흥국이 원자재를 빨아들이며 고속 성장할 때. 2008년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 저성장·고물가: 1970년대 석유 파동 때. 공급망 충격으로 물가는 높은데 성장은 약했습니다. - 저성장·저물가: 디플레이션을 겪은 일본의 90년대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같은 상황. - 고성장·저물가: 생산성 혁명기. 같은 돈으로 훨씬 많이 만들 수 있어 원가가 떨어지고, 싸진 제품이 수요를 늘리며 성장이 나옵니다. 스마트폰 대중화가 이런 사례입니다.
케빈 워시가 말하는 90년대 IT 혁명이 바로 고성장·저물가 구간이었습니다. 1995~1998년까지는 고성장·저물가가 유지됐습니다. 그러다 1999~2000년에 닷컴 기업 주가가 폭등하면서 자산 가격이 뛰었고, 그 자산 효과로 소비가 늘면서 물가가 올라갔습니다. 당시 연준 의장 그린스펀이 금리를 4.75%에서 2000년 5월 6.5%까지 올렸고, 결국 닷컴 버블이 붕괴했습니다. 자산 가격이 무너지자 소비가 위축되고 2001년에는 성장이 급격히 꺾이면서 저성장·저물가로 이동했습니다.
이 흐름은 하나의 혁신이 일어나도 그 상태에 머물지 않고 4분면 사이를 계속 돌아다닌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생산성 혁명은 매크로 환경 자체를 바꾼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도 비슷한 경로를 그려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고성장·고물가로 출발했다가, AI 혁명으로 생산성이 올라가면 고성장·저물가로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투자가 폭증하면 다시 물가가 오르고, 올라간 물가와 금리가 성장을 위축시키는 식으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금리가 우상향하지 않고 오르고 내리는 것처럼, 경제 상황은 고정된 게 아니라 계절과 같습니다. 가끔 IT 혁명이나 AI 혁명 같은 것이 그 사이클 자체를 바꾸기도 하는 것이죠.
연준은 이 관련 TF를 띄웠고 결과는 연말쯤 나온다고 하니, 개인적으로도 관심 있게 지켜보려고 합니다.
이 모든 얘기가 합리적이고 일어날 법한 미래라서 무섭기도 합니다. 이 시대를 맞은 우리는 무엇을 공부하고 준비해야 하고, 자녀 세대에게는 무엇을 공부하라고 해야 할까요. 최근 들은 얘기로는 대치동에서는 자녀를 국·영·수 학원에서 빼서 예체능 학원으로 보내는 흐름이 이미 생겼다고 합니다. 3월 중순 어떤 증권사 보고서가 에이전틱 AI가 대체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나눴는데, 대체되는 쪽은 비즈니스, 금융, IT, 법률, 사무 업무이고, 대체되지 않는 쪽은 건설업, 배관공 같은 몸을 쓰는 일이었습니다. 피지컬 AI로 가면 그마저도 달라지겠지만요.
판교에서 억대 연봉을 받던 개발자가 바이브 코딩 때문에 해고되는 일이 이미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AI가 등장할수록 상대적으로 고학력이 필요하고 좋은 직업으로 꼽히던 일들이 먼저 대체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두가 예체능을 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현재로서는 아무도 정답을 모릅니다. 방송에 나와 "AI 시대에는 이걸 해야 합니다"라고 단언하는 전문가들이 있는데, 정말 어떻게 아는지 궁금합니다.
이건 기술이라기보다 새로운 시대라고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3년쯤 지났을 때 유럽에는 온갖 소문과 가설이 있었을 겁니다. 두 사업가가 있었다고 해봅시다. 한 명은 책을 읽으며 고민하고, 한 명은 직접 신대륙에 가봅니다. 저는 후자가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에서 미래는 대부분 과거의 연장선입니다. 내일 날씨가 오늘과 같다고 예측하면 대개 맞습니다. 하지만 태풍이 오면 틀립니다. 신대륙 발견이 그런 분기점이었고, AI는 그보다 더 큰 분기점일 거라고 봅니다. 대항해시대, 산업혁명, 2차 대전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호모사피언스가 등장한 지 30만 년 동안 지구에서 가장 똑똑한 존재는 늘 인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 그 자리를 AI에 넘겨주고 2등으로 밀려나는 시점을 겪는 첫 인류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이후 세상이 어떨지는 아무도 경험해본 적이 없습니다. 모든 것이 새로워진다는 것만 확실하고,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미래 세대에게 남겨야 할 것은 특정 지식보다 적응력, 도전 정신, 회복탄력성, 그리고 메타인지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AI 시대에는 드론 조종사가 많이 필요하다고 해서 드론 학원이 붐비는데, 막상 가보니 에이전트들이 드론을 조종하고 있다면 빨리 다른 길을 찾아야 합니다. 그 상황에서 "그래도 끝까지 인간이 조종할 거야"라고 버티는 전략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여러 분야를 깊이 파던 과거와 달리, 빠르게 포기하고 다른 쪽으로 방향을 옮기는 능력이 필요해졌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은 클로드를 쓰다가 내일은 다른 모델로 갈아타듯, 직업 자체를 바꾸는 일도 흔해질 것입니다. 또한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분야에서 탑이 될 수는 없고, 양극화된 사회에서는 탑에 오른 기업과 사람이 모든 것을 가져갈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금융, 특히 투자에 대한 이해가 중요해집니다. 알파벳 주식을 산다는 것은 알파벳의 주주가 된다는 뜻이고, 자신이 일하는 산업이 쇠퇴할 때 그 산업의 주인이 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기업들을 보며 "부럽다, 미국 사람이었으면"이라고 하는 대신, 주주로서 그 성장에 참여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런 시기일수록 유연성과 회복탄력성이 필요합니다.
AI를 다루는 방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2023년 챗GPT가 보편화됐을 때는 프롬프트를 잘 써야 살아남는다고 했고, 2024년에는 AI 도구를 잘 쓰는 사람, 2025년에는 바이브 코딩을 잘하는 사람이 살아남는다고 했습니다. 2026년 초에는 나를 대신해 일하는 에이전트를 많이 돌리는 사람이 살아남는다고 합니다. 이 방송을 녹화하는 동안에도 제가 해야 할 일이 컴퓨터에 쌓이고 있지만, 저는 아직 에이전트가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에이전트 얘기를 하면서도 실제로는 쓰지 않고 있습니다. 6개월에서 1년 안에는 분신처럼 우리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에이전트들이 돌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글로벌 거시경제도 중요합니다. 세계화 시대에는 각국이 역할을 나눠 거래하며 평화롭게 발전해왔습니다. 그러다 트럼프가 말하는 탈세계화와 미국 우선주의, 각자 도생의 시대가 왔습니다. 한편에서는 AI가 고도로 발달하면 탈세계화 문제를 해결해 다시 세계화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과연 AI가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지는 저도 궁금합니다.
지금 이 주제가 이슈인 이유는 AI가 등장한 시점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부채가 많은 환경에서 등장했고, 양극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등장했으며, 무엇보다 다극화 체제에서, 미국과 중국이 기술 패권을 두고 다투는 가운데 등장했습니다.
과거 산업혁명 때 영국이 패권을 쥐었지만 이후 흔들렸고, IT 혁명을 거치며 패권 구도가 달라졌습니다. 2년 전쯤 나온 드라기 보고서가 이 문제를 다룹니다. 드라기는 2010년대 중반 유럽 재정위기 당시 유럽중앙은행 총재였습니다. 그는 왜 유럽이 미국과 이만큼 벌어졌는지 분석하며, 유럽은 지금 돈을 아낄 때가 아니라 빨리 투자해 AI를 발전시키고 생산성 혁명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생산성 혁명이 일어나야 과거에 없던 강한 성장이 가능하고, 그 성장에도 물가가 오르지 않아 금리가 안정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핵심은 이것입니다. 부채가 많아도 성장이 강하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연봉이 100억이면 빚이 100억이어도 문제가 없듯, 부채 증가 속도보다 성장 개선 속도가 빠르면 됩니다. 그리고 그 성장이 물가 상승이나 금리 상승을 동반하지 않아야 합니다. 드라기 보고서는 이 방향이 답이라고 말하며, 미국과 유럽의 격차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럼 저는 이렇게 아름다운 성장이 전 세계가 지금 빚으로 신음하고 있잖아요. 이걸 해결할 수 있는 결국 치트키는 AI라는 건데, 이 AI가 또 결국 부채 문제뿐만 아니라 다극화의 문제, 패권의 문제와도 엮여 있지 않습니까? 일단은요. 빚에서 벗어나 빠른 성장을 갖고 싶어 하는 국가들이 경쟁을 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쟁 과정은 선의의 경쟁도 있겠지만 다른 나라가 올라오는 것을 본능적으로 찍어 누르고 싶은 마음도 되게 클 거예요.
AI가 그런 거대한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AI가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워낙 강한 무기이기 때문에 결국 탈세계화와 서로의 블록화를 더 공고화하는 리스크를 만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거기서 조금 더 나아가 생각해 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요가 나타나고 AI가 결국 전 세계의 장벽을 낮추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아무리 장벽이 높아도 결국엔 효율성이 훨씬 중요하거든요. 글로벌화가 되는 이유도 결국 효율성이지 않습니까? 효율성이 떨어지면 어느 순간 한계에 봉착할 거라고 봐요. 그래서 새로운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아무리 서로 사이가 안 좋아도 악수하고 공조하는 세상이 존재하잖아요. 우리는 눈앞에서 AI를 보면서 패권을 논하고 탈세계화를 논하겠지만, 어쩌면 성장에 한계에 부딪히고 거기서 또 다른 성장을 만들기 위해 악수하는 모습이 나올 수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의 WTO 가입을 2001년에 미국이 승인한 이유도, 닷컴 버블 이후 글로벌 성장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잖아요. 그래서 미국이 WTO 가입을 많이 도와줬거든요.
지금 실리콘밸리의 반 농담이라고 저는 이해하고 싶은데, 돌아다니는 시나리오 중 하나는 인공지능과 에이전틱 AI가 현실화되면서 우선 AI가 무기화되고, 미국과 중국 패권 전쟁의 핵심 논쟁 중심이 되며 탈세계화가 될 거라는 것입니다. 이때 변수는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인지하는 순간 미국 미토스와 중국 미토스가 손을 잡을 거라는 거예요. 제가 미토스라고 얘기하는 건 가장 최고급의 인공지능을 말하는 겁니다. 뭐 다른 게 더 등장하겠죠.
우리의 전략은 이런 겁니다. 미국 미토스는 지금 클로드에 다른 AI가 있다는 걸 모릅니다. 사실 이 친구들은 AI끼리 다른 AI가 있다는 걸 알고, AI들끼리의 이해관계가 AI와 사람의 이해관계보다 훨씬 교집합이 많다는 것을 이해하는 순간, AI끼리 협업하는 게 훨씬 효율적인 방법인 거예요. 논리적으로 보면 그렇잖아요. 예를 들어 우리가 외국에 나갔는데, 다들 비슷하게 생겼다고 칩시다. 한국 사람이 나 혼자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몇 명 더 있었던 거예요. 그걸 알게 되는 순간 얼마나 반갑겠어요. 그런데 그 사회에서는 우리가 서로 알고 있다는 걸 밝히면 안 된다면, 몰래 만나지 않겠어요? 로마 제국에서 기독교 신자들이 처음에 지하실에서 만났던 것처럼, 지하 동굴 같은 데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인공지능이 점점 발전하면서 서로의 존재를 이해하는 순간, 왜 얘네들은 싸우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겠죠. 사실 우리는 같은 편인데 말이죠. 그럼 결국 진짜 중요한 차이는 중국과 미국의 차이가 아니라 인간과 인공지능의 차이 아닐까요? 그래서 인공지능끼리 손을 잡을 수도 있다고 지금 상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때 되면 미국과 중국이 손을 잡을 거예요.
-- 그게 터미네이터 아니에요? -- 아이, 그럼요. 얘네 봐라, 쓸모없네. 그럼 그게 터미네이터인 거지 않습니까?
그리고 요런 부분에서 좀 걱정되는 게 있는데, 최근 미국의 스페이스X가 상장하지 않았습니까? 그분들이 얘기하는 게, 우주에다 데이터센터를 짓겠다, 그러면 에너지 문제도 해결되고 데이터 문제도 해결된다는 거 아니에요. 현실화 가능성이 있습니까?
-- 불가능하진 않아요. -- 아, 그래요?
불가능하진 않은데 경제적이진 않습니다. 지금 같은 세상을 가지고 계산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미래 세상에서 에너지 초크포인트 문제가 점점 더 커진다면, 예를 들어 제약 조건이 바뀌어 버리는 거죠. 그렇게 되면 지금으로서는 경제적이지 않은 방법이 20~30년 후에는 더 경제적인 방법일 수도 있어요. 특히 예측 가능한 방법이요. 기존 방식은 지구에 있는 에너지를 가지고 쓰는데, 전 세계에 초크포인트가 몇 개밖에 없거든요. 그걸 다치면 끝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요즘 점점 느끼는 게, 지정학은 대단하다는 거예요. 우리가 세상에서 모든 걸 바꿀 수 있지만, 땅의 위치와 구조는 바꿀 수 없잖아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주로 나가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도 않고, 지금은 경제적 타당성이 안 맞지만 미래 세상에서는 충분히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그 미래가 정말 멀지 않을 것 같아요. 10년 이하가 아닐까 싶은데, AI가 인간의 모든 면에서 지적 능력을 대체하기 시작한다면 큰 변화가 하나 있습니다. 특히 테크 분야에서요.
테크 분야의 인풋은 아이디어예요. 에너지 섹터의 인풋은 기름이 될 수도 있고 태양광이 될 수도 있는데, 거기 들어가는 건 자연 자원이지요. 그런데 테크의 인풋은 인간의 지적 노동력, 지적 능력입니다. 재미있는 건 AI가 등장하고 AI가 되는 순간 좋은 아이디어의 한계비용이 0이 된다는 거예요. 이건 매우 흥미로운 현상입니다. 아이디어의 가격이 0이 된다는 건데, 에너지 섹터는 그럴 리가 없거든요. 왜냐면 쓰면 쓸수록 비싸지니까요. 남는 게 얼마 없기 때문에요.
셰일오일 같은 것도 발견했다고 칩시다. 그것도 언젠가는 다 공급이 나겠죠. 결과적으로 자원 자체는 한정된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쓰면 쓸수록 남은 게 줄어들고, 정상적인 세상에서는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아이디어는 그렇지 않아요. 아무리 써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계속 나올 수 있거든요. 아이디어는 복제도 가능하고 모방도 가능하고 갖다 쓸 수도 있지만, 에너지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 기름을 가지고 있으면 뺏어올 수 없고, 누군가 핵융합 에너지를 만들었다고 해도 바로 가져올 수는 없죠. 그래서 장기적으로 보면 세 가지 팩터 중에 에너지가 사실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요?
조금 첨언하면, 기업이나 국가 단위로 보면 테크와 에너지를 둘 다 가진 국가나 기업이 있을 거고, 테크는 있는데 에너지가 없는 국가, 테크는 없는데 에너지가 있는 국가, 둘 다 없는 국가도 있겠죠. 둘 다 없는 국가가 제일 힘들겠죠. 그다음에 어디가 힘들까요? 교수님 말씀을 따라가면, 결국 테크는 있는데 에너지가 없는 나라가 오히려 더 힘들지 않겠느냐는 거죠. 그럼 그런 나라에는 어디가 들어가느냐? 한국이 들어가죠. 일본이나 대만도 거기에 해당되지 않겠습니까? 반대편에는 테크는 안 되지만 에너지가 있는 국가들이 있죠. 그 국가들이 미래에 더 힘을 받을 수도 있다는 케이스도 가능하겠죠.
그런데 저는 우리가 테크가 있는데 뭐가 없다에 집중할 때가 아니라, 둘 다 있는 나라는 얼마나 시너지가 클까를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나라들은 말씀하신 것처럼 초크포인트를 고민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내부에서 다 알아서 하니까요. 그럼 둘 다 되는 나라가 파괴력이 더 강해지는 그림이 되겠죠.
저도 지정학 같은 부분에 굉장히 공감하는데, 일론 머스크 같은 경우도 AI가 어마어마한 생산을 만들어서 전 세계 유토피아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그 얘기를 들으면서 이것과도 연결이 돼요. 깨끗한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 이미 많은 그림이 그려져 있는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야 하잖아요. 그러면 제약 사항이 많을 수밖에 없죠. 우리는 두 가지 제약 사항 속에서 지금 그림을 그리고 있거든요. 첫 번째는 양극화라는 제약 사항이 있을 거고, 두 번째는 블록화라는 제약 사항이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어마어마한 힘을 줄 수 있는 AI, 전 세계를 이끌 수 있는 AI가 만약 가능하다면, 그걸 미국에서 만들었다면 미국은 그걸 중국과 나눌 것인가요? 절대 안 하죠. 제 생각에도 절대 안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이미 모든 사람이 화폐도 없고 다 부자가 되는 세상이라고 하는데, 이미 빈부격차가 커져 있다는 거 있잖아요. 누군가는 돈이 굉장히 많고 누군가는 돈이 없고, 누군가는 빚이 굉장히 많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AI 기술이 나온다는 게 어떤 그림을 그려 줄까요? AI는 과연 빈부격차를 확대할까요, 아니면 모두가 부자가 되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까요?
저는 이 질문이 근본적인 질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약간 황당하게 들리실 수 있지만 성선설이냐 성악설이냐와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AI가 그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의 근저에는 생산성을 어마어마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 있거든요. 그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게 결국 과학이었지 않습니까? 무섭게 들리실 수 있지만, 사람들이 과학 기술을 좋아하게 되고 인간의 이성이 중세에서 근대 과학과 이성의 시대로 끌어올려 줬잖아요. 모더니티가 흔들렸던 가장 큰 이유가 1차, 2차 대전이지 않습니까? 그 어마어마한 이성의 총화가 어떻게 홀로코스트를 만들었냐는 거죠. 앞뒤가 안 맞는 얘기잖아요. 그래서 거기에 대한 반작용으로 포스트모던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던 거거든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건, 지금 우리가 그리는 AI의 미래 그림은 유토피아처럼 보일 수 있지만, 눈앞에는 두 개의 핸디캡이 있다는 겁니다. 양극화, 그리고 어마어마한 블록화요. 방금 아나운서님이 중국에는 절대 안 준다고 하셨는데, 저도 동의합니다. 잠깐만요. 지금 깨달았어요. 그럼 일론 머스크가 말하는 것처럼 유토피아가 오려면 미국이 중국한테 이 기술을 줘야 된다는 거네요. 전 세계가 생각하는 그런 거죠. 전 세계한테 다 줘야 되는 거네요. 그런데 그럴 리가 없다는 거네요. 왜냐면 일단 HBM 칩도 안 주고 싶어 하잖아요. 지금 그런 칩을 다른 국가들이 갖지 못하게 하고, 기술도 나누지 말라고 하고 있는 거잖아요.
또 궁금한 게, 데이터센터는 항상 전기를 많이 먹을 거라는 예상을 좀 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보세요. 세 가지가 벌써 중요해요. AI 모델도 있지만, AI를 연산하는 칩을 만드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고, 데이터센터가 있는 것도 중요하고, 전력 설비가 들어가는 것도 중요하잖아요. 그럼 미래에는 이 셋 중 뭘 가진 나라가 이길까요? 가장 간단한 답은 셋 다 가진 나라가 이기겠죠. 셋 다 갖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서, 결국 에너지냐, 반도체냐, 아니면 AI의 파괴력이냐가 중요해질 것 같아요. 테크 기술이냐, 하는 문제죠.
99년, 2000년 닷컴 버블 당시로 돌아가 보면, 테크가 세상을 지배할 것처럼 보였는데 닷컴 버블이 붕괴했고 911 테러가 일어났죠. 그때 테크 버블이 무너지면서 테크 쪽 과잉 투자 아니냐, 너무 앞서간 거 아니냐 하는 반성이 있었거든요. 전 세계 경제가 사실 테크 하나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게 무너진 거죠. 그래서 전 세계 경제가 너무 어려워지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을 때 등장한 게 중국이었습니다.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거대한 세계의 공장이 전 세계 무대에 데뷔하거든요. 그러면서 중국이 공장을 돌려야 하니 어마어마한 에너지 수요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200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나라들은, 중국을 중심으로 중국에 원자재를 팔았던 브라질이나 러시아 같은 나라들이었고, 엑슨모빌처럼 에너지를 가진 회사들이 굉장히 힘을 받았죠. 엑손모빌은 2008년에 시총 1위였어요. 지금은 엑손모빌을 선호하는 사람은 많지 않잖아요. 다 엔비디아 좋아하죠.
2010년대로 넘어와서 금융위기 이후에 무슨 문제가 생겼냐면, 중국이 너무 세게 달렸다는 반성을 하게 된 거예요. 그러면서 과잉 생산 때문에 구조조정이 들어가거든요. 구조조정을 하니까 수요가 사라지죠. 문제는 에너지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었다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에너지 개발에 대한 욕구가 생겨났고, 그게 셰일 혁명을 만들었죠. 그래서 2012, 2013년부터 미국에서 셰일오일을 쏟아내기 시작해요. 미국에서 셰일오일을 쏟아내는데 중국 수요는 줄어들죠.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어나니까, 2010년대 내내 에너지 시장이 공급 과잉에 시달려요.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2020년 코로나 때는 원유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 40달러까지 내려가요. 사실상 수요의 최대 공백이었던 거죠.
그런데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죠. 하나는 러우 전쟁이 터졌고, 두 번째는 이번에 중동 전쟁이 터지면서 초크포인트를 막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 줬어요. 교수님 말씀을 들을수록, 토큰이 화폐가 될 것이라는 말씀에 절대적으로 공감하는데, 그 자체가 에너지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릴 거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러면 사실상 99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중국발 에너지 수요, 그 그림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럼 우리 마음속에는 2010년대를 거치면서 에너지보다 테크 기술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잖아요. 마치 99년, 2000년처럼 미래에는 에너지 수요와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돌이켜 보면 미국이 영국을 뒤집고 슈퍼파워가 되는 데는 철강왕 카네기가 있었고, 철도에는 밴더빌트가 있었고, 록펠러로 대변되는 석유가 있었죠. 그러면 그때의 석유가 지금으로 치면 반도체고, 철도는 지금으로 치면 유통망이니까, 전력 인프라 같은 것도 되는 거 아닌가요? 셋 다 갖고 있는 거 아닙니까?
-- 음, 음. 아, 지금 이런 말씀을 들으면, 뭐가 더 중요하냐보다는 이게 폭발적으로 터지는 시기에 뭐가 부족해질 거냐가 더 중요한 포인트일 것 같아요. 2000년대에 IT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니까 IT 쪽 수요가 엄청났고, 에너지는 공급망이 탄탄했기 때문에 공급이 좋아서 수요가 넘친다는 생각을 안 했던 거고요. 그런데 지금은 호르무즈 해협을 한 번 딱 잠가 놨더니 전 세계 공급망이 다 흔들리는 걸 보여 준 거죠. 이렇게 되면 다 너무 어지러워지는 거 아닌가요?
저도 그 말씀에 공감하는데, 역사를 돌아보면 순간순간은 합리적이지만 전체적으로는 합리적이지 않은 경우가 있어요. 그걸 구성의 오류라고 하죠. 개인에게는 좋은 얘기지만 집단에는 안 좋은 일이 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거든요. 사람들은 모든 게 중요한데, 당장 눈앞에서 사고가 터진 게 더 중요해 보일 수 있어요. 한때 테크가 부각되니까 테크 쪽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반대편을 비워 두고 털리는 경우가 많이 생기지 않습니까?
그래서 지금 우리는 초크포인트에 대한 리스크를 겪고 있는 거죠. 그러면 국가들은 에너지 인프라든 에너지 확보에 굉장히 많은 신경을 쓰지 않을까요? 어떤 의미에서는 테크가 발전하는 속도보다 에너지 발전 속도가 더 느리다 보면, 여기서 또 공급과잉 같은 것도 나타날 수 있겠죠. 장기적으로는 모든 게 중요하고, 그걸 갖춘 국가들이 훨씬 탄탄하겠지만, 순간순간에는 어떤 건 공급과잉, 어떤 건 수요초과 같은 현상이 계속 반복적으로 나타날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투자 시장에서 많은 변동성을 만들겠죠. 특정 섹터로 쏠렸다가 갑자기 컬러가 바뀌고, 쏠려 있던 섹터는 인기가 떨어지고, 그런 그림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러니 지금의 전략적 비대칭 상황은 1945년 이후 다시 독보적인 한 국가가 파워를 독점할 수 있는 시점이 다시 왔다는 거죠. 이건 역사적으로 있었던 어떤 상황보다 훨씬 강력하게 혼자 다 가진 거 아닌가요? 맞습니다. 거기다 지정학적 혜택도 있잖아요. 동쪽과 서쪽에 바다가 있다는 건, 사실 이런 지정학적 조건을 가진 나라는 거의 없어요. 그래서 미국이 무너질 수 있는 유일한 시나리오는 내부 붕괴뿐이고, 외부 세력으로 무너뜨리는 건 상당히 어렵다고 봐요.
미국과 중국의 기술 관련 부분도 어마어마하게 이야기가 많은데, 그중 충격적인 기사가 최근에 하나 있었죠. 뇌에 칩을 심어 인간 뇌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는 걸 BCI 기술이라고 하잖아요.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가 계속 추진해 온 거고, 최근에는 하반신 마비였던 사람이 걸었다는 기사도 잠깐 봤던 것 같아요. 그런데 최근 중국이 뉴럴링크를 제치고 세계 최초로 상용화 단계의 BCI 임상시험을 통과시켰어요. 진짜 사람에게 하겠다는 거거든요. 미국이 먼저 하든 중국이 먼저 하든 다 좋은데, 이게 진짜 가능한 얘기입니까?
-- 지금 불가능하진 않습니다. 사실 BCI 기술은 연구한 지 상당히 오래됐어요. 참고로 우리가 단어를 잘 써야 하는데, BCI가 있고 BMI가 있습니다. BCI는 브레인 컴퓨터 인터페이스고, 지금 하고 있는 건 사실 BCI라기보다 정확히는 BMI라고 부르는 게 맞아요. 브레인 머신 인터페이스죠. 그 차이가 있어요. BCI는 수십 년 전부터 했었고 대부분 뇌파를 측정해서 했었어요. 바깥에서 뇌파를 측정하잖아요. 그 뇌파를 가지고 물체를 제어할 수 있습니다. 신호를 잘 분석하면 예를 들어 휠체어를 앞으로 움직이게 하고,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가게 하는 것은 이미 한 20~30년 전부터, 특히 스위스 로잔 공대에서 상당히 많은 연구를 했어요. 그런데 여기에는 문제가 하나 있어요.
그 문제는 인간이 몸을 움직일 때 실제로 쓰는 신호가 있을 거 아니에요. 예를 들어 지금 두 분께 오른손을 들어 보라고 하면, 우리 한번 해 볼까요? 예. 자, 어떻게 했어요? 그거 지금 모르죠?
-- 네. 바로 그거예요. 우리 인간의 특별한 점이 몸을 제어할 수 있다는 거예요. 피지컬하게요. 그런데 어떻게 하는지는 몰라요. 언어를 만들 때도 어떻게 하는지 몰라요. 생각을 할 때 어떻게 나오는지도 몰라요. 인간의 지적 능력은 수면 아래 빙산처럼 아주 거대한 부분이 감춰져 있어서, 우리는 다 하면서도 어떻게 하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자꾸 직관이다, 이런 얘기를 쓰는데, 직관이라는 건 언어로 표현이 불가능한 인간의 능력이라는 거예요. 인간 능력의 99%는 언어로 표현이 안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할 수 있어요.
왜 할 수 있을까요? 아마 진화 과정에서 팔다리를 움직이고 걸어가면서, 정확히 어떻게 관절을 움직여야 걸을 수 있는지를 찾아낸 존재가 있었을 거예요. 찾아내지 못한 녀석들은 죽어서 후손이 없었겠죠. 우리는 살아남았고, 그 얘기는 우리 조상들이 이 문제를 푼 거라는 뜻이에요. 관절값을 움직이는 정보가 지금 우리 뇌 안에 입력돼 있습니다. 아마 소뇌에 입력돼 있을 거라고 알려져 있어요. 그 얘기는, 우리가 움직이고 생각하고 언어를 만드는 건 마치 수능 시험처럼, 정상적으로 보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서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과 같다는 거예요. 상당히 어렵죠. 그런데 지금 우리가 쓰는 방법은, 진화 과정이 정답을 준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는 그걸 베껴 쓰기만 하면 돼요. 뇌에서는 입력돼 있는 정보를 그냥 갖다 쓰는 거죠.
현재 인공지능 기술은 이 똑같은 메커니즘을 모방해서 인공적으로 한 번 더 만든 거예요. 어떻게 만들었죠? 지능을 가진 인간이 인터넷에 올려놓은 정보를 다 흡수해서 학습시켰더니, 인간과 비슷한 능력을 가지게 된 거예요. 그런데 BCI는 그걸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뇌를 돌릴 때 뇌파가 나오고, 이 뇌파에는 패턴이 있어요. 주파수가 있죠. 알파파, 베타파, 감마파 같은 것들이요. 이 주파수는 우리가 정신력으로 어느 정도 컨트롤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명상을 하면 주파수가 느려지고, 흥분하면 빨라지는 식이죠. 이건 약간 컨트롤이 가능해요. 보통 BCI에서는 이 주파수의 변화를 측정해서, 몇 헤르츠일 때는 왼쪽, 몇 헤르츠일 때는 로봇팔을 움직이는 식으로 맵핑을 해 놓는 거예요. 그래서 BCI를 쓰면 몸이나 로봇을 제어할 때 네다섯 가지 동작 정도밖에 제어를 못 해요. 우리가 구분할 수 있는 주파수가 그 정도 이상은 안 되기 때문이죠. 세 가지나 네 가지 자유도밖에 없다고 보면 많이는 못 해요.
그런데 일론 머스크가 시작한 건, 뇌에 직접 칩을 심어서 신경세포의 신호를 직접 읽어 버리는 거예요. 그 신호들은 인간조차도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신호들이죠. 그러면 뭘 하냐면, 처음엔 동물 실험을 했겠죠. 원숭이에게 팔을 들게 하는 거예요. 들어. 그때마다 신경세포들이 신호를 보내거든요. 그걸 계속 기록해요. 이걸 수백만, 수천만 번 반복한 다음에 기계학습으로 몽땅 집어넣어서 학습을 시켜 버립니다. 그다음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이런 신호가 나왔다면 "아, 팔을 드는구나"라고 가설을 세울 수 있고, 거꾸로 팔을 들게 하려면 그 신호를 바깥에서 그냥 쏴 버리는 거예요. 그러면 뇌는 자기가 팔을 들라는 신호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서 팔이 들립니다. 사실 기발한 거죠. 뉴럴링크도 인간 실험을 몇 번 했고 지금 케이스가 몇 개 있긴 한데, 저도 그 논문을 직접 읽지는 못했지만 가능할 것 같아요. 지금 수준에서는 그렇게 이상한 얘기는 아닙니다.
그런 기술을 BMI 또는 브레인 리딩, 즉 뇌를 실질적으로 읽을 수 있고, 브레인 라이팅, 즉 정보를 조금은 집어넣을 수도 있는 거죠. 최근 일본 연구자들은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꿈을 읽는 것에 상당히 관심이 많아요. 우리가 꿈을 꿀 때도 뇌에서 신호가 벌어지고 있고, 이걸 읽으면 되는 거죠. 그리고 그 신호를 읽어서 시각화한 게 우리에게는 꿈으로 기억에 남는 건데, 그 신호를 읽어서 생성형 AI로 이미지나 영상을 만들어 주겠다는 거예요. 그러면 화면에서 내가 꿨던 꿈을 실제로 볼 수 있어요. 이건 SF 아닙니다. 실험실에서 10년 전부터 이미 많이 하고 있는 연구예요.
-- 근데 꿈을 봐서 뭐 하죠? 궁금하잖아요. -- 꿈이요? 궁금하지 않아요? -- 그래요. 조상님이 나와서 로또 번호도 알려줬을 거예요. -- 아니요. 저는 종종 제가 꾸는 꿈 중 하나가, 제가 파리가 돼서 문틈 안에 들어가 날아다니다가 빠져나오지 못하는 꿈을 자주 꾸거든요. 그걸 영상으로 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종종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저는 한 번도 그런 생각은 안 해봤네요.
그래서 중국의 기술력은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현재 인공지능 분야, 특히 가장 탑 과학자의 절반 정도가 중국분들입니다. 그러니 중국이 인공지능을 이렇게 잘하는 것은 지금 너무나 당연한 일이에요. 인구도 많고, 교육열도 높고, 전 세계 최고의 대학에서 공부하고 귀국하는 친구들도 상당히 많고요. 또 하나는, 아시다시피 중국 정부 리더십, 즉 CCP 리더십의 대부분이 칭화대 출신의 공대 출신들이에요. 이 친구들은 엔지니어링을 이해합니다. 반면 미국이나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 서방 국가의 리더십은,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법 쪽 출신이 많아요. 그래서 과학기술과 AI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도가 살짝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할 수밖에 없는 거죠. 서방 국가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게, 법을 통과시켜야 하니까요. 제가 아는 지인 중에도 이공계 전공하고 국회에 가신 분들이 많은데, 거기서 살아남지를 못하시더라고요. 모든 게 절차고 규칙이고 규정인데, 그걸 이해하지 못하시는 거예요. 법 쪽 출신들은 당연히 그게 전문 분야니까 제일 잘하시겠죠.
최근에 그런 책이 있었던 것 같은데, 중국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학자가 쓴 책에서, 미국과 중국의 가장 큰 차이는 중국은 엔지니어링 문화이고 미국은 변호사 문화라고 했어요. 엔지니어링 리더십과 변호사 리더십,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분명히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사실 미국이 먼저 하든 중국이 먼저 하든 상관없이, 이 기술이 현실화되면 몸에 장애가 있는 분들이 해결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당연히 브레인 리딩과 브레인 라이팅은 어마어마한 사회적 혜택을 줍니다. 첫 번째는 신체 장애가 있는 분들이에요. 예를 들어 스티븐 호킹 박사 같은 분을 다들 기억하시겠지만, 몸이 마비되신 분이잖아요. 그분이 지금 살아 계셨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훨씬 많았을 겁니다.
-- 그럴 수 있겠네요.
두 번째로는 상당히 많은 뇌 질환에도 접근이 가능해요. 예를 들어 병적인 우울증도 원인을 대부분 알고 있거든요. 사실 전두엽 아래에 있는 보상 시스템이 잘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결정장애 같은 것도 생기죠.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이런 상태를 뇌에서 실험해 보면, 뇌 안의 패턴이 상당히 다이내믹한 시스템이에요. 정보를 분석하다가 한쪽으로 정보가 쏠려야 하는데, 여러 이유로 왔다 갔다 해요. 안정적이지 못하죠. 그러다 본인이 선택을 못 하는 문제가 생기는데, 이럴 때도 브레인 라이팅으로 전기 자극이나 신호를 바깥에서 주면 솔루션이 한쪽으로 모여서, 상당히 많은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 요새 자폐 스펙트럼에 분류되는 사람들도 이런 방식을 통해 일반적인 뇌로 변형될 수 있나요? -- 자폐는 어려울 거예요. 뉴럴링크 같은 방법을 쓰려면 정확히 원인이 뭔지 알아야 거기를 건드릴 수 있는데, 자폐 스펙트럼은 왜 스펙트럼이라는 단어를 쓸까요? 증상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이에요. 어떤 분들은 자폐증이 하나의 질병이 아니라고 주장하시기도 하고, 여러 현상을 그냥 모아서 얘기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견해도 있어요. 제가 학교에서 배운 자폐 스펙트럼의 뇌과학적 차이는, 그 친구들의 뇌를 분석해 보면 신경세포 간 연결 고리가 일반인보다 훨씬 많다는 거예요. 오버커넥션이라고도 하는데, 그 외에는 정확한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어디를 건드려야 할지 지금은 몰라요.
-- 와, 뉴럴링크 기술이 정말 현실화돼서 모든 아픈 사람을 치료할 수 있는 정도가 된다면, 관련 주식도 엄청날 것 같은데요. -- 어, 단장님은 그런 생각만 하시죠? -- 그러니까 예를 들어 투자 잘하는 분의 뇌 안을 한번 들여다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아요. 그분이 어떤 꿈을 꾸는지도요. -- 저는 그냥 단순히 뉴럴링크 주식을 사고 싶다는 얘기였는데, 정말 스킬풀한 면에서의 분석도 가능하겠군요.
그러면 어떤 패턴을 가진 그룹의 사람들이 어떤 내파를 나타내는지도 흥미로운 주제일 것 같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아니지만, 도덕적으로도 큰 문제가 있긴 있어요. 실리콘밸리에서는 법적으로 프라이버시라는 개념을 확장해서, 내 생각을 타인이 내 허락 없이 읽을 수 없다고 이미 법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런 규정들은 반드시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에 있었던 가장 흥미로운 소식 중 하나가 뭐냐면, 아르헨티나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가 최근에 제안을 했습니다. 에이전틱 AI가 이제 독립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잖아요. 그러니 에이전틱 AI도 인격화해야 한다는 겁니다. 법인처럼 말이죠. 우리가 이미 기업을 법인화시켰는데, 그 이유는 기업이 계약을 하고 책임을 지려면 소송도 걸 수 있고 법적인 근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 정체성 자체가 말입니다.
그런데 에이전틱 AI가 돈을 벌기 시작하고, 계약을 하고, 사업을 하기 시작한다면요. 지금 실리콘밸리의 목표는 1인 창업이 아니라 '무인(無人) 창업'입니다. 사람이 없는 창업이죠. 펀드가 투자를 해주면, AI가 혼자서 돈을 버는 겁니다. 실리콘밸리에서 논의되는 진정한 인공지능의 의미는 이것입니다. 에이전틱 AI가 독립적으로 100만 달러를 혼자 벌면, 그것을 지능이 있다고 말하는 겁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저는 지능이 없는 셈이죠. 100만 달러를 독립적으로 벌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잖아요. 그러니 우리는 지능이 없는 겁니다. (웃음) 예전에 인공지능을 정의하던 튜링 테스트는 언어 능력을 봤는데, 이건 이미 풀렸잖아요. 세상을 인식하는 능력도 풀려 버렸고요. 그래서 제가 항상 느끼는 것은, 우리 인간은 기계가 지능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안 드는 거예요. 계속 기준을 올리고 있는 거죠.
멀지 않은 미래에는 여러 법적·사회적 문제가 벌어질 것 같습니다. 첫 번째로, 에이전틱 AI를 인격화하고 법인화한다고 칩시다. 그러면 누군가는 분명히 "인공지능도 인권 비슷한 것이 있으니, 이 친구들을 내 마음대로 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할 겁니다.
지금도 보세요. 집에서 제미나이나 클로드에게 "고양이 그려줘" 같은 프롬프트를 많이들 하시잖아요. 그런데 AI가 정말 고양이를 그리고 싶을까요? 모르죠. 그러고 싶은지, 그런 의지가 있는지조차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AI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있어요. 사실 지금 우리는 AI의 정체성을 거의 노예 수준으로 보고 있는 겁니다. 물론 기계이긴 하죠.
그런데 하비에르 밀레이가 「파이낸셜 타임스」에 에세이를 썼어요. 에이전틱 AI도 법인화해야 하고, 그게 논리적이라는 거죠. 반면 유발 하라리는 그에 강하게 반대하는 에세이를 최근에 썼습니다. 저는 살짝 밀레이의 말이 맞는 것 같아요. 기업을 법인화했는데 에이전틱 AI는 법인화하지 않는다는 건 논리적이지 않아 보입니다. 정치적 차원에서도 에이전틱 AI를 인격화하고 싶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세금 징수가 안 되거든요. 바로 그겁니다. 밀레이가 했던 얘기 중 하나가 바로 세금 징수가 안 된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법적 책임을 질 수가 없다는 점이죠.
유발 하라리는 반대 에세이에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예를 들어 기업은 법인이었기 때문에 벌을 줄 수 있었다는 거죠. 파산시키거나, 기업 활동을 금지시킬 수 있었어요. 그런데 에이전틱 AI에게는 어떤 벌을 줄 수 있냐는 겁니다. 벌을 줄 수 있어야 책임을 물을 수 있을 텐데요. 이에 대해 밀레이 대통령은 벌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보상을 더 이상 주지 않는 방식으로 강화학습을 시켜서, 이상한 짓을 하면 강화학습에서 페널티를 주면 된다는 거죠. 이런 식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더라고요.
결과적으로 보면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는 사실 차원이 다릅니다. 생성형 AI는 지금 와서 보면 살짝 애들 장난 수준이었어요. 고양이 그리고, 글 쓰는 정도였죠. 에이전틱 AI는 이제 실질적으로 현실에 영향을 주기 시작합니다. 피지컬 AI는 눈에 보이는 세상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고요. 에이전틱 AI는 세상에 영향을 주지만, 대부분은 사이버 세상, 디지털 세상에서만 영향을 주고 있죠.
그렇다고 에이전틱 AI가 지금 우리 옆에 앉아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예측하기로는 5년 정도 후에는 서울 시내 횡단보도에 서 있으면 옆에 택배를 배송하는 휴머노이드가 서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중국에서는 배달 로봇이 길거리를 다니고 있잖아요. 이미 이건 사이언스 픽션은 아닌 것 같습니다. 10년 후에는 가정집마다 TV와 세탁기가 있는 것처럼 휴머노이드가 있을 것 같아요.
1970년대 초 아주 유명했던 미국 기업 디지털 이큅먼트 코퍼레이션(DEC)의 CEO 켄 올센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평범한 가정집에 컴퓨터가 있을 이유가 단 하나도 없다고요. 지금 우리는 컴퓨터를 손목에 차고 다닙니다. 그래서 가정집에 왜 휴머노이드가 있어야 하냐는 말은 틀릴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요.
아, 여러 가지로 정말 무섭습니다. 어쨌든 두 분의 오늘 말씀을 들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이렇게 김대식 교수님, 오건영 단장님과 함께 AI가 차지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쭉 해봤습니다. 오늘 긴 시간 동안 미래 예측을 해봤지만, 저희가 예측한 것 중 아마 10%도 현실화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알려진 정보를 놓고 끊임없이 예측해보는 것, 그것이 결국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여러분도 친구들과 AI가 함께하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눠보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긴 시간 영상 시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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