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하란기자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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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파운드리 산업 호황 전망. TSMC가 역대급 설비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파운드리가 반도체 게임체인저로 부상. 시스템 반도체 내 파운드리 비중 확대, 애플·AMD·인텔 등 고객사의 위탁생산 증가 언급. TSMC 파운드리 점유율 55.5% vs 삼성전자 16.4%, 삼성은 2030년까지 133조 원 투자 선언. TSMC 주가 목표가 밸류 및 삼성전자 저평가 격차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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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놈이 TV 죽고 하란 기자입니다. 올해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이 호황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팽배합니다. 파운드리 업계 1, 2위인 TSMC가 올해 역대급 설비투자 계획을 쏟아낸 것이 그 불씨를 지폈습니다. 구조적으로 파운드리 산업이 무엇인지, 왜 파운드리 수요가 급증하는지, 파운드리 1위인 TSMC와 이를 추격하는 삼성전자의 경쟁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그래서 어떤 주식을 사야 하는지 죽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파운드리가 무엇인지 설명하기 앞서 반도체를 간단히 구분해 보면,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메모리 반도체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D램, 낸드 플래시 등을 말합니다. 반대로 작업을 수행하고 행동하게 하는 두뇌 같은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는 비메모리 반도체로 분류됩니다. 시스템 반도체에는 컴퓨터 연산 처리 기능을 하는 CPU,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그리고 이미지 센서 등이 있습니다. 시스템 반도체는 고도의 설계 능력과 미세 공정 기술이 필요해서 사업 구조가 공정별로 나뉘어 있습니다. 공장 없이 설계만 하는 팹리스(Fabless), 설계를 받아 위탁 생산만 하는 파운드리,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부 다 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 IDM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주요 팹리스 업체로는 브로드컴, 퀄컴, 엔비디아, AMD 등이 있습니다. 파운드리 업체는 TSMC가 압도적인 1위이고, 그 뒤를 삼성전자가 추격하고 있습니다. 칩 설계부터 제조, 테스트까지 시스템 반도체 전 과정을 수행하는 IDM으로는 인텔과 삼성전자가 있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2020년 기준 약 4,324억 달러이며, 연평균 4.7% 성장해 2024년에는 5,1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메모리와 비메모리 시장 규모는 대략 3 대 7 정도로, 시스템 반도체 분야가 월등히 큽니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는 미세 공정 전환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신규 증설을 위한 설비 투자 금액도 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체 공장을 보유한 반도체 회사의 숫자는 점점 줄고 있고, 그만큼 파운드리 시장은 커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5G가 본격적으로 확대 보급되면 다품종 맞춤형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시장의 몸값은 더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 내 파운드리 비중은 2010년 14%에서 2020년 22%로 증가했고, 2024년에는 27%까지 확대될 전망입니다.
시스템 반도체는 누가 칩을 먼저 개발해 시장에 내놓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기 때문에, 혼자서 다 하는 IDM보다는 설계와 생산을 분업화한 팹리스와 파운드리 모델이 대세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을 촉발한 세 가지 사건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인텔과 애플의 결별입니다. 애플은 2023년까지 맥 PC에 인텔의 CPU 대신 직접 설계한 암(ARM) 기반 프로세서를 탑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애플의 프로세서 내재화는 인텔 CPU 판매량이 7% 감소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애플은 지난해 연말부터 TSMC의 5나노 공장을 통해 자체 프로세서 양산을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는 인텔 주도의 CPU 시장에서 AMD의 점유율이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팹리스 업체인 AMD가 인텔의 시장을 점점 뺏어올수록 파운드리의 위탁 생산도 증가하게 됩니다. AMD의 데스크톱 CPU 시장 점유율은 2018년 1분기 12.2%에서 2020년 2분기 18.9%까지 확대됐습니다. 노트북 CPU 점유율도 18%로 늘었습니다. 글로벌 파운드리가 2018년 7나노 공정 개발을 포기하면서, AMD는 2019년부터 TSMC에 7나노 공정 기반의 CPU 위탁 생산을 맡기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인텔의 파운드리 활용 계획입니다. 글로벌 1위 종합 반도체 제조사인 인텔의 7나노 공정 개발이 지연되면서 위탁 생산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인텔은 지난 15일 실적 발표에서 2023년 7나노 제품은 대부분 자체 생산할 계획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파운드리 비중은 점차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인텔의 7나노와 TSMC의 5나노가 유사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라, 인텔이 위탁 생산을 한다면 TSMC의 5나노 공정이 쓰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TSMC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입니다. 점유율은 55.5%로, 16.4%인 삼성전자를 크게 앞서고 있습니다. 다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의 절반가량은 자사 제품 물량이기 때문에, 순수하게 외부 파운드리만 따지면 TSMC가 약 60%, 삼성전자는 10% 안팎 수준입니다. 모두를 위한 파운드리를 표방하는 TSMC는 480여 고객사에 1만 개가 넘는 반도체 제품을 위탁 생산하고 있습니다.
월간 생산량을 보면 TSMC는 400만 장이 넘는 웨이퍼를 생산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40만 장에 못 미칩니다. 4분기 파운드리 매출은 TSMC가 126억 달러, 삼성전자가 37억 1,500만 달러로, TSMC가 3배 이상 큽니다. 미세 공정에서 선도적인 기술로 꼽히는 5나노 비중도 TSMC가 월등히 높습니다. TSMC의 4분기 5나노 매출이 전체의 50%를 차지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20%에 불과합니다.
TSMC는 올해 역대급 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해 시장에서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미뤄온 설비투자를 한꺼번에 하는 측면도 있지만, 파운드리가 반도체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TSMC는 지난해 시설 투자 규모가 172억 달러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최대 28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0조 7,704억 원을 신규 투자할 예정입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시설 투자에 쏟아붓는 셈입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로 133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여의도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파운드리 설비투자 규모를 11조 원,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24조 원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평택 공장의 낸드와 파운드리 라인이 가동될 예정입니다.
삼성전자와 TSMC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기술 경쟁을 시작한 것은, 삼성전자가 2015년 1월 업계 최초로 모바일 AP에서 14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이후 7나노 공정에서는 삼성전자가 TSMC에 뒤졌습니다. 현재 5나노 공정이 가능한 곳은 TSMC와 삼성전자뿐이고,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에서 TSMC를 따라잡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3나노 반도체는 AI, 5G, 자율주행, 클라우드 컴퓨팅처럼 정보량이 많고 처리 속도가 중요한 분야에 적용될 전망입니다. 누가 먼저 3나노 수준의 초미세 공정을 양산하느냐에 따라 시장 점유율이 크게 바뀔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공정을 시작한 것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에는 메모리 공장과 설비를 활용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옛 IBM으로부터 공정 관련 라이선스를 들여온 것을 시작으로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비메모리 공정을 배웠고, 고객사 IBM과 함께 공정을 개발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파운드리를 하겠다고 나선 지는 10년 정도 됐는데, 그 사이 전통 파운드리 UMC 등을 제치고 TSMC와 5나노 기술 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두 회사의 격전지는 EUV(극자외선) 공정이 본격 활용되는 단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3나노, 2나노급 EUV 생산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삼성전자는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파운드리 수주를 늘려 나가는 전략을 쓸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객사 입장에서도 TSMC가 파운드리 시장을 독점하는 것은 가장 두려운 일이라고 합니다. TSMC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반도체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TSMC와 삼성전자의 고객사는 서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두 회사의 설계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팹리스 입장에서는 파운드리 업체를 중간에 바꾸거나 분산시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TSMC의 주요 고객사는 애플, AMD, 인텔입니다. 애플은 TSMC 매출의 약 23%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사입니다. 스마트폰 경쟁을 하는 삼성전자에 애플의 파운드리를 맡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겠죠. AMD 역시 2019년부터 TSMC에 7나노 공정을 위탁하고 있는데, 7나노 공정 매출에서 AMD 비중은 22%에 달합니다. 인텔도 노트북 CPU 칩을 TSMC와 UMC에 위탁 생산하고 있고, 올해 하반기에는 TSMC의 5나노 노드에서 코어 i3 CPU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는 소식도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IBM, 엔비디아, 퀄컴의 칩 수주를 잇따라 따냈습니다. 삼성전자는 인텔의 3나노 파운드리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을 텐데, 인텔이 TSMC와 삼성전자로 파운드리를 분산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파운드리 호황기에 어떤 종목을 사야 할까요. 뉴욕 증시에 상장된 TSMC 주가는 28일 기준 121달러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직후와 비교해 10% 이상 하락했습니다. 1년 전 주가 53달러에 비하면 2배 이상 뛴 상황입니다. 애널리스트 목표가는 최저 74달러, 최고 171달러이고, 최근 번스타인 증권은 144달러의 목표가를 제시했습니다. TSMC는 올해 실적 전망도 좋지만, 지난해만큼의 주가 상승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파운드리 산업 호황의 수혜주는 TSMC만이 아닐 텐데요. 반도체 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EUV 노광 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네덜란드 ASML은, 파운드리 매출 비중이 55%에 달합니다. 파운드리가 성장할수록 ASML의 장비 수요도 계속 강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전자는 28일 실적 발표에서 향후 3년간 연간 배당 규모를 9조 8,000억 원으로, 기존보다 2,000억 원 상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는 8만 4,600원 선으로, 증권가 최저 목표가인 9만 2,000원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최고 목표가는 12만 원입니다. 삼성전자와 TSMC의 연간 영업이익은 각각 21조 원, 22조 원으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PER을 따져보면 TSMC가 26배, 삼성전자가 17배 수준이라 삼성전자가 낮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2030 비전대로 파운드리 수주를 확대할수록 TSMC와의 밸류에이션 격차는 좁혀지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지금까지 하란이었습니다. 다음 주에도 핫한 새해 주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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