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염승환 · 한국인
요약 보기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4조6천억원으로 컨센서스(약 6조2천억원) 크게 하회, 재고평가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과 중국 제재 영향. 그럼에도 자사주 매입·소각(약 3.9조원, 이 중 약 2.8조원 소각 추정)은 주주가치와 증시 전반에 긍정적. 하반기는 HBM 고객사 추화, 비메모리 적자 축소, DDR4 생산중단·Win10 지원종료 수요 기대로 상반기보다 개선 전망. HBM4는 원시 공정으로 역전 시도 중이나 수율 불확실, 엔비디아 9월 일정 주목. 엑시노스 탑재와 퀄컴 2나노 파운드리 수주가 파운드리 반등 열쇠. SK하이닉스 승자독식 구도는 당분간 지속 전망, 메모리 사이클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봄.
다듬은 글
삼성전자 2분기 실적 쇼크, 그래도 하반기는 기대
경제 이슈를 조금 더 깊게 다뤄보겠습니다. 오늘은 LS증권 염승환 이사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오늘은 삼성전자 이야기가 아니고서는 할 이야기가 없을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 이야기로 출발해 보겠습니다. 실적을 받아들었을 때 저는 약간 깜짝 놀랐습니다. 2분기 영업이익이 4조 6천억 원으로 발표됐는데, 컨센서스보다 꽤 많이 하회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도 55%가 넘게 하락했습니다. 이 숫자를 어떻게 보셨는지 먼저 여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실적이 안 좋을 거라는 예상은 했습니다. 보통 애널리스트들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추정치를 낮추면 실제로는 더 안 좋게 나오고, 올리면 더 좋게 나오는 패턴이 있는데, 이번에는 발표를 앞두고 계속 추정치를 낮췄습니다. 그래서 안 좋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 안 좋았습니다.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6조 2천억 원 정도였으니 많이 낮아진 수치였는데도 그보다 못 미친 겁니다. 그래서 전년 대비 -26%를 기록했습니다.
회사가 공시를 통해 분석 내용을 일부 내놨는데, 메모리 사업 쪽에서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 같은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확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요. 비메모리 쪽은 첨단 AI 칩이 중국으로 들어가는 것을 미국이 제재하면서 판매에 차질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하반기에는 기대감을 높일 요소가 있습니다. HBM은 고객별로 퀄 테스트가 잘 진행되고 있고, 비메모리도 하반기 가동률이 개선되면서 적자가 축소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오늘 주가를 보면 장 초반에 흔들리다가 올라왔습니다. 시장에서는 실적 부진은 이미 지나간 이슈로 보고, 하반기에 대한 기대를 해볼 만하다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가 낙폭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현재 보합권에 있는 삼성전자인데, 주가 방향을 바꿔준 것은 자사주 매입 소식이었습니다. 3조 9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하락폭을 모두 반납했습니다. 이 자사주 매입의 효과가 얼마나 갈 수 있을까요?
삼성전자의 보통주 3조 5천억 원, 우선주 4천억 원을 합치면 약 3조 9천억 원입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우선주까지 합치면 400조 원 가까이 되니까 약 1% 정도 규모의 자사주 효과입니다. 엄청 큰 금액은 아니지만, 워낙 시총이 크다 보니 3조, 4조 원이면 큰 돈이고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실적이 부진해서 그동안 주가가 눌려 있었는데, 자사주 취득과 소각을 공시하면 밸류에이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중 임직원 보상용으로 1조 1천억 원 정도가 나가고,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는 소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약 2조 8천억 원 정도의 주식이 없어질 가능성이 높아서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계속 언급하고 있는 상법 개정 이슈와 맞물려 있습니다. 삼성전자 같은 대표 기업이 실적과 무관하게 소각이나 주주환원을 해준다는 것은 증시 전체에 굉장히 긍정적입니다. 현대차 등 다른 기업들도 이런 사례를 따라 주주환원 발표를 이어갈 수 있으니, 실적과 별개로 주식시장 전체에 상당한 호재가 될 것으로 봅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금융주와 지주사 관련 종목들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한지주 같은 대형 은행 지주사들이 5% 이상 올랐는데,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코스피도 3,100선을 넘어서는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적이 안 좋았던 이유는 결국 반도체 쪽의 미스 때문이었는데, 그럼에도 하반기에 좋아질 거라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많은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7만 원 중반대까지 잡고 있는데 동의하시나요?
네, 그 정도는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 2분기 실적에서 안 좋은 부분은 어느 정도 선반영됐다고 보고요. 최근 하이닉스에 비해 성과가 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HBM 쪽에서도 기회가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HBM 공급 일정이 6월에서 9월로 밀린 것으로 보입니다. 자꾸 미뤄지니까 이제 아무도 안 믿지만, 현재 스케줄상 9월이니 기대는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엔비디아뿐 아니라 최근 AMD, 브로드컴도 자체 칩을 만들면서 삼성의 HBM을 채택한다고 했습니다. 이 부분은 삼성 입장에서 굉장히 우호적입니다.
또 메모리 쪽에서 전통 반도체가 고전했지만, 최근 중국 CXMT가 DDR4 생산 중단을 발표하면서 HBM을 제외한 반도체도 공급이 줄어 업황이 나아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10월에 윈도우 10 업데이트가 종료되면서 수요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개선된 모습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실적은 주가가 왜 못 갔는지를 보여주는 결과지만, 과거 실적은 이미 반영됐다고 보고 있으니 하반기를 기대해볼 만합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은 물량이 적더라도 결국 삼성의 엔비디아 공급입니다. 8월 정도는 돼야 9월 이야기가 나올 텐데, 다음 달에 긍정적인 뉴스가 나오는지 지켜보시면 좋겠습니다. 삼성은 HBM과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에서 수율이 굉장히 안 나와서 고전했는데, 최근 뉴스에 따르면 수율이 개선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보다 조금 나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상반기보다 나을 하반기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가는 삼성전자입니다. 그런데 이 기대감이 현실화되려면 HBM에서 말씀하신 엔비디아 퀄 테스트를 통과하고 공급을 제대로 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SK하이닉스와 비교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HBM3에서 삼성이 잘 안 되면 HBM4라도 빨리 가야 하는데, 4세대는 이미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반기 HBM 뉴스 흐름을 본다면 오히려 SK하이닉스에 더 우호적이지 않을까요?
지금 하이닉스가 계속 이기고 있는 건 맞습니다. 주가도 그걸 반영하고 있고요. 다만 HBM4는 제가 알기로 아직 어디도 공급 계약이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엔비디아가 내년 물량에 대해 아직 계약을 체결한 곳이 없거든요. 그래서 삼성 입장에서는 반격할 기회가 생긴 겁니다. 마이크론과 하이닉스는 HBM4에 들어가는 베이스 다이를 1X나노 초반대 공정으로 만드는데, 삼성은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사용합니다. 4나노가 더 미세해서 기술력이 더 좋다고 할 수 있죠. 그걸로 역전하겠다는 것인데 굉장히 어렵습니다. 최근 양산 개발에 성공했다는 뉴스가 있었는데, 대량 양산에서 수율이 얼마나 나올지는 아직 모릅니다. 만약 HBM4가 엔비디아에 채택된다면 삼성이 우위에 설 수 있는 분위기도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HBM4에서 지금 누구도 승자라고 볼 수 없습니다. 대부분은 하이닉스가 앞설 거라고 보지만, HBM4에서 경쟁력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삼성에게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 같습니다. 내년 계약은 지금 당장 나오는 게 아니니 한두 달 정도 지나면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사실 그보다도 HBM3라도 빨리 성공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것도 안 되는데 HBM4로 바로 직행하는 건 쉽지 않으니까요. AMD와 브로드컴이 공급하는 걸 보면 엔비디아가 공급을 못 할 이유는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물량을 다 주고 있어서 여력이 없는 것도 맞습니다.
삼성은 테스트 과정에서 수천 번의 테스트를 한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삼성 공정과 엔비디아 설계가 뭔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지, TSMC에서 테스트할 때마다 하나씩 문제가 나와서 늦어지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하이닉스의 독주를 막을 순 없습니다. HBM3는 이미 결정이 났기 때문에, 삼성이 HBM3를 엔비디아에 공급한다고 실적이 확 좋아지지는 않을 겁니다. 물량은 얼마 안 될 테니까요. 하지만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는 천지 차이입니다. 좁은 틈을 뚫고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승인을 받는 게 중요하고, 9월까지 그게 될지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엔비디아를 굉장히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AI칩 시장에서 블랙웰을 필두로 따라갈 자가 없다고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칩을 만든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큽니다. 삼성전자가 HBM4로 넘어갔을 때 그 자리를 가져갈 수 있을지 함께 지켜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AI칩 이야기를 했으니 다음으로 핸드셋 쪽으로 가보겠습니다. 폴더블 시리즈 이야기로 가보겠습니다. 이번 주에 갤럭시 언팩 행사가 있어서 폴더블폰들이 새롭게 공개됩니다. 지난번 S25 공개 때 퀄컴 칩 대신 엑시노스를 넣는다고 하자, 엑시노스를 넣으면 S25를 사지 않겠다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엑시노스를 넣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요?
이게 삼성이 정말 아픈 손가락입니다. 엑시노스가 잘돼야 파운드리까지 잘되는데, 지금은 다 꼬여 버렸습니다. 기억하시겠지만 삼성이 아쉬웠던 부분은 그때 자만심이 강했다는 점입니다. 2022년쯤이었나요? 엑시노스를 넣었는데 발열 이슈가 생겼습니다. 게임할 때 열이 나니까 삼성의 대응이 "하기 싫으면 쓰지 마라"는 식이었습니다. 너무 고자세였던 거죠. 정확하게 사과하고 개선했으면 좋았을 텐데, 성능을 낮춰서 쓰라고 했습니다. 게임하는 분들은 최고 성능을 원하지 낮춰서 쓰고 싶지 않거든요. 그때부터 삼성에 대한 신뢰가 확 떨어졌습니다.
수율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퀄컴도 원래 삼성 파운드리를 많이 이용했는데 발열을 잡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TSMC로 바꿨더니 잘 되는 겁니다. 그때부터 퀄컴이라는 주요 고객사도 TSMC로 넘어가 버렸습니다. 벌써 3년이 지났습니다. 삼성도 뼈저리게 반성했을 것이고, 최근 기사에 따르면 내년에 나올 갤럭시 S26에 엑시노스를 넣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려면 발열과 수율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수요를 잡아야 합니다.
또 긍정적인 이야기는 퀄컴과 다시 파운드리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소식입니다. 올해는 대부분 TSMC가 맡겠지만, 내년 가을에 나올 칩에 대해서는 삼성의 2나노 파운드리를 이용할 수 있다는 보도가 간간이 나오고 있습니다. 확실히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올해보다는 내년을 기대해볼 만합니다. 앞으로 살펴볼 것은 엑시노스가 내년 2~3월 갤럭시 신제품에 들어갔을 때 문제가 없는지입니다. 그게 문제없이 되면 퀄컴도 결국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엑시노스가 우선이고 그다음 퀄컴이 잘 되면,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삼성 파운드리 경쟁력이 올라갔다고 평가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하반기 엑시노스 이슈가 무엇보다 중요해졌습니다.
투자자들이 많이 당해서 그런지 기대를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엑시노스 성공에 기대한다는 분은 별로 못 본 것 같아요. 그래서 실제로 잘되면 주가가 급등할 수 있습니다. 기대가 없기 때문에요. 하지만 안 된다고 해서 주가가 빠질 건 아닙니다. 어쨌든 파운드리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 지금부터 6개월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엑시노스가 잘 들어가고 퀄컴의 파운드리 수주도 가져온다면, 삼성이 예전 같은 파운드리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겁니다. 내년에 나올 휴대폰에 엑시노스가 들어가는지 함께 체크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IT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함께 이야기해야겠죠. HBM3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이겼다고 하는데,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망을 들어보니 나쁠 게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SK하이닉스의 하반기는 어떨까요?
하이닉스는 옛날에는 반도체가 좋아지면 다 같이 오르고, 안 좋으면 다 같이 빠졌는데, 지금은 승자독식 구조인 것 같습니다. 메모리도 그래서 하이닉스 혼자 좋아지는 상황입니다. 이 구도가 당장 쉽게 바뀌기는 어렵고, 삼성이 경쟁력을 올릴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니 하이닉스는 여전히 단단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메모리 반도체에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가 있습니다. 반도체는 사이클이 있어서 항상 좋을 때 팔아야 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사이클이 무너지는 이유는 공급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사이클은 공급을 늘리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기존 전통 반도체도 공급을 늘리지 않는 판국인데, HBM은 만드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제품입니다. 하이닉스가 수율을 70% 정도까지 올렸다고 하는데, 나머지 30~40%는 불량품으로 나옵니다.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불량이 많아서 공급을 늘리기 어렵습니다.
내년 HBM4로 가면 난이도가 더 올라갑니다. HBM3에 비해 입출력 단자가 1,024개에서 2,048개로 늘어나서 구멍을 뚫는 작업이 훨씬 어려워집니다. 수율이 HBM3보다 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엔비디아가 이걸 쓰겠다고 했기 때문에, 공급을 늘리고 싶어도 늘릴 방법이 없습니다. 수요는 많은데 엔비디아는 불량품이 많이 나와도 비싸도 그냥 사 버립니다. 그래서 기존 메모리 반도체의 공식이 깨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반도체가 좋으면 고점 논쟁 때문에 주가가 오히려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과거와는 달라졌다고 봅니다. 하이닉스 사이클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적어도 이어질 것 같습니다. 삼성이 많이 뒤처졌으니 따라오는 모습은 나오겠지만, 두 회사가 같이 무너지는 픽아웃 사이클은 당분간 쉽게 찾아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수율이 너무 낮기 때문에 이전과 다른 반도체 사이클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LS증권 염승환 이사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