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진채대표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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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의 아내 인덱스 투자 조언을 자산 분류(채권형·무산출물·산출물 자산)로 설명. 주식은 기업 잔여이익을 가져가는 산출물 자산이며, 개별주식 투자 시도 자체는 배움이 되니 해볼 만하다고 봄. 다만 펀드매니저 장기 초과수익 희소성을 들어 본인이 상위 2%인지 자문하라고 권함. 특정 자산 가격 방향에 대한 예측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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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이 아내가 죽으면 아내에게는 인덱스에 투자하게 하라는 조언을 남겼다는 얘기도 이슈가 되잖아요. 전 세계의 일반적인 사람 정도의 투자에 대한 식견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런 사람에게 인덱스 펀드에 그냥 투자하라고 조언했다면 이건 전 세계 인구의 대다수에게도 통용되는 조언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런데 이 영상을 보시는 분에게 "그냥 인덱스 투자 하세요, 개별 주식 말고요"라고 얘기하면 대부분의 반응이 기분 나빠하십니다. "날 무시하냐? 나 지금 할 수 있어. 왜 나를 무시해?" 이런 표현들이 많아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버핏이 아내를 무시해서 그런 게 아니잖아요.
이번 버전에서는 "농장에 투자하라"라고 돼 있던데, 예전에 제가 봤던 판본에서는 "젖소를 키웁시다"라는 제목이었거든요. 이 제목이 더 자극적이에요. 그 챕터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인데, 버핏은 자산을 세 가지로 구분합니다.
첫 번째는 **채권형 자산**이에요. 쉽게 말해 금액과 이자가 정해져 있는 자산이죠. 채권 1억 원어치를 샀는데 이자가 5%라면 1년에 500만 원이 나온다, 이렇게 명확한 종류의 자산입니다.
두 번째는 **산출물이 없는 자산**이에요. 금 같은 거죠. 금 한 덩어리를 10년 동안 가지고 있어도 10년 후에 금 한 덩어리일 뿐, 새끼를 치지 않습니다. 여기서 "새끼 친다"는 개념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세 번째는 **산출물이 있는 자산**이에요. 젖소와 농장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젖소 두 마리가 네 마리가 되고, 그걸로 우유를 파는 사업을 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젖소를 잘 키우기만 해도 산출되는 우유의 양이 계속 늘어나죠. 버핏은 이런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채권형 자산은 결국 인플레이션에 녹아내리고 화폐 가치가 계속 훼손됩니다. 저의 해석을 더하자면, 채권은 상황이 좋을 때 확정된 수익을 얻는 반면 상황이 안 좋을 때는 손실도 나니 손익비가 썩 좋지 않아요. 상단이 막혀 있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 버핏도 채권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아요. 살 주식이 없을 때 단기 국채를 많이 사는 정도로, 일종의 파킹용으로 활용할 뿐입니다. 잉여 현금을 그냥 현금으로 두면 아무것도 안 나오니까 그걸 보완하는 수준이죠.
그렇다면 젖소는 새끼를 낳으니 이해가 되는데, 주식이 그런 성질을 가졌다는 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주식은 우리가 볼 수 있는 수많은 금융 상품 중에서 매우 특이한 특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가만히 놔둬도 뭔가 혼자 꿈지럭거리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죠.
주식은 결국 기업의 자기 자본 일부를 내가 가져가는 것이에요. 기업을 운영하면 수많은 이해 당사자가 있고, 회사는 그들에게 줄 돈이 있습니다. 빌린 돈에는 이자와 원금, 직원에게는 급여, 설비에는 대가를 지급해야 하죠. 책무가 너무 많아요. 그렇다면 자기 자본은 어떤 위치일까요? 가장 후순위 잔여 재산 분배 청구권자입니다. 줄 돈을 다 주고 남는 것이 있으면 그것이 주주의 몫이에요.
이 개념은 굉장히 특이합니다. 사업이 잘돼서 남는 돈이 많아질수록 주주의 몫도 커지고, 남는 게 없으면 주주는 한 푼도 받지 못해요. 이해 당사자 중에서 가장 큰 리스크를 짊어지는 사람이고, 가장 먼저 돈을 태우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자본금이 없으면 회사가 설립될 수도 없으니까요. 가장 먼저 돈을 내고, 가장 마지막에 남는 돈을 가져가는 사람인 셈이죠.
보통 우리는 주주를 탐욕스럽다고 인식하지만, 이 정의로 보면 주주는 오히려 희생 정신이 강한 존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희생도 맞고 탐욕도 맞다고 생각해요. 탐욕스럽기 때문에 리스크를 짊어지는 거니까요. 그래서 "리스크 테이커"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주식은 젖소를 풀어 놓으면 알아서 새끼를 낳는 것처럼, 기업이 알아서 뭐라도 해서 가치를 키워 주리라는 믿음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에게나 그 믿음을 줄 수는 없겠죠. "뭐라도 하겠지"의 그 뭐라도가 크게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첫째는 **능력**이에요. 남들보다 잘 뭔가를 해야 합니다. 둘째는 그 능력을 **나를 위해서** 써야 한다는 것이죠. 회사가 실제로 100억씩 남기고 있는데 주주에게 돈을 주기 싫어서 49억짜리 이상한 자산을 사 버리고 "우리는 1억밖에 안 남았습니다"라고 한다면, 능력이 아무리 좋아도 그 능력을 주주를 위해 쓴 게 아니죠. 이 두 조건의 교집합이 되는 기업은 굉장히 희귀하지만, 그런 대상을 발견했다면 "뭐라도 하겠지"라는 마음으로 편하게 투자할 수 있습니다.
추가로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버핏이 주식 투자를 통해 세계 최대 갑부 반열에 올랐다고 해서 이것만이 정답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아요. 그가 따라 할 수 없는 구조적인 부분도 많고, 그래서 그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하는 "파사파" 같은 접근을 하는 분도 있는데 저는 그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그가 터득한 하나의 방법이고, 우리는 거기서 배울 수 있는 것을 배우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버핏이 아내에게 인덱스 투자를 권한 조언은 최고의 조언일 수도 있어요. 버핏의 투자법은 핵심이 **믿을 수 있는 경영진에게 돈을 맡기는 것**인데, 그런 사람을 찾아내는 빈도가 굉장히 희귀합니다. 기저율이 낮은 상황에서 그 사람을 알아볼 안목도 가져야 하고, 볼 수 있는 기회 자체도 별로 없어요. 본인이 은퇴한 뒤 아내가 그런 안목을 가지라고 하기보다는, S&P 500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고 편하게 사시라는 게 훨씬 더 좋은 조언일 수 있는 거죠. 그의 아내가 투자에 굉장한 재능을 지녔다는 이야기는 발견된 적이 없고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기에 이 조언은 전 세계 대다수에게 통용되는 조언입니다. 그런데 이 영상을 보는 분 중에 "나를 무시하냐?"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시도는 해 볼 수 있다고요. 인덱스 펀드와 개별 주식 직접 투자 중 하나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인덱스에도 투자하고, 마음에 드는 주식이 있으면 그 주식에도 투자하면 됩니다. 개별 주식에 투자했을 때 배우는 게 훨씬 많아요. 인덱스 투자의 단점은 시간이 지나도 경험치가 쌓이는 폭이 적다는 거죠.
그래서 시장과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고, 실제로 참여해서 이득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면 개별 주식 직접 투자는 충분히 해 볼 만한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통계를 보면 현실이 조금 다릅니다. 펀드 매니저들도 전문가로 인정받는 사람들인데, 1년 단위로 끊어서 보면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내는 매니저가 절반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1년 단위로는 초과 수익을 내는 매니저도 굉장히 많지만, 5년, 10년, 20년으로 기간을 늘려 보면 시장을 이기는 매니저는 10%가 안 되고, 전체의 2% 정도로 확 떨어집니다. 장기간 인덱스보다 나은 수익을 내는 빈도가 이렇게 희귀하다는 거죠.
그러니 스스로에게 질문해 봐야 합니다. 나는 그 상위 2%에 해당하는 사람일까? 물론 시도는 좋고, 누구에게나 잠재력은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투자 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굉장히 큰 자산입니다. 안 된다는 걸 아는 것도 배움이고, 된다는 걸 알게 되면 더 좋은 거죠. 그러니 시도는 해 보세요. 다만 많은 분들에게 인덱스가 더 맞을 수도 있다는 얘기는 뼈를 때리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버핏이 이런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기 전에 신을 한번 신중히 고르겠다고요(미국이 맞나요?). 아니면 태어나지 않겠다고요. 그 표현이 너무 귀엽고 재밌어요. 아주 버핏스럽죠. 끝까지 미국이 맞다는 걸 재확인하고 태어나겠다고 할 정도로 미국에 대한 신뢰가 강합니다. 그래서 미국에 투자하라는 얘기를 정말 많이 하죠. 그런데 버핏이 그런 얘기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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