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한주엽대표 · 한국인
요약 보기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AI GPU용 HBM3와 2.5D 패키징을 턴키로 공급하겠다고 제안했다는 기사 내용을 다룸. 엔비디아는 전공정(TSMC)·HBM(SK하이닉스)을 유지하며 패키징 물량을 다변화하려는 것으로 보이고, 삼성은 AVP 사업팀 주도로 엔지니어 200명 배치 등 파격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추정. HBM3는 아직 퀄 테스트 통과 전이며, 통과 시 엔비디아 생산량의 약 10% 확보 가능성 언급. 삼성 HBM 점유율 약세가 배경으로 지목됨.
다듬은 글
마지막 순서로 한주엽 대표를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어제 기사 하나 쓰셨는데요, 오늘 얘기할 주제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AI 연산용 엔터프라이즈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3(HBM3)와 2.5D 패키지를 턴키로 공급하겠다고 제안했다는 내용입니다. 원래 엔비디아는 이 부분을 다른 두 곳에 맡기고 있었죠?
파운드리 전공정은 TSMC가 5나노, 4나노 같은 선단공정으로 맡아 왔고, 앞으로도 전공정은 TSMC가 할 것으로 보입니다. HBM3는 SK하이닉스 제품을 사 와서 쓰고 있는데, 엔비디아가 품질 평가는 했겠지만 HBM3는 지금까지 SK하이닉스가 100% 공급해 왔습니다. 패키징도 칩온웨이퍼온서브스트레이트(CoWoS) 기법으로 TSMC가 인터포저 위에 GPU를 올리고 옆에 HBM을 붙이는 2.5D 패키징까지 전부 맡아 왔습니다.
그런데 듣자 하니 지금 엔비디아는 물량이 많이 모자란다고 합니다. 패키징 속도가 안 나와서 그렇다는 거죠. TSMC도 CoWoS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는 중이고요. 맞습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칩 자체는 더 팔 수 있는데 패키징이 따라오지 못해서 못 팔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패키징을 다변화하려는 것은 엔비디아의 니즈로 보입니다.
일반 외주반도체패키지(OSAT) 업체인 대만 SPIL이나 미국 앰코테크놀로지는 원래 거래해 오던 곳들이고, 이 두 곳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전공정 웨이퍼는 여전히 TSMC에서, HBM은 SK하이닉스에서 받아 오겠죠. 여기에 삼성이 끼어든 겁니다. 엔비디아가 먼저 제안하라고 한 건지, 삼성이 먼저 쫓아가서 하겠다고 한 건지는 모르지만 아마 후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삼성의 구상은 이렇습니다. HBM은 우리 것을 쓰고, 파운드리는 안 해도 된다, 엔비디아가 TSMC에서 가공한 GPU 전공정 웨이퍼를 사서 우리에게 주면 우리가 잘라서 인터포저 설계도 하고 GPU를 붙이고 HBM도 우리 걸 붙이겠다는 거죠. 삼성은 이미 아이큐브(I-Cube)라는 기술로 2.5D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패키징 서비스와 HBM3 공급까지 턴키로 해주겠다고 제안해 놓은 것 같습니다. 엔지니어 200명 정도를 붙여주겠다는, 아주 파격적인 조건이라고 합니다.
엔비디아의 H100 같은 제품은 카드 하나에 6000만~7000만 원씩 하는데, 그런 제품을 기준으로 이런 제안을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중요한 점은 HBM3가 아직 엔비디아 품질 인증(퀄)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들었다는 겁니다. 2.5D 패키지도 퀄을 받아야 하니 갈 길이 아직 남았습니다. 만약 이게 성사된다면 엔비디아 전체 생산물량의 10% 정도는 삼성이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전제는 삼성이 퀄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고요.
이 일을 쥐고 움직이는 삼성전자 내 조직은 작년 연말에 만들어진 어드밴스드패키지(AVP) 사업팀입니다. 부사장 조직인데 천안에서 일하고 있는 것 같고, HBM3를 위해 일부 시설 투자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얘기를 들으면서 복잡한 경우의 수가 많이 떠오르더라고요. 한때 삼성도 엔비디아 중급형 GPU를 파운드리로 만든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빠졌고, TSMC가 가져갔습니다. 파운드리 패키징은 TSMC의 경쟁력이 압도적이니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HBM 쪽에서 삼성의 점유율이 약하다는 논란이 얼마 전에 있었죠. 그러니 이렇게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것을 보면, 패키징도 하고 HBM 점유율도 높이고, 잘하면 엔비디아가 전공정 물량도 다시 줄지 모른다는 종합적인 계산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결국 TSMC가 하던 일에 삼성이 들어가는 거잖아요. 퀄 테스트를 받아야 하는데,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삼성이 많이 떨어지면 큰 데미지겠죠. 삼성이 못 들어가면 "TSMC가 앞서는 거 아니냐"는 말이 당연히 나올 겁니다. 그리고 결국은 HBM 문제이기도 합니다.
지난 5월 패키징 세미나 때 HBM 쪽 얘기를 들어보니, SK하이닉스는 매스 리플로우 몰디드 언더필(MR-MUF) 방식을 쓰고 있고, 삼성은 아직 필름 방식을 씁니다. 삼성은 라인을 이미 많이 깔아 놔서 쉽게 바꾸기 어렵다고 합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빠르게 바꿨죠. 이런 상황에서 어드밴스드패키지(AVP) 사업팀은 패키지로 돈을 벌어야 하는 사업팀입니다. 기존 테스트 앤 시스템 패키지(TSP) 조직과는 다르죠. 사업팀이니 매출을 내야 하고, 그러려면 수주를 받아 와야 합니다. 수주를 받으려면 HBM도 같이 끼워 넣어야 하니 아마 메모리 사업부와도 협업을 하고 있을 겁니다. 파운드리는 좀 힘들 것 같으니 일단 제쳐두고, 메모리와 패키지만이라도 먼저 제공할 수 있다면 해 보겠다는 거죠.
쉽지 않습니다. 파운드리 쪽은 규모가 크거든요. 그래도 이를 위해 상당한 숫자의 엔지니어를 배치하고, 인터포저도 전부 설계해서 원하는 대로 맞춰 주겠다는 겁니다. 가격 얘기는 당연히 있었겠지만 저희가 알 수는 없고, 상당히 파격적으로 제안했다고 합니다.
과거에 메모리 조직은 콧대가 아주 높았습니다. 삼성 메모리 하면 족보 있는 직원들과 임원들이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죠. 그런데 이번에 엔비디아에 이런 제안을 했다는 얘기를 들어보면 좀 급하다는 느낌도 듭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도 얼마 전 점유율 얘기를 했었죠. 삼성 안에서도 고위 임원들이 외부 뉴스를 안 볼 수 없을 겁니다. 경제지, 인터넷 신문, 저희 같은 유튜브까지 엔비디아 물량은 지금 100% SK하이닉스가 하고 있다고 보도하니, 위에서도 "뭐야, 이거 뭐 했어?" 하고 묻게 되는 거죠.
삼성이 점유율 50%라고 말했던 것은, 대만 트렌드포스의 시장조사 자료 전체 모수와 삼성 자체 매출을 기준으로 한 계산이 일치하지 않아서 생긴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른 기준으로 얘기하고 있는 거죠. 시장조사업체의 매출 수치가 생각보다 많지 않으니, 조사가 잘못된 거라고 말하고 싶었을 수도 있습니다. 어찌 됐든 지금 엔터프라이즈 AI 연산용 GPU는 엔비디아가 다 가져가고 있고, 여기에 못 들어간 것은 조직원들에게도 뼈아픈 일입니다. 그래서 그런 여론을 해명하려고 그런 얘기를 한 것 같습니다.
삼성의 HBM3는 원래 올해 하반기 양산 예정이었고, 지금 고객사들이 품질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고객사들이 우수하다고 평가하고 있고, 내년에는 이익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SK하이닉스 쪽 얘기를 들어보면 HBM은 출하량 비중이 전체의 1%도 안 되지만, 가격이 좋아서 매출 비중은 10%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이 시장을 못 먹는 것은 굉장히 뼈아플 수 있죠.
지금은 삼성이 올해 퀄을 통과해야 이 시장을 먹을 수 있습니다. 저도 삼성이 함께 공급되기를 기대합니다. 잘하면 통과하겠지만 안 될 수도 있어요. 통과했는지 아닌지는 저희가 추가로 취재해서 나중에 전해 드리겠습니다. 만약 지연되거나 잘 안 되면, TSMC가 지금 증설을 하고 있으니 "우리가 해 줄 수 있으니 거기 주지 말고 우리에게 달라"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영업을 다시 따오지 못하게 되니, 빨리 잘 대응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만 사람들이 가진 혐한 감정 같은 것도 있는데, 사실 한국 사람들은 대만 사람들에 대해 별로 신경을 안 쓰는데, 오히려 그 부분에서 더 열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긴 합니다. 오늘 촬영 날짜가 7월 20일인데, 오늘 대만의 리사 수 AMD CEO가 '혁신의 날(Innovation Day)' 행사 때문에 방문해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대만 디지타임스 기자가 "한국에서 AMD 3나노 칩을 파운드리 한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리사 수 CEO는 "한국 미디어를 믿느냐? 한국 언론을 믿느냐?"고 되물었습니다. 영상으로 봤는데, 너무 경솔한 대답이었던 것 같습니다. 원론적으로 대답하면 될 일이었는데, 글로벌 기업 CEO가 그렇게 말하는 건 좀 아쉽습니다. 3나노 기사가 여기저기 오갔는데, 처음 어디서 나왔는지도 불분명했습니다. 국내 한 경제지가 쓴 것을 디지타임스가 받아서 보도했고, 그걸 다시 한국 온라인 매체가 인용한 거죠. 대만 기자도 그 내용이 틀렸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물어본 것 같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 못 믿겠다면 애초에 픽업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본인도 다 픽업해 놓고 맞냐 틀리냐고 묻는 건 이상하죠.
리사 수 CEO는 대만계 미국인인데, 제가 들은 바로는 중국어를 잘 못한다고 합니다. 오늘 유튜브 영상을 보니 질문은 다 중국어로 하고 대답은 영어로 하더군요. 참고로 리사 수 CEO와 젠슨 황 CEO는 사촌 사이라고 합니다. 먼 친척이라고 하고요. 그리고 장중머우(모리스 창) 회장까지, 이 세 사람을 포함한 대만계 인물들이 지금 팹리스와 파운드리 쪽을 다 좌지우지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도 이런 부분에서 잘 파고들어서 제품을 넣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HBM 얘기를 하나 더 드리자면, 지난번에도 잠깐 말씀드렸는데 지금은 8단을 주력으로 하고 있고 12단도 들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16단, 18단, 24단으로 계속 올라가면 높이가 높아지죠. 중간에 구리 필러 범프가 있으니, 높이가 높아진 만큼 패키지 두께도 두꺼워지고, 그래서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2024년, 2025년에 범프가 없는 범프리스(Bump-less) 기술, 이른바 구리 대 구리(Cu to Cu) 본딩, 하이브리드 본딩 혹은 다이렉트 본딩 기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삼성뿐 아니라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고요.
이와 관련해서 저희가 7월 26일에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콘퍼런스를 개최합니다. 많은 분들이 신청해 주셨는데, 아직 자리가 남아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오셔서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본딩 기술에 대해 들어보셨으면 합니다. 이 기술은 거의 전공정에 해당하기 때문에, 아까 말씀드린 2.5D 패키지는 대만 SPIL이나 미국 앰코테크놀로지에 맡길 수 있어도 하이브리드 본딩은 맡기기 어렵습니다. 화학기계적 연마(CMP)와 플라즈마 어닐링 같은 공정을 갖춘 시설이 있어야 하니, 공장이 없는 곳에서는 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잘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하이브리드 본딩 컨퍼런스는 자리가 50석 정도 남아 있다고 하니, 관심 가져 주시고요. 오늘 라이브는 이상으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