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영수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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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막바지이며 하반기 조심 필요. 엔비디아 조정이 없으면 온디바이스 AI가 상승할 것. SK하이닉스는 모멘텀, 삼성전자는 장기·가치 관점에서 매력적이라 주장. 메모리 설비투자 확대는 주주환원 기대에 실망 요인. 하반기 미국 테크는 대선 전까지 상대적 우위, 10월 이후 국내 테크 비중 확대 및 대선 후 조정 가능성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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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일단 폭등하면, 삼성이 기술적으로 어떤 난제를 풀었다고 볼 수 있겠죠. 지금 거의 막바지에 와 가고 있습니다. 하반기부터 조심하자고 계속 말씀드렸고, 저는 엔비디아가 크게 조정받지 않고 지금처럼만 버텨 준다면 결국 온디바이스 AI 쪽도 올라올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앞서 말씀드린 암홀딩스 같은 기업들을 주목해야 합니다.
전 세계에서 지금 가장 고성능이면서 가장 비싼 칩이 엔비디아 칩입니다. 칩 하나에 4만 달러짜리 칩이 나올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가능성은 있지만 한 번에 다 될 순 없으니, 일단 HBM부터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HBM이 해결되면 3나노, 4나노 같은 전공정 웨이퍼를 납품할 기회가 생길 수 있고, 그다음에는 CoWoS 2.5D 패키징을 대체할 수 있는 기회도 있지 않을까 봅니다.
AI 서버는 연산 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프로세서의 코어 수가 많아서 데이터를 뭉텅이로 빠르게 밀어 줘야 하고, 그래서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DRAM 자체에서도 많은 메모리를 대량으로 공급해 주면 좋습니다. 기존 서버는 메모리 슬롯이 제한적인데, 이를 데이터센터 서버에서 메모리를 추가할 수 있게 하는 개념이 CXL입니다.
CXL 1.0은 기존 램을 확장하는 개념이었지만, CXL 2.0부터는 프로세서와 메모리가 짝을 지어 연결되던 구조에서 메모리 자원을 공유해 쓸 수 있는 유니파이드 메모리 아키텍처로 발전했습니다. 이 기술을 실제로 구현하려면 인텔이나 AMD 같은 CPU 업체들이 CXL 인터페이스를 채택해 줘야 시장이 커질 수 있습니다. 삼성은 이 쪽에서 기회를 보고 있지만, HBM처럼 확정된 미래라고 보기에는 아직 검증이 더 필요합니다.
투자는 두 개 중 하나만 사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년 말에도 같은 말씀을 드렸는데, 모멘텀을 보는 투자자라면 SK하이닉스가 맞습니다. 이것이 바로 레짐 체인지입니다. 기존 질서가 바뀌었다는 뜻이고, 그 변화 속에서 지금의 승자가 SK하이닉스입니다. 범용 제품이 주문형으로 바뀌었는데, 2등 업체가 여기서 주도권을 잡아 버린 것이죠.
이 주도권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뒤처진 회사가 주도권을 되찾으려면 평소 쓰던 에너지의 세 배가 필요하다고 경영학에서 많이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삼성이 지금 세 배의 에너지를 쏟기에는 기초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모멘텀 투자자는 SK하이닉스를, 가치 투자자나 아주 장기적으로 버틸 수 있는 투자자는 지금 삼성전자가 매력적인 시점이라고 봅니다. 삼성전자와 밸류체인이 굉장히 싸져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선택의 문제입니다.
레짐 체인지를 만든 회사는 엔비디아이고, 그 수요를 보는 메모리 회사가 SK하이닉스입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시장을 주도한 것은 엔비디아와 그 친구들이었습니다. 일본의 디스코, 네덜란드의 ASML, 국내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 대만의 TSMC 같은 회사들이 거의 엔비디아 친구들처럼 함께 상승했습니다.
올 하반기 들어서는 힘이 좀 빠졌습니다. 엔비디아가 고점 대비 16% 조정받았고 이후 반등하고 있지만, 전고점을 뚫고 강한 에너지를 보여주기 전까지는 엔비디아 친구들이 더 뚫고 가기 쉽지 않습니다. 적어도 1~2년 안에는 이 구도가 바뀔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마이크론이 이 쪽에서 굉장히 공격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아직 검증이 안 된 상태입니다. 납품은 되는 것 같지만 어느 정도의 성능과 수요를 내는지는 더 검증해 봐야 합니다. 한미반도체의 장비 구매 속도를 보면 자기들이 생각하는 기술적 병목을 해결했다는 느낌도 있는데, 이는 국내 메모리 입장에서 찜찜한 부분입니다.
엔비디아, TSMC, SK하이닉스는 거의 한 세트로 묶인 구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AI 반도체는 결국 설계 후 파운드리를 거쳐야 하는데, 과거와 달리 메모리 업체가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와 더 가까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HBM의 제일 아래 베이스 다이는 로직 칩이고, 그 위에 D램 다이를 8층, 12층으로 쌓는 구조입니다. 기존에는 SK하이닉스가 베이스 다이를 직접 설계해 생산했지만, HBM4부터는 7나노 핀펫 공정이 필요해집니다. D램 업체에는 이 공정이 없으므로 TSMC를 쓸 수밖에 없고, 삼성 파운드리는 쓰지 않을 것이니 TSMC와의 관계는 더 긴밀해질 것입니다.
HBM 가격 프리미엄은 좋지만, 수요를 뜯어 보면 AI 쪽만 좋습니다. 메모리의 3대 수요처인 서버, PC, 스마트폰 중 스마트폰과 PC는 좋다고 보기 힘듭니다. 서버는 좋지만 AI 서버만 좋고, 일반 서버는 별로입니다. 회복 속도가 기대만큼 올라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레거시 메모리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업체들이 공급을 조절하며 가격을 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100% 풀가동 상태에서도 이 정도 가격 상승이 가능할지는 검증이 필요합니다.
실적은 잘 나왔지만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것 같습니다. 투자자들은 메모리가 새로운 체제로 접어들었다고 기대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의 디스카운트 요인은 호황기에는 엄청나게 벌다가 불황기에는 적자를 내는 등 변동성이 컸기 때문입니다. 주문형 반도체처럼 변하면 변동성이 줄고 멀티플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됩니다.
또 하나는 투자 규모입니다. 메모리 업체들은 매출의 약 40%를 설비투자에 써 왔는데, 지난해 감산 이후 삼성은 30% 초반,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20% 초반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예전처럼 40%를 투자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35% 이상을 다시 투자하겠다고 하니 실망감이 있었습니다. 투자자들은 잉여 현금을 주주환원에 쓰기를 바랐는데, 투자가 계속되면 주주환원은 늦춰질 수 있습니다.
GPU는 원래 그래픽 처리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딥러닝 기술이 나오면서 CPU 기반이던 AI 연구가 GPU 기반으로 바뀌었습니다. 지금 AI 가속기는 일반 GPU와 조금 다르고, 범용성을 위해 GPGPU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AI 무게 중심이 데이터 학습에서 추론으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추론은 서비스 비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엔비디아 GPU보다 자체 설계 칩이 더 비용 효율적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이아, 구글의 TPU 최신 버전, 아마존의 트레이니움과 인페렌시아 등이 그 예입니다. 엔비디아 칩을 가장 많이 사는 고객 중 하나인 메타도 자체 칩을 내놓고 있습니다. 빅테크들은 대부분 자체 설계 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마존은 추론에 자체 칩을 쓰면서 비용이 50%, 많게는 최대 1까지 줄었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AI 가속기가 주문형 반도체로 가면, 여기서 핵심 인프라를 쥐고 아키텍처를 제공하는 암홀딩스, 설계 툴을 제공하는 시놉시스와 케이던스, 그리고 AI PC의 정점에 있는 퀄컴이 주목할 회사입니다. 애플도 괜찮습니다.
온디바이스 AI 시장은 예정된 미래입니다. 중요한 것은 타이밍입니다. 서버 인프라 사이클 다음에 바로 온디바이스 AI가 올지, 중간에 쉬었다가 올지가 투자에 매우 중요합니다. 올가을에는 애플 아이폰 16 시리즈가 AI 스마트폰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고, 퀄컴 스냅드래곤 X 엘리트가 윈도우에서 어떻게 돌아갈지도 중요합니다. 결국 온디바이스 AI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나오느냐가 핵심 포인트입니다.
국내에서는 온디바이스 AI 관련주가 애매합니다. 미국에서는 애플 인텔리전스와 퀄컴 스냅드래곤 X 엘리트 공개 이후 주가 흐름이 좋은데, 국내의 프록시 성격 주식들, 예컨대 리노공업이나 심텍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친구들은 인정받지만, 온디바이스 AI의 프록시가 한국에 있느냐는 점에서 시장은 회의적입니다.
오히려 하반기에는 온디바이스 AI보다 레거시 D램 쪽이 탄력이 좋아 보입니다. 기판 업체들이 가장 무난해 보이고, 특히 DDR5 쪽에서 심텍, 대덕전자, 삼성전기 같은 회사에 모멘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아비코전자 같은 곳도 볼 수 있지만, 최근 주가 흐름이 처참해 아직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반면 엔터프라이즈 SSD 관련 밸류체인은 서버 쪽 수요가 좋아 엑시콘, 네오셈 같은 회사들의 흐름이 좋습니다.
정부가 반도체 육성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지만, K-칩스법이 아직 통과되지 않았습니다. 법제화가 돼야 할 것 같습니다. 대기업에 지원을 몰아준다는 사회적 저항도 해결해야 할 부분입니다. 미국의 칩스법이나 일본의 파격적인 지원에 비해서는 아직 미흡합니다.
국내 투자를 끌어오려면 무엇보다 인력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학령인구는 계속 줄고 있고, 이공계 학생도 점점 줄고 있으며, 과거처럼 팹에서 빡세게 일하려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세제 지원, 영구 개발 보조금, R&D 지원 등도 상대적으로 좋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 문제들은 교육 문제, 저출생 문제와 얽혀 있습니다.
AI 섹터에서 색깔이 바뀌는 것을 지켜봐야 합니다. 엔비디아가 크게 조정받지 않고 버텨 준다면 온디바이스 AI 쪽도 올라올 것입니다. 지금은 조심해야 하는 구간이고, 올 상반기까지는 벌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반기는 국내든 미국이든 편안한 상황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미국 테크가 조금 더 낫습니다.
미국 대선 전까지는 정치적 이슈가 있습니다. 바이든 측이 밀리는 상황이니 주식 시장과 경기가 좋아야 하고, 재정이나 금리를 통해 펌핑이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11월 미국 대선 전인 10월까지는 미국 테크가 나을 것 같습니다. 10월 이후부터는 국내 테크가 더 나아질 가능성이 있으니, 그때부터는 미국 비중을 줄이고 국내 비중을 늘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대선 이후에는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바이든이 되든 트럼프가 되든 마찬가지인데, 이는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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