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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우리가 알던 중앙은행은 없다” 전쟁발 인플레이션 충격에 주요국 금리인상 (김명실 iM증권 연구위원) | 인사이트30

연합뉴스경제TV · 2026-07-25 · 유튜브 시청 82,948 · Board Views 5 ·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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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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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명실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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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저금리 시대가 끝나고 전쟁발 인플레이션과 AI 투자 붐으로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 기조에 들어섰다. 한국은행은 7월 25bp 인상(2.5→2.75%)했고 추가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 연준은 3.75% 동결 후 매파적 메시지를 냈으며, 연내 1회 인상 여지가 남아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4.6%는 재정적자 확대와 신용등급 하향 영향이 겹친 결과다. 핵심 변수는 근원물가·서비스물가, 고용, 유가, AI 투자다.

다듬은 글

※ AI가 다듬은 글(오탈자·군말 정리)

01. 전 세계적으로 보면 저금리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금까지 15년 정도는 거의 저금리가 기본이었습니다. 베이스 시나리오였죠. 경기가 조금만 삐걱거려도 중앙은행이 소방수, 구원투수로 등판해 금리를 내렸고, 시장도 경기가 안 좋으면 중앙은행이 도와주겠지, 금리를 내려주겠지 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전혀 다른 환경으로 가고 있습니다.

02.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2.5%에서 2.75%로 인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은이 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당연히 물가 때문이라는 명분이 가장 컸습니다. 그런데 이번 인상은 단순히 물가만의 문제라기보다 한국 경제의 성장이 생각보다 훨씬 강하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03. 올해 초만 하더라도 올해 성장률 전망은 1%대 초반이었고, 물가는 2월 중동발 전쟁 때문에 많이 오를 거라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낮다 보니, 물가만 보면 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성장을 보면 금리 인상을 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컸습니다.

04. 그런데 1분기를 지나 2분기에 접어들면서 이런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가장 큰 계기는 1분기 GDP 발표였습니다. 국내 1분기 GDP가 전기 대비 1.8%를 찍었는데, 이 숫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남은 2, 3, 4분기 한국 경제가 제로 성장을 하더라도, 1분기 1.8%의 의미는 연간으로 3% 성장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5월에 한은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6%였는데, 1분기 GDP가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당연히 전망치도 상향 조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에 올해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수출 전망이 예상보다 훨씬 좋았고,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까지 더해지면서 성장에 대한 시장의 시각이 완벽하게 바뀌었던 것이 이번 인상의 큰 배경이라고 봅니다.

05. 두 번째는 물가입니다. 이번 금통에서 한은이 특히 주목한 포인트는 단순히 한두 달의 물가가 아니라, 전쟁으로 오른 유가가 다른 물가로 번지는 2차 파급 효과였습니다.

06. 근원물가 상승률이 대표적입니다. 근원물가는 날씨 등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뺀 지수입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점은, 공급 측면의 인플레이션은 공급 이슈가 해소되면 자연스럽게 빠지지만, 수요 측면의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 높아진 물가가 떨어지는 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오히려 기존 공급측 인플레이션보다 더 강한 물가 상승 압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은은 성장 펀더멘털이 받쳐주는 상황에서 특히 서비스 등 수요 측면의 물가 압력이 우려스러웠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07. 세 번째는 환율입니다. 한은은 기본적으로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기관입니다. 그런데 최근 한은의 통화정책방향 문서에서는 금융안정에 대한 강조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됐습니다. 금융안정 측면에서 첫 번째가 환율이고, 두 번째가 부동산입니다.

08.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대 후반까지 튀어 오르면서 "한국 망하는 것 아니냐, 달러가 다 빠져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습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1,400원대 후반에 안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1,400원대가 낮은 수준은 아닙니다. 작년만 해도 1,200~1,300원대가 기본 베이스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 입장에서는 원화 가치를 방어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리를 올리는 것은 원화에 대한 강세 재료가 되는데, 미국이 금리인상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면 한미 금리차 때문에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환율 측면에서도 금리 인상의 명분이 하나 더 추가된 것입니다.

09. 한은은 국내 경기 개선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고,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에도 대응할 필요가 있으니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10. 이번 금통을 보고 금리를 전망하는 연구원들이 공통적으로 느낀 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인상은 한 번에 끝나지 않을 것이고, 추가 인상이 나올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7월부터 시작해 올해 몇 차례, 내년 몇 차례까지 금리 인상 사이클이 이어질 텐데, 최종 정책금리가 3%일지, 3.25%일지, 3.5%일지는 가봐야 알겠지만, 높아진 기준금리 수준이 상당히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금통에서 가장 주목할 포인트였습니다.

11. 특히 의결문의 문구 변화가 중요합니다. 이번 통화정책 결정문에는 "향후 통화정책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새로운 문구가 추가됐습니다. 직전 통방문에는 이런 문구가 없었기 때문에 금리 인상은 옵션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문구가 들어가면서 금리 인상이 베이스 시나리오가 됐습니다. 정확한 시기는 예단할 수 없지만, 빠르면 8월, 늦어도 10월에는 인상이 나올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졌다고 봅니다.

12.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를 3.5~3.75%로 동결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습니다. 연속 네 번째 동결입니다. 연준은 에너지를 포함한 일부 품목의 공급 충격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결과만 보면 비둘기파였다, 매파였다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시장의 기대보다는 훨씬 매파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3. 겉으로는 금리를 그대로 유지했으니 연준이 금리 인상을 할 생각이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시장에 전달하려 한 메시지는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14. 첫째,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을 여전히 늦추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최근 발표된 6월 미국 CPI는 컨센서스를 하회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유가가 빠졌기 때문입니다. 미국 소비자물가에서 유가의 직간접적 비중이 10% 정도인데, 유가가 빠지면 물가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유가를 뺀 서비스물가, 주거비, 임금 상승률 같은 기조적 물가 압력 요소들은 오히려 튀고 있습니다. 연준은 이 부분을 더 주목하고 있고, 헤드라인 CPI는 떨어졌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 경계심을 늦추지 않겠다는 발언이 나왔습니다.

15. 둘째, 미국 경제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지표가 고용입니다. 연준의 두 가지 mandate는 물가와 고용입니다. 물가가 오르고 고용이 버텨주면 금리를 올리고, 물가가 올라도 고용이 버티지 못하면 인상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최근 고용 지표는 생각보다 훨씬 견조합니다. 비농업 고용자 수 증가율, 임금 상승률이 그렇고, 아이러니하게도 6월 FOMC 경제전망에서 연준은 실업률 전망치를 오히려 낮춰 놨습니다. 높은 금리에도 고용이 탄탄하다는 것이 연준의 시각이고, 그래서 물가에 이상 신호가 나타나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잠재적 뉘앙스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16. 셋째, 연준이 의도적으로 정책 불확실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케빈 워시 새 의장 체제에서는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줄여 나가겠다는 방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점도표를 폐지하고, 포워드 가이던스를 주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기자회견도 짧게 끝내겠다고 합니다. 예전처럼 "앞으로 인하하겠다, 동결하겠다, 인상하겠다"는 신호를 주지 않고, 데이터를 보고 그때그때 결정하겠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정책 불확실성을 남겨두는 것입니다.

17. 지금 미국의 매크로 환경을 보면 경기는 버텨주고 있고, 고용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물가가 위로 더 오를 가능성입니다. 그러면 연준은 당연히 물가를 더 집중해서 볼 수밖에 없고, 데이터가 금리 인상 쪽으로 나올 확률이 인하 쪽보다 훨씬 클 것입니다. 그래서 연준의 스탠스는 앞으로 매파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18. 연준은 3.75% 상단 금리를 높다고 할 수 있지만, 아직 금리 인상을 끝냈다고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남은 지표들, 특히 7, 8, 9월 지표에서 유가의 전년 대비 마이너스 효과가 끝나고, 유가가 평평한 상황에서 나머지 지표들이 물가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확인한 뒤 정책금리를 결정하려 할 것입니다. 시장에서도 연준의 금리 인상 여지는 열려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19.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7월에 연준이 인상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6월 물가가 낮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본 시나리오는 당분간 동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연내에도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연말로 갈수록 유가 상승에 따른 2차 효과가 근원 인플레이션과 서비스물가에 실제로 영향을 준다는 것이 확인되면, 연말이나 내년 초에 한 차례 정도 인상할 여지는 충분히 남아 있다고 봅니다. 연준이 계속 이런 신호를 남기는 배경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20. 반대로 생각하면, 연준은 이미 3.75%라는 높은 기준금리를 취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1% 수준, ECB는 2%대 중반, 한국은 2.75%인데, 미국은 이들보다 100bp 이상 높습니다. 여기서 더 금리를 올리면 물가를 잡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지금은 경기가 좋아도 나중에 경기가 나빠졌을 때 높은 금리 때문에 경기가 더 빠르게 꺾일 리스크가 있습니다. 그래서 연준은 직접 금리를 건드리기보다, "얼마든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겨 시장의 간접적인 긴축 환경을 만들어 내는 쪽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국채금리입니다. 연준의 정책금리와 별개로 시장금리가 계속 오르고 쉽게 내려가지 않으면, 시장금리 상승이 금융 긴축으로 작용하고, 이것이 2차 인플레이션 요인을 자연스럽게 경감시키는 방향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연준이 이런 효과를 이차적으로 의도한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21. 한마디로 말하면, 결국 모든 것이 물가 문제로 귀결됩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청문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연준이 물가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던 점입니다.

22. 6월 FOMC에서 흥미로웠던 점 중 하나는, AI 관련 내용이 처음으로 연준의 의사결정 테이블에 올라왔다는 것입니다. 보통 통화정책 변수라고 하면 물가, 고용, 글로벌 통화정책 정도를 떠올리는데, 갑자기 AI가 등장했습니다. AI가 나중에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물가를 낮춘다는 건 알겠는데, 지금 당장 체감하고 있는 AI의 효과는 오히려 물가를 올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 포인트였습니다.

23. AI 산업 사이클을 구축하려면 막대한 설비투자, 즉 capex가 필요합니다. 데이터센터 건설, GPU, 반도체, HBM, 서버 같은 굵직한 투자가 엄청나게 필요합니다. AI는 겉으로는 디지털 산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철강도 필요하고, 전선을 깔기 위해 구리도 필요하고, 전력도 필요하고, 건설도 필요합니다. 전통적인 제조업 수요를 한꺼번에 늘리는 사업인 것입니다. 결국 AI가 현실화되려면 그 밑에서 전통 제조업 투자 사이클이 선행되어야 하고, 이런 투자가 먼저 이루어지다 보니 지금 수요 측면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굉장히 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이 이번 FOMC에서 AI가 통화정책 변수로 처음 등장한 배경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24. 과거 미국 경기 사이클의 핵심은 이랬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 투자가 꺾이고 소비가 꺾여 경기가 둔화되고, 그때 연준이 구원투수로 등판해 금리를 내려 경기 둔화를 막고 시장금리를 끌어내렸습니다. 2000년 IT 버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때가 그랬습니다. 그런데 지금 사이클을 보면, 10년물과 30년물 국채금리가 5% 수준에 2, 3년째 머물러 있습니다. 과거 같으면 경기가 부러지고 연준이 인하를 해야 하는데, 경기는 부러지지 않고 오히려 금리가 더 위로 튀고 있습니다.

25. 이 차별점은 정부의 재정 확대와 AI 산업에 대한 민간, 정부 투자 확대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산업적 수요가 인플레이션 요인을 지지하고, 수요가 발생하니 경기도 꺾이지 않고, 오히려 공급 측 인플레이션 압력이 물가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준은 금리 인하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금리 인상을 고민하게 되고, 시장금리도 계속 버티고, 경기도 버티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26. 의사록에서도 일부 위원들은 AI의 생산성 향상이 시간이 지나면 공급 능력을 높여 인플레이션을 완화할 것이라는 결론에는 공감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시간 차이입니다. 지금은 투자의 시대이고, 나중에 생산성의 시대가 올 것입니다. 지금은 투자의 시대라서 막대한 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지고, 그것이 강력한 매크로 변수인 인플레이션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투자의 시대에는 AI 변수만 보더라도 연준이 금리 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27. 채권시장은 이런 상황을 대부분 악재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다음 연준의 스텝이 인하일 가능성은 거의 없고, 높아진 금리를 생각보다 꽤 오래 유지할 것이며, 상황에 따라서는 물가를 보고 금리를 더 높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채권은 단기물부터 장기물까지 굉장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현재 4.6%입니다. 정책금리가 3.75%인데, 정책금리 대비 거의 100bp 가까이 벌어져 있습니다.

28. 그런데 이것이 단순히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 때문만은 아닙니다. 국채는 결국 정부가 발행하는 부채입니다. 지금 미국 정부는 돈을 많이 써야 합니다. 미중 패권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전쟁도 해야 하고, AI 관련 산업 사이클에서도 정부 지출과 민간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러다 보니 정부는 계속 부채를 많이 일으키는 재정 확대, 즉 재정적자 구조를 가져갈 수밖에 없습니다.

29. 채권 금리는 수요와 공급 법칙으로 결정됩니다. 수요는 그대로인데 정부가 발행하는 부채의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올라갑니다. 공급이 늘어난 만큼 채권시장은 더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그것이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30. 두 번째로, 작년 5월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췄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디스 눈에 가장 거슬렸던 것은 미국의 재정 건전성이었습니다. GDP 대비 재정적자가 6%로 너무 높으니 이를 줄여야 하는데 못 줄였기 때문에 최고 등급을 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국채금리는 자연스럽게 오릅니다. 무디스는 또 개선이 없으면 얼마든지 다시 강등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작년 5월 강등 이후 1년이 넘게 지났는데, 미국의 재정적자는 오히려 더 나빠졌습니다. 전쟁으로 군사비를 많이 썼고, 미국 정부 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이자 비용입니다. 금리가 높아지면 정부가 내야 할 이자 비용도 늘어나고, 재정적자는 더 악화됩니다. 그러면 또 그것이 국채금리에 프리미엄으로 반영됩니다.

31. 결국 통화정책 경계감에 따른 금리 상승 요인, 재정 이슈에 따른 금리 상승 요인, 미국 국가신용도에 따른 금리 상승 요인이 서로 맞물리는 악순환이 미국 국채금리를 계속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32.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물가입니다. 연준이 어떤 데이터를 가장 중요하게 볼지가 핵심입니다. 연준이 힌트를 주지 않으니, 7, 8월에 나올 물가를 연준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 지표들은 지나고 나서야 후행적으로 알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33. 첫째는 물가입니다. 특히 근원 PCE와 서비스 물가가 중요합니다. 최근 CPI는 예상보다 낮게 나왔지만, 청문회와 의사록을 통해 연준이 서비스 물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발언을 계속 해 왔기 때문에, 다음 FOMC 전까지 근원 PCE와 서비스 물가의 방향을 확인해야 합니다.

34. 둘째는 고용입니다. 미국 경기가 지금 가장 강하게 유지되는 이유 중 하나가 고용 시장이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용이 버티니 소비가 버티고, 소비가 버티니 기업이 버티는 선순환이 돌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용 지표가 연속으로 괜찮을 수 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35. 셋째는 유가입니다. 6월에는 유가가 빠지면서 CPI가 그나마 선방했는데, 이후 유가는 다시 올랐습니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중동발 전쟁이 7, 8월에 더 확산되면 유가는 또 튈 것이고, 이는 근원 CPI뿐 아니라 헤드라인 CPI까지 올릴 수 있는 이중의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36. 넷째는 AI 투자입니다. 6월 FOMC에서 처음으로 AI 투자가 통화정책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에, 미국에서 데이터센터, 반도체, 전력 인프라가 굉장히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을 연준이 어떻게 판단하는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입니다. AI 투자는 장기적으로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투자 수요를 자극해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영향이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37. 연준의 메시지가 글로벌 금리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금리 인상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은 중동 전쟁발 인플레이션 우려에 약 3년 만에 금리를 올렸습니다. 일본도 6개월 만에 금리를 올려 1%에 진입하면서, 1995년 9월 이후 3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38. 가장 큰 변화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어져 온 저금리가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게 됐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경기가 조금만 꺾여도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려 시장을 도와줬지만, 이제 경기가 조금 꺾인다고 해도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려주지 않을 것입니다. 과거에는 중앙은행이 물가보다 경기침체를 최우선으로 걱정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서비스 물가, 임금, 재정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디폴트 환경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서 중앙은행이 쉽게 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환경으로 바뀌었습니다.

39. 두 번째 변화는 중립금리의 상승입니다. AI, 친환경 투자, 전력 투자, 국방비 확대, 공급망 재편 같은 굵직한 이벤트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습니다. 투자 규모가 늘고 자금 수요가 증가하면, 중립금리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이 과거에는 중립금리를 2%로 봤다면, 이제 3~4%로 올라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유럽, 일본, 미국 모두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40. 세 번째 공통점은 모든 중앙은행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인플레이션의 재발이라는 점입니다. 유럽은 서비스 물가가 올라갈까 걱정하고, 미국은 임금과 AI 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 수요 증가가 이차적 기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까 걱정합니다. 한국은 물가 상승의 지속성, 즉 임금과 소비 회복이 물가를 밀어 올릴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41. 물론 차별점도 있습니다. 미국은 경기가 가장 강해서 추가 긴축 여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큽니다. 그래서 기준금리 자체도 다른 나라보다 높습니다. 유럽은 물가는 오르는데 성장이 받쳐주지 못합니다. 물가만 보면 연준처럼 3%대 이상으로 올려야 하지만, 성장이 나오지 않아 연준만큼 금리를 올릴 여력은 없습니다. 일본은 오랫동안 초저금리를 유지해 온 나라라서 YCC 폐지, 제로금리 해제 같은 정상화 과정 자체가 정책금리 조정의 핵심입니다. 한국은 여기에 환율과 가계부채 문제가 추가 변수로 등장해, 금리를 얼마나 올릴지 결정하는 차별점이 됩니다.

42. 정리하면, 같은 금리 인상이라도 각국이 바라보는 목적에는 인플레이션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그 안에서 차별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과거에는 경기가 조금만 꺾여도 중앙은행이 바로 등판해 금리를 내렸지만, 지금은 경기가 조금 꺾여도 금리 인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라는 강력한 매크로 변수에 집중하고 있고, 이를 둘러싼 AI 산업 사이클이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중앙은행은 긴축 정책을 계속 가져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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