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IT의 신 이형수 · 한국인
다듬은 글
아이티신과 안테나, 월간 안테나입니다. 한 달이 참 빨리 간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장 상황도 참 다이나믹하고요. 오늘은 우리 안석현 기자가 간만에 단독 내용을 들고 왔습니다. 안테나 시간에 나온 단독 내용인데, 유리기판 관련 이야기입니다.
삼성전기가 하고 있는 글래스 코어 기판을 이제 삼성전자가 직접 개발한다는 내용이에요. 코어 기판은 1층과 2층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고요. 그동안 삼성전자는 설계만 하던 쪽인데, 기판 제작까지 직접 손을 대겠다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그동안 2.5D 패키지, 흔히 코앱스(CoWoS) 같은 구조를 보면 3층 구조가 됩니다. 1층에 기판이 있고, 2층에 인터포저가 있고, 3층에 칩이 올라가죠. 그동안 삼성전자는 2층 인터포저만 열심히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제 1층까지 들여다보고 있는 겁니다. 내재화를 하려는 거죠.
그동안의 흐름은 삼성전기가 잘 생산해서, 나중에 글래스 코어 기판이 필요해지면 삼성전기로부터 받아 쓰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삼성전자가 직접 디자인까지 하고, 자기 서플라이 체인을 거느리며 외주 생산을 시켜서 직접 조달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보면 이원화라고 볼 수도 있어요. 삼성전기와의 협력은 여전히 하되, 일부 물량은 직접 디자인하고 생산을 외주해서 조달하겠다는 그림입니다.
최근에 이와 관련해서 경영진 보고도 있었다고 합니다. 지난달쯤인데, 앞으로 글래스 코어 기판이 필요하게 됐을 때 어떻게 내재화 플랜을 짤지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고 해요.
예전에 삼성전자 계열이 '삼성전자 vs 후자'라는 말이 있었잖아요. 후자 중에 넘버원이 삼성전기죠. 그런데 삼성디스플레이 아니냐고요? 사실 삼성디스플레이도 같은 그룹이고, 비상장이라 사실상 같은 회사라고 볼 수 있죠. 하여튼 후자 중에서는 전기가 탑인데, 같은 삼성이라도 협력사라는 위치가 있다 보니 좀 미묘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건 삼성전자가 디자인만 하고 생산은 100% 외주를 준다는 점이에요. 그러면 결국 기존 유리 인터포저 관련 밸류체인 회사들이 그대로 수혜를 보게 되는 걸까요?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 지난달 보고에서 거론된 회사들이 몇 개 있다고 합니다.
공정별로 보면 글래스 코어 기판은 유리판에 구멍을 뚫고, 도금으로 구멍을 채우고, ABF 빌드업을 하고, 절연 처리를 하는 과정이에요. 유리에 구멍을 뚫는 회사로는 솔브레인, 캠트로닉스가 거론됐고, 회로를 빌드업하는 쪽에서는 일본의 신코나 오스트리아 AT&S 같은 회사를 활용할 거라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 안에 도금을 채우는 소재나 설비 쪽으로는 YMT가 거론됐는데, 우리 안테나 시간에도 한번 다뤘던 회사죠.
이게 반드시 삼성전자가 글래스 기판을 내재화했을 때 이 회사들이 수혜를 본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으니까요. 그래도 유력한 수혜 범위로는 볼 수 있습니다.
그럼 결정적으로, 삼성전기가 좀 미지근하게 대응한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같은 그룹사인데 왜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는지 뭔가 이야기가 있나요?
표면적으로는 삼성전자가 늘 해왔던 것처럼 보험을 두는 거 아니냐는 시각이 있습니다. 하나 더 내재화 루트를 마련해 두겠다는 거죠. 그런데 업계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삼성전기가 생각보다 삼성전자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지 않았다고 해요. 삼성전자가 필요한 샘플을 이런 디자인으로 만들어 와 보라고 했을 때, 그걸 기민하게 대응해 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유를 추정해 보면, 삼성전자의 수요가 삼성전기의 기대에 못 미친다고 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글래스 코어 기판을 쓴다는 건 대면적 빅칩 수요일 텐데, 지금 관점에서는 AI 가속기가 되겠죠. GPU든 ASIC이든 AI 가속기 수주가 많아야 글래스 기판이 필요한데, 2~3년 뒤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빅칩을 얼마나 찍어낼지 보면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 있다는 거죠.
삼성전기는 빠르면 내년 하반기 파일럿 라인이 돌아가고, 내후년부터 물량을 뽑기 시작할 텐데, 그 시점에 AI 가속기나 빅칩을 많이 찍어낼 회사는 엔비디아, 브로드컴, TSMC 같은 곳입니다. 그래서 삼성전기가 대응을 미진하게 한 게 아닌가 추정해 볼 수 있어요.
예전에는 글로벌 빅테크가 비즈니스를 하려면 삼성전자를 거쳐야 했는데, 이제는 직접 거래를 많이 하다 보니 굳이 삼성전자를 끼울 필요가 없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맞아요. 삼성전기도 처음 사업에 진출할 때는 캡티브, 즉 삼성전자 물량을 공급하면서 체급을 키우고 글로벌로 나가는 순서였죠. 지금은 엔비디아, 브로드컴, 인텔과도 직접 거래하니까 굳이 삼성전자 캡티브를 염두에 두고 체급을 키울 필요는 없는 거고요. 2년 뒤 시장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보다는 지금 시점에서 브로드컴이나 TSMC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기판이나 MLCC는 쇼티지 상황이라 고객들이 미리 돈을 줄 테니 라인을 깔아달라고 하는 정도인데, 굳이 삼성전자를 시어머니처럼 모실 이유는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건 우리의 추정이에요.
삼성전기 입장에서 유리기판 시장의 가장 큰 고객은 엔비디아, 브로드컴, TSMC 정도가 되겠죠. 삼성 파운드리의 경우 2028년 이후 빅칩 수주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요. 그러면 제한된 리소스를 어디에 쓸지는 삼성전기가 가장 이익을 보는 쪽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죠.
이번 보고에서 일정 이야기도 나왔는데, 삼성전자가 내재화 물량에 대해 2028년 정도에 파일럿을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보입니다. 그때쯤 서플라이 체인에 준비를 시키겠다는 거죠. 프로토타입을 한번 하고, 협력사들에 대해 프로모션을 하고, 직접 양산은 2030년 정도로 보고 있다고 해요. 삼성전자도 내재화한다고 하지만 시간 플랜을 아주 짧게 잡고 있지는 않은 거예요. 그렇다면 삼성전기 입장에서 삼성전자에 아주 기민하게 대응할 이유는 많지 않죠. 당장 내년 연말부터 다른 고객 물량이 나오기 때문에 그런 요인도 있는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신기술 도입기에 내재화를 자주 했잖아요. 초창기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을 직접 만들었고, 폴더블의 UTG도 일부 베트남 등에서 직접 생산했죠. 이런 패턴이 반복되는 이유는 뭘까요?
결과를 보면, 카메라는 우리 대표님도 잘 아시겠지만 한동안 수율도 그렇게 좋지 않았던 것 같고요. UTG는 지금 갤럭시 플립처럼 작은 폴더블 일부 물량을 삼성전자가 직접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게 사실 굉장히 비효율적이에요. 전문 회사가 라인을 깔아 생산하면 원가 측면에서 훨씬 유리한데, 삼성전자가 직접 라인을 깔면 그 라인 자체로는 분명히 마이너스죠. 그런데 큰 그림에서 보면 제조업에서 핵심 부품과 소재의 공급망을 이해하고, 어디가 약점인지 충분히 스터디가 된다면 그건 사업에 굉장히 큰 플러스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협력사에 100% 의존하는 것보다, 내가 내재화 라인에서 연구해 보니 이런 포인트가 잘못된 것 같다고 가이드도 줄 수 있으니까요. 그런 측면에서 유리하죠.
자영업, 특히 요식업 하시는 분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주방장한테 지나치게 의존하면 나중에 큰일 난다, 그래서 사장은 요리를 할 줄 알아야 하고 레시피는 알아야 한다고요. 비슷한 맥락이죠.
제조업에서도 이런 사례가 많이 보입니다. 배터리 사업이 한창 잘 나갈 때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배터리 기업에 지분 투자를 많이 했고, 현대차도 양은 많지 않지만 직접 배터리를 생산하기도 하죠. 내 역량을 협력사에 100% 의존하면 미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아무거나 하는 건 아니고, 그만큼 중요한 아이템이라 밸류체인을 꿰고 있어야 한다는 판단일 겁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떤 기업을 봐야 할까요? 2028년에 파일럿 라인, 2029년에 고객사 프로모션, 2030년 양산이라는 일정을 보면, 2028년 전에 협력사들에 생산 준비를 시키는 거죠. 그렇다면 설비 투자는 2027년 말이나 하반기쯤 시작될 가능성이 큽니다. 장비주에 투자하겠다면 2027년 상반기에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고, 소재주나 다른 쪽이라면 2027년 하반기쯤에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장비 업체로는 유리에 구멍을 뚫는 TGV 관련 레이저 장비 업체들이 있죠. 국내에서는 피아이에스나 피옵틱스 같은 회사들이 있고요. 소재 쪽은 솔브레인, 캠트로닉스가 거론됐고, 도금 쪽은 YMT 같은 회사들이 삼성전자 관련 밸류체인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다만 짚고 넘어갈 점이 있어요. 제가 안테나 시간에 글래스 기판 얘기할 때마다 말씀드렸지만, 이 분야에는 디스플레이 쪽에서 넘어온 회사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지금 본업이 썩 좋지는 않은 경우가 많아요. 솔브레인은 워낙 반도체 쪽에 탄탄한 회사라 예외로 치더라도, 나머지는 실적이나 주가 측면에서 매력적인 상태는 아닐 겁니다. 그 점을 잘 보고 투자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투자 판단은 여러분이 하셔야 해요. 저희는 밸류체인을 말씀드릴 뿐이고, 이런 회사가 유망하다고 단정하는 건 아닙니다.
삼성전기가 삼성전자의 유일한 공급사에서 여러 공급사 중 하나가 되는 것 같은데, 삼성전기는 FC-BGA 같은 제품으로 지금 상당히 돈을 잘 벌고 있고, 이번에 6조 8천억 원 정도의 투자 발표도 했잖아요. 맞습니다. 그럼 유리기판에서 구도가 삼성전자에게 별로 좋지 않게 바뀌는 것 같은데, 기판 사업 전체의 큰 그림으로 보면 어떻게 보세요?
지금 당장 유의미한 영향을 준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글래스 기판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는 시기는 2028~2029년쯤으로 보고 있어서, 지금 회사의 기판 산업 근원 경쟁력에 문제가 생겼다고 볼 수는 없어요. 그리고 전략적으로 앞에서 설명드렸듯이, 지금 상황에서는 냉정하게 말하면 삼성전자보다 브로드컴이나 엔비디아 같은 회사에 집중하는 게 맞습니다. 그들이 최소 2~3년 이상 이쪽 시장을 계속 리딩할 거라서, 삼성전기가 삼성전자의 여러 공급사 중 하나가 됐다고 볼 거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유리기판이라는 섹터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리딩하는 건 아니다라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맞습니다.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이고, 다음 시간에도 유리기판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지난 시간에 삼성전자가 유리 인터포저에 이어 글래스 코어 기판까지 진출한다는 단독 내용을 전해드렸는데요. 지난 안테나 시간에 우리 안 기자가 엔비디아가 유리기판 시장에 새로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자신감 없게 말했는데, 나중에 다른 데서 단독으로 나오기도 했죠. 그때는 팩트가 조금 부족해서 약하게 말했던 건데, 안테나를 열심히 보시는 분들에게는 기회가 됐을 것 같습니다.
지난달에 이야기한 내용은 결국 두께 2,000마이크로미터, 즉 2mm짜리 유리코어 기판을 굉장히 두껍게 가져가는 게 지금 엔비디아의 흐름이라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유리기판을 이렇게 두껍게 만드는 게 왜 어렵죠?
두꺼워질수록 제조가 굉장히 까다로워요. 글래스 기판을 만드는 과정은 결국 유리판을 가져와 구멍을 뚫고, 그 안을 전극으로 채우는 거죠. 두꺼운 판에 구멍을 뚫을 때도 두꺼울수록 어렵고, 유리는 두께가 늘수록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립니다. 지금 1,000마이크로미터 기준으로는 레이저로 먼저 구멍을 내고, 식각액에 담가 천천히 구멍을 키우는데 한 8~9시간 걸린다고 해요. 2,000마이크로미터가 되면 산술적으로 두 배인 16~19시간이 걸리는 거죠. 시간이 늘어나면 시간당 생산량이 떨어지고, 이를 보상하려면 장비 투자를 많이 해야 하니 제품 가격도 올라갈 수밖에 없어요. 원가적으로 굉장히 불리합니다.
또 식각액에 오래 담가두면 구멍의 모양이 왜곡되는 경향이 있어요. 빅테크들이 원하는 건 완전히 똑바로 뚫린 구멍인데, 노출 시간이 길어지면 입구 쪽이 더 많이 녹아서 구멍 직경이 커지고, 가운데는 좁아지는 모래시계 모양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면 나중에 전극을 만들었을 때 신호 무결성 같은 데 영향을 준다고 하더라고요.
도금도 마찬가지예요. 도금은 원래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인데, 두께가 두꺼워지면 시간이 더 걸리고요. 지금도 8~9시간인데 2,000마이크로미터는 거의 이틀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 정도 시간이 되면 도금액이 구멍 안쪽까지 침투해 도금이 되기 전에 입구가 막혀버리는 경우가 생기고, 그러면 안에 보이드, 즉 빈 공간이 생기게 되죠. 여러모로 문제가 많습니다.
그래서 공정 조건을 잡는 게 굉장히 중요하겠네요. 엔비디아는 개발 스케줄을 2년으로 잡았다고 하는데, 그러면 2026년 상반기에 시작해서 2028년 상반기에 완료된다는 거네요. 스케줄상으로는 그렇습니다. 엔비디아가 기판 업체들을 돌아다니며 숙제를 냈다고 해요. 2,000마이크로미터짜리를 개발해 보라는 숙제를 준 게 2026년 상반기였고, 2년 스케줄로 개발해보자고 했다고 합니다.
2,000마이크로미터 기판의 가장 큰 걸림돌은 식각과 도금인데, 반도체 웨이퍼 투입 수준의 굉장히 까다로운 공정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엔비디아가 이 문제를 모르고 있을 리는 없을 텐데, 어떤 대안을 모색하고 있나요?
엔비디아 입장은 이렇다고 해요. 누구든지 우리 칩의 성능을 유지해줄 수 있는 글래스 기판을 만들어 오기만 하면 우리가 써주겠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은연중에 힌트도 주는데, 도금이 많이 어려우면 구리핀을 써봐도 괜찮겠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해요.
구리핀이 뭐냐면, 굉장히 얇고 핀처럼 생긴 구리 조각이에요. 도금은 도금액에 담가 천천히 구리를 석출시키는 방식인데, 구리핀은 그렇게 하지 않고 바깥에서 수백만 개의 구리핀을 한꺼번에 만들어 구멍이 뚫린 유리판 위에 굴리는 거예요. 그러면 구리핀이 구멍에 쏙쏙 들어가니까 석출 시간을 기다릴 필요가 없죠. 도금 시간을 절대적으로 줄일 수 있고, 이미 만들어진 구리핀을 넣는 거라 보이드도 없고요. 이 컨셉트는 기존에도 PCB 산업에서 연구가 많이 된 건데, 몇 가지 문제는 있습니다. 그래도 그걸 극복해서 이 공정을 쓸 수 있다면 써도 좋다는 식이라고 해요.
또 구리 페이스트 공정도 여러 회사가 많이 검토하는 것으로 보아, 이것도 괜찮다는 얘기를 한 것 같아요. 구리 페이스트는 구리를 반죽 같은 상태로 만들어 유리판 위에 바른 다음, 물리적인 압력을 줘서 구멍 안으로 스며들게 하는 방식입니다.
어떤 방식이 제일 현실적으로 보이세요?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계속 도금으로 해왔기 때문에, 도금 방식이 우리나라 서플라이 체인 회사 입장에서도 좋고 검증된 기술이라 일단은 이걸로 갈 것 같아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요. 다만 2,000마이크로미터라는 큰 벽이 있으니, 안 되면 결국 구리핀이나 페이스트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바람은 도금이에요. 그게 안 되면, 최근 국내 회사들이 페이스트 방식을 많이 하고 있어서 그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유리기판을 쓰려는 업체들은 기존 기술을 가지고 따라가려는 측면이 있는데, 엔비디아는 자기가 리딩하려는 느낌이 드네요. 맞아요. 엔비디아가 1등 회사니까, 1등 회사가 요구하면 그 요구를 맞춰줄 회사가 생기고, 성공하면 엄청난 물량이 보장되니까 그런 시도를 많이 해 보는 거죠.
그동안 유리기판에 적극적이었던 회사는 브로드컴 정도로 생각했는데, 엔비디아가 들어왔어요. AI 가속기 시장을 GPU와 ASIC으로 나눠 보면 엔비디아가 GPU 쪽에서 거의 8~90%를 차지하고 있으니, 이게 유리기판 산업 전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온다고 보세요?
이제 이게 되는구나,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나겠죠. 그동안은 브로드컴이 한다고 해도 진영 안에서 큰 몫을 쥐고 있을 뿐이었고, AI 가속기 전체로 보면 아직 엔비디아가 갑이었잖아요. 그런데 엔비디아가 글래스 기판에 관심이 없다면 이게 안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었어요. 이제 엔비디아가 직접 들어와서 이걸 개발해 보라고 한다면, 이 기술이 장차 시장을 이끌 수 있겠다는 확신을 줄 수 있죠. 그래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봅니다.
그럼 주요 플레이어들이 모두 유리기판에 붙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그동안 제일 찜찜했던 게 엔비디아가 왜 유리기판에 별로 관심이 없느냐였는데, 결국 들어왔으니까요. 그런데 2년 뒤인 2028년에 TSMC가 가로세로 150mm 수준의 패키지 기판을 도입하는데, 유리기판이 면적을 키우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잖아요. 엔비디아 일정과 TSMC 일정이 맞물리는 게 우연일까요, 아니면 조율된 걸까요?
일부 조율이 있는 것 같아요. CCL 회사들에 물어보면, 플라스틱 기반 기술로 만들 수 있는 최대 면적이 어느 정도인지 묻는데요. 자신 있게 양산할 수 있는 건 120×150mm까지고, 무리하면 150×150mm도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답이 나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만난 분들은 그렇게 얘기했어요.
2028년에 이 기술이 안 되면 어떻게 할 거냐는 거죠. 지금 열심히 하고 있지만, 그게 안 됐을 때는 대안 기술이 필요하고, 엔비디아가 보기에는 결국 유리기판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TSMC와 조율이 됐는지 물으셨는데, 조율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저는 조율했을 거라고 봅니다. 둘 다 워낙 큰 회사라서, 2028년 혹은 그 이후 더 대면적화되는 패키지 기판 산업에서 글래스 기판 검증을 빨리 해둬야 하고, 플라스틱 기반이 안 될 경우 그쪽에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국내 관련 기업들이 많이 거론되고 있는데, 엔비디아가 들어왔다는 건 시장 규모가 달라진다는 거겠죠. 실제로 수혜가 가능한 회사들은 어디가 거론되고 있나요?
엔비디아가 한다고 하면, 국내 기판 회사들을 통해 조달할 거잖아요. 삼성전기든 SKC 앱솔릭스든 LG이노텍이든 이런 곳을 통해서 완제품을 수급하겠죠. 그러니 그 회사들과 협력하는 소부장 회사들을 봐야 해요. 가장 크게는 삼성전기, SKC 앱솔릭스, LG이노텍이 수혜를 볼 거고, 그 아래로 이들과 협력하는 캠트로닉스, JNTC, 태성, 피아이에스 같은 소부장 회사들도 전반적으로 좋아질 거라고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아까 말씀드렸듯이, 엔비디아가 바라는 기술 방식은 굉장히 변화무쌍하고 그동안 시도해보지 않았던 기술들이 들어올 수도 있어서, 나중에 옥석이 분명히 가려질 것 같아요. 그래서 어느 한 회사에 올인하라고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분위기는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제조업체들은 기회가 있으면 어떻게든 해내니까요. 맞습니다. 이런 내용은 우리 안석현 기자가 안테나 시간이나 이지큐포스트 콘텐츠를 통해 계속 업데이트할 테니, 유심히 지켜보시고 투자 판단에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혹시 빠뜨린 이야기가 있나요? 엔비디아의 움직임을 보면서 저는 특이하다고 느낀 게 있어요. 의외로 글래스 인터포저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글래스 코어 기판은 조달을 위해 여러 숙제를 내줬는데, 글래스 인터포저에 대해서는 딱히 과제가 나온 게 없는 것 같아요.
이건 TGV 회사들이 유리를 가공할 때 원장을 도입하는데, 인터포저를 하려면 굉장히 얇은 유리가 필요한데 그쪽에 대해서는 아예 주문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걸 보면 글래스 코어 기판이 먼저 도입되겠구나 싶어요. 우리는 그동안 글래스 인터포저가 먼저 도입될 거라고 예상했었어요. 실리콘을 글래스로 바꾸면서 코스트가 다운되니까요. 그런데 엔비디아는 완전히 다른 쪽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른 데서 물어보니, 엔비디아는 나중에 CPO와 임베디드가 될 때, 즉 CPO 기술 일부가 인터포저로 들어올 때는 글래스 인터포저를 생각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일단은…
글래스 코어 기판을 먼저 도입하고, 길게 보면 2030년 이후에는 인터포저까지 글래스로 바꿀 생각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 흐름은 옵티컬(광) 기술과 굉장히 연관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이며, 다음 시간에도 테크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지금 AI 투자는 구글, 아마존, 오라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케펙스(설비투자)로 수렴하고 있습니다. 이 다섯 곳 중 한 곳만 삐끗해도 반도체 전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메타가 남는 컴퓨팅을 임대하겠다고 했을 때, 그리고 오라클의 프리 캐시플로우가 마이너스로 빠졌을 때가 그런 사례입니다.
이렇게 한 바구니에 담긴 구조가 위험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AI의 성장성과 모멘텀은 분명 살아 있는데도, 작은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국내 시장이 크게 흔들립니다. 투자자들의 시선이 이 5대 하이퍼스케일러에 지나치게 쏠려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내 메모리 산업의 매출은 결국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케펙스 안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 시선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올바른지 의문입니다. 과거에는 맞았습니다. AI 모델 기업이 모델을 똑똑하게 만드는 학습 수요가 있었고, 작년 3~4분기부터는 추론 수요로 바뀌었는데, 모두 하이퍼스케일러의 AI 서버 안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수요가 더 다양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온프레미스 쪽 수요도 상당히 과소평가되어 있고, 써버린 AI 쪽 수요도 굉장히 큰데, 당장 칩을 조달하지 못해 구매가 이연되고 지연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시장이 이런 수요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케펙스는 매 분기 발표되고 다섯 곳만 합치면 시장 규모가 바로 나오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굉장히 좋은 도구였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 시각이 유효할지 생각하면, 이제 관점을 바꿔야 할 시점이 왔다고 봅니다.
최근 오픈AI가 새 모델을 내놓으며 관심을 받았는데, 연환산 매출 수치에 노이즈가 있었습니다. 약 700억 달러로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500억 달러 수준이었고, 시장은 이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오픈AI가 돌아가는 서버의 대부분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이고, 일부는 오라클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픈AI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은 사람들이 그만큼 AI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오픈AI 모델을 돌리는 MS 애저 서버나 오라클의 AI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고 시장이 보는 것입니다.
애플이 홈 기기를, 메타가 뮤즈 AI를 내놓았습니다. 사람들이 PC 앞에 앉아 있지 않아도 AI를 쓰고 싶어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AI 컴패니언은 기존 스마트폰 AI와 무엇이 다를까요?
지금 AI를 쓰는 방식은 보통 두 가지입니다. PC를 열어 챗봇이나 오픈클로에 직접 일을 시키거나, 스마트폰의 AI 앱을 쓰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컴퓨팅 자원에 접근하는 통로가 PC나 스마트폰이기 때문이지, AI를 꼭 그렇게 써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뮤즈 AI나 애플 홈 같은 기기는 스마트폰과 PC를 벗어난 새로운 AI 사용 통로입니다. 이런 수요는 기존에 생각했던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서버 투자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상당한 AI 반도체 수요가 생길 것으로 봅니다. 시장은 아직 이를 충분히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AI 투자를 하는 분들은 이 영역을 눈여겨볼 만합니다.
AI 컴패니언은 집에 미니 서버 수준은 아니더라도 고성능 컴퓨터를 두고, 우리 디바이스가 거기서 연산한 결과를 쓰는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꺼내서 직접 봐야 하고, PC는 앉아서 전원을 켜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AI 컴패니언은 24시간 언제든 응답을 호출할 수 있는 기기입니다. 뮤즈 같은 기기나 글래스 형태 제품이 앞으로 많이 나올 텐데, 이들이 모두 이 범주에 들어갑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보면 됩니다.
메타 뮤즈는 사용자 한 명당 8GB의 메모리가 필요하다고 하고, 페이스북은 일간 사용자의 30%인 6억 3천만 명이 약 50억 GB를 써야 한다고 합니다. 이는 스마트폰 산업 전체가 쓰는 램의 절반 수준입니다. 서비스 하나가 스마트폰 시장 절반만큼의 메모리를 쓴다는 것이 실감 나지 않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페이스북의 일일 사용자는 약 21억 명입니다. 이 중 30%인 6억 명이 뮤즈를 쓴다고 가정하고 8GB를 곱하면 약 50억 GB가 필요합니다. 6억 명이 동시에 쓰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뮤즈의 컨셉은 내가 기기를 보고 있지 않아도 백엔드에서 돌아가며 일을 대신해 준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6억 명이 동시에 쓰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 경우 메타가 준비해야 할 하드웨어 자원은 약 50억 GB이며, 스마트폰 산업이 연간 일으키는 램 수요가 약 100억 GB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입니다. 이런 수요는 그동안 없던 새로운 수요이므로, 빅테크 하이퍼스케일러가 흔들리더라도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GPU 수요도 마찬가지입니다. 100만 명당 GB200이 약 2,000개 필요하다고 보면, 6억 3천만 명이면 약 126만 개입니다. 이런 투자는 클라우드 사업자가 임대하려고 까는 인프라와 성격이 다릅니다. 기존 CSP의 인프라는 사용자가 정해져 있지 않고, 깔아놓은 뒤 다른 회사들이 빌려 쓰는 구조입니다. 반면 메타 뮤즈 같은 서비스는 목적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습니다. AI 에이전트 서비스들도 모델 회사들이 계속 내놓고 있어서, 이런 새 서비스가 하나씩 나올 때마다 새로운 AI 반도체 수요가 계속 일어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장기적으로 온디바이스 AI가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RTX 스파크는 128GB 램이 필요합니다. 일반 노트북이 16GB인 것과 비교하면 약 여덟 배입니다. AI 컴패니언 수요는 파편화되어 있어 계산하기가 매우 어렵고, 시장은 아직 이 수요를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AI 컴패니언이 일반화되면 사람들은 사생활 문제를 우려하게 될 것입니다. 생활을 계속 추적하고 그에 따라 AI 연산이 일어나기 때문에, 내 정보가 외부로 흘러가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이때 필요해지는 것이 온디바이스 AI입니다. 기기 안에서 연산이 일어나고 클라우드와 소통하지 않기 때문에 정보가 기기 안에 머뭅니다. 이런 기술은 나중에 분명히 평가받을 것입니다. 온디바이스 연산에는 대규모 GPU, NPU, 메모리가 모두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지금은 밸류에이션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금은 메모리 반도체 회사나 엔비디아의 주가를 평가할 때 5대 하이퍼스케일러 수요만 보고 매출 규모를 추정합니다. 하지만 온디바이스 AI 시장이 본격화되면 5대 하이퍼스케일러뿐 아니라 이쪽 수요도 함께 봐야 하고, 그때 이 회사들의 주가나 매출 규모가 재평가될 것입니다. 지금은 계산이 어렵습니다. 이런 수요는 말씀드린 대로 굉장히 파편화되어 있고,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케펙스처럼 매달, 매 분기 업데이트되는 지표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장은 언젠가 이를 반영할 것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트렌드를 미리 지켜봐야, 그 시대가 왔을 때 더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인프라에서 결국 AI가 엣지 디바이스로 내려오게 될 것이고, 이는 시스템과 반도체 생태계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번 방송에서 이 부분의 투자 아이디어를 많이 이야기했습니다. 월간 안테나로 꽉 채워 진행했는데,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다음 달 월간 안테나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