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한지현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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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3분기 18.8% 하락하며 주요국 최하위를 기록. 원인으로 AI 열풍 둔화, 메모리 반도체 매도, 해지펀드 레버리지 청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렁임 지목. AMD 리사수 회장 방한 예정으로 엔비디아 견제 구도. 외국인 한국주식 보유액 702조원으로 급증. 서울 부동산 20년 세후 수익률 11.6%로 코스피(6.0%) 상회, 금융세제 개선 필요 지적. 은행 예금 잔액 1000조 돌파, 고금리 적금 경쟁. 국민연금 국내주식 비중 확대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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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현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오늘은 국내 증시 얘기군요. 이 잘 나가던 코스피가 외신에게 세계 최악이라는 말까지 들었는데요. 지난 석 달간 코스피는 20%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주요국 증시 중에 최하위를 기록한 겁니다. 7월부터 9월까지 3분기 동안 코스피는 18.8% 떨어졌는데요. 같은 기간 미국 S&P 500은 오히려 2.3% 올랐습니다. 사실 코스피는 작년부터 60%나 뛰면서 대만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많이 오른 시장이었거든요. 그런데 7월 초 AI 열풍이 한풀 꺾이면서 메모리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팔자 물량이 쏟아진 겁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다 보니, 두 종목이 흔들리면 지수 전체가 휘청이는 구조입니다. 외신은 원인 중 하나로 레버리지를 꼽았습니다. 레버리지는 쉽게 말해 빌린 돈으로 몇 배를 배팅하는 거죠. 오픈AI 출신이 세운 한 헤지펀드가 한국 메모리 주에 과도하게 배팅했다가 펀드가 무너지면서 레버리지 투자 물량이 대거 청산됐습니다. 개인들이 몰린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즉 종목 하나의 하루 주가 움직임을 두 배로 따라가는 상품에도 출렁임이 커지면서 시장이 더 흔들렸다는 겁니다. 한 글로벌 운용사 투자 책임자는 이제는 적당한 수익은 기대할 수 있지만, 올해 같은 급등을 또 보는 건 절대 불가능하다고까지 말했습니다.
다만 AI 투자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그 덕을 계속 볼 거란 기대도 공존합니다.
다음 주에는 AMD 회장이 한국에 온다고요? AMD 리사 수 회장이 7개월 만에 다시 한국에 오는데요.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AMD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를 뒤쫓는 이인자죠. 오늘 8일 서울에서 리사 수 회장이 참석하는 간담회가 추진되고 있는데요. 국내 MPU 기업 대표들과 과기정통부 장관을 만날 걸로 알려졌습니다. 참고로 MPU는 AI 연산만 전문으로 처리하도록 만든 칩입니다. GPU가 이것저것 다 하는 범용 칩이라면, MPU는 AI 전용 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핵심은 AMD의 CPU, GPU와 국산 MPU를 한데 묶는 겁니다. 이걸 이기종 AI 인프라라고 하는데요. 서로 다른 종류의 칩을 한 시스템에 섞어 쓴다는 뜻입니다. 축구 팀에서 공격수, 수비수, 골키퍼가 각자 포지션을 맡아 한 팀으로 뛰는 것과 비슷합니다. AI칩 시장은 지금 엔비디아가 꽉 잡고 있죠. 그래서 AMD는 한국 기업들과 연대해 판을 넓히려는 거고, 업계에서는 결국 엔비디아 견제로 보고 있습니다.
그럼 엔비디아도 맞불을 놓습니까? 엔비디아는 삼성, SK 같은 대기업과 오랜 협력을 앞세워 오고 있는데요. 특히 젠슨 황 CEO가 최근 "한국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지난달 28일 미국 뉴욕에서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사람에게 주는 상을 받으면서 한 말인데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이 직접 가서 축하했습니다. 젠슨 황은 갤럭시 폰을 들어 보이면서 세상에서 가장 밝은 폰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습니다. AMD와 엔비디아의 신경전은 11월 서울에서 이어집니다. 엔비디아가 11월 9일부터 이틀간 코엑스에서 AI 행사를 열고, AMD도 같은 달 AI 행사를 열 계획입니다.
두 회사가 이렇게 한국에 공을 들이는 건, 한국이 파는 쪽이면서 동시에 사는 쪽이기 때문입니다. 고성능 AI는 HBM이라는 메모리가 핵심인데, 데이터를 엄청 빠르게 주고받는 이 메모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죠. 동시에 국내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를 늘리면서 AI 칩을 대거 사들이고 있어서 큰 고객이기도 합니다.
해외 투자자들 시선도 비슷합니다. 유럽권 아홉 개국 투자자들이 가진 한국 주식은 8월 말 기준 702조 원으로 1년 새 두 배 넘게 불었습니다. 주가가 오른 영향도 있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보다 더 많이 늘었습니다. 삼전닉스를 더 담고 싶어도 투자 한도에 걸려 아쉬워한 유럽 운용사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주가 성적표는 부진했지만, AI 반도체 판에서 한국의 존재감은 여전하다는 얘기입니다.
최근 20년간 세금과 기회비용을 반영한 서울 부동산의 연평균 수익률이 코스피의 두 배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자금이 부동산과 예금에 집중된 구조를 바꾸고, 혁신 기업과 첨단 산업으로 흘러가도록 하려면 금융투자 상품의 세제 경쟁력을 높이고 주식시장의 정보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오늘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자본시장연구원 개원 29년 기념 컨퍼런스에서는 혁신과 성장을 견인하는 자본시장의 생산적 금융 전환 과제가 논의됐습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홍병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팀장은 보유세, 양도세, 거래세 등 각종 세금과 기회비용을 반영해 최근 20년간 주요 자산의 세후 연평균 수익률을 비교했습니다. 분석 결과 서울 부동산이 11.6%로 가장 높았고, 전국 부동산 7.2%, 미국 S&P 500 지수 7.1%, 코스피 6.0%, 공모펀드 5.7%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대주주 양도소득세와 금융소득 종합과세 등의 영향으로 국내 금융투자 상품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낮고, 자산가일수록 해외 주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습니다. 가계 자산을 부동산에서 금융투자 상품으로 이동시키려면 부동산과 금융투자 상품, 국내와 해외 금융상품, 국내 금융상품 간 세제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금융당국도 자본시장 활성화와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금융위원장은 오랜 기간 박스권에 머물렀던 코스피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졌다고 평가하면서도, 빠른 성장에는 그림자도 따랐다고 짚었습니다. 중동발 국제유가 급등과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 등 대응해야 할 과제들이 놓여 있다며, 정부는 증시 역동성을 확충하면서도 누적된 불안 해소 등 시장의 내실을 함께 다져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주요 은행의 예금 잔액이 1,0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최근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시중 자금들이 비교적 안전한 예적금으로 돌아오는 모습입니다. 은행들도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급락세는 멈췄지만 코스피는 여전히 고점 대비 30% 가까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반도체 랠리가 꺾이고 변동성도 크다 보니 지친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은행 예적금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실제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들어 100조 원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지난 6월 698조 7천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640조 원대까지 급격히 줄었습니다. 반면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27일 기준 1,960조 원으로 올초보다 7% 가까이 늘었습니다.
은행들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올초 연 2.84%에서 지난달 3.48%까지 오른 것도 증시에서 은행으로 자금이 돌아오는 역머니무브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한 번 더 금리가 오를 수도 있다고 보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시중금리에 선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은행들은 두 자릿수 고금리 적금 특판 상품까지 내놓으며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최고 금리는 대부분 7~9% 수준이고, 최대 12% 상품도 나왔습니다. 다만 최고 금리를 적용받으려면 신용카드 실적 등 각종 우대 조건을 채워야 하고, 가입 가능 금액도 제한적인 만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는 증시가 급등할 때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린 것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야당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차익 실현의 기회만 만들어 줬다며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국민연금 측은 어디까지나 결과론적인 해석이라고 맞섰습니다.
국민연금이 최근 공개한 기금운용 수익률은 7월 말 기준 14.84%입니다. 6월 말 27.2%에 비해 한 달 새 12%포인트 넘게 빠진 겁니다. 국내 증시 하락으로 국내 주식 수익률이 6월 말 107.37%에서 7월 말 60.11%로 떨어진 것이 주원인이었습니다. 7월 말 코스피 종가는 6,500선으로, 6,000포인트를 간신히 사수한 오늘 종가보다 높았습니다. 현재 수익률은 더 떨어졌을 수 있습니다.
야당은 지난 1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이 이미 목표치를 넘었는데도 팔지 않고, 즉 리밸런싱을 하지 않고 5월에 오히려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린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주식을 현금화해 국민 노후자금을 더 확보했어야 하는데, 비정상적인 주가 급등을 부추겨 외국인들에게만 고점 매도 기회를 줬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측은 만약 리밸런싱을 유예했다면 하루에 8천억 원 정도를 매도해야 했을 것이고, 시장에 심각한 충격을 줬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연금이 정권의 증시 부양에 동원된 것 아니냐는 공방도 벌어졌습니다. 국민의 노후자금을 정치 도구로 삼았다는 비판과 함께, 국내 주식 비중 확대 관련 정부의 주문 사항이 그대로 통과된 것은 경험해 본 적이 없다는 반박도 나왔습니다. 국민의힘은 리밸런싱을 유예하고 국내 주식 비중을 높일 당시 회의록을 공개하라고 압박했지만, 민주당과 공단 측은 국민연금법에 따라 4년 뒤 공개가 원칙이라고 맞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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