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영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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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관(연기금·증권사)의 대량 매도로 코스피가 약세, 공매도 금지가 기관 리스크 관리와 풋옵션 활용을 막아 오히려 매도 부메랑이 됐다고 진단. 수출은 1평균 기준 2.2% 증가로 기대에 못 미치지만 코스피와 상관계수 0.86으로 저평가 반등 가능성 언급. 3~4월까지는 한국 증시에 부정적 전망. 미국 주가는 경제지표 대비 10~20% 고평가로 99년 수준이며 3~4월 고점 가능성, AI 생산성 효과는 IT 혁명 수준이 아니라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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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나라에서 고객 예탁금이 증시에서 조금 줄어든 상황입니다. 동학개미는 사라지고 원전 개미들이 늘고 있죠. 최근 우리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서 어제까지 3조 4천억 원을 순매수했습니다. 외국인도 3조 원 넘게 순매수했고,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보면 누가 팔았느냐? 기관입니다. 기관이 6조 5천억 원을 팔아버렸어요. 기관 중에서는 연기금이 팔았고, 특히 증권사 같은 금융투자회사들이 많이 팔았습니다.
왜 이렇게 많이 팔았을까요? 제가 증권사에서 리서치센터장을 했으니 현업에 있는 자산운용사 대표들과 통화를 해 봤습니다. 다 후배들이에요. 그런데 작년 11월과 12월에 기관들이 주식을 많이 샀습니다. 그런데 그 두 달 동안 주가가 많이 올랐어요. 10월에 많이 떨어졌다가 11월에는 한 달 동안 14% 올랐고, 12월에도 4% 가까이 올랐습니다. 그러니 작년 11월, 12월에 사들인 주식이 수익을 내자 이익 실현을 한 겁니다. 비중 조절을 한 거죠.
일부 자산운용사 대표는 이런 이야기도 했습니다. 공매도 금지 때문이라는 겁니다. 공매도가 가능했다면 나쁜 주식을 골라 팔아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었을 텐데, 공매도가 금지되니 풋옵션을 사야 했고, 그러다 보니 좋은 주식까지 팔아야 했다는 거예요.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도,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운용사 입장에서는 1년 수익률이 성과급과 직결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익이 났다면 좋은 회사 주식이라도 팔 수밖에 없었던 거죠. 그렇게 해서 기관이 어제까지 6조 5천억 원을 팔아버린 겁니다.
그 결과 올해 우리 주가가 가장 많이 떨어졌습니다. 공매도를 금지한 조치가 오히려 부메랑이 된 셈입니다. 시장을 댐으로 어설프게 막으면 안 된다는 교훈입니다. 물이 역류해 넘쳐 버리듯이, 규제로 막은 자금이 다시 쏟아져 나온 겁니다. 올 1월에도 그런 효과가 나타났고, 기관이든 외국인이든 한국 시장에서는 수익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자금이 다른 나라로 빠져나갔습니다.
최근에는 기관이 순매수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고객예탁금은 거의 정체 상태지만, 주식형 펀드로 조금씩 자금이 들어오고 있어요. 현재 122조 원 안팎입니다. 채권형 펀드는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데, 금리가 떨어지면서 채권 투자로 이익이 나기 때문입니다. 주식형 펀드는 아주 서서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MMF(머니마켓펀드)로 들어간 돈도 큽니다. 최근 200조 원 가까이로 늘었고, 50조 원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이 돈은 수익률이 높은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는 단기 자금입니다. 지금 MMF 금리는 2~3% 정도인데,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지켜보다가 총선 같은 변수를 보고 움직일 가능성이 큽니다. 은행 예금 금리도 많아야 3% 정도로 낮아졌기 때문에 은행으로 가던 돈도 줄었습니다. 이 단기 자금이 증시로 가면 증시가 오르고, 경기 침체가 올 것 같으면 채권으로 가서 채권 가격이 오를 겁니다.
올해 우리 주가는 지난 주말까지 중국, 홍콩보다 더 많이 떨어졌습니다. 기관 매도도 있었지만, 수출 증가율이 당초 기대만큼 늘지 않은 것도 원인입니다. 저는 올해 수출이 꽤 증가할 것으로 보지만, 1월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습니다. 작년에도 좋지 않았죠. 물론 월말까지 가면 15% 이상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작년에는 설 연휴가 1월에 있었고 올해는 2월에 있어서, 올해 조업일수가 작년보다 2.5일 정도 많습니다. 그러니 조업일수를 뺀 일평균 수출금액을 봐야 합니다. 이를 보면 20일까지 달러 기준으로 2.2% 증가했습니다. 생각보다 수출이 많이 늘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일평균 수출금액은 관세청이 10일과 20일 단위로 발표합니다. 우리나라만 이렇게 빨리 발표하는데, 박정희 대통령 시절 수출 드라이브를 걸면서 시작된 전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관세청 직원들은 매월 1일 통계를 발표하기 위해 30일 밤새 일하기도 한다고 하더군요. 이 일평균 수출금액은 우리 증시와 상관관계가 높습니다. 코스피와의 상관계수가 0.86이나 됩니다. 수출 증가율은 미미하지만, 코스피가 이미 많이 떨어져 저평가 상태이기 때문에 반등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다만 3~4월까지는 그리 좋지 않다고 전망합니다. 미국 주가는 거품으로 보입니다. 명목 GDP나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용, M2 같은 유동성 지표에 비해 10%에서 많게는 20% 정도 고평가되어 있어요. 그래서 조만간 미국 주가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미국 주가가 떨어지면 우리 주가도 다시 한 번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 증시의 고점은 3~4월쯤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 미국 S&P500 기업의 이익 증가율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최근 미국 기업 실적 발표도 예상보다 좋지 않습니다. 시장 컨센서스는 작년 4분기 S&P500 기업 이익이 전년보다 1.4% 감소할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도 주가는 계속 올랐습니다. 특히 매그니피센트 7 같은 대형 기술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 단기적으로 거품이 낀 것 같습니다.
미국 시장에서도 양극화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립니다. 제이미 다이먼 회장처럼 거품이라는 시각도 있고, AI 관련 기술 기업들의 강세가 계속되고 연관 기업까지 30~40% 더 오를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지금이 거의 정점 수준입니다. 1995년에서 1999년까지 미국 주가가 엄청 올랐던 IT 혁명기와 비교해 보면, 지금 주가 고평가 정도는 1999년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IT 혁명으로 생산성이 크게 올라 고성장과 저물가가 동시에 가능했습니다. 1996년에서 2007년 사이 미국 생산성은 연평균 2.6% 성장했고, 1980년에서 1995년에는 1.5%였습니다. 지금 AI가 그 정도의 생산성 혁명을 가져올지는 아직 의문입니다. 최근 미국 생산성 증가율은 1.6% 안팎에 머물러 있습니다.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AI가 당시 IT 혁명만큼의 효과를 낼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부작용도 클 수 있고, AI 때문에 인력 구조조정이 크게 일어나는 분야도 생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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