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세익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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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고용보고서 이후 긴축 우려 완화. 과거 금리인상기(2000년 닷컴, 2008년 금융위기)와 달리 현재는 구조적 약세장 요인(과도한 거품·구조적 부실)이 적어 하드랜딩 가능성 낮음. 닷컴·2008은 구조적 약세장이었으나 2022년은 이벤트 드리븐 약세장으로 판단. 매그니피센트7 등 실적 양호, S&P500 PER 약 18배로 거품 제한적. 알트코인 거품은 이미 꺼졌다고 봄. 상업용 부동산(특히 PF)은 구조적 약세로 우려. 차화정보다 데이터센터·반도체 중심 '반도체 장세'를 선호하며, 중국 유동성 확대와 하이테크 드라이브 수혜 기대. 자동차는 엔화 약세와 인센티브 재증가로 당분간 중립·관망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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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익 전무님께 드리는 질문입니다. 금요일 고용 보고서로 연준(FED)의 긴축에 대한 걱정은 일단 줄어든 것 같습니다. 이제 시장은 침체가 올지, 연착륙이나 경착륙이 될지에 따라 반응할 것 같은데,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큰 그림을 그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년 상반기에 침체가 온다거나, 침체가 오기 전에는 주식이 바닥을 찍은 적이 없다는 식의 비관론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상당히 중요한 질문입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도 이미 꽤 오래됐고, 경착륙이든 연착륙이든 결국 경기를 식히려고 금리를 많이 올린 것이니까요.
말 그대로 경기를 "워워" 진정시키는 것인데, 과거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닷컴 버블 때도 연준이 금리를 6.5%까지 올렸고, 그 뒤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2000년과 2001년에 시장이 크게 무너졌습니다. 두 번째로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렸던 때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인데, 17번에 걸쳐 0.25%포인트씩 올렸고, 지금처럼 5.25%까지 올렸습니다. 그 뒤 2008년에 글로벌 금융위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졌습니다. 이런 과거 때문에 우리가 겁을 내는 것입니다. 연준이 금리를 왕창 올리면 반드시 하드 랜딩이 온다는 기억이 있으니, 2022년 말과 2023년 초에도 시장이 망가진다, 박살 난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2000년 닷컴 버블 붕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모두 구조적 약세장이었습니다. 로버트 실러 교수는 베어마켓에 세 가지 유형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첫째는 구조적 약세장, 둘째는 이벤트에 의한 약세장, 셋째는 경기순환적 약세장입니다. 이 세 가지 유형을 구분하는 개념이 없으면, 주가가 조금 빠질 때마다 2000년이나 2008년 같은 상황이 오지 않을까 겁을 먹게 됩니다.
코로나 때도 시장이 많이 빠졌는데, 그때 골드만삭스가 "베어마켓 에센셜"이라는 리포트에서 실러 교수의 세 가지 유형을 근거로 이번 하락장은 이벤트 드리븐 약세장이라고 진단했고, 여기서 매수를 권했습니다. 그렇다면 2022년의 약세장은 어떤 유형일까요? 연준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위적으로 올렸습니다. 그런데 실업률은 어땠습니까?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였고, 미국 고용시장은 아주 좋았습니다. 경기가 아주 나쁠 것이라 예상했지만 GDP는 4.9%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2022년에서 2023년 초의 약세장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요? 연준이 의도적으로 금리를 0.25%, 0.5%, 0.75%씩 올리면서 억지로 시장을 찍어 누른 이벤트 드리븐 약세장이었던 것입니다. 시장은 잠시 빠졌다가 금방 다시 올라왔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경기가 나쁘지 않았고, 기업 실적이 우리가 걱정했던 것보다 좋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이 이어졌고, 2023년에 들어와서 실적 발표 때마다 S&P500 기업들의 서프라이즈 비율이 78% 이상으로 나왔습니다.
그러니 지금의 약세장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2001년처럼 박살 날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은 장단기 금리차 그래프를 보고, 그때도 금리 수준이 높았다는 점을 근거로 듭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2000년 닷컴 버블과 2008년 금융위기가 구조적 약세장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구조적 약세장이라면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고,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약세장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 구조적 문제가 무엇이었을까요? 닷컴 버블 시절에는 수익이 나지 않았습니다. 온라인 세상이 온다고 해서 여러 기업이 뚝딱뚝딱 만들어 내기는 했지만, 온라인 속도는 아주 느렸고, 투자는 많이 하는데 기업이 어떻게 생존하고 옥석이 가려질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온라인 세상이 온다는 기대감에 주가만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나스닥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70배에 이르렀고, S&P500도 44배까지 올랐습니다. 이 거품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제거되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었던 것입니다.
2007년에서 2008년의 서브프라임 사태도 마찬가지입니다. 집값 거품이 있었는데, 그 거품이 어디서 생겼을까요? 단순히 집값이 올랐기 때문이 아니라, 누가 샀느냐가 문제였습니다. 빅쇼트 같은 영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대출금과 이자를 갚을 능력이 안 되는 사람에게도 대출을 받게 해서 집을 사게 만들었습니다. 프라임 등급은 괜찮았지만, 그 바로 아래 서브프라임 등급의 거품이 터진 것입니다. 월스트리트는 이를 가지고 파생상품인 CDO, CDS 같은 것을 만들어 돈잔치를 벌였고, 고금리로 인해 그 거품이 꺼졌습니다.
최근에도 하드 랜딩이 온다는 말이 나오는데, 그렇다면 지금 거품은 어디에 있을까요? 주식시장의 S&P500 PER은 지금 18배 수준입니다. 거품이라고 부르기에는 애매합니다. 게다가 실적이 아주 좋습니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 종목을 보면, 닷컴 버블 때 날아갔던 종목들과 달리 수익이 나지 않던 회사들이 아닙니다. 애플은 우리나라 코스닥, 코스피 전체보다 시가총액이 훨씬 크지만 PER은 겨우 20배 정도입니다. 엔비디아도 많이 올랐지만 이익이 엄청나게 늘면서 PER은 30~40배로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이런 식의 거품이 없기 때문에 하드 랜딩이 오기 힘들다고 봅니다.
물론 연준이 금리를 7~8%까지 올려 중립금리보다 훨씬 높게 유지한다면 하드 랜딩이 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준의 목표는 완전고용과 물가 안정이지, 주가지수를 박살 내는 것이 절대 목적이 아닙니다. 지수가 박살 나면 연준은 금리를 낮추고 유동성을 풀어 지수를 다시 끌어올리는, 이른바 "연준 풋(Fed Put)"을 발동합니다. 그러니 금리가 7%까지 간다는 가정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수준의 금리에서 어디에 거품이 꺼질지만 생각하면 됩니다.
작년에 제가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어디의 거품이 꺼질지 생각했을 때, 가상화폐 쪽이 아닐까 여러 번 얘기했습니다. 알트코인 같은 것들은 정말 이해가 안 됐습니다. 기업은 IPO를 하고 코인은 ICO를 하는데, ICO를 한 코인들을 들여다보면 도대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어떻게 코인이라는 것을 만들어 그냥 올리기만 하면 저절로 500억, 1,000억 원이 생기는지 의문이었습니다. 이번 고금리 국면에서 알트코인 몇 개는 많이 사라졌습니다. 알트코인의 거품은 이번에 꺼졌지만, 주식시장의 하드 랜딩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쪽에 투자한 사람들은 타격을 받았겠지만, 제 주변을 보면 돈 많은 사람이 코인 투자로 망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대신 저를 찾아왔던 20대 혈기 왕성한 동생들이 코인 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봤습니다. 전무님은 싫어하시겠지만 저는 코인에 투자했습니다, 나중에 두고 보세요 하던 두 청년이 둘 다 손실을 입었습니다. 전무님께 죄송하다고, 제가 거들었다고 말하더군요. 제가 그들에게 젊은 나이에 몇천만 원을 잃은 것은 정말 좋은 경험이라고 말했습니다. 몇천만 원은 반성하는 의미로 3D 업종에 가서 열심히 일해 다시 모으라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알트코인 쪽에서는 구조조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글로벌 큰손이나 돈 많은 사람들이 거기서 큰 손실을 봤다면 하드 랜딩이 올 수도 있었겠지만, 제 주변에서는 그런 조짐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하드 랜딩은 오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 구조적 문제에 직면한 업종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상업용 부동산입니다. 제가 보기에 상업용 부동산은 구조적 약세장이고, 이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전자상거래가 계속 발달하고 있고, 꼭 오프라인에 사무실이 있어야 할 필요도 줄었습니다. 공유오피스도 생겼지만, 위워크 같은 기업이 파산하는 등 공실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업용 부동산은 구조적 침체 상태입니다.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쪽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 부분만 신경 쓰면 되고, 전체적으로 크게 경착륙이 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 질문과 맞물려 "차화정 장세는 이제 다시 오지 않나요?"라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차화정은 자동차, 화학, 정유를 말합니다. 2009년부터 10년 넘게 차화정 장세가 이어졌는데, 그때는 중국이 4조 위안, 우리 돈으로 약 700조 원을 풀었습니다. 당시 중국은 화학, 정유에 대한 투자가 아직 포화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지금은 데이터센터에 어마어마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예전과 달라진 점은 플랫폼의 성격입니다. 온라인 세상이 오기 전에는 물건을 사려면 백화점에 가야 했고, 판매자는 백화점, 마트, 아웃렛에 물건을 갖다 주었습니다. 이것이 플랫폼의 역할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이 줄고, 쿠팡이나 아마존, 알리익스프레스로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화학, 철강 기업이 백화점을 짓지 않고,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입니다. 제가 내년까지 반도체 섹터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차화정 장세가 아니라 반도체 장세가 올 것이라 예상이 됩니다. 물론 제가 2020년 코로나 때 하반기에 세미 차화정 장세가 올 수 있다고 말씀드렸고, 그때 금호석유, 송원산업까지 언급했었습니다. 이번에도 세미 차화정 장세는 있을 것으로 봅니다. 중국이 PPI를 올리고 있고, 경기 부양책으로 돈을 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중국도 하이테크 쪽으로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오프라인 비즈니스 중심의 장세와는 다를 것입니다.
마크 파버가 쓴 책 『내일의 금액』에도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그 책이 나온 지 벌써 20년이 넘었는데, 글로벌 유동성의 수도꼭지를 여는 것은 연준이 하는 일이지만, 그 돈이 어디로 흘러갈지는 시장이 결정한다고 쓰여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라 정부가 어느 정도 개입할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화학 장세가 이번에 반등할 것 같지만, 결국 작은 화정 장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차는 어떨까요? 작년에는 반도체 부족 때문에 차를 사려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올해는 자동차 반도체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잘 팔렸을까요? 그런데 최근 현대기아차가 미국 딜러에게 주는 인센티브를 보면, 인센티브가 2달러 정도였다가 줄 필요도 없게 되어 거의 700~500달러씩 떨어졌습니다. 그러다 최근 인센티브가 다시 쭉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것만 봐도 자동차 판매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엔화가 약세입니다. 엔화가 약세가 되면 일본 자동차 가격이 싸집니다. 이럴 때는 자동차 주식은 관망하는 것이 좋습니다. 3개월 전부터 엔화 대비 원화가 100엔당 1,000원 선이 깨지는 것을 보면서, 자동차는 당분간 중립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장 안에 있다 보면 자꾸 시야가 좁아집니다. 이런 거시적인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떤 방향으로 투자해야 할지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좋을 것입니다. 특히 상가 투자가 구조적 약세에 있다는 이야기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던 관점이라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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