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경제이야기꾼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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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반도체 영업이익 세계 1위권이지만 주가수익비율이 엔비디아 대비 크게 낮다. 저평가 이유로 메모리 경기 사이클 불확실성, 디램 가격 상승폭 둔화, 원화 강세에 따른 환산이익 감소, HBM4·파운드리 검증 미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꼽는다. 증권사 목표가는 엇갈리며(유안타 63만원, 키움 35만원), 마이크론 실적·삼성 3분기 잠정실적·HBM4 공급 확대를 체크포인트로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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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회사가 석 달 동안 반도체로만 89조 2천억 원을 벌었습니다. 하루에 1조 원 가까이 번 셈입니다. 지난 7월 이 숫자가 발표되던 날, 세계 반도체 회사 가운데 이보다 많이 번 곳은 없었습니다. 엔비디아도 넘어섰죠. 바로 우리 삼성전자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습니다. 주식 시장이 매기는 몸값은 세계 큰 반도체 회사들 가운데 가장 싼 편입니다. 앞으로 1년 동안 벌 돈과 비교하면, 엔비디아 주가는 이익의 20배 안팎인데 삼성전자는 다섯 배 안팎입니다. 쉽게 말해 똑같이 돈을 잘 버는 가게인데, 한쪽은 20년 치 이익을 쳐서 사고 다른 쪽은 5년 치만 쳐 준다는 겁니다. 엔비디아보다 네 배나 싸게 팔리고 있는 셈이죠.
돈은 가장 많이 버는데 값은 가장 쌉니다. 시장이 잘못 본 걸까요,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이유가 따로 있는 걸까요? 오늘은 삼성전자가 이렇게 싸게 평가받는 이유를 다섯 가지로 나눠 풀어 보겠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기회인지 함정인지, 지금 삼성전자를 들고 계신 분이나 살까 고민하시는 분이 꼭 아셔야 할 내용까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영상이 도움이 되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배추농사로 생각해 보시죠. 어느 해 배추값이 금값이 됩니다. 한 포기에 만 원을 넘깁니다. 그러면 이듬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너도나도 배추를 심습니다. 고추 밭도 배추로 바꾸죠. 그리고 가을에 배추가 쏟아져 나오면서 값이 폭락합니다.
삼성전자가 만드는 메모리 반도체가 딱 이런 물건입니다. 값이 오르면 회사마다 공장을 늘리고, 몇 년 뒤 물건이 넘쳐나면 값이 곤두박질칩니다. 그래서 증권가는 메모리를 경기를 타는 업종이라고 부릅니다. 지난 25년 동안 메모리 호황은 여러 번 왔고, 그때마다 끝은 비슷했습니다. 물건이 남아돌고 값이 40~60%까지 떨어지면서 호황이 끝났죠.
가장 무서웠던 건 2000년대 후반입니다. 디램 값이 곤두박질치는데도 회사들이 공장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먼저 손을 드는 쪽이 지는 이른바 치킨 게임이었죠. 그 끝에 2009년 1월 독일의 디램 회사 키몬다가 파산했습니다. 3년 뒤인 2012년에는 일본의 엘피다까지 무너졌습니다. 삼성전자는 그 싸움에서 살아남았지만, 투자자들은 그때를 잊지 않았습니다. 메모리 호황이 끝나면 얼마나 춥고 긴 겨울이 오는지 똑똑히 봤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올해 2분기 디램 값은 석 달 만에 45~50% 가까이 뛰었습니다. 역사에 남을 만한 호황입니다. 시장은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 묻고 있습니다. "이 잔치가 언제 끝나지?" 증권가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시점은 2028년 무렵입니다.
여기서 주가가 싸 보이는 비밀이 나옵니다. 주가가 이익의 몇 배인지 따질 때는 보통 앞으로 1년 동안 벌 돈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그런데 투자자들이 속으로 "올해가 꼭대기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올해 이익에 높은 값을 쳐 주지 않습니다. 내년, 내후년에는 이만큼 못 벌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익이 가장 많을 때 오히려 주가는 이익에 비해 가장 싸 보이는 일이 벌어집니다. 삼성전자의 다섯 배라는 숫자에는 바로 이 걱정이 녹아 있습니다.
물론 반대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번엔 다르다"는 주장이죠. 근거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장기 계약입니다. 큰손 고객들이 몇 년 치 물량을 미리 계약해 두면서, 값이 한꺼번에 무너질 위험이 예전보다 줄었다는 겁니다. 또 하나는 기다리는 줄입니다. 삼성전자의 서버용 디램은 주문하고 받기까지 52주, 꼬박 1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평소에는 6주면 받던 물건입니다. 그래도 시장은 쉽게 믿지 않습니다. 지난 25년 동안 "이번엔 다르다"는 말이 나올 때마다 결국 같은 결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삼성전자가 싼 첫 번째 이유는 지금 버는 돈이 아니라 이 호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값이 오르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겁니다. 값이 떨어지는 게 아닙니다. 여전히 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게 문제가 될까요?
아파트 값으로 생각해 보면 쉽습니다. 작년에 1억 원이 오른 아파트가 올해는 3천만 원 올랐습니다. 값은 분명 올랐습니다. 그런데 동네 분위기는 어떨까요? "이제 꼭지 아니야?" 하는 말이 돌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값 자체보다 오르는 기세를 보고 움직이니까요. 주식 시장은 이 기세에 훨씬 더 예민합니다.
지금 디램 값이 딱 그런 모습입니다. 숫자로 보겠습니다. 올해 2분기 디램 계약 가격은 석 달 만에 45~50% 뛰었습니다. 그런데 3분기 서버용 디램은 13~18% 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계 반도체 가격을 조사하는 트렌드포스의 예상입니다. 여전히 오르지만, 오르는 폭이 확 줄어든 겁니다.
8월 가격을 봐도 비슷합니다. PC용 디램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습니다. 그런데 기사에는 "오르는 폭이 줄었으니 꼭지 아니냐"는 걱정이 먼저 실렸습니다. 최고치를 찍었는데도 걱정이 먼저 나온 겁니다.
증권사 숫자도 바로 움직였습니다. 키움증권은 범용 디램 가격이 20% 오를 거라던 전망을 12%로 낮췄습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122조 원에서 107조 원으로 15조 원 깎았습니다.
왜 오름세가 느려졌을까요? 앞에서 말씀드린 장기 계약이 여기서는 반대로 작용합니다. 큰손 고객들과 몇 년 치 값을 미리 정해 두다 보니, 값이 무너질 위험은 줄었지만 한꺼번에 크게 올릴 수도 없게 된 겁니다. 안전벨트가 떨어지는 것을 막아 주지만, 크게 뛰어오르는 것도 붙잡는 셈이죠.
그렇다고 나쁜 소식만 있는 건 아닙니다. 요즘 새로 뜨는 말 중에 에이전틱 AI라는 게 있습니다. 사람이 하나하나 시키지 않아도 AI가 알아서 일을 처리하는 비서 같은 AI를 말합니다. 이런 AI가 퍼질수록 컴퓨터의 두뇌인 CPU가 훨씬 많이 필요해집니다. 미국 반도체 회사 AMD는 서버용 CPU 시장이 해마다 18%씩 클 거라던 전망을 35% 넘게로 올려 잡았습니다. CPU가 늘면 그 옆에 붙는 메모리도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AI용 CPU 한 대에는 보통 컴퓨터보다 최대 네 배 많은 디램이 들어간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결국 시장은 두 가지 그림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오름세가 꺾이는 신호를 볼 것이냐, 새로 커지는 수요를 볼 것이냐. 지금까지는 꺾이는 신호 쪽으로 저울이 조금 더 기울어 있고, 그게 삼성전자 주가를 누르는 두 번째 이유입니다.
세 번째 이유는 환율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원화가 너무 빨리 강해졌다는 겁니다.
미국에 사는 자녀가 매달 용돈으로 1,000달러를 보내 준다고 해 보겠습니다. 지난 6월 말 환율은 1달러에 1,549원이었습니다. 1,000달러를 바꾸면 154만 9천 원이 손에 들어왔죠. 그런데 9월 22일 환율은 1,358원입니다. 똑같이 1,000달러를 보내 줘도 이제는 135만 8천 원밖에 안 됩니다. 자녀는 한 푼도 덜 보내지 않았는데, 우리 손에 들어오는 돈이 석 달 만에 19만 원 넘게 줄어든 겁니다.
삼성전자가 지금 딱 이 처지입니다. 반도체는 대부분 달러로 팝니다. 미국 빅테크 회사들에게 달러를 받아 원화로 바꿔서 장부에 적습니다. 그러니 똑같은 개수를 똑같은 값에 팔아도, 환율이 떨어지면 원화로 찍히는 이익이 줄어듭니다.
얼마나 줄어들까요? 미국 투자은행 씨티는 원화가 강해진 것만으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약 5조 원 줄어든다고 계산했습니다. 그러면서 3분기 전망을 115조 5천억 원에서 104조 1천억 원으로 낮췄습니다. 장사는 잘됐는데, 환율 때문에 5조 원이 사라지는 셈입니다. SK하이닉스도 사정이 같습니다. 씨티는 하이닉스의 3분기 전망도 76조 7천억 원에서 74조 원으로 낮췄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키움증권이 삼성전자 전망을 15조 원 깎을 때도, 이유로 든 것이 디램 가격과 함께 바로 환율 급락이었습니다.
환율이 얼마나 빨리 움직였는지도 보셔야 합니다. 올해 2분기 평균 환율은 1,500원이었습니다. 석 달 평균이 1,500원을 넘은 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8년 만이었죠. 6월 초에는 1,400원 중반까지 올라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석 달 만에 200원 넘게 떨어져 1,350원대로 내려왔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13% 가까이 움직인 겁니다. 환율이 이렇게 빨리 움직이면 회사도 증권사도 이익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주식 시장은 무엇보다 가늠이 안 되는 걸 싫어하죠.
물론 환율이 떨어져서 좋은 점도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장비나 원료 일부를 달러로 사 오는데, 그 값이 싸집니다. 또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화가 강해질수록 한국 주식을 들고 있는 게 유리해집니다. 주가가 그대로여도 달러로 바꿨을 때 돈이 늘어나니까요. 하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건 줄어드는 이익입니다.
돈은 잘 버는데, 벌어들인 달러의 값이 떨어지고 있다. 이게 삼성전자가 싼 세 번째 이유입니다.
네 번째 이유는 아직 증명이 끝나지 않은 숙제가 두 개 남아 있다는 겁니다. 하나는 HBM, 또 하나는 파운드리입니다.
먼저 HBM입니다. 이름은 어렵지만 쉽게 말하면 AI 전용 고급 메모리입니다. 메모리 칩을 아파트처럼 여러 층으로 높이 쌓아서 한꺼번에 엄청난 양의 정보를 주고받게 만든 제품입니다. 엔비디아의 AI 칩 옆에 꼭 붙어 다니는 짝꿍이죠. 일반 메모리보다 훨씬 비싸게 팔리고, 경기도 상대적으로 덜 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문제는 이 시장의 주인공이 그동안 삼성전자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작년 이맘때 세계 HBM 시장의 64%를 SK하이닉스가 쥐고 있었습니다. 엔비디아에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납품한 회사가 하이닉스였죠.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품질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한동안 애를 먹었습니다. 메모리 세계 1위 회사가 가장 비싼 메모리 시장에서는 뒤처져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차세대 제품인 HBM4를 업계에서 처음으로 양산해 출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1%였던 삼성의 HBM 점유율은 2분기에 33%까지 올라왔습니다. 같은 기간 하이닉스는 50%로 내려왔습니다. 엔비디아도 자기 AI 칩에 삼성, 하이닉스, 마이크론 세 회사의 HBM4가 모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그럼 이제 된 걸까요? 시장은 아직 고개를 끄덕이지 않습니다. 지금 HBM 매출의 대부분은 아직 한 세대 전 제품에서 나오고, HBM4가 본격적으로 팔리는 건 올해 하반기부터이기 때문입니다. 한번 성적이 오른 건 확인했지만, 이게 반짝인지 실력인지는 몇 분기 더 지켜보겠다는 거죠.
두 번째 숙제는 파운드리입니다. 파운드리는 다른 회사가 설계한 반도체를 대신 만들어 주는 주문 제작 공장입니다. 이 분야의 절대 강자는 대만의 TSMC입니다. 삼성전자도 오랫동안 도전해 왔지만 긴 적자에 시달렸습니다.
희망적인 소식도 있습니다. 테슬라가 자율주행 칩을 삼성에 맡기면서 약 23조 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습니다. 삼성은 파운드리 흑자 전환 목표를 2027년에서 올해로 앞당겼다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가장 앞선 나노 공정에서 좋은 제품이 나오는 비율, 이른바 수율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습니다.
증권가가 말하는 삼성전자 재평가의 조건은 결국 이 두 가지로 모입니다. HBM4를 얼마나 많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파느냐, 그리고 파운드리에서 큰 고객을 더 데려오느냐. 숙제 검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제값을 다 쳐 주지 않겠다는 것, 이것이 네 번째 이유입니다.
다섯 번째 이유는 조금 억울한 이야기입니다. 한국 회사라서 받는 할인,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입니다.
이게 정말 있는지 선명하게 보여 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지난 7월 10일 SK하이닉스 주식이 미국 나스닥에도 올라갔습니다. 정확히는 하이닉스 주식을 바탕으로 만든 미국용 증서인데, 들고 있으면 하이닉스 주식을 가진 것과 거의 같은 권리를 누립니다. 같은 회사, 같은 이익을 나눠 받는 주식입니다. 그런데 값이 다릅니다. 9월 21일 기준으로 뉴욕에서 사는 하이닉스가 서울에서 사는 하이닉스보다 38.9%나 비쌌습니다. 서울에서 만 원 하는 물건을 뉴욕에서는 1만 3,890원을 주고 사는 겁니다. 대만의 TSMC도 미국에 같은 방식으로 올라가 있는데, 그쪽 웃돈은 평균 12% 남짓입니다. 한국 회사만 유독 서울에서 싸게 팔리고 있다는 뜻이죠.
왜 서울에서는 제값을 못 받을까요? 외국 투자자들이 꼽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롤러코스터 같은 시장입니다. 올해 7월 코스피는 한 달 동안 22% 넘게 떨어졌습니다. 주요국 증시 가운데 하락률 1위였습니다. 그러다 7월 31일에는 하루에만 17.91%가 올랐습니다. 역대 최대 상승폭이었죠. 오를 때도 내릴 때도 너무 크게 움직이니, 큰돈을 굴리는 사람들은 그만큼 위험 값을 떼고 사려고 합니다.
둘째는 원화입니다. 앞에서 보셨듯이 석 달 만에 환율이 200원 넘게 움직였습니다. 외국인에게는 주가가 올라도 환율이 반대로 가면 손해가 날 수 있는 시장입니다.
셋째는 정치와 안보입니다. 미국 투자 정보 사이트 인베스팅닷컴은 삼성전자를 분석하면서 한국 특유의 정치 위험을 할인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분단이라는 지정학적 위험도 늘 따라붙고요.
여기에 하나가 더 있습니다. 지금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두 회사가 시가총액의 절반 안팎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 바구니에 달걀이 너무 몰려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 국민연금 같은 큰손들은 비중을 맞추려고 오히려 이 두 회사를 팔아야 할 때가 생깁니다. 실제로 지난 7월 국민연금이 비중 조절을 다시 시작하자, 첫 4개월 동안 연기금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이 삼성전자였습니다.
이 모든 것이 쌓인 결과가 숫자로 나옵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는 회사들 가운데 이익에 비해 주가가 가장 싼 회사가 삼성전자입니다. 회사가 못 나서가 아니라, 한국 시장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덜 받는 것. 이것이 다섯 번째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싼 다섯 가지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첫째, 메모리 호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두려움. 둘째, 값은 오르지만 오르는 기세가 약해졌다는 것. 셋째, 원화가 빠르게 강해지면서 벌어들인 달러의 값이 떨어진 것. 넷째, HBM4와 파운드리라는 숙제가 아직 검사 중이라는 것. 다섯째, 한국 시장이라서 붙는 할인.
그럼 이것이 기회일까요, 함정일까요? 사실 전문가들도 갈려 있습니다. 9월 23일 같은 날 나온 증권사 보고서를 보면, 한 증권사는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63만 원으로 올렸습니다. 반면 키움증권은 3분기 이익 전망을 깎으면서 목표 주가 35만 원을 그대로 뒀습니다. 그날 삼성전자 주가는 28만 5천 원이었습니다. 같은 회사를 보고도 이만큼 생각이 다른 겁니다.
그래서 누구 말이 맞는지 맞히려 하기보다, 앞으로 나올 신호 세 가지를 직접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첫 번째 신호는 마이크론의 성적표입니다. 미국의 메모리 회사 마이크론이 우리 시간으로 10월 1일 새벽에 실적을 발표합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와 같은 메모리를 만드는 회사라서 메모리 경기의 풍향계로 불립니다. 여기서 내년 주문이 여전히 넘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지 보시면 됩니다.
두 번째 신호는 삼성전자의 3분기 성적표입니다. 10월 초에 잠정 실적이 나옵니다. 증권사 전망은 100조 원에서 110조 원 사이입니다. 환율이 깎아 먹은 만큼을 버티고 100조 원을 넘기느냐가 첫 관문입니다.
세 번째 신호는 숙제 검사 결과입니다. HBM4를 엔비디아에 얼마나 많이 넣는지, 파운드리에서 큰 고객을 더 데려오는지. 이 소식이 이어진다면 네 번째 이유는 하나씩 지워질 겁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삼성전자 주식이 없는 분들과도 상관이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5% 넘게 들고 있는 회사들 가운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두 회사가 차지하는 평가액이 절반이 넘습니다. 코스피를 따라가는 펀드에 퇴직연금을 넣어 두셨다면 마찬가지고요. 주식을 한 주도 안 가진 분이라도, 우리 노후 자금의 상당 부분이 이미 이 두 회사와 함께 움직이고 있는 셈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당부드리겠습니다.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한 종목에 노후 자금을 몰아넣는 건 위험합니다. 오늘 말씀드린 다섯 가지 이유는 주가가 싼 이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주가가 흔들릴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투자 판단은 늘 여유 자금 안에서 스스로 하시길 바랍니다.
돈은 가장 많이 버는데 주가는 가장 싼 이 수수께끼가 어떻게 풀릴지, 앞으로 나오는 성적표로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영상이 도움이 되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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