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송재경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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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정책은 협상용 카드이자 일시적 고통을 감수한 장기 전략으로 해석되며, 자동차 관세 발표 후 한국·일본 증시가 급락했다. 미국 고용시장 약화 신호(애틀란타 연은 임금추적기 이직자 임금상승률 역전)로 하반기 정책 변화 가능성이 있다. 환율 전쟁(마라라고 협정)은 당장 우려할 단계가 아니며 관세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 제조업(철강 등) 하반기 전망은 낙관하기 어렵고 기업 투자 지연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은 예측보다 대응 국면이므로 보수적으로 대응하며 중국 소비·유럽 인프라·방산 수혜 종목을 공부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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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연설에서 가장 큰 키워드는 "노 페인, 노 게인"이었습니다. 미국을 멋지게 바꾸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는 고통이 따를 수 있지만, 그 고통을 잘 참아내면 나중에는 상당히 좋아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강조해 왔습니다. 지금 내각의 장관들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결국 트럼프발 관세 전쟁의 전선이 확대되면서 투자 심리가 한껏 위축되고 있습니다. 다음 주에는 공매도 재개도 앞두고 있습니다. 오늘 코스피는 250선을 이탈하는 모습이었고, 장중 코스닥도 올해 1월 이후 처음으로 700선을 내주기도 했습니다. 대응하기도 힘이 빠지고 보기에도 어지러운 시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불과 한 주 전 지난 금요일만 해도 시장은 비교적 행복하게 한 주를 마감했습니다. 지난 한 주는 전 세계 주요 주식시장에서 거의 1등을 한 시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는 방금 마감된 시점에서 대략 꼴찌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이만큼 한 주 사이에도 상황 변화가 큽니다. 미국은 과매도 국면에 들어섰고, 독일과 러시아 같은 시장은 과매수 국면으로 들어가면서 연초에 많이 올랐던 시장들이 쉬어가는 흐름입니다. 주간 단위로 큰 변화가 주고받으며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불행 중 다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오늘은 아시아에서 한국, 일본, 대만 순으로 주가가 크게 흔들렸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4월 2일부터 자동차 관세가 제대로 시행될 것이라는 트럼프의 발표입니다. 한국은 작년 기준 수출 효자 품목 2위가 자동차이며, 금액은 900억 달러가 넘습니다. 일본도 수출에서 자동차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입니다. 두 나라의 오늘 하락폭이 컸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관세가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보고 본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연초에 올랐던 만큼 차익 실현 물량이 나왔고, 4월 2일 이후 트럼프가 어떻게 할지에 대한 자신감을 투자자들이 점점 잃고 있어 시장이 조정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관세 정책 여파로 밤사이 미국 자동차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급락했습니다. 포드와 GM은 7% 넘게 빠졌습니다. 트럼프의 "메이크 아메리카 그레이트 어게인" 정책은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인데, 오히려 자국 산업을 때리는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득과 실을 누구보다 잘 계산할 인물인 트럼프가 자동차 산업이 무너지는 것을 방치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자동차 관세를 계속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트럼프는 1기와 달리 2기에서는 하고 싶은 것이 더 분명하고, 긴 호흡으로 큰 그림을 그리며 정책에 임하고 있습니다. 결국 트럼프가 꿈꾸는 것은 자동차뿐 아니라 전체 시장에 관세를 적용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이 전략으로 가고 있으니 트럼프가 관세에 진심이라고 믿어야 합니다. 다만 뜻대로만 되지는 않습니다.
미국 경기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신호가 뚜렷합니다. 애틀랜타 연준이 발표하는 임금 추적기를 보면, 이직자의 임금 상승률이 기존 근무자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작년 10월 이후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원래 이직을 하면 월급을 더 받는 것이 일반적인데, 기존 근무자의 임금 인상폭이 더 크다는 것은 그동안 미국 경기를 떠받쳐 왔던 고용 시장이 약화되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입니다. 트럼프가 말하는 "노 페인, 노 게인"에서 고통의 강도가 생각보다 크게 느껴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하반기로 갈수록 트럼프 정책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는 분위기를 기대해 볼 수도 있습니다. 고통을 감수하기로 했지만 그 정도가 깊어지면 정책을 완화하는 쪽으로 선택할 수 있으니, 지켜보자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관세에 이어 환율 전쟁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4월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첫 환율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관세와 더불어 통화가치 절상 압박을 또 다른 협상 수단으로 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세 정책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효과도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통화 정책까지 흔들 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매우 낮습니다. 이른바 '마라라고 합의'라는 개념이 있는데, 1985년 플라자 합의에서 이름을 따왔고 트럼프가 소유한 마라라고 리조트의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이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최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이 된 스티븐 미란입니다. 최종 단계는 미국 달러를 약화시키고 다른 통화를 강화해 미국이 더 큰 이익을 얻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주말 스티븐 미란 스스로도 실현 가능성에 대해 후순위로 밀어 두었습니다. 당장 걱정할 상황은 아니며, 지금은 오히려 관세 정책에 더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세계 무역은 관세 압박과 환율 압박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습니다. 자동차 쪽에서는 약 12조 원 규모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고, 현대제철은 창사 이후 처음으로 철근 공장 셧다운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4월 2일 상호관세가 시행되면 국내 수출 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이 바로 올 수 있습니다. 당장은 심리적 영향이 큽니다. 투자자, 임원진, 직원 모두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트럼프의 정책이 미국의 수요를 둔화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중국의 제조업 공급 과잉까지 겹칩니다.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어나면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격적인 관세 정책이 나온 것은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철강 등 주요 제조업의 하반기 전망은 낙관하기 어렵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정책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기업들이 투자를 미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2, 3월 들어 이런 현상이 뚜렷해졌습니다. 텍사스의 정유사를 비롯한 원유 업체들도 투자를 미루고 있습니다. 관세 정책의 방향이 확실히 잡히기 전까지는 이런 상황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도체 관련 우려도 나오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가 데이터센터 투자를 줄인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여기에 다음 주 공매도 재개와 배당락까지 겹쳐 시장이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이렇게 변동성이 확대된 시장에서 투자자의 전략은 무엇이 최선일까요? 지금은 예측을 하기보다 대응해야 할 구간이 분명합니다. 트럼프도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그때그때 바꾸는 상황이라, 예측보다 대응의 영역입니다.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전반적인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돈을 풀고 있는 지역에 주목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국의 소비가 살아날지, 유럽의 인프라나 방산 투자가 늘어날지를 살펴보고, 관련 수요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을 하나씩 공부해 찾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준비한 종목은 하반기로 갈수록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공부하면서 보수적으로 대응하시기 바랍니다. 예상의 영역이 아니라 대응의 영역입니다. 이 혼란 속에서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시점으로 삼아 공부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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