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오태민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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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의 족보를 암호기술, 탈중앙 분산시스템, 매몰비용(작업증명) 세 가지로 설명하며, 사토시는 기존 기술을 결합했지만 매몰비용을 증명 신호로 활용한 점이 핵심 통찰이라 주장. 비트코인은 이 세 요소의 결합으로 미국 금융 질서에 도전했고, 장기적으로 미국이 굴복했다는 서사를 제시. 특정 자산의 단기 가격 예측은 언급되지 않음.
다듬은 글
책 소개와 저자 감수 배경
이 책은 제가 감수했고, 정원 제 책을 출판하는 '거인의 정원'에서 나왔습니다. 감수 글도 썼고 서문도 제가 맡았습니다. 사이드 아모스는 제가 쓴 글을 실어주지 않았지만, 여기서는 실어 줬어요. 그렇게 함께 작업해 왔는데, 책이 좋습니다. 제가 감수를 했지만 출간 전에 원고를 읽어 봤는데, 읽을수록 좋은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두 권의 책을 함께 읽는 방법
이 책은 어떻게 보면 되냐면, '더 그레이트 비트코인'이 이론적인 내용을 아우르고 있다면, 이 책은 그 이론이 현실과 어떻게 만나는지를 다룬 책이라고 보시면 딱 좋습니다. 그래서 '더 그레이트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초제국의 종말'을 같이 놓고 보시면, 오태민 작가가 말했던 것이 지금 실현되고 있구나를 확인할 수 있고, 또 오태민 작가가 말하지 않았던 암호화 족보 같은 것들도 설명되어 있어서 내용이 꽤 다채롭습니다.
물론 저도 이 책에 나온 시각을 100% 동의하는 건 아닙니다. 그럼에도 지금은 생태계의 초기니까, 여러분도 이런 의견 저런 의견을 고려하면서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비트코인의 족보 세 가지
책을 보면서 제가 정리한 내용인데, 광고와는 무관하고 여러분의 지식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오늘 가져왔습니다. 비트코인의 족보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암호화폐의 족보입니다. 블록체인 쪽 사람들이 비트코인의 족보 전부라고 오해하는 부분인데, 암호 기술의 흐름입니다. PGP 같은 것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암호 서명을 하고 그것을 인증받을 것인가에 대한 족보가 있습니다. 디지털 캐시, 해시 캐시 등으로 이어지는 흐름인데, 금고에 비유하면 금고의 다이얼을 개발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건 비유입니다.
두 번째는 탈중앙화의 족보입니다. 암호 서명을 아무리 발전시켜도 중앙이 망하면 소용이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흐름입니다. 이것도 하나의 족보입니다. 역사는 첫 번째보다 짧지만, 비트코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분산 시스템에서 컴퓨터들이 협업하는 문제, 여러분들도 비잔틴 장군 문제 같은 것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분산 시스템의 협업 문제와 암호 기술이 만나서 비트코인이 만들어졌습니다.
세 번째는 매몰 비용의 족보입니다. 제가 여러분께 여러 번 얘기했던 내용인데, 이것은 일종의 '고가 증명(비용이 많이 든 것 자체가 증명이 된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문학적으로 보면 이것도 하나의 증명 방식입니다. 암호 화폐가 증명 방식이고, 탈중앙도 일종의 증명 방식입니다. 그러면 매몰 비용도 증명 방식입니다.
사토시가 대단한 이유
사토시 나카모토의 비트코인은 기술적으로 전혀 창의적이지 않습니다. 있는 기술을 다 가져다 썼습니다. 다들 알고 있던 것들이죠. 그런데 왜 사토시 이전에는 비트코인이 없었고, 사토시가 나와서야 만들어졌을까요? 그 사이에 한 6년 정도 갭이 있었습니다. 사토시가 깨달은 것은, 그 전까지는 아무도 이것을 명시적으로 얘기한 사람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바로 매몰 비용이 증명이 된다는 것입니다.
작업 증명에서 사람들이 전기를 써서 경쟁적으로 추구하는 과정에서 탈중앙성이 확보되고, 암호는 원래 있던 것을 가져다 쓴 것이라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매몰 비용이 페로몬이 되는 겁니다. 제가 최천 박사님과 했던 대화에서도 나왔던 내용이죠. 비용을 썼기 때문에 이것은 믿을 만하다는 신호, 즉 시그널이 되는 겁니다. 물론 이것이 대중에게 필연적인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암호 기술은 예스 아니면 노, 0과 1처럼 딱 결정이 납니다. 오류가 있으면 바로 깨지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작업 증명은 다릅니다. 매몰 비용이 늘어날수록 작업 증명이 더 잘 되는 스펙트럼입니다. 많이 투입될수록 페로몬이 강해서 더 많이 증명되는 거고, 적을수록 언제 덤핑할지 의심이 생겨서 덜 증명됩니다.
이 세 번째 족보, 매몰 비용 얘기는 전 세계에서 저 말고는 거의 아무도 하지 않는 얘기입니다. 사토시 나카모토도, 아담 백도 명시적으로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이걸 몰라서가 아니라, 대충은 알고 있지만 언어로 정리하지 않은 것입니다. 입문 게임 이론이나 경제학 수준의 통찰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정리하면, 비트코인의 족보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컴퓨터 천재들이 만든 암호 기술의 족보, 둘째는 탈중앙이라는 개념의 족보, 셋째는 매몰 비용이 페로몬이 되어 작업 증명이 된다는 경제학적 족보입니다. 여러분이 주변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나는 이만큼 진정성이 있다"는 페로몬을 발산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사토시가 이 세 가지를 묶어서 하나의 화폐를 만들었고, 10여 년이 지난 지금 미국도 결국 이것에 굴복했습니다. 사토시는 기술자이기만 한 게 아니라 굉장히 위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여러분은 매몰 비용 얘기는 처음 들으실 겁니다. 암호 기술의 정통성과 탈중앙화의 정통성은 많이 얘기하지만, 그 두 가지만 결합됐다면 6년 전에 이미 만들어졌을 겁니다. 6년 동안 숙성되었던 이유는, 그 두 가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에게 비용을 쓰게 하면 증명이 되고, 그것이 가치의 증명이 된다는 것을 알아냈다는 것이 사토시의 천재성입니다.
물론 여러분은 저를 천재라고 부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가격이 좋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이것을 깨닫고 알아본 것일 뿐이고, 복제가 가능한 수준입니다. 따라쟁이 정도이고, 그래도 남들이 다 아니라고 할 때 "웃기고 있네"라고 말할 기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천재는 아닙니다.
오늘 하고 싶은 얘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비트코인의 결과물에 담긴 세 가지 족보, 암호 기술, 탈중앙화, 매몰 비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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