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송재경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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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코스피 급락은 2008·2020년과 달리 미국 경기침체 없이 반도체 레버리지 쏠림이 되돌려진 수급 요인이며, 장기금리 상승으로 가치주 순환매가 나타나고 있다. 엔캐리 청산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숏 포지션 쌓임으로 경계 필요. 8~10월은 변동성 구간이라 반등 시 추격매수 자제, 이익 실현과 균형 포트폴리오 재정비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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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 주 시장의 복선이 될 만한 키워드를 자세히 짚어 보겠습니다. 코스피는 고점 대비 하락률이 39%를 기록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7월 마지막 거래일에는 급반등이 나왔지만, 오늘 다시 어느 정도 하락하며 되돌림 현상을 보였습니다.
이처럼 변동성이 극심한 시장의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말씀드린 대로 7월 한 달은 떠올리고 싶지 않을 만큼 끔찍했습니다. 코스피 장중 고점은 6월 19일, 종가 기준 고점은 6월 21일이었는데, 장중 고점과 저점을 비교하면 대략 -40% 수준의 하락입니다. 과거에 코스피가 이렇게 크게 빠진 때는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 때였습니다. 두 번 모두 미국의 경기 침체를 동반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의 경기 침체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레버리지 투자를 중심으로 한 특정 분야, 정확히는 반도체 분야의 투자 쏠림 현상이 해소되는 수급상의 현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에 상장된 반도체 관련 ETF들로 들어온 누적 자금 유입 규모를 보면 이 점이 직관적으로 드러납니다. 작년 말까지 9년 동안 들어온 누적 자금은 약 220억 달러, 우리 돈으로 30조 원 중반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7개월 동안 들어온 자금은 460억 달러로, 9년 동안 들어온 금액의 두 배가 넘습니다. 단기간에 반도체로 얼마나 집중된 투자가 일어났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레버리지까지 더해졌으니, 이번 되돌림과 급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봐야 합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규제 이후 오늘 장에서는 코스닥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반면, 전자닉스는 또 한 번 급락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경기소비재나 방어주 성격의 종목들이 오르고 반도체가 쉬어가는 국면과 같은 현상이 국내 증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규모가 작아 잘 드러나지 않을 뿐, 현상 자체는 동일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변동성이 언제까지 갈지 궁금하실 텐데, 대규모 지진 뒤에 여진이 오듯 오늘 같은 움직임은 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당분간 이런 흔들림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미리 염두에 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가치주 성격의 종목과 업종으로 상승 탄력이 순환매를 통해 옮겨가고 있습니다. 그 배경은 금리 상승입니다. 지난주 FOMC 이후 단기물은 일부 하락했지만, 장기물인 10년물과 30년물을 중심으로 금리가 급상승했습니다. 장기 금리가 우상향하는 추세에서는 성장주가 힘들어지고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좋아지는데, 지난 한 달간 이런 모습이 나타났고 국내 시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보입니다. 투자자들은 이런 고금리 환경에서 시장의 색깔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를 촉발한 또 하나의 이슈는 미국과 일본이 15년 만에 공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입니다. 시장 개입 전 40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던 엔달러 환율이 163엔대에서 5%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례적인 미일 공조의 배경은 무엇일까요?
과거 5월에 일본이 단독으로 개입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단기간에 되돌림이 나타나며 엔화 약세가 지속됐습니다. 당시에는 엔캐리 청산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를 수 있다는 걱정도 갖고 있습니다. 이번 미국의 개입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쓰나미 이후 유럽과 미국이 공조해 엔화 약세를 되돌리려 했던 이후 처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우방이라고 강조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미국이 자기 이익을 위해 나선 것입니다. 일본은 미국 국채를 1조 1천억 달러 이상 보유한 1위 보유국입니다. 일본이 엔화 약세를 되돌리려면 미국 국채를 팔아 엔화를 사야 하는데, 이 경우 미국 국채 금리가 더 급등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일본과 함께 개입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엔캐리 트레이드의 규모도 살펴봐야 합니다. 엔화 숏 포지션이 2년 전 엔화 강세 당시 수준으로 상당히 쌓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시 엔화가 한 달 사이 13% 강세를 보였고 코스피는 15% 정도 하락했습니다. 지금이 그때와 같은 상황인지 다른 상황인지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은 분명합니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장이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추가 개입도 주저하지 않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워시와 베선트의 견해가 다른 것 같아 시장이 더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입니다. 워시는 시장이 알아서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을 자연스럽게 해소하길 바라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베선트는 하반기에 국채를 대량으로 발행해야 하는데 금리가 계속 오르면 채권 시장이 흔들려 발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니 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과거 경험상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넘기 시작하면 주가는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고, 재무장관은 금리를 낮추려는 노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코스피가 어떻게 움직일지입니다. 2024년 8월 엔캐리 청산 당시 코스피는 우상향하다가 달러엔 환율이 강세로 돌아서면서 함께 급락했습니다. 그때와 달리 이번에는 코스피가 먼저 한 달간 빠졌습니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엔화를 빌려 위험자산에 레버리지를 씌우는 구조인데, 이미 한 달간 레버리지가 상당 부분 해소됐습니다. 따라서 엔캐리 청산이 일어나더라도 미리 두들겨 맞은 반도체 중심의 위험자산은 상대적으로 악영향이 덜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 봐야 알겠지만, 2024년 8월과 같은 급락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그때보다 낮다고 봅니다.
8월 초반 시장은 굉장히 어수선했습니다. 코스닥으로 자금이 일부 넘어갔지만, 반도체·소부장 쪽도 대부분 음봉으로 마감해 시원하게 오른다는 느낌은 적습니다. 8월은 어떤 장세가 될까요?
무조건 잘 간다고 말씀드리면 속 시원하겠지만, 8월부터 10월까지는 미국의 변동성 지수가 확대되는 구간이라는 점을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여기에 중간선거가 있는 해는 이 기간의 흐름이 특히 좋지 않았던 징크스도 있습니다. 두 가지가 겹치는 구간에 들어가 있습니다. 다만 우리 시장은 미리 조정을 받아 상대적으로 변동성 장세에서도 바닥을 다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반등이 나왔을 때 주도주를 추격 매수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적정 수준까지 반등할 때마다 일정 부분 이익을 되돌리는 것이 좋습니다. 순환매가 지속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로 8월 한 달간 계속 재정비해 나가야 난이도 높은 하반기 장세에 대응할 힘을 기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디멘젼투자자문 송재경 대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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