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홍종호서울대교수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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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분기 성장률 플러스 전환에 반도체 수출이 기여했으나 삼성전자의 전력 소비 부담이 크고, 대만은 TSMC 탈탄소 전력을 위해 해상풍력 3GW를 구축(한국 0.3GW)한 반면 한국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가스발전을 검토해 경쟁력이 우려된다고 주장. 조선은 LNG 과잉발주와 탈탄소 규제(2028년부터 해운 탄소부담금) 대응이 필요하고,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 기반 국내 생산이 필수이며, 철강은 수소환원제철이 불가피하다고 봄. 재생에너지 확대와 디지털·녹색 쌍둥이 전환이 향후 10~20년 핵심이라고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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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2분기에는 플러스로 돌아섰습니다. 이 반등을 이끈 것은 수출이고, 그중에서도 반도체 수출이 상당한 플러스 영향을 미쳤습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전력 공급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단일 기업으로 전력 소비가 압도적인 1위 기업이 바로 삼성전자입니다. 그만큼 반도체 산업에 전력 공급이 중요하고, 많은 전기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TSMC와 비교해 보겠습니다. 대만은 정부가 TSMC의 탈탄소 전력 공급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대만은 국토 면적이 작고 섬이라서, 해상 풍력 발전으로 전기를 공급하며 해상 풍력 단지를 굉장히 빠른 속도로 키우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누적 설치량이 3GW를 돌파했습니다. 한국은 0.3GW, 즉 3기 수준입니다. 대만이 우리나라의 10배입니다. 이 전기의 상당 부분이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TSMC에게 갑니다. TSMC는 삼성전자보다 2년 빨리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쓰겠다고 선언했고, 대만 정부도 여기에 발맞춰 해상 풍력 단지를 통해 청정 전기를 빠르게 공급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의 상황을 보면, 전기 공급을 급한 대로 가스 화력으로 하겠다고 하면 거대 수요처들이 어떻게 보겠습니까? 아시아에 대만이 있고 한국이 있는데, 대만은 해상 풍력으로 전기를 공급하고 한국은 가스 화력으로 공급한다면 이는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제가 굉장히 우려하는 것이 있습니다.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대규모로 설치하겠다는 계획은 수십 년에 걸친 거대 프로젝트입니다. 반도체는 전력의 원활한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수도권에 거대한 반도체 단지를 만들면서 그 전기를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가 큰 이슈입니다.
지금도 서울은 전력 소비량의 90% 이상을 인천, 충남, 강원 같은 다른 지역에서 가져옵니다. 한마디로 서울은 다른 지역에서 전기를 수입하고 있는 셈입니다. 수도권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어마어마한 전기가 필요한 산업단지가 들어선다고 하니, 전력 공급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문제입니다. 정부는 급한 대로 상대적으로 빨리 지을 수 있는 가스 발전소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설치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가스 발전은 석탄보다는 적더라도 여전히 탄소를 배출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반도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환영받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호남권과 제주권의 재생에너지, 특히 해상 풍력 투자를 집중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만든 재생에너지를 바다 밑 케이블로 연결해 용인까지 가져오려면 투자비만 수십조 원이 듭니다. 남쪽에서 만든 전기를 끌어와 용인에 공급하면 전기 가격이 과연 쌀까요? 이런 거대한 설비 투자의 비용은 누가 부담할까요?
남쪽 지역 주민들의 입장도 있습니다. 우리 지역에서 만든 전기를 쓰는 공장이 내려오면 투자비도 줄고 일자리도 생기고 지역 균형 발전도 이루어지는데, 왜 굳이 우리가 만든 전기를 수도권으로 다 가져가야 하느냐는 주장입니다. 이 주장은 상당히 일리가 있고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경제성장 방식은 수도권 일극 체제로 지속되어 왔습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3대 위기인 인구 위기, 지역 소멸 위기, 기후 위기는 모두 에너지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미 용인에서는 공장을 지으려고 땅 정지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국가적인 공론이 필요할 만큼 중요한 사안입니다. 비효율적이고 형평성에 어긋나며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방식으로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독립, 기후 위기 대응,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변화 흐름 어디에도 맞지 않습니다.
조선업은 우리나라의 경쟁력 있는 산업입니다. 한계에 봉착했다는 말도 나오지만, 지금은 슈퍼사이클에 올라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특히 관세 협상에서 조선업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조선업의 경쟁력을 상실했고, 중국산 선박을 수입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화석 연료의 부흥을 내걸고 있어서 조선업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우리 조선 기업들이 미국 조선업의 부흥을 도우면서 새로운 기회와 성장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만 시장이 계속 좋을 것이라고 낙관할 수는 없습니다. 수요가 생겨도 실제 발주와 건조에는 시차가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조선업이 활로를 찾으려면 LNG를 넘어 암모니아처럼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연료 쪽으로 가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국제해사기구의 규제도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2028년부터 해운업계가 탈탄소를 이루지 못하면 탄소 배출에 따라 부가금을 내야 하는데, 그 규모가 2030년에는 1조 4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된 셈입니다.
또한 해상 풍력 관련 설비선은 건조가 잘 되지 못하는 반면, LNG 운반선은 과잉 발주로 덤핑이 나타나는 분위기입니다. 우리 조선사가 핵심 역할을 하며 실적을 쌓을 기회인데도 이를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LNG 관련 선박에 대한 정부의 공적 금융과 수출 신용 제공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철강 업계도 저탄소 압박이 커지고 있어, 그린 수소 기반 기술이 중요해졌습니다. 그런데 그린 수소를 수입해서 조달하는 것이 경제성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대한민국은 경제 성장 이래 화석 연료를 계속 수입해 왔는데, 그린 수소마저 수입한다면 이는 결국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독립에 역행합니다. 다른 나라가 그린 수소를 전략 자원으로 활용한다면 우리나라는 해외 의존도가 높아져 취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린 수소의 핵심 기반은 재생에너지입니다.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공급해 물을 분해하면 수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를 전략 산업으로 키운 나라가 덴마크입니다. 덴마크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90%에 이르고, 수요가 적은 봄철과 가을철에는 전기가 남아돕니다. 이때 전기를 수소로 만들면 저장과 운반이 쉽습니다. 덴마크는 수소를 여러 산업에 쓰고, 내수뿐 아니라 수출 품목으로도 활용하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우리나라도 그린 수소가 쓰일 분야가 점점 커질 것입니다.
특히 철강이 중요합니다. 현재 철강은 석탄을 활용해 철광석에서 철을 분리하는데, 이 기술을 대체할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석탄 사용량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이런 방식의 철강 제품은 점점 경쟁력을 잃고 있습니다. 수소를 활용해 철을 만드는 수소 환원 제철 기술이 있긴 하지만, 규모를 키우는 데 많은 비용과 기술적 어려움이 따릅니다. 그럼에도 철강 산업의 탄소 배출이 많아 위기라는 인식은 분명합니다. 결국 우리는 비싸더라도 석탄을 쓰지 않는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국내에서 그린 수소를 만들어야 합니다. 수입에만 의존하는 것은 너무나 안일한 생각입니다.
태양광, 육상 풍력, 해상 풍력 모두 우리나라가 추진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이들을 적극 추진해 그린 수소를 만들면, 국내 조달이 수입보다 쌀 것입니다. 그런 방향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반도체, 조선, 철강은 대한민국의 중요한 산업입니다. 세 분야 모두 시장이 상당히 위협받고 있어서, 뼈를 깎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기후 위기와 탈탄소 시대에 지금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많이 늦었습니다. 그래도 우리 기업들은 태양광, 육상 풍력, 해상 풍력에서 일정 수준의 경쟁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경쟁력을 해외에서 발휘하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이 너무 작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국내 시장이 커져야 국내에서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고, 그래야 단가도 떨어집니다. 다른 나라들을 보면 발전 단가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데, 자국 시장이 커지면서 풍력 발전에 필요한 설비의 생산 비용이 내려가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를 꼭 실현해야 합니다. 태양광은 중국산이 대세이고 값도 싸지만, 미국이 중국을 높은 관세로 견제하고 있어 유럽이나 미국 시장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만 직접 투자해 생산하면 그 기업은 돈을 벌 수 있어도, 한국 시장과 한국 경제, 한국 산업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것은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시간이 너무 없습니다.
해외 기업들도 우리나라를 해상 풍력의 괜찮은 시장으로 보고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과 적극 협력하고 경쟁하면서 국내 시장과 기업, 산업을 키워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앞으로 10년 안에 우리나라도 해상 풍력의 상당한 강국이 되고, 해상 풍력 단지도 많이 세워질 것입니다. 청정 전기를 필요한 곳에 공급하면,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독립에 가까워지는 에너지 수급 구조를 갖게 됩니다. 저는 그런 꿈을 꿉니다. 마음만 먹으면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OECD 꼴찌라는 말이 더 이상 현재의 이야기가 되지 않는 시대로 가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자랑하는 제조업 강국의 지위가 유지됩니다. 재생에너지 공급이 안 되면 더 이상 제조업 강국이 아닌 세상으로 갑니다. 공장이 문을 닫고 일자리가 사라진다면 대한민국 경제에 미래는 없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독립의 길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를 위한 인프라 구축과 시장 전환이 함께 가야 합니다.
미국은 과거 철강의 나라였지만 경쟁력을 잃었고, 이를 되살리려고 제조업 부흥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가 5년, 10년짜리 대통령이 아닙니다. 미국이 화석 연료로 에너지 자립을 하고 이를 수출해 먹고사는 정책이 과연 지속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탄소가 계속 나오는데 전 세계가 과연 환영할까요? 결국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미국의 정책 방향도 바뀔 것이라고 봅니다.
제 판단으로는 앞으로 10년에서 20년 동안은 디지털 전환과 녹색 전환, 즉 에너지 전환이 세계 산업과 시장을 주도할 것입니다. 이 두 가지는 어느 것도 놓칠 수 없는 중요한 흐름입니다. 이른바 쌍둥이 전환은 앞으로 대한민국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이에 대한 국민과 정부의 인식이 함께 가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처럼 생각하면 대한민국 경제에 미래가 없습니다. 두 가지는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AI 전환이라는 디지털 전환은 결국 전력 수요를 수반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이 이를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이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시점은 제 생각으로는 2030년 이후입니다. 아직 준비가 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5년 동안 열심히 하면, 2030년대 이후에는 AI도 잘하고 녹색도 잘하고, 한국은 더 이상 재생에너지 꼴찌 국가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교양이를 부탁해는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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