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세익 · 한국인
요약 보기
2차전지는 ESS 모멘텀 3파 상승 중이며 장기적으로 2029년 이후 로봇산업이 새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 소형 소재·양극재 기업은 실적 불확실성이 커 반도체 등 IT 종목으로 분산 권고. 현대차는 중국 전기차 경쟁, 판매·영업이익률 하락, 파업 등으로 어려움이며 아틀라스·자율주행 성과는 2~3년 뒤 확인 필요. 현대차 주가는 6월 이후 56.7% 하락했고 현대차그룹 시총은 LG그룹에 3위 자리를 내줌.
다듬은 글
이순신 장군의 일화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적선 300척이 넘는 전쟁에서 육지로 올라와 권율 장군과 합쳐서 싸우는 게 낫지 않겠냐는 조정의 권유에, 이순신 장군은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라고 답신을 보냈습니다. 저도 낙관주의자입니다. 그런데 근거 없는 낙관은 자만심이 되고, 교만이 됩니다. 원균 장군이 부산포에서 전군이 박살 난 것도 결국 교만에서 비롯된 일이었죠.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이 걸려 있다 보니 교만한 자의 무덤이 되는 겁니다.
주식시장도 똑같습니다. 주식시장 자체가 전쟁터이고, 교만하면 죽습니다. 내가 얼마나 많은 배를 갖고 있는가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적도 그에 맞게 준비하고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순신 장군은 항상 이길 수 있는 싸움, 이길 수 있는 때를 기다렸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불리해 보여도 12척의 배로 싸울 수 있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상류십이(尙留十二)", 즉 12척이 남아 있다는 마음으로 투자하고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채널 이름을 '상류십이'라고 했던 것도 그런 이유였고요. 다만 입에 착 감기는 이름이 좋기 때문에, 나중에 회사 이름을 따 '체슬리TV'로 바꾸었습니다.
체슬리(Sully) 슐렌버거 기장의 일화도 같은 교훈을 줍니다. 버드 스트라이크로 두 엔진이 모두 멈춘 상황에서 기장은 "어떤 순간이 올지 모르니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관제탑이 시키는 대로 공항으로 돌아가는 것이 최선이었을까요? 나중에 시뮬레이션을 해 보니 관제탑은 미스리딩을 했던 겁니다. 그가 전투기 조종사 시절부터 쌓은 경험이 돌발 변수 앞에서 판단을 가능하게 했고, 155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모두 살렸습니다.
주식 투자에도 잘못된 정보가 난무합니다. 그 미스리딩을 그대로 따라가면 큰일 납니다. 변동성과 치명적인 위기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판단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입니다. 체슬리가 추구하는 것도 럭셔리한 비행기가 아니라, 고객이 꿈꾸는 경제적 자유의 목적지까지 편안하고 안전하게 모셔다드리는 운용사, 그리고 그런 체슬리TV가 되는 것입니다.
완성차 업체의 단가 인하 압박에 시달리는 양극재 같은 소재 중소기업들은 실적 불확실성이 큽니다. 따라서 실적이 확실한 반도체 등 IT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장기적으로는 2029년 이후 로봇 산업이 2차전지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으로 봅니다. 2차전지는 중국을 배제하면 사실상 한국밖에 없습니다. 전기차에 더해 AI 데이터센터, 그리고 로봇에까지 배터리가 들어가야 하니, 로봇 시장이 열리면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됩니다.
ESS 모멘텀으로 2027~2028년 3파 상승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1~2023년이 1파 상승이었고, 이후 2파 조정을 혹독하게 겪었습니다. 지금의 3파가 ESS 모멘텀의 마지막 상승이며, 그다음 4파는 드론을 넘어 로봇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대차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사업 성과를 미래 경쟁력으로 연결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영업이익률을 보면 2023년 1분기 2%대에서 2024년 상반기 9.5%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4분기 3.6%까지 떨어졌고, 현재는 5.8% 수준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중국산 전기차의 위협은 국내에서도 현실화되었습니다. 중국 BYD는 9월까지 신규 등록 2만 대 이상을 기록하며 올해 수입차 판매 순위 4위에 올랐습니다. 현대차의 올해 9월까지 세계 판매량은 288만 6,763대로 전년 대비 7% 줄었고, 국내 판매는 16.3%나 감소했습니다. 경쟁 심화, 부품 공급 차질, 노조 파업 등 내부 악재도 겹쳤습니다. 올해 노조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약 5만 5,200대로 추산되는데, 중국차와 경쟁할 신차를 제때 생산·판매해야 하는 상황에서 큰 타격입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5조 3,600억 원으로 25.8%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7.8%에서 5.6%로 떨어졌습니다. 판매를 지키려면 가격을 낮추거나 할인을 늘려야 하는데, 그만큼 미래 기술에 투자할 여력도 줄어듭니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 로봇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2028년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부품을 작업 순서에 맞게 배치하는 일을 맡기고, 2030년에는 조립 공정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입니다. 생산성과 제조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지만, 실제 원가 절감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자율주행 역시 올해 초 테슬라·엔비디아 출신 박민우 사장을 영입하며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고, 2028년부터 엔비디아 기술을 적용한 차량을 양산할 계획입니다. 독자 인공지능을 탑재한 차량은 2029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입니다.
미래 사업에 대한 기대와 본업 실적 사이의 간극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올초 아틀라스 공개 이후 급등했던 현대차 주가는 6월 1일 75만 원에서 6월 8일 32만 4,500원으로 56.7%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기아와 현대모비스도 각각 37.5%, 53.1% 떨어졌습니다. 8일 종가 기준 현대차그룹 12개 상장사 시가총액은 193조 5,923억 원으로, LG그룹 12개 상장사(198조 5,440억 원)에 밀려 11개월 만에 그룹 시총 3위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업계에서는 피지컬 AI나 자율주행의 성적표가 나올 2~3년 뒤까지 현대차의 고비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자동차는 품질이 비슷하다면 결국 가격이 승부를 가르는 시장입니다. 환율에 따라 현대차 주가가 많이 출렁인 것도 그 때문입니다. 도요타가 렉서스 브랜드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 성공했듯, 현대차도 제네시스 브랜드로 평균판매단가(ASP)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 내수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넘쳐나는 공급 물량을 수출로 밀어내고 있어 위기가 큽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로 앞서 나가고 있어, 미국에서 수입된 2~3년 전 중고 테슬라가 신차보다 비싼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이 위기가 아니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개발에 성공했고, 2005년 골드만삭스 보고서에서 세계 5대 자동차 회사 중 하나로 꼽혔을 만큼 경쟁력이 있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 현대차를 타면 "좀 그렇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글로벌 3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데스밸리 같은 위기를 넘고 경쟁 구도에서 현대·기아가 잘 살아남기를 바랍니다.
이번 한 주도 파이팅 넘치는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Comments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