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조규원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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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도 금값이 급락한 것은 인플레·금리인상 우려 때문이며, 1970년대 4차 중동전쟁 후 조정 패턴과 유사하다고 봄. 금 낙폭은 이미 과도해 매력적이며 지금이 장기 매수 적기라는 입장. 다만 중앙은행이 긴축으로 가면 조정이 길어질 수 있음. 은은 태양광 수요 둔화 우려가 있으나 장기 산업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봄. 금리 상승은 인플레 고착 신호로 금에 장기적으로 우호적이라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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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의 전쟁 여파로 한 달 사이 15% 가까이 급락했습니다. 전쟁이 나면 보통 안전자산인 금값은 오르곤 했는데, 이번에는 그 공식이 깨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것이 어떻게 된 일인지, 일시적인 현상인지 알아보고, 전쟁이 장기화될 때 금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문가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스태커스 조규원 대표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네, 안녕하십니까. 전쟁을 누가 예상했겠습니까. 요즘 전화가 많이 옵니까?
요즘은 팔겠다는 연락이 많이 옵니다. 지난주에 산 사람들도 가격이 너무 빠르게 떨어지니까 공포를 느껴서 팔러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시장 전체를 보면 저희 회사뿐 아니라 다른 업체들에도 금을 팔러 오는 분들이 확실히 많다는 게 느껴집니다. 이를 직접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가 김치 프리미엄인데, 사람들의 관심이 높을 때는 김치 프리미엄이 치솟고, 지금처럼 팔자 흐름이 강할 때는 역김치 프리미엄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지금 역프리미엄입니까?
네. 변동이 워낙 커서 하루에도 프리미엄이 오르내리는데, 역프리미엄이 나올 만큼 매도세가 강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면 전쟁 이후 얼마나 하락했습니까?
한때는 20% 가까이 하락했고, 함께 보는 은의 경우 60달러대까지 떨어지면서 거의 절반 가까이 빠졌다고 평가할 만큼 하락폭이 컸습니다.
지난주에만 11% 가까이 급락해 1983년 이후 주간 거래 기준 최대 하락폭이라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이렇게까지 빠질 일인지 어떻게 보십니까?
왜 이런 조정이 왔는지 하나씩 설명드리고, 이 조정이 생각보다 큰 의미가 없는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전쟁이 나면 많은 분이 불안해서 금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하는데, 금값이 떨어지니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느끼죠. 이상해 보이지만 과거 역사에 대입해 보면 원래 그랬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중앙은행의 스탠스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기에는, 전쟁이 나면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거라는 기대 때문에 금값이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이번 전쟁은 에너지 전쟁에 가까워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비슷한 예로 1973년 4차 중동전쟁과 오일쇼크가 터졌을 때, 물가와 유가가 치솟으면서 초반에는 금값도 따라 오르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1974년부터 큰 조정기가 왔고, 금값이 약 4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지금 모습과 똑같습니다. 1970년부터 1980년까지 26배 상승한 강력한 상승장에서도, 에너지 위기로 경기침체 우려와 금리 인상 우려가 겹치면 금과 은 가격이 조정받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니 전쟁이 왔다고 금값이 반드시 오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떨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봐야 합니다.
단기적으로는 그렇습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좋은 이슈라고 볼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큰 조정이 나왔다는 것은 이후 상승이 매우 드라마틱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1974년 큰 조정 후 1976년부터 회복하다가 1978년에 엄청난 상승세가 나타났습니다. 지정학적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수 있고,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된다고 사람들이 인식하는 순간 가격이 폭발적으로 오른 역사가 있습니다. 둘째, 지금 역대 최대 하락폭이라고 하지만, 1970년대에는 금에 접근할 수 있는 인구가 매우 적었습니다. 지금은 ETF도 있고 현물도 쉽게 살 수 있어서 금에 접근할 수 있는 인구가 약 18배 늘었습니다. 그래서 오를 때는 더 많이 오르고 떨어질 때는 더 많이 떨어지는 변동성이 커졌을 뿐입니다. 상승을 예측한다면 이런 변동성은 오히려 더 큰 이득을 줍니다.
일각에서는 두바이가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도 금값 약세에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어떻게 연결되는 겁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두바이가 전체 공급량의 약 20%를 차지하는데, 만약 그 공급에 병목이 생겼다면 오히려 금값을 밀어 올렸을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저희가 거래를 운영하면서 두바이발 공급망 병목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럼 수급에는 문제가 없는 겁니까?
수급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런던 귀금속 협회인 LBMA에서 가져오는 것도 문제가 없고, 두바이 쪽에서 가져오는 것도 문제가 없습니다. 두바이에서 직접 가져오는 게 아니라 두바이 굿 딜리버리, 즉 두바이에서 인증한 정련 업체에서 가져옵니다. 대부분 홍콩 등을 거쳐 들어오기 때문에 공급망에 병목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팔러 와서 공급은 차고 넘칩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팔고, 가끔 마이너스 프리미엄까지 생길 정도라면 지금이 금을 살 타이밍입니까? 대표님은 사셨습니까?
이틀 전에 개인이 아니라 회사에서 재고를 담아야 해서 62달러 정도에서 은을 대거 쟁여 놓았습니다. 은은 거의 절반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상승 사이클 중반쯤에는 큰 조정이 한 번씩 오는데, 2002년부터 2011년에는 2008년에 조정이 왔고, 1970년대는 1974년에 왔습니다. 그때 금은 보통 20~25% 정도, 은은 50% 정도 하락했습니다. 지금 은이 62달러인 상황에서 하방이 더 남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10~15% 정도 더 떨어질 여지는 있겠지만, 어디가 바닥인지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충분히 매력적인 수준입니다. RSI, 볼린저밴드, 엔벨로프 같은 단기 지표로 봐도 낙폭이 과대합니다. 사람들이 너무 공포에 질린 상태입니다.
미국의 대통령이 지정학적 이슈가 아니라 정신 문제로 오락가락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인데, 지지부진한 조정기가 길어질 가능성은 없습니까?
조정기가 길어지느냐 아니냐는 트럼프의 역할보다 중앙은행의 역할이 더 큽니다. 결국 핵심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것이냐, 어느 정도 용인할 것이냐입니다. 2000년대 상승장이나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때는 경기침체 우려에 중앙은행이 빠르게 개입해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1970년대와 비슷합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면서 경기침체 우려까지 함께 나오고 있어서, 경기를 생각하면 돈을 풀어야 하고 인플레이션을 생각하면 돈을 거둬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중앙은행이 1970년대처럼 완화적이기보다 긴축적 통화정책을 택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게 되면 1970년대처럼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들어오실 때 검은 양복과 넥타이 차림이어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러 오셨나 생각했는데, 그런 이야기는 아니었네요. 레버리지 투자가 아니라면 한 번쯤 관심을 가져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 조금 안 좋은 전망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중국에서 금 투자에 신중하라는 메시지가 나오고 있고, 금은 이자나 배당이 없어서 타격을 받는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나라별 움직임과 자산 이동을 어떻게 보십니까?
중국은 금을 정말 많이 사는 나라입니다. 금은 황제의 세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금값이 오르는 게 달갑지 않습니다. 달러 가치가 떨어졌다는 가장 큰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입장에서도 금값 상승이 반드시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브레턴우즈 체제 때 미국이 전 세계 금의 70%, 약 2만 톤을 독점하면서 패권을 가졌습니다. 중국도 그 구도를 넘어서려고 금을 열심히 모았습니다. 그런데 공식 보유량은 약 2,000톤이고, 비공식적으로 보수적으로 봐도 약 5,000톤 정도로 추정됩니다. 미국이 패권을 잡았을 때에 비하면 아직 훨씬 적습니다.
미국은 얼마나 갖고 있었습니까?
2만 톤을 갖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 정도는 없죠. 그러니까 중국은 아직 더 모아야 하고, 금값이 오르면 같은 돈으로 더 적게 모으게 됩니다. 2020년쯤 금이 2,000달러를 돌파했을 때, 2024년에 다시 2,000달러를 강하게 돌파했을 때마다 중국은 더 이상 금을 늘리지 않겠다는 식으로 블러핑을 했다고 봅니다. 그러고는 금값이 조정받으면 16개월 연속으로 금을 사들이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지금처럼 금값이 떨어진 상황은 중국에게 매우 좋은 기회일 것이고, 더 열심히 금을 사려는 움직임이 보일 것입니다.
미국 국채 금리와 채권 가격도 많이 올랐고, 전반적으로 수익률이 높아졌으니 금보다 채권이 낫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자산 간 머니무브 가능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금리가 오르면 금이 안 좋다는 평가를 많이 하는데, 단기적으로는 맞습니다. 금은 이자나 배당을 주지 않으니 채권처럼 쿠폰이 있는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합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금리보다 인플레이션이 훨씬 중요합니다. 1970년대에는 금리가 거의 20%까지 올랐는데도 금값은 26배 올랐습니다. 금리가 올랐다는 것만 보면 안 되고, 금리를 올리는 배경이 중요합니다. 2015년처럼 경제가 과열돼서 금리를 올리는 경우에는 금값에 불리한 게 맞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처럼 인플레이션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금리를 올려야 할 때는,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됐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집니다. 그래서 금리 인상이 오히려 금값을 밀어 올리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금리 인상 우려가 나타날 때는 공포에 금을 팔고 채권으로 가는 움직임이 나타나지만, 실제로 금리 인상이 벌어지면 그 이후부터 금값이 무섭게 오를 수 있습니다. 이건 역사적으로도 검증된 사례입니다.
최근 은에 올인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은에 대한 안 좋은 소식도 보입니다. 유럽과 아시아 일부 태양광 패널 업체, 전자부품 업체들이 재고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은값에 어떤 영향을 미칩니까?
태양광 발전이 빠르게 퍼지면서 태양광 패널에 은이 많이 들어가고, 2015년 이후 태양광 수요로 은 수요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태양광 패널을 너무 많이 만들어서 가격이 거의 반토막 날 정도로 저렴해졌습니다. 재고가 쌓이면서 패널에 들어가는 은 수요가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또 은 사용량이 많으니 가격을 낮추려고 은을 적게 쓰는 페이스트 방식이나 탄소 나노튜브 같은 방식을 도입하려는 시도도 보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에 들어가는 은의 양은 점점 줄어들 것이고, 산업 수요도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우려에 더해 산업 수요 감소 우려,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쳐서 은이 더 많이 떨어졌던 겁니다.
당장의 모습만 보면 그렇게 생각할 만합니다. 그런데 역사를 돌이켜 보면, 기술이 발전할수록 은 사용량이 적어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총 사용량이 증가했습니다. 은은 구리보다 약 10배 비쌉니다. 태양광 패널 하나에 들어가는 은의 양은 줄어들어도 패널 가격이 싸지면서 생산량이 10배씩 늘어납니다. 스마트폰에 탑재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앞으로도 기술 발전으로 은 사용량이 줄어들수록 오히려 총 사용량은 늘어나는 모습이 두드러질 겁니다.
이런 산업 변화를 떠나서, 지금 같은 시점에 은의 사용량이 과연 줄어들긴 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변수와 문제점을 봤는데, 금을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듣는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실 겁니다. 명확하게 팁을 주실 수 있습니까?
과거 조정장을 보면, 큰 조정은 전체 사이클의 중반쯤 오는데 금은 20~25%, 은은 50% 정도 하락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지금은 그 수준에 거의 근접했습니다. 이 이상의 하락폭을 굳이 예상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은 떨어지는 칼날을 잡는 것입니다. 칼날이 더 떨어질지 알 수는 없지만, 지금이 무릎이나 그 언저리라는 것은 역사적 가격 데이터로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더 떨어질 수는 있어도 낙폭이 지금보다 더 크지는 않을 겁니다. 둘째, 여기서 더 떨어지더라도 중요한 것은 조정 이후 상승이 드라마틱하다는 점을 계속 염두에 두는 것입니다. 만약 지금 수준에서 하락이 멈추고 다시 올라간다면, 더 떨어지길 기다리다가 그 뒤의 격렬한 상승장을 통째로 놓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닥을 잡으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불가능한 일입니다. 충분히 매력적인 가격까지 내려왔고, 사람들이 정말 공포에 잠겨 있습니다. 내가 금을 보유한 입장에서도 팔아버릴까 생각할 정도로 공포스럽다면, 모두가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걸 이해해야 합니다. 존 템플턴은 "가장 좋은 매수 기회는 시장에 피가 낭자할 때다. 그게 설령 당신의 피일지라도"라고 했습니다. 지금 시장의 피가 흥건합니다. 그래서 모두가 공포를 느끼는 지금이 가격적으로나 시기적으로나 괜찮다고 봅니다. 횡보 기간이 길어질 수는 있지만, 그것까지 맞추려 하기보다는 가격이 매력적이라면 조금 더 긴 호흡으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분석과 믿음의 영역도 있으니까요. 주식이든 금이든 은이든, 더 떨어질 것 같아서 바닥을 잡겠다고 생각하면 평생 투자를 못 합니다.
네, 조규원 스태커스 대표였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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