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미상 ·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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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브라스의 웨이퍼스케일 AI 칩은 A100 대비 56배 크고 코어·메모리에서 압도적 우위라고 소개. 수율·발열 문제는 남아 있으나 AI·자율주행 연산에 적합하다고 평가. 국내 반도체 대기업은 경쟁이 어렵다는 인식을 제시하며, 특정 종목 매수는 권유하지 않는다고 명시. 바이오에는 관심 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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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면 클수록 좋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가끔은 클수록 좋을 때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피자의 크기는 지름 30cm 정도입니다. 이 정도 크기의 피자는 아주 쉽게 만들 수 있죠. 그런데 피자의 지름이 3,000cm라면 어떨까요? 30cm짜리보다 100배 이상 큰 피자를 만드는 것은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게 가능하다면 정말 대단한 기술력입니다. 약 2년 전 제가 소개드렸던 신생 AI 반도체 기업 세레브라스는 그들의 표현을 빌리면 물리 법칙을 초월한 반도체를 만들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폰 칩인 애플 아이폰 13 프로의 A15 바이오닉에는 150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들어 있습니다. 쉽게 말해 150억 명이 이 작은 칩 안에서 일을 하고 있는 셈이죠. 그런데 세레브라스의 칩은 어떨까요? 2020년 발표된 자료 기준으로 무려 1조 2천억 명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더 늘어났겠죠. 트랜지스터가 1조 2천억 개 이상 들어 있는 사상 최대의 컴퓨터 칩입니다. 이것을 어떻게 만들어 냈을까요? 바로 3,000cm짜리 피자를 만드는 기술력을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세레브라스는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1년 11월 2억 5천만 달러의 투자를 추가로 유치했고, 현재까지 총 7억 2천만 달러, 한화로 약 9,200억 원, 거의 1조 원에 육박하는 투자를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망한 AI 반도체 스타트업으로 평가받는 리벨리온(필요 사로 언급된 기업)은 네이버에게서 투자를 받았고, 현재까지 약 880억 원 정도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레브라스는 이 기업에 약 10배에 달하는 투자를 받은 셈이죠.
세레브라스의 칩은 일반적인 그래픽 카드보다 56배 크고, 코어는 78배 더 많으며, 메모리는 무려 3,000배 큽니다. 제 컴퓨터 메모리가 128GB인데, 그 3,000배 정도라는 뜻입니다. 크기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정도입니다. 그냥 크기만 키우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30m짜리 피자를 만드는 것은 정말로 어렵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반도체는 먼지 하나만 들어가도 끝장입니다. 그래서 반도체 공장에서는 사람들이 머리카락 하나 나오지 않게 흰옷을 입고, 들어가기 전에 공기로 먼지를 털어냅니다. 여러분이 피자를 만드는데, 먼지가 하나만 올라가도 전부 버리고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30cm짜리와 30m짜리 중 어느 쪽이 실패할 확률이 높을까요? 당연히 큰 피자입니다. 세레브라스는 이 큰 피자를 먼지 한 톨 올리지 않고 만드는 데 성공했고, 실제 제품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사진 속 오른쪽은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GPU입니다. 540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들어가 있죠. 왼쪽이 세레브라스의 칩입니다. 단위부터 다릅니다. 현재 대부분의 반도체는 빌리언, 즉 10억 단위로 이야기하지만, 세레브라스는 조 단위로 이야기합니다.
여러분이 잘 아는 엔비디아의 A100은 세상에서 가장 큰 그래픽 카드로 발표됐고, 가격은 약 3만 2천 달러입니다. 엄청난 성능과 크기를 자랑하죠. 그런데 세레브라스의 칩은 A100보다 56배 거대하고, 코어는 123배 더 많으며, 메모리는 1,000배 더 큽니다. 다른 스타트업과 달리 세레브라스는 실제 제품이 있고, 사진이 그 증거입니다.
물론 문제도 있습니다. 첫째, 수율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된 내용이 없습니다. 수율이 낮게 나오면 수익성이 떨어지죠. 둘째, 발열 문제입니다. 작은 그래픽 카드도 발열이 심한데, 이 거대한 칩의 열을 어떤 기술로 잡았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다만 분명 내부적으로 냉각 기술에 많은 연구를 하고 있을 겁니다.
기술 기업의 전망을 볼 때 저는 연구개발에 얼마나 투자하고 성과를 내는지를 주로 봅니다. 그래서 솔직히 대한민국 바이오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바이오 강국이 아니고, 훌륭한 바이오 연구원들은 대체로 미국이나 다른 나라로 떠납니다. 반면 세레브라스는 최근에도 논문을 발표하며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세레브라스 칩의 구조를 보면, 가로 12개, 세로 7개의 작은 칩들이 있고, 각 칩은 아주 작은 타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타일에는 코어, 즉 뇌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여러 개의 작은 피자를 하나의 거대한 피자로 합친 것입니다. 피자 한 조각 한 조각을 최고 수준의 셰프들이 섬세하게 재료를 맞춰 만든 셈이죠.
AI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일꾼이 많아야 합니다. 일반 반도체는 일꾼이 적지만, 세레브라스의 칩에는 일꾼이 수조 명 있습니다. 그래서 세레브라스는 스스로를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AI 컴퓨터라고 부릅니다. 이 칩을 일반 가정용 컴퓨터에 쓰기는 어렵겠지만, 전기차처럼 큰 전자기기에는 충분히 쓸 만합니다.
요즘 차에는 기본적으로 자율주행 기능이 들어가는데, 인간이 운전하면서 졸아도 될 수준의 완벽한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엄청난 연산이 필요합니다. 도로 상황이 계속 바뀌는 상황에서 인공지능이 방대한 데이터를 받아 처리해야 하고, 이런 칩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영상을 만드는 시점인 5월 중순 기준으로, 많은 반도체 기업이 좋은 실적을 냈음에도 주가 상승은 다소 지지부진합니다. 여러 외부 요인도 있고, 반도체 업계는 전쟁이라고 할 만큼 경쟁이 치열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이길 기업은 없어 보이고, 세계적으로도 TSMC, 엔비디아, 퀄컴 같은 기업을 이기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물론 반도체는 규모의 경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지만, 어쩌면 우리가 거대 기업만 바라보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세레브라스나 리벨리온의 주식을 사라고 권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애초에 살 수도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여러분이 모르는 곳에서 스타트업들이 미친 듯이 연구하고 있고, 기존 기업을 위협하는 제품을 내놓고 있다는 점은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실제로 세레브라스는 TNW와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거대한 칩이 경쟁자보다 낫냐고 묻자 "경쟁자는 없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엔비디아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상대는 삼성전자나 인텔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거대 기업은 같은 거대 기업이 아니라, 작은 사무실, 어쩌면 창고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에게 무너지곤 합니다. 빌 게이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경쟁자는 대기업이 아니라, 지금 어느 창고에서 전혀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고 있을 스타트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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